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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좋은 기회로 접하게 된 『유원』은 표지가 너무나도 인상 깊었다. 무슨 내용에 대한 것인지는 보기도 전에 표지만 보고 있음에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였고 끌림을 주는 책이었다.
얼핏보면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 인증샷을 찍은 것처럼 보이는 저 표지 사진이 그닥 밝게만 느껴지지 않았고, 인물들의 표정이나 배경 등이 하나도 나와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상상을 해볼 수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왠지 모를 애잔함까지 느껴지면서 내용을 읽어 나갔다.
뜻밖의 화재사고로 언니를 읽고 생존자가 되어 이미 각종 포털사이트와 뉴스, SNS에 존재감을 알린 주인공 "유원"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게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걱정이란 이유로 불편한 시선을 감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유원』에서도 그러하였 듯이 항상 사고를 낸 사람에 비해 억울하게 사고를 당한 사람의 인생은 너무나도 비참해지고 불행해지는 것 같았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더욱 그러하였다.
성장소설에 걸맞게 마지막 주인공 유원이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부분에서는 텍스트에서도 분위기가 변화하였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성장소설에 맞게 트라우마를 탈출하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잘 표현되면서도 지루하거나 억지로 감동을 짜내려고 하지 않아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책에 있던 내용 중 "교회 주차장에 깔려 있는 자갈 같은 거 말이야. 뾰족뾰족하고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것들. 그냥 그런 상태인 거야.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상태인거야. 거기에 내가 넘어져서 긁히고 베여도 화를 내는 게 무의미한 거야. 내가 돌멩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무의미한 거고, 돌멩이가 내 감정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인 거야." 이 한 문장에서 인간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누군가에게 나는 돌멩이일 것이고, 누군가는 나에게 돌멩이일 것인데 그 돌멩이를 다듬어서 둥글둥글하게 만들어 보겠다고 아니면 나에게 맞는 모양을 만들겠다고 너무 노력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관계로 힘이 들 때 다시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