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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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나는 이 책을 모두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1월 6일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다 읽기 까지 한달이 넘게 걸렸다.

이유는 내가 한번에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습관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또 다른 이유는 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 고비가 찾아와서 이기도 하다.

"서재 결혼 시키키"를 읽으며 느낀 고비라 함은 [주석이 많다!!!]

나는 어떤 책이고 주석이 많은 책은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본문에서 눈을 돌려 주석을 본다는 일은 피곤하기도 하고 독서의 흐름을 방해한다.

물론 주석이 있음으로 인해 본문의 이해에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주석이 많은 책은 곧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므로 ...

게다가 이 책은 왜 주석이 바로 그 장에 달려있지 않고 뒷장에 달려 있는 것이 많은지.. 본문을 보다가는 책 넘기고 .. 이런 반복적인 행위가 동반하므로 약간 짜증도 났었다.

특히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나니'라는 제목을 가진 편에서는 제목에서 부터 주석이 달려있다. 그것도 뒷장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다 읽어 낼 수 밖에 없었다.

앤 패디먼의 센스있는 인용과 유머를 보고 있자니 나를 귀찮게 하는 주석따위 그냥 대충 훑어주자 생각이 들어(주석을 읽어도 나의 짧은 지식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았기에...) 마음을 내려놓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약간의 지루함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63페이지에 와서야 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너덜너덜한 겉모습"이라 이름 붙여진 이 편에서 부터 나는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느낌 열심히 눈을 굴렸다.

 

이 편에서는 모든 문장이 나의 공감을 일으키며 내가 이 책을 사랑스럽게 보기 시작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나 역시 저자와 마찬가지로 약간은 손 때가 묻은, 읽은 표시가 나는, 누군가의 읽고 난 느낌이나 이런것들이 적혀있는 책을 꺼려하지 않고 나 또한 책에 낙서(라기 보단 나의 느낌 등등)를 서슴치 않으며 책귀퉁이 또한 마구 접어버리므로... 이 책의 귀퉁이도 많이 접혀져 있다.

 

"책 속으로 걸어들어갈 때" 에서 앤 패디먼은 <현장독서-책이 묘사하는 바로 그 장소에서 책을 읽는것>에 대해 찬양하는데 나도 책을 읽으며 그 속에 나오는 장소에 직접 가서 읽으면 더 좋겠다 라고 생각 해본적이 많이 있기에 현장독서의 신봉자라 자신을 칭하는 저자가 부럽기도 했다. 그녀는 실제로 남편과 함께 그랜드 캐니언에 가서 <<콜로라도 강과 그 협곡탐험>>이라는 책을 읽으며 그것을 실천했다.

그런 멋진 행위를 함께 해 줄 남편이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가!

그녀는 말한다. 남편과 결혼을 했고 그의 서재와도 결혼을 했다고.

(그녀는 매일 밤 남편과 자기전 낭독하기도 즐긴다!!)

 

그녀의 재치있는 유머는 "카달로그 독서"편에서 극에 달하는데 많은 책을 읽는것도 모자라 통신 판매용 카달로그 까지 심도 있게(?!) 읽고 불면증에 시달리던 어느날 밤 자동차 설명서까지 읽어 버리는데...

이 정도면 활자중독 아닌가?!

나도 활자 중독 까지는 아니지만 화장실에서 손에 잡히는 치약의 뒷면 성분표 따위를 읽으며 볼일 보기에 집중한적이 많으므로 약간은 다른 성질의 것이지만 그녀에게 공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나의 책읽기가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소중한 재산이자 능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자녀에게 책을 읽히고 싶으면 부모가 먼저 책을 좋아해야 한다.

나도 나의 아들들이 책을 좋아하고 즐겨읽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니 내가 느끼는 책읽는 즐거움을 내가 죽을 때까지 잊어서는 안되겠다...

 

아... 이 책에 대해 할말이 많은데

큰애가 어린이집에 돌아올시간이므로 이만 줄여야겠다..

 

-----------------밑줄긋기를 작성하면서 또 한가지 붙이자면------------------------

앤패디먼의 친구중 서점에서 일했던 친구가 존 클라이브라는 역사학자가 죽고 책을 옮기기위해 그의 집에 갔을 때 "그의 서가를 보았을 때에야 클라이브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다는 느낌이 들었어."라고 말했을때 나는 얼마전 감명 깊게 읽었던 스토너의 한 대목이 생각이 났다.

