부모와 십대 사이 우리들사이 시리즈 2
하임 기너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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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대하기

10대. 그 유난히도 아프고 힘들었던 시기를 겪었던 것이 바로 얼마전이었던 것 같다. 세월은 참 빠른가 보다. 벌써 내 아이가 10대에 접어들었으니 말이다. 아직은 10대의 초반에 불과한 아이지만, 갈수록 걱정이 된다. 나의 예민했던 10대를 생각하면서 이제는 부모에게서 벗어나며 자신의 세계를 가져가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르게 대해야 할지 걱정이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그 시절을 보내었을까.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나는 그 시절에 친구들과 그리 속마음을 많이 나누지 않았었다. 오로지 혼자의 내면으로의 여행과 속절없는 독서로 그 시절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내었다. 그래서인지 내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걱정이다. 나를 닮아서 예민한 아이로 성장을 할수도 있기 때문이고, 또 내가 성장과정에서 타인과의 대화가 많지 않았기에 내 아이들과의 원만한 대화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다.

새들이 성장하면 둥지를 떠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독립심을 심어주려고 노력을 하였었다. 그러나 이제 아이들이 스스로의 세계를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니 반대의 걱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독립적으로 성장하도록 훈련받은 아이들이 자신들이 새로이 닥치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 나와의 대화를 잘 유지할수 있을까하는 걱정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가지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아이들과의 대화도 기술이 필요하다. 공연히 아이들과 대화를 가지려는 시도는 아이들이 크면서 자꾸만 겉돌기 시작한다. 일상적인 대화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만났고, 반가운 마음에 이 책을 열심히 읽게 되었다. 나 자신의 과거가 그대로 기억의 저편에서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그렇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서 보아야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안의 아이는 추억만 남긴체 사라져버렸고, 나는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내 속의 10대를 되찾아서 나도 또한 그들과 함께 다시 한번 10대를 살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일것 같다. 이 책을 접하면서 나는 내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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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진보 - 카렌 암스트롱 자서전
카렌 암스트롱 지음, 이희재 옮김 / 교양인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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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한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이런 책이 출간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서시장이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래서 무척 반갑다.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그래서 내가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수도 있는 것이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느낌과. 내가 좋은 느낌을 받았던 그 책이 추천대상의 책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을 볼때의 심정은 천지차이일 것이다. 그런 느낌은 겪어본 사람들은 안다. 그리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는 사람일 것이다.

사실은 지극히 당연한 의문이다. 사람이 한 종교를 가진 문화에서 태어나 그 종교를 내면화하게 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부조리한 일이다. 내가 우연히 이 자리에 던져지지 않고, 혹시 저곳,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 던져졌더라면 나는 어떤 인식체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사람이라면 저자와 같은 독한 아픔을 한번쯤은 겪어볼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부터이다. 편안하던 삶이 갑자기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내가 저 가난하고 어두운 아프리카 대륙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우연만으로 그들의 고통에 비할바 없이 안락한 나의 이 삶을 당연시해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인지. 내가 오늘 하루의 삶을 오로지 일신의 편안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양심이란 것에 비추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지. 내가 사회가 관념적으로 규정하는 도덕에 소극적으로 저촉되지 않고 살아가는 것으로 나는 신 앞에 떳떳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의문들이 들면서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어려워져버렸다. 기복신앙에 대한 거부감은 말할 것도 없고, 역사에 대해 침묵하는 신에 대해, 내가 믿는다는 종교의 신앙고백의 전통에서 벗어나 있는 종교양식에 대해... 그렇게 나를 둘러싼 무리들에 안주한다는 삶이 나의 양심의 평안을 보장해 줄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만큼 머리가 커져버린 다음에, 그런 것들은 영원히 나를 놓아주지 않는 의문이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좀처럼 울림이 없는 외로운 절규같았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많은 아픔, 번민, 그리고 자살시도에 이르기까지... 저자와 나의 번민은 다른 종류의 것이었지만 어쩌면 많은 부분이 닮은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울먹이는 것을 여러번 느꼈었다. 그런것이다. 사람이 자신이 놓인 자리에 대해 철저하게 고민해본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을 해본다는 것은. 그리고 그 아픔의 한가운데서 동류를 만나는 느낌이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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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 꽂아놓고 - 옛사람의 사귐
이승수 지음 / 돌베개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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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벗을 이렇게 사귀었다.

