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 읽을수록 논술이 만만해지는 한국단편 읽기 2 지식이 열리는 신나는 도서관 6
김정연 엮음, 김홍 그림 / 가람어린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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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의 논술 대비용으로 구성된 책이지만, 워낙 좋은 작가님들의 글들이 실려서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릴적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내가 학교다닐적에 배운 제목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였던지라 당시에는 사랑방에 대한 야릇하면서도 애틋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님이 결국 이루어지지 못해 매우 안타까웠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서 웃음이 절로 난다.

하근찬의 <수난이대>도 마음아프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태평양 전쟁과 6.25 전쟁을 겪으면서 장애를 겪게 된 아버지와 아들의 현실이 눈물이 날 만큼 슬펐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어 봐도 역시 슬펐다.  이대에 걸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야했던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마음속으로부터 뻐근한 아픔으로 다가와 눈시울이 젖어 들었다.

풍자소설을 멋지게 쓰시는 채만식의 <미스터 방>은 통쾌하여 하하하 웃게 만들었고,

황순원의 <물 한 모금>은 역시 황순원 선생님이다 라는 생각이 들게끔 따뜻한 이야기였다.

윤흥길의 <기억속의 들꽃>은 어린 전쟁 고아를 두고 서로 잇속만 차리는 욕심많은 어른들에게 욕을 해주고픈 격정이 일게 했다.  결국, 한송이 들꽃처럼 허무하게 가버린 명선이가 갑자기 발견된 금가락지 주머니에 대비되어 더욱 어이없고 아프게 다가왔다.

책에 실린 소설들이 1900년도 초에서 말까지 쓰여진터라 한자도 많고, 그 당시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말들이 많은점을 생각해 친절하게 책 귀퉁이에 단어의 설명을 해놓아서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논술 대비용이다보니, 중심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문장이나, 암시를 주는 문장에는 동그라미를 쳐서 별도의 뜻풀이를 한 점도 중고생들이 읽기에는 적절해 보인다.

김홍님이 그렸다는 그림도 토속적이면서도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듯 현실적으로 그려서 마치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었던 인물들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많이 소개하고 우리 학생들도 우리나라 문학 작품들을 꼭 논술대비라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좋아하고 읽게 되는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

한국 단편읽기가 2편에서 끝나지 않고, 3, 4 100편까지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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