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슬픈 외국어 -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사상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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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부터 말하자면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많이(?) 가지고는 있지만(사 두고 읽지 않고 있는 책도 여럿 있으므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썩 좋아하진 않았다.
내가 만약 하루키의 소설들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보았더라면 나는 그저 그렇게 봐왔던 그의 소설들을 더욱 재미있게 읽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에세이 속에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가 느끼기엔 `너무 귀여운 아저씨` 였다.
마음에 든다, 매력있다.
아.... 이제부터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에세이를 읽는 다는 것은 그 작가자신을 읽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생각이나 일상 생활등이 나와 닮아 있을 땐 더 할 나위없이 반갑고 공감이 되고.
이제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사람에 매료 되었으니 그의 소설을 읽을 때도 그를 생각하며 읽을 것이고 연관지으려 할것이다.
이것은 뭐 단점이 될 수도 있고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뭐 어쨌든. 집에 있는 하루키의 책을 이제 다 읽어버릴때가 되었다 생각이 들만큼 좋았다.

˝책 속 밑줄 긋기˝ 내가 격한 공감을 한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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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에 지나지 않지만, 사람은 자신이 한번 어떤 압도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그것이 압도적이면 압도적일수록, 그것을 구체적으로 문장화하는 과정에서 뭔가 심한 무력감 같은 것에 사로 잡히게 되는 게 아닐까.
아무리 노력해도 그 당시 자기가 생생하게 느꼈던 것을 다른 사람에게 재현 해줄 수 없다는 스트레스는 당사자에게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건 내 경험에서 말할 수 있는건데, `나느 ㄴ이러이러한 것을 이런식으로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면 막상 책상앞에 앉아도 좀처럼 글이 써지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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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대개 이런 건 자랑 거리도 되지 않는다-지만 나는 머리로 생각하는 인간이 아니다. 어느쪽이냐 하면 몸을 실제로 움직여 사물을 생각하는 인간이다. 몸을 통하지 않고는 사물을 배우거나 글을 쓰거나 할 수 없는 인간이다.

232
산다고 하는 행위는 역시 본질적으로 뭔가 매우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이상하다.

253
˝하고 싶지 않은 것, 흥미 없는 것은 무슨일이 있어도 하지 않는다(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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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왔다!!!
올해 마지막 주문이 되겠지?
그리고 당분간은 자제를 ...흑흑
2015년엔 좀 더 많은 종류의 책을 골고루 보도록 해봐야겠다!
즐거운 독서생활을 기대하며!
여러분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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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
아녜스 마르탱 뤼강 지음, 정미애 옮김 / 문학세계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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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또 아이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남편은 회식이고 나 혼자서 쌍둥이와 첫째를 재워야 했다.
안방으로 모두 데리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먹으라는 우유는 먹지 않고 신나서 돌아다니는 쌍둥이들, 그옆에서 ˝엄마,빨리 안아주세요,동생 싫어요!˝를 연신 입버릇 처럼 내뱉고 있는 첫째.

처음에 쌍둥이들을 출산하고 첫째가 받을 충격들을 예상해보며 매일 첫째의 말한마디에 가슴아파하고 안쓰러워하며 눈물을 훔쳤었다.
그런데 이젠 겨우 세돌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아이에 입장에선 어른의 대화법으로 동생의 존재를 이해시키려들고 참으라고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되지만 그쯤 되면 난 반은 제정신이 아니었던게다.
애들은 울고불고 나는 세명의 아이들을 감당하느라 이미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 터질 지경이었다.
남편이 왔다.
그 화는 고스란히 남편에게로 돌아갔다.
나도 회식 잘다녀와 재미있게 놀다와 웃으며 말해주는 예쁘고 착한 아내이고 싶다.
언제쯤에나 가능할까?
첫째녀석은 아빠 안계실땐 그렇게 보고싶다고 몇번이고 몇십번이고 말하더니 막상 와서 아빠가 재워주려니 싫단다.
아빠 싫어요, 아빠가 동생 재우세요...
못돼게 말하는게 꼭 나를 닮은 것 같아서 더 화가났다.

오늘 읽은 ˝행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에선 여주인공이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딸과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선 슬픔에 잠겨 있다 새로이 살아갈 이유가 생기는(뻔하지 새로운 사랑, 뻔하지만 뻔하다 욕할 수 없고 보는 내내 내 가슴도 설레이게 했던...) 그런 내용인데, 너무 재미있어서 애들 보는 틈틈히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보면서, 사람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잡을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날 수도 있는것이고...반대로 내가 그렇게 될 수도 있으니....
그러니까 남편과 애들한테 잘하자 오늘이 마지막처럼...이라고 다짐한지 몇시간도 채 되지않았거늘~

아...내가 밉다...

손님처럼 아이를 대하라고? 그건 내 감정이 내 마음대로 컨트롤 될 때, 즉 제정신일 때 가능한 일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반은 정신 나간채로 지내게 된다.
감정의 컨트롤??? 정말 이건 점점 어렵다.
난 왜 이런걸까? 후회해봐도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된 뒤.
이미 아이에게 상처를 준 뒤겠지.
나도 안다. 내가 했던 작디 작은 행동들부터 모두가 고스란히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도를 닦는 마음으로 생활하면 어떨까? 묵언수행을 할까?
아이 잠든 얼굴을 보며 내내 후회하는 바보같은 엄마 1인..