옛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람이 사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과연 그렇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벗을 사귀고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멋지기도 하고, 내가 그들처럼 좋은 벗을 가지지 못한 마음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수 있는 벗을 세명을 사귄다면 그는 성공한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바쁜 생활중에 얼핏 머리를 스쳐고는 그저 사라져 버리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그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기 시작한다. 나도 이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가보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활동을 하고, 그러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시들어간다. 그것이 사람의 삶이다. 낡아간다는 것, 시들어 간다는 것, 남은 날들이 줄어들어 간다는 것은 서글픈 마음을 준다. 그럴때 옆에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고 마음을 나눌수 있는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벗은 일부러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벗은 순전히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좋은 벗은 가진다는 것은 그의 인품이 그만큼 훌륭하다는 뜻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의 우애도 훌륭하지만, 그런 우애를 나누고 유지할 수 있는 인품도 한결같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가을이다. 마음이 쓸쓸한 계절이 돌아온다. 내 인생에도 이제 가을이 다가올 것이다. 나도 마음 공부를 좀 해야겠다. 그래서 나도 좀 더 인품이 나아지고 내 주변을 스쳐가는 사람들 중에서 마음을 나눌수 있는 벗을 사귈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벗도 마음을 열 것이다. 이제 세상을 좀 더 따스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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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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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

감옥에서의 시간은 특이할 것이다. 폐쇄된 공간, 작은 창. 그리고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오로지 사색과 독서, 그리고 글쓰기. 그것이 그곳에서의 생활의 전부일 것이다. 참 한가지가 더 있다. 투쟁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유의사를 굽히지 않고, 그 모든 불편함을 이기고 버티어가는 것에서 역설적인 자유를 얻어 나가는 것이 있다.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감옥의 밖에 같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감옥의 벽이란 공간을 갈라놓는다. 감옥이라는 이름의 접은 내부와 감옥의 바깥이라는 넓은 외부이다. 나는 가끔 생각을 한다. 내가 존재하는 감옥 벽 바깥의 더 넓은 공간이 어쩌면 진정한 감옥이 아닌가...

내가 그렇게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감옥이라고 흔히들 불리는 그 작은 공간에는 삶의 내면과의 대면과 갈등과 투쟁이라면, 꼭 같은 벽으로 갈라진 더 넓은 공간, 즉 감옥의 외부라고 불려지는 곳에서는 삶이란 것을 살아야 한다는 강제가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흘러간다. 그도 늙어가고 나도 늙어간다. 그는 세월을 이겼고 사색을 하였고, 책을 남겼다, 존경을 받는다. 감옥의 바깥. 남들이 자유라고 부르는 힘든 삶을 살아가는 나는 절망을 거듭하고 있을뿐이다. 더 많은 수줏병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나에세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강박감이 나를 누르고 있다.

나는 자유로운 것인가. 바람이 부는 곳을 향하여 마음껏 달려갈수 있는 자유가 나에게 있는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할 자유가 있는 것인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하여 희생할 자유가 있는 것인가....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내가 가진 자유는 단 하나뿐이라고. 지금 내가 단단하게 묶여 있는 생활이라는 이 끈을 언젠가 놓을수도 있다는 위안을 가지고 자시을 위로하는 자유. 그 하나뿐.

나는 안다. 나는 결코 그 끈을 놓을수 없을 것이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일도 나는 그 지긋지긋한 '생활'이라는 것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이유로 나자신을 변명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소주잔을 쓰러뜨리며 그 지긋지긋한 변명들의 무게에 진저리를 칠 것이다. 나의 자유는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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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인터뷰 특강 시리즈 3
김동광, 정희진, 박노자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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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의식을 벗겨내자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아니 "나는 조금씩 거짓말을 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내 양심에 비추어 결코 과하지는 않는 거짓말을 한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약간의, 그리고 대부분 무해한 거짓말로 내 보호색을 만든다. "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거짓말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일깨워준다.

어째서? 나같이 평범한 보통사람이 왜 그토록 많은 거짓말을 행하고 살아간다는 말인가. 아 책은 그러한 인식의 괴리가 생기는 원인이 바로 시대적 구조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남성우위의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여성에게 잘 해준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여성을은 압박을 받으며 고통에 시달린다. 자신이 느끼는 것과 실제적인 자신의 행동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구조적 요인의 괴리는 상당히 광범위하다. 오늘날의 40대 50대는 대부분이 386세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고 자부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실제 학창시절에 단순히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발적인 노력과 결단으로 희생을 감수하고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여기서도 현실과 인식의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거짓말인 셈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저자들이 저마다 다양한 자신들의 분야에서 그런 거짓말 들을 찾아낸다. 정확히 말하자면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인식과 현실사이의 괴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 괴리를 하나라도 찾아내는 것, 그리고 없애가는 것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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