스토너의 밑줄긋기에서도 남겼던 글귀이다.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

스토너의 저 대목을 읽으면서도 누군가의 서재는 바로 그 누군가 자신이다 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서재 결혼 시키기"에서도 스토너의 서재를 정성스레 만드는 부분이 연결이 되었다.

 

나의 책장은 아직 미완성이다.

나는 아직 책에 다시 재미를 붙인 지 얼마지나지 않았고 나의 취향이라든지 깊이가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되는대로 읽고 싶은대로 읽고 있지만 언젠가는 나도 깊이있는 책읽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느낀 또하나의 즐거움은 책은 따로 각각의 제목과 내용이 있지만 책끼리 연결되는 순간을 만나는 것이다.

"서재 결혼 시키기" 읽다가 "스토너"를 연결시켜 생각 한 것처럼...

언젠가 내가 더 많은 책을 읽고 기억하고 있을 때는 이런 책과 책끼리의 연결이 더 많이 일어날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나의 책읽기는 또 얼마나 더 즐거울까?!

벌써 기대되고 설레인다.

 


"진정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옛 `이동 도서관`의 <<톰 존스>>나 <<웨이크필드의 목사>>의 덟혀진 책장이나 너덜너덜한 겉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었는지!" 찰스 램은 말한다. " 그 책들은 기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 수많은 손길에 대해 말해 준다!누가 책장이 조금이라도 덜 더럽기를 바라겠는가?" 절대 바라지 않는다.

나는 그런 번득이는 눈길을 잘 안다. 내가 독서에 대해 느끼는 것이 바로 그런 마음이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궁지에 몰리면 워터 피크 안내문이라도 읽을 것이다. 소도시의 모텔방에서 홀로 지낸 수많은 밤에는 전화번호부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당시 내 아파드에서 적어도 두 번 이상 읽지 않은 유일한 문서 자료를 찾아내어 숙독하는 것으로 절망적인 불면증과 맞선 적도 있다. 그 잘는 내 룸메이트의 1974년형 도요타코롤라 안내서였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중독, 금단 증상, 갈망,공황), 수동 기어 조작 설명이 내게는 단테가 <<천국편>>31곡에서 보여준 영원한 장미의 비전만큼 아름답게 느껴졌다.

"카달로그적 명령"

억센 발톱을 쉽게 깎아라.
추한 균상종을 없애라.
밤에 이를 갈지 마라.
애완동물의 역한 입냄새를 없애라.
당신의 가정을 마사지실로 바꾸어라.
베이글을 즐겨라. 우회하지 말고 곧장 응급실로.
12가지 아주 멋진 스타일의 종이 신발을 만들어 산책을 나가라.
스와터 일렉트로닉 인섹트 터미네이터로 죽음의 밥상을 차려줘라.
역겨운 녹색의 찐득거리는 액체를 10미터 이상 쏘아 주어라.
플라스틱 틀에 복숭아 맛 젤라틴을 채우고, 몇 시간 뒤에 살결이 달라진 왼손을 뽑아내라.

아이가 책을 가까이 하게 하는 방법 가운데 책을 쌓고, 세우고, 다시 배열하는 등 책에 온통 지문을 묻히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생각할 수 없다.

오빠와 나는 우리 부모의 옷장을 엿보기보다는 그들의 책장을 훑어봄으로써 그들의 취향과 욕망, 갈망과 악덕에 대한 엉뚱한 환상에 젖을 수 있었다. 그들은 자아가 그들의 책꽂이에 올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내 딸은 일곱살인데, 다른 2학년 부모 가운데는 자식이 재미삼아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 집에 가 보면 아이들 방에는 값비싼 책들이 빽빽하지만, 부모의 방은 텅 비어 있다. 그 아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 경험한 것과는 달리 자기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 반대로 현관에 들어섰을 때 책꽂이에 책이 보이고, 침대맡 탁자에 책이 보이고, 바닥에 책이 보이고, 화장실 수조 위에 책이 보이면, 내 방! 어른은 출입금지라고 적힌 문을 열었을 때 무엇이 보일지 안 봐도 뻔하다. 물론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다.