오늘 읽은˝행복한 사람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 는 신선할것 없는 소재이지만 막힘없이 쭉 읽어나갈 수 있는 그런책이었다.
그것은 내가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를 오전까지 잡고 있다 `이 책은 왜이렇게 어렵지?` 하고 생각하곤 잡은 책이 ˝행복한 사람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라서 그 몰입도와 재미가 배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술술 읽히는 책이 읽고 싶었으니까~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는 거의 마지막장이 머지 않았는데 대부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몰입되는 듯 하다 나중에 책을 덮고나면 무슨 내용이었지? 이렇게 된다.
정체성이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렇지 않았는데~
왜 그렇지?
여튼 그 책은 다음에 다시 집중해서 읽어 볼 생각이다.

내가 한동안 책을 읽지 못하다 바쁜 육아 중간중간 책을 찾아 읽는 것은 책을 통해 배우고 내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오늘처럼 다짐과 실패를 반복하다보면 언젠간 성공하는 날도 오겠지.

오늘의 일기와 감상문이 섞인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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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3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앤의다락방 2014-12-2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몽사랑님~ 감사해요~ 희망적인 말씀까지 해주고 가시고 ㅋ 힘내봐야겠어요^ ㅁ ^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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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1 23:20

 

와타나베

나오코

기즈키

미도리

레이코

 

인생이란 비스킷 통이라고 생각하면 돼.

비스킷 통에 여러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게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걸 자꾸 먹어 버리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 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미도리가 한 이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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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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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9.07.17 19:38

1.대마농가의 신부

2.사형

3.둥근파꽃

4.오사비시 섬

5.Little baby nothing

6.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벅스에서 친구 기다리는 동안 앉은채로 홀딱 읽어 버렸다.

특히 Little baby nothing은 무척 공감가는 이야기이다.

내 마음을 읽어낸 듯한 책을 발견했을때의 짜릿함이란 정말 최고다.

자신의 마음을 100% 표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것의 수단이 말이 되어던 글이 되었던 말이다.

때로는 말이 글보다 편할때가 있고, 말보다 글이 편할때가 있지만 어쩐지 내겐 둘다 불편한 수단일 뿐이다.

내 서투름과 비겁함의 증거이겠지.

 

* 밑줄 긋기

 

그건 딱히 이 녀석들뿐만 아니라 다른 놈들도 대부분 그렇다.
내게는 특별한 상대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고, 뭔가 그런 리얼한 면은 은근슬쩍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거고, 그런 건 깊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딱히 하루하루가 최악인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일도 있고 가슴이 후끈해지는 때도 있다. 단지 그게 그저 평범한 듯한 감이 들고 좀 더 엄청난 놈들이 있다느니 어떻다느니 하는 것도 지겨울 만큼 잘 알고 있다. 노력이라

느니 꿈이라느니, 그야 뭐, 말로 하기는 쉽지만 그걸 들이대 볼 방향조차 모르겠으니 도무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나보다 한심한 놈도 있지만 그놈들과 나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좀체 보이지 않는다. 친구나 여자친구가 있어도 결국 내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서로 사귀고 도와주고 위로하고, 그저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도무지 아무 것도 없으니.

 

사고방식이나 생의 방식을 바꾸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단 한장의 레코드나 한 편의 영화 때문에 헤까닥 변해버리는 일까지 있는 것이다. 여기 이 세 녀석처럼 그저 살아있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놈들이라도 날마다 온갖 다양

한 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깨닫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참회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항상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다. 영향을 받고 가슴이 뜨거워지고 반성하고 상상하고 꿈을 꾸고 다

시 잠을 잔다. 결국 다시 똑같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
진짜 어려운 일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머릿속과 입 끝만으로 이러고저러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몽뚱이를 움직여 생활 그 자체를 바꿔나가는 수밖

에 없다.
하지만 그게 가장 어렵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열심히 일하고 착실히 공납금을 내면서 시간을 보내기.
엄청나게 따분하고 흥미 없는 일거리로 하루의 대부분을 써버리고, 그리고서 남은 작은 시간을 얼마나 유효하게 쓸 것인가를 연구하는 생활. 그것이 그들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하루였다.
딱히 하는 일도 없는 주제에 뭔가 자신에게 흥미가 없는 일에 시간을 쓴다는 게 지독히 아깝게 느껴졌다. 가진 것이라고는 시간뿐이면서 지금껏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생각하기도 한심할

정도다.
세 녀석도 잘 알고 있었다. 무언가를 붙잡기 위해서는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하지만 그것은 귀찮은 건 둘째 치고 몹시 두려운 일이었다. 그러다가 사회의 흐름에 흡수되어 그저

살아가는 것뿐인 인간이 되는 것이. 그리고 자신들이 그렇게 되기 쉬운 약해빠진 인종이라는 것을 아플 만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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