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쿠쿠 랜드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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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장이 넘는 이 벽돌책 내가 깨부쉈다

북클럽 독자로 시작했는데 민음사 북클럽의 취지와 이 책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 같아 설렘이 있었어요.
과거-현재-미래 이야기가 한꺼번에 진행되는데 그 모든 이야기가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이야기로 연결되요. 이런 신기한 흐름을 보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문명는 죽어서 책(문화)을 남기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네요.

클라우드 쿠쿠랜드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조금 떠오르기도 하고 데미안의 한 구절인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다른 분들은 어떤 것들이 떠올랐는지 궁금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가 주는 힘을 새삼 다시 생각해봤어요. 어릴적에는 힘들면 도서관에 가고 책을 읽으면서 힘을 얻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요. 지금은 교양이라는 느낌으로, 취미생활로 읽지만 어릴적만큼 순수하게 책에 빠졌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책표지 뒤에 마르셀 서루 작가의 후기가 남겨있는데 책의 중반까지만 해도 왜 이런 후기를 남겼을까, 의아해했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정말 공감가는 후기입니다.

벽돌책이라 입문이 쉽지 않고 책 특성상 여러 시간대로 소설이 진행되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수 있어요. 하지만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 긴 시간을 함께하다보면 귀여운 책이라고 생각되요. 다시금 독서 욕구를 불태우게 만드는 책입니다. 함께 읽어요!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나는야 민음사 북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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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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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예전에 읽었던 웹소설이 책으로 드디어 출판된다는 이야기에 이것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창 웹소설이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때 유명한 웹소설들은 전부 로맨스와 판타지 뿐이었다. 웹소설은 킬링타임이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짧은 글로 연재되는 웹소설의 특성상 문체가 좋다던가 스토리가 좋다던가가 아닌 흥미 위주의 글들이 정말 많았었다.

 

이 작품은 독특한 점이 고추가루 팍팍 넣은 자극적인 소재가 아님에도, 짧은 글에서도 스토리가 편하게 이어지는 작품이었다. 스스로 시한부이길 자처하는 킬러와 미술치료사 희주. 얽혀있는 둘의 만남과 미술치료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미술치료는 미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내담자의 무의식을 끄집어내고자 한다. 비슷하게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둘의 내면과 숨겨진 사건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미술심리상담 에피소드들은 실제 심리치료 케이스처럼 잘 짜여졌고 실제로 책에도 주인공인 수현의 작품들이 나온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도 이 점이다. 그리고 이 소설이 웹소설과 연재라는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던 것도 수현의 작품들을 실제처럼 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발랄한 로코도, 진득한 멜로도 아니지만 조심스럽고 절절한, 깊은 내면의 어둠이 있는 수현과 희주의 로맨스는 르네 마그리트 작품의 연인들과 같다.

 

이 책의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책의 표지다. 이 작품을 이미 읽어봤기 때문에 책 내용이 좋다는 것을 알고 샀지만 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로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면 그냥 넘겨버렸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책 디자인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내지 못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한편으로는 이 작품을 표현하기 가장 좋은 상징적인 디자인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본다.

 

이 작품을 소개하며 작가님 블로그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웹소설 연재 당시에도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블로그. 작품에 담을 수 없던 비하인드 에피소드들이 많다. 이 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블로그를 보길 추천한다.

 

웹소설로 처음 만났지만 그저 그런 장르소설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던 작품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 책으로 소개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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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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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우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책.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이 어떤지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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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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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면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만이 가득한 책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에 가깝다. 천체 물리학자, 행성 과학자로, 또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처음은 사라 시거가 어째서 우주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우연히 바라본 밤하늘이 운명처럼 그녀를 이끈 것을 보면 천직이라는 것은 정말 존재하고 운명도 존재한다는 것을 믿게 된다. 어릴 적 본 밤하늘이 평생 함께할 줄 누가 알았을까?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는 그녀의 진로는 나름 탄탄대로 같이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사라 시거의 의지가 확고해 그녀의 다사다난했던 인생이 굴곡지지 않았던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장 많이 분노했던 장면은 아이디어를 뺏겼을 때, 경쟁자와의 속도전에서 그녀의 아이디어를 놓쳤을 때이다. 이중나선에 관한 로잘린 프랭클린의 이야기만 들어도 과학계에는 억울한 사연이 존재한다. 지위나 명성이 적은 사람의 억울함(책에서 트렌짓 현상을 발견한 사람의 이야기에 내가 다 억울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치고 싶었다)과 여성으로서의 유리천장을 사라 시거는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NSAS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MIT 교수니까!


"나 자신이 작고도 작게 느껴졌다. 나 자신이 거인처럼 느껴졌다." -376p,<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가끔은 어둠이 있어야 볼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빛이 필요하다." -480p,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녀의 인생은 우주와 일심동체인 것만 같았다. 밤하늘 별에 이끌려 우주를 연구하고, 그녀의 인생 또한 우주에서 교훈을 찾아가고 배우고 느끼는 것을 보며 그녀의 인생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주와 관련된 책이기 때문에 사진이 첨가되거나 주석이 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주과학에 관련되서 책에 바라는 점은 예쁜 우주 사진이 있는 것이고(표지에서 조금 만족했지만) 디테일한 설명으로 과학 용어에 대한 조금의 이해이기 때문이다(이쪽 분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술술 읽히겠지만..!)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글. 

과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명백한 것을 놓치는 것. 진짜로 위험한 일은 바로 자기 코앞에 있는 기회를 알아보지 않는 것.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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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검체일치의 검도본
이종원 지음 / 가나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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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에 대한 로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단정한 도복에 죽도 하나를 들고 가는 것이 멋있어서 어릴 적 해보고 싶었던 것이 검도였다.

지금은 운 좋게 시작해서 이제 막 호구를 쓰고 운동하는 수준이라 갈 길이 멀지만 말이다.



기검체일치의 검도본은 죽도가 아닌 검을 다룬다. 사실 여기서 나는 큰 실수를 했었다.

단순히 죽도를 들고 하는 책인줄 알았는데 정말 검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나도 실력을 쌓고 시간이 흐르게 되면 이런 것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재밌게 읽었다.

읽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죽도와 진검으로 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책에서 설명한대로 죽도는 짧게 단타로 치지만 검은 크게 벤다. 정말 베어넘기는 느낌이 든다. 동작 하나하나가 크고 무게감 있는 것이 느껴진다.

또한 검도 다양하다. 죽도는 무게나 길이가 조금씩 변하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칼은 대도, 소도로 나뉜다. 그렇기 때문에 다루는 법도, 쓰는 법도 다른 점이 신기하다.



책에서는 실제 사진들과 그림을 이용해 설명한다. 사진과 그림을 함께 보는 것이 더 잘 이해가 되는 점이 좋다. 이왕이면 유투브나 영상파일도 하나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것은 책의 특성상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코로나로 검도장에 가지 못했던 상황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상상을 하니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검도를 할 때 생기는 차분한 마음가짐이나 동작 하나에도 신경쓰며 했던 지난 수련들이 떠오르는 재미가 있던 책이다.

이 책을 검도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기는 힘들것이다. 하지만 검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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