"나는 집이 없는 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어. 서점에는 모두 집 없는 책뿐이잖아....그의 서가를 보았을 때에야 클라이브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다는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나는 책이라는 것은 어떤 사람이 소유한 다른 책들과 공존할 때에만 가치를 얻게 된다는 것, 그 맥락을 잃어버리면 의미도 잃어버린다는 것을 깨달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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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2-1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다 읽으셨군요!!! 축하드려요~~~~!! 저는 주석에 대해서는 왜 생각이 안 나는지;;;;; 암튼 저도 초반에 책장 넘기기 힘들었는데 점점 책장 놓기가 힘들더군요~~~~ㅎㅎㅎㅎ

앤의다락방 2015-02-12 18:55   좋아요 0 | URL
네 드디어 ㅋ 다 읽었어요. 처음은 확실히 진도가 안나가요. 그치만 말씀대로 좀 참으면 곧 흥미로워 지더라구요^ ^ 제가 몇년전 도전했다가 실패하곤 올해 성공 했네요! 비비아롬나비모리님 덕분에 이 책이 있다는 걸 생각해내서 읽기까지 했네요^ ^ 심심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ㅋ

유부만두 2015-02-1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예전에 구판으로 읽었어요. 기억으론 앤이 좀 짜증나는 인물이었는데... 그런가요? ^^;;
비슷한 분위기의 《채링크로스 84번지》도 좋아요! ^^

앤의다락방 2015-02-13 17:17   좋아요 0 | URL
좀 그런면이 있지요^ ^; ㅋ 저만 느끼는게 아니군요 ㅋ 채링크로스 84번지.. 보관함에 넣어둬야겠어요^ ^ 살짝 검색해보니 재미있겠어요!

책방꽃방 2015-02-1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수고하셨어여. 주석도 많은게 것두 뒤에 있다니 그런 책을 어떻든 잘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욤^

앤의다락방 2015-02-13 17:19   좋아요 0 | URL
네^^ 나중에 또 한 번 읽어 보고싶어요. ㅋ 1년이나 2년뒤쯤? ㅋ 그럼 제가 주석을 불편해 하지 않고 매끄럽게 읽을 수 있을까요- ? 어쨌든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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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스토너

저자 : 존 윌리엄스

읽은 날짜 : 2015.1.27.~ 2015.2.2.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한동안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계속해서 책을 만지작거리며 펼쳐보게 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많은 감정들을 어떻게 하면 지금 느낌 그대로 글로써 남겨 놓을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이 느낌을 잊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이럴 때면 나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저 책을 골라 읽으며 기쁨을 느끼는 독자를 떠나 책을 읽고 난 뒤 뒤따르는 나의 감정을 나도 내 글로써 낱낱이 남겨두고 싶은데 말이다.

아마도 나는 표현의 한계의 부딪혀(지금 벌써 난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그저 책을 읽었소이다 하는 기록에 지나지 않은 글을 써내려 갈 것임에 틀림이 없다.(슬프군...)

어쨌든 기록해 본다.

 

윌리엄 스토너라는 한 남자의 특별할 것 없고 평범한 일대기가 담담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물처럼 흐르듯이 펼쳐져 있는 이 책에는 사실 특별할 것 없는 남자주인공 스토너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아름답고 분노하고 안타깝고 슬펐던 것이 아닐까...

 

그저 수줍은 청년일 것만 같았던 스토너가 첫눈에 반한 이디스에게 고백하며 자신의 사랑을 밀어붙이는 부분에서부터 나는 스토너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이디스에 비해 가진 것이 없음에도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담담히 확실하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스토너는 이전까지 보아왔던 스토너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에 결혼까지 성공하게 되지만 결과적으로 그 결혼은 실패작이었다.

책속에 표현 된 이디스의 성격이나 행동들을 보며 누가 이디스를 견뎌줄 수 있을까 하며 나는 분노했다.

차라리 이디스랑 헤어져버렸으면 했었다.

특히 그에게 사랑이 찾아왔을 때 사랑에 빠진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빛이 나서 이대로 이디스와 헤어지고 지금 사랑을 잡아! 라며 속으로 외쳐댔으니까.

이디스가 딸 그레이스에게 집착하며 잘못된 관심으로 딸이 망가져가고 있을 때 나 역시 뜨끔하며 혹시라도 내가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는가 하며 반성해 보게 되었다.

