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三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귀스타브 카유보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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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은 것이 언제 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때 이 책을 다시 들었다. 그림을 곁들인 시 한잔에 한때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을 좋아하던 나의 감성이 풍부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시에 빠지게 되었다.

 

시는 여러 시인들의 시를 가져왔는데 왜 그림은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그림 한 화가의 작품만 가져왔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큐레이션 시집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책이었다. 이 책으로 귀스타브 카유보트라는 작가의 그림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주로 부드럽고 여유로운 느낌의 그림들이 많은데, 봄의 나른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아 왜 3월의 작가로 귀스타브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시가 윤동주 시인의 시로 이루어져 있고 백석, 김소월 이상화 시인의 시도 있다. 중간에 일본 시도 있고 영어로 된 시도 하나 있다. 윤동주 시인의 시는 별 헤는 밤과 대표작 몇 개만 읽어봤었는데 다른 시도 읽을 기회가 생기게 되어 기뻤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김소월 시인의 ‘바람과 봄’이다. 짧지만 정제되어있는, 감성적이고 능청거리는 느낌의 시라 가장 마음에 와닿는 시였다.

 

매일 매일 시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책이다. 또한 한국의 시 중에서 유명하지 않은 시들, 그중에서도 봄과 관련된 시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았던 책이다. 1달에 1권씩 12권, 1년 365일 이 책을 한 장씩 읽다보면 어느새 많은 시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작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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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 황제 - 로마보다 강렬한 인도 이야기
이옥순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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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라는 나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카레로 유명하고, 코끼리가 있는 중국 다음으로 억단위의 인구수가 있는 나라, 이공계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은 나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 이미지를 그려보라 한다면 딱히 아무것도 떠오르는 것이 없어 스스로가 놀라게 된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나라 중 하나가 인도일 것이다. 

한 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 [무굴 황제]는 인도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되어준다. 한때 찬란했던, GDP 세계 1위였던 무굴을 보며 인도를 들여다본다. '무굴'은 나라의 이름이 아니다. 책의 맨 처음에서 설명하듯 황제들이 속한 부족의 이름을 칭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인도가 부족 국가였던 점들을 시작으로 왕들의 이야기들로 인도를 알아간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중간 중간 삽입된 그림이 있다는 것이다. 인도의 독특한 건축물, 인물, 복장, 그들의 삶의 방식을 그려낸 그림과 사진 덕분에 낯선 무굴의 생활 양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인도의 독특한 건축물들, 타지마할이나 후마윤 황제의 묘와 같은 건물들은 사진 덕분에 더 호기심과 집중력을 자극한다. 
[무굴 황제]의 역사를 읽다보면 다른 점이 있다가도 어느 역사에서나 나오는 비슷한 공통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권력다툼이나 형제간의 갈등의 문제는 낯선 인도 이야기에 익숙함을 준다.

책을 읽기 전에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인도와 그 주변 국가들, 아시아 문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조금이라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교적 지식과 함께 주변 국가는 무엇이 있는지, 관련 문화권의 명칭을 알아두는 것이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세계지도를 확인해보기도 하고 종교에 대해서도 검색하면서 지식을 쌓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것도 좋은 방법이라 읽으면서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인도에 여행을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인도를 미리 느껴보고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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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실레스트 잉 지음, 이미영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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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작은 불씨로 일어난 화재가 집을 태워버렸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듯한 불은 작은 불씨로부터 일어난다. 이 불씨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이 책,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를 읽다보니 억울할법한 이야기들 가면을 쓰고 있는 위선적인 모습들에 지치게 만든다. 억울하고, 부당함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삶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현실에 맞춰가면서도 본능에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펄과 미아 모녀는 리처드슨 가족의 작은 불씨이며 셰이커 하이츠의 작은 불씨이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이지만 위선적인 중산층의 삶과 조금 빈곤하지만 솔직하고 자유로운 빈곤층의 삶이 대비되며 둘 사이의 마찰은 불씨를 일으키고 부채질한다. 그 사이에서의 탄생은 이그러지고 타오른다. 그 타오르는 불길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작은 마을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픽션이지만 등장인물들에 대한 심리적인 서술은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위선적인 웃음에 가려진 진심들과 갈등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줄거리는 최대한 이야기 하지 않지만 여러 얽힌 사건들이 연관되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다. 비슷한 사건들은 작은 불씨들을 만들어 타오른다.

