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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휴머니즘 - 스티븐 제이 굴드의 학문과 생애
리처드 요크.브렛 클라크 지음, 김동광 옮김 / 현암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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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의 부족함일 수 있지만... 문흥이망!!! 이 책을 읽기 전에 문과 출신인지 이과 출신인지 본인의 고교시절을 잘 떠올려보고 결정하기 바란다. 문과계열의 과목을 잘 해서가 아니라 이과계열의 과목을 피하기 위해서 문과를 선택한 나는 이 책을 앞에두고 무한한 좌절과 길잃음을 체험해야 했다. 자신의 혼이 어딘가로 빠져나가 나는 누구이고 여긴 어디며 하얀 것은 종이는데 까만 것은 무엇인고? 하는 맹한 생각을 계속해서 하게 된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래도 조금은 통섭적 사고에 가까워진 문과생이 될 수 있으니 한 단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더 틔울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역시 문흥이망......

 

 이제와서는 이 책을 읽어보려고 한 시도가 나 자신에 대한 시험이라고 해보고 싶지만, 사실은 오만에 가까웠던 무지로부터 시작했다. 관심이 없던 분야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관점에 대해서도 매우 생소했고, 이미 널리 알려진 이론들에 대해 그런 의문들이 제기될수도 있다는 것 역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진화는 '생물이 생명의 기원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변해가는 현상'이라고 여과없이 믿고 있었다. 진화라는 것 자체가 더 나아가기 위해서 발전하는 것이고 진화와 도태를 통해 고등한 영장류인 인간의 등장은 필연적인 것이라고도 생각했지만, 일부 부분에서 굴드의 관점은 달랐던 것 같다. 진화를 두고 점진적인 발전 과정이라 단언할 수 없는, 다양성의 관점에서 바라보았고 그 사이에는 개량되었고 아니고의 상하의 개념이 생길 수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 이해할 수 없던 내용들이 이런 맥락에 이르러서는 약간의 감이 온다고나 할까 싶다. 정말 얕은 읽기가 계속되는 시간이 이어지면서 어느 때는 낭독하며 읽었다. 보통은 소리내어 책을 읽지 않는데, 너무나 많이 길을 잃어서 소리를 내서 읽으면 조금 더 집중이 되고 생각이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지 않는데 도움을 주어 좋았다. 과학과 휴머니즘을 읽고 집중에 도움이 되는 독서법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려울 것을 예상하고 읽었지만 과학에 대해 알지 못하는 과알못이라 더 어렵고 힘겨운 노력이었다.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만큼의 어려움을 겪지 않고 읽어낼 정도의 수준으로 쓰여져 있는 것 같다. 어떤 부분은 아, 이렇구나 싶게 읽히다가도 단어 하나가 생소하면 그 부분에서 막히곤 했는데, 예를들면 '메타 수렴' 같은 단어들. 사람은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라는 좋은 교훈을 남기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최소 3년 안에 이 책을 다시 읽거나 비슷한 분야의 책 읽기를 도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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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오쿠이즈미 히카루 지음, 지비원 옮김 / 현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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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현암사를 통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을 읽어왔다. 물론 그 전에도 자발적으로 소세키의 '도련님'이니, '마음'이니 하는 책들을 읽었었는데 나름 본격적으로 소세키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은 현암사의 영향이 컸다. 가끔 어려운 책을 선보일 때도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양서를 내주어서 고마운 곳. 어쨌든 이 곳에서 소세키의 작품들을 때때로 받아 읽어나가는 독자들을 위해 마치 '병 주고 약 주고' 같은 마음으로 내놓은 책이 바로 '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이 것이다. 그냥, 읽을 거리를 주고 읽기 위한 길잡이서書도 내어주시니 재미삼아 병 주고 약 주고라고 했지만... 사실은 밥도 주고 반찬도 주고 처럼 혜자스러움이 가득한 출판사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처음엔 의심이 더 컸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좋아서 읽고 있기는 하지만 때때로 그 특유의 문장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잠에 들기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책 한 권을 읽는데 왜 한달이 넘게 걸리는지 모르겠는 일이 생기기도 해서, 가뿐하게 소세키의 글을 읽으라는 취지 아래에 또 세밀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걸고 들어가는 어렵거나 고루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근데 2016년 컬러 트렌드라고 하는 베이비 핑크에 가까운... 베이비 인디 핑크?의 가뿐한 컬러감과 유니크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표지 그림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리고 활자 크기만 쓱 훑어봐도 생각과 다르게 진짜로 독자들을 향해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주노라 하는 모토로 펼쳐진 책임이 느껴진다. 간단히 말하면 내용이 어렵지 않을 뿐더러 소세키 문학을 읽는데서 오는 심적 부담감을 덜어주고 더 많은 마니아들을 영입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책이라는 것. 제품 소개 카달로그 같달까.