만약에 스토너가 처음만나 결혼까지 이르게 되는 사람이 이디스가 아니라 캐서린 이었다면 스토너의 삶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삶이었을까?

나는 그랬을 것 같다.

다름과 동시에 그것은 스토너에게 아주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디스의 방해 아닌 방해로 스토너가 걷고 있는 교육자의 길이라던가 공부에 대한 열정이 방해 받고 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었으니까.

이디스를 보며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이 들면서 또 좋은 아내도 되어야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책을 읽으나 음악을 들으나 자신의 처한 처지를 잘 반영하게 되니까..

나는 지금 엄마이자 아내이므로...

 

스토너의 생을 통해 스토너가 느끼는 상실감, 사랑, 모함, 부당함, 열정...죽음과의 직면...이런것들이 우리의 생에서도 반드시 한번쯤은 겪게 되는, 겪고 있는, 겪어야 할 그런 것들이라서 읽는 내내 스토너와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기도 하고...

뒤로 갈수록 눈물 찔끔 거리며 읽었다.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 좋은 책이란 그 책을 덮고 나서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다.

 

내게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준 책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였다.

정말 몇 번이고 너덜해질 정도로 읽었던 것 같다.

신기한 것은 읽을 때 마다 느낌이 달랐던 것이다.

읽는 당시의 내기분이나 이런 것들에 따라 달랐겠지.

나는 오랜만에 다시 여러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을 만나 기쁘다.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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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2-03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관련된 인생을 사는 스토너 이야기도 좋았지만 딸을 대하는 스토너와 이디스의 육아 스토리 또한 꽤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재독할 때는 그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읽으려고 해요. 같은 책 읽고 이렇게 생각을 나누는 건 역시 즐거운 일이라는 거 다시 한번 깨닫고 있어요. 앤의 다락방님 덕분에~

앤의다락방 2015-02-04 11:17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야나님 덕분에 이렇게 좋은 책 읽고 느낀 점 , 공감들. 나눌 수 있어 즐거워요^ ^ 이 공간이 점점 더 좋아지네요^ ^
 
[eBook] 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문학동네 소설상 10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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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페이지수가 상당한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가?
총 589페이지 중 심사평을 제외한 소설의 페이지만 545페이지이다.
어젯밤 잠이 오질 않아 뒤척이며 모두 읽어 버렸다.
심사평은 독서노트를 작성하고 난 뒤 읽기로 한다.

고래.
이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 모두 파란만장한 삶을 산다.
일단 첫장부터 읽기 시작하면 그 기묘한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
막장드라마를 욕하면서도 기다려 보는 것 처럼, 고래도 보는 내내 뭐지?뭐야 이건 또?나원 참... 이러면서 눈을 뗄 수 없으니 막장드라마의 그것과도 닮았다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고래를 읽어 본 많은 이들이 혀를 내두르는 작가의 독특한 화법 또한 글을 읽는 내내 묘미를 더한다.
마치 내 앞에서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는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의견 역시 많은 고래의 독자들이 느낀 이야기.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가 있는 걸까?
정말이지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또 보낸다.
이야기의 흐름이 물 흐르듯 흘러가는데 조금도 막힘이 없다.
다만 내용이 다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이 있어 그런부분은 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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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5-01-27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래>를 읽으셨군요! 빨간책방 덕에 알게 되었는데, 전 워낙 소설을 잘 안 읽어서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마치 앞에서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다니 흥미롭네요.^^

앤의다락방 2015-01-27 08:2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빨간책방에서 듣고 관심이 가서 읽어 보았어요^ ^

singri 2015-01-27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란한 구라의항연 ㅋ!

앤의다락방 2015-01-27 11:46   좋아요 0 | URL
ㅋㅋ 그것은 구라의 법칙이었다.. 랄까요? ㅋ 법칙이 참많이 나와요 ㅋ

수이 2015-01-28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그렇고 그런 부분도 다 좋았어요 ㅋㅋ
 

지난 주말에는 여기 여수에서 울산까지 먼길을 온 가족이 다녀왔다.
나의 고향이기도 하고 친정과 시댁이 있는 울산에서 여기 여수로 이사 온 지 6개월째 지나고 있다.
30년이 조금 넘게 울산을 떠나 살아와 보지 못했던 나는 이사 오기 전 두려움과 설레임 그런것들로 잠을 못 이루곤 했었다.
게다가 울산에선 시어머니께서 육아를 조금이나마 도와주셨기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여수로 가서 그당시 갓 100일이 지난 쌍둥이와 세살 첫째까지 세명을 홀로 육아를 하려하니 두려움이 더욱 컸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쭉 시댁에 함께 살아 온지라 분가를 한다는 설레임의 크기도 무시 하지 못했다.
드디어 8월초 태풍이 치는 날, 이사를 했다.
울산에서 여수까지 먼 여정이었다.
억수같이 퍼부어대는 빗속을 뚫고 이사를 왔다.