 

‘사람도 마찬가지야. 다시 시작해. 길을 찾아. 때로는 모두 완전히 태워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거침없고 시원한 말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인 이 문장은 책을 읽고 나서도 기억 에 남는 글이다. 타오른 모든 것들이 거름이 되어 새로운 것이 세워질 때까지,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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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지 않게 사는 법 - 인생을 편안하게 즐기며 사는 육조단경의 지혜
페이융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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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단에 있다 보면 나라는 존재를 잊고 살기 쉬워지는 것 같다. 월화수목금토일이 오로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사는 느낌이었다. 벌써 5월이 절반 지나고 한 해의 절반이 다 되어가는데 나는 올해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좁은 사회에서 경쟁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고, 남을 속이듯 스스로를 속인 적도 많았다. 남들과 비슷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더 뛰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기도 한다. 고민과 걱정과 후회,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나를 꽉 조여 놓지 않았다. 내 자신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꼈을 때 이 책을 발견해 읽게 되었다.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불안하지 않게 사는 법]이라는 제목에 이끌려서이다. 무너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이대로 살다가는 스트레스로 죽을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책을 읽고 정말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은 이유는 내 자신을 다잡을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육조단경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읽은 책이었는데, 잘 모르는 분야의 불교용어가 조금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자기계발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또 일대기를 기록한 일기의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교에 대한 지식적인 배경 없이 읽기 좋은 책이었다. 뒤에 육조단경 전문이 나오는 것도, 앞에서 읽은 것들을 곱씹을 수 있었고 풀이도 잘 되어있어서 접근성이 좋았다.


‘행복한 사람은 풍경 바라보듯 인생을 대하고, 우울한 사람은 마라톤 경주하듯 인생을 살아간다.’

마라톤 경주라는 말에 공감이 갔던 글귀이다. 남들과 경쟁하면서 달려온 인생에 허덕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남과 비교하던 인생이라 여유가 없었고, 정신이 팔린 나머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틀에 얽매이지 말고 울타리에서 벗어나라. 더 아름답고 활기찬 세상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올곧고 맑은 내 자신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책에 나오는 글들을 읽으면 나 자신을 아는 사람,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 변하는 환경에서도 나를 잃지 않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읽고 그런 마음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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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마지막 의사 시리즈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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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단어다. 의학발전과 함께 평균수명이 증가했다고 해서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학발전과 함께 웰다잉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치료가 힘든 환자가 자연적으로 죽음을 맞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존엄사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이 책은 치료가 힘든 환자들과 그들과 함께하는 의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키리코가 의사이면서도 사신이라고 불리고 동료 의사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그가 살려야 할 환자들에게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병을 치료하려고 가는 병원에서는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는 의사다. 하지만 내가 환자였다면,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환자의 고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의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떻게든 치료를 하려는 의사들 사이에서 다른 의견을 내기란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흥미로웠던 점은 죽음에 대한 갈등을 신선하게 담아낸 것이다. 이제껏 보았던 의학드라마들은 치료에 성공하고, 환자와 가족들이 행복에 겨워 부둥켜 안고 병원을 떠나거나, 수술에 실패해 좌절하는 의사들의 모습을 주로 담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관점을 자세히 담았다. 치료를 했는데 완치가 힘들 수도 있다고? 수술에 성공 확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도박마냥 몇 퍼센트의, 이전 환자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걸어야하는 목숨과 치료에 대한 생각을 환자의 입장과 의사의 입장, 두 관점에서 잘 풀어냈다. 치료를 받느냐 죽음을 기다리느냐의 문제에 대한 고민들도 세세하게 담아냈다. 환자와 주변 사람들간의 관계도 잘 풀어냈다. 죽음이라는 것은 개인의 일만이 아닌, 그 주변 사람들에게도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이다. 그런 갈등을 잘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의학적 지식들도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간단한 설명들과 함께 자세하게 써져있어 현실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최선을 다해 병을 치료하려는 의사와 죽음을 권유하는 의사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 책이었다. 수술에 대해서도 공감가는 표현이나 이야기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된 관점들도 있어서 유익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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