이사 온 뒤 나의 생활은 울산에서의 그것과 별반 다르진 않았다.
다만 가족이 먹을거리를 내가 다 해야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그 또한 즐겁게 했다.
나는 천성이 자유로움을 항상 갈구하는지라 결혼 후 처음 느끼는 자유(정신적인?)에 쾌재를 불렀다.

물론 나의 생활은 남들이 보기엔 무척 힘겨워 보일 것이다.
쌍둥이들을 데리고 거의 집에만 있고 첫째가 집에 오면 셋을 혼자봐야하고 집안일까지 해야한다.
남편이 많이 도와 주지만 힘들지 않다고는 말 못하겠다.
할일이 끊임없이 생기니까.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면 집은 엉망이 되고 만다.

집집집.
남편이 쉬는 날이 아닌 날은 거의 매일을 집에만 있지만 워낙 처녀적부터 혼자 영화보기 혼자 식당가기..혼자 쇼핑하기.. 혼자 뭔가 하는것에는 익숙하므로 이것은 별로 문제가 되질 않는다.
다만 아이들이 아플때 아프지 않은 아이 까지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거나 셋다 병원에 데려가야할때...그럴때는 정말 몸도 마음도 힘이 든다.

여튼 이번 울산행은 친정 아버지 생신축하겸 다녀왔다.
친정에 들러 내가 예전에 읽었고 좋아했던 책들을 다 싸가지고 왔다.

나는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했고 파울로 코엘료를 좋아했으나 이제는 좋아하지 않는다.
에쿠니 가오리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처음 접했는데 그때는 그 문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늘고 자세한 여성스러운 문체.
그런데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는 책을 읽은 뒤 좋아졌고 그뒤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라는 에세이집을 읽은 뒤론(나는 에세이를 좋아하나 보다.) 더욱 좋아져 서점엘 들렀다가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이 나오기만 하면 모두 사들였던 것 같다.
그런데 점점 지겨워 지고 에쿠니 가오리 소설의 마지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얼렁 뚱땅 끝나 버리는 엔딩 말이다.(개인적인 취향입니다.)
그래서 이젠 나에게 외면 받는 작가가 되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은 연금술사가 시작점이 되었다.
연금술사엔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 많이 책 곳곳에 줄이 쳐져있다.
그 뒤로 코엘료의 소설 역시 신간이 나올 때 마다 보았지만 점점 갈수록 그의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져서 나는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코엘료는 그만.
연금술사는 다시금 읽고 싶긴 하다.

이렇게 작가에 대한 취향이 바뀌는 구나.
난 요즘 무라카미 하루키에 빠져 있고, 몇년 전부턴 알랭 드 보통에 빠져 있다.
이 또한 언제 변할 지 모르는 취향이겠지.

여러분들은 누구에 빠져 있나요?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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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1-2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에쿠니는 처음부터 제 취향이 아니라 패쓰했구요,,, 파울로도 님과 같은 이유로 에세이 한 권 읽고 그걸로 인연이 다 한듯,,,, 앞으로 다시 접할 지 모르지만;;; 보통도 예전에 전작주의를 하다가 그가 책을 내는 속도를 제가 따라 잡게 되어;;; 보통 이후에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팬이 되었고, 장영희교수님, 정민 선생님,,, 그리고 여러 작가들이 있는데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윌리엄 아이리시도 왠지 전작주의가 될 듯한 예감이 드네요~~~~. 젛아하는 작가가 있다는 건 행운이에요!! 빅토르 위고와 섬머셋 몸도 좋고,,,, 한때는 톨스토이에 맹목적이었던 적도 댓글 쓰다보니 기억이 나네요~~~~ 언제 페이퍼로 함 정리 해볼까봐요~~~^^. 쌍둥이와 큰 아이 키우느라 많이 힘드신 것 충분히 이해가요. 저는 드문드문 한 번에 한 아이 키우기도 힘들더군요. 이젠 거의 모든 것을 혼자 할 줄 아는 막내도 가끔 버거워요~~~~^^;;;; 화이팅입니다!!!

앤의다락방 2015-01-26 12:59   좋아요 0 | URL
덕분에 제가 몰랐던 작가도 많이 알게 되네요. 기회된다면 한번 찾아서 보고싶어요^ ^ 저도 한번 빠지게 되면 전작주의가 됩니다 ㅋ

singri 2015-01-26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큰애에 쌍둥이까지 대단하세요! 저도 에쿠니씨는 낙하하는저녁때까지 읽다읽다 지쳐 그만 패쓰. 코엘료는 베로니카까지 그 이후는 언제봐질지.

저도 요즘은 육아에 지쳐 취향이고 뭐고도 없지만,,

미미여사랑 알랭씨 김연수 하루키 윤성희 황정은은 이어가고 있네요. 전작을 하려던건 아닌데 신경숙도 어느새 전작~

앤의다락방 2015-01-27 08:22   좋아요 0 | URL
미미여사책 한번 읽어 보고싶어요! ^ ^ 와 신경숙 작가 책은 전 리진하나밖엔 못읽어봤어요.

singri 2015-01-27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는 첨엔 무서워서 못 읽겠다가 읽고나면 괜찮고해서 주룩 연달아 읽기도 해요~ 이유랑 모방범 재밌는데 스릴러라 취향이 좀 안맞을수도 있긴해요 넘어가긴 잘 넘어가는 스탈~~ 신경숙은 막 열렬하게 좋아하고 그런건 아닌데 작품나오면 좀 궁금궁금해하기는 해요. 김연수는 좋은데 요샌 너무 책이 자주 나와서 못 따라잡음ㅋ

앤의다락방 2015-01-27 22:3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나중에 미미여사, 김연수작가님책은 꼭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아... 읽고싶은 책이 많아서 정말 못살겠네요 ㅋㅋ
 

이거 매번 책주문만 하고 읽는 속도는 엄청느린 요즘이다.

첫째가 어린이집엘 못가고 있어서 도무지 책읽을 시간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오늘 첫째랑 쌍둥이들이 같은 시간에 자길래 잠시였지만 책을 손에 잡을 수 있었다.

˝서재 결혼시키기˝ 라는 책을 읽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빨리 다 읽어 보고싶다...

읽기만 하고 감상문을 쓰지 않은 책은( 감상문이라 하니 숙제 같네 ㅋ) 내 기억에 오래 남지 않더라...

앞으론 꼭 다 읽고 짧게나마 적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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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1-21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제가 그래서 읽고 기억하는 게 없나봐요~~~^^;;;; 서재 결혼시키기 재밌죠!!(거의 강요~~~ㅋㅎㅎㅎㅎ)
저도 한때는 저렇게 많이 주문 했는뎅~~~~어즈버

앤의다락방 2015-01-21 10:53   좋아요 0 | URL
예전엔 자주 서점가서 죽치고 책구경도 하고 마음에 드는 책은 한권씩 사오기도 하고 그재미가 쏠쏠했는데 이젠 시간이 여의치 않아 알라딘 온라인서점에서 책구경하고 그러고있네요^_^ 서재 결혼시키기 재미있어요ㅡ 뒤로 갈수록 재미있네요^^

라로 2015-01-22 01:15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랬잖아요,,,뒤로 갈수록 그렇다고,,,번역체가 처음 소화하기 힘들더라구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넘 좋아요!!!작은 노트도 받으셨나봐요??? 좋겠다요!!ㅋㅎㅎㅎㅎ 저도 베개는 카프카가 젤 나은듯~~.^^

singri 2015-01-2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렇게 질러본지가 언젠지. 애둘이되니 있는책도 해결이 안되요. ㅜ

앤의다락방 2015-01-21 21: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요즘 책값이 너무 비싸져서 몇권 고르지 않아도 금액이 어마어마 해요ㅠ 이번엔 생일 선물 며칠 땡겨받은거랍니다. 안읽은 책도 많아서 당분간 자제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