 

 "우리 책은 어렵지 않아요, 힘들면 적당히 대충 읽어도 돼요." 가 책 전반을 아우르는 키워드입니다. 무조건 모든 활자를 놓치지 않고 완독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 곳이나 읽고 싶은 부분을 순서나 흐름 상관없이 읽고 싶은 만큼만 읽어도, 당신이 그것을 읽고 즐겼다면 그 작품을 읽은 것입니다. 하며 두꺼운 책의 두께 앞에서 좌절하고 더이상 읽기를 포기하려는 자들을 위해 화이팅을 해주는 내용이다. 또한 몇몇 작품들의 재미있을 만한, 호기심이 생길 것 같은 짧은 내용을 흘려두고 읽어보면 재밌을 걸 하는 영업도 같이 한다. 하지만 "완독해야 독서다." 파인 개인적 입장으로는 어떤 의도인지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어서 닉과 주디는 친구일까 연인일까. 캡아와 아이언맨 중에 잘못한 사람은 누구일까. 로 갈라진 현대인들이 팽팽한 분열로 갈라서버리는 것 만큼 먼 거리를 두고 읽었다.  

 

 혼자만 읽기 아쉬워서 가지고 있는 소세키의 책 중 하나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는데, 돌려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초조한 와중에 소세키 작품을 읽어볼까 고려해보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접한다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책은 사서 보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봅시다. 빌려주고 돌아오지 않은 책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소세키 월드로의 영업의 댓가가 아끼는 책 한 권의 소실이라니. 책 장을 넘기며 눈물도 훔친다. 끝으로, 마음은 걸작입니다. 로 또 한 번 갈리는 오쿠이즈미 히카루씨와 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니까. 덧붙여 156-159 쪽에 걸쳐 나오는 좋아하는 마음과 그로 인한 괴로움에 대한 부분은 특별히 따로 기록해둘 정도로 공감이 됐다.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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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문학과지성 시인선 216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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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치 정수기의 필터 역할을 부탁한다는 의미로, 스스로의 자정작용을 위해 시를 읽자고 마음 먹었다. 한편으로는 편독을 좀 덜하려는 계산도 있다. -는 말을 시집을 읽고 난 뒤에 글을 쓸 때면 항상 쓰는 것도 같다.- 사실상 시를 읽는다고 어떤 자정작용처럼 내 안에 켜켜이 쌓이는 분노나 긴장, 피로를 감소시키거나 희석시킬 순 없다. 그러기엔 덜 읽어서 체감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엔 그렇다. 그저 위약효과를 기대하는 것처럼 '시를 읽는다'는 달콤한 말이 까맣게 고여들어가는 독을 가려주길 바라는 것이다. 정말로 때로는 위로가 되는 시간도 있고.

 

 황인숙 시인의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는 다소 독특한 느낌을 전해준다. 많은 시들의 구절 속에서 마치 톡 쏘는 듯한 새침함을 느낀다. 실제로 그렇지는 않지만 여고생의 일기장 같아! 스러운 느낌이 있다. "밤 길" 이라는 시를 보면 마지막 부분에 "네게서는 달의 냄새가 난다. / 너는 걷고, 걷고, 걷는다. //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하는 구절이 있는데 바로 이런 지점에서! 또, "일요일의 노래" 에서도. 이 시는 비교적 짧으니 전문을 옮긴다.

 

 "일요일의 노래

 

북풍이 빈약한 벽을 

휘휘 감아준다

먼지와 차가운 습기의 휘장이

유리창을 가린다

개들이 보초처럼 짖는다

 

어둠이

푹신하게 

깔린다

 

알아?

네가 있어서

세상에 태어난 게

덜 외롭다. "

 

마지막 연에서 비슷한 톡쏘는 느낌을 받는데, 의문문으로 되어 있는 연이 있으면 무조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감성적인 부분도 그런 느낌을 전하는데 한몫한다. "긴말 하기 싫다" 라는 시의 두번째 연에는 "어쩌겠니, 내가 / 어제 오늘 못생겨진 것도 아니고...... / 항상 이렇게 생겼었다는 것이 /  위로가 되다니! " 하는 내용이 있는데 우습기도 하면서 새침발랄한 느낌이 난다.

 

 아마 황인숙 시인의 시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시는 "꿈" 일 것이다. 시인의 시 세계로 더 영업을 하기 위해 이 시도 전문을.

 

 " 꿈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

 

 전체적인 분위기도 밝고,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이기 때문에 시를 대하는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읽기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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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으로부터 -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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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연으로부터'는 오스카 와일드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쓴 편지를 묶은 책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아마도 동화로 더 익숙하게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지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쓴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당시 작가로 화려하고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사교계에 이름 난 인물이었으나 이 편지의 수신인이 되는 앨프레드 더글러스와의 동성애 관계로 풍기문란 죄목의 소송에 패소하여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간단히 설명하였지만 책 안에 '옮긴이의 말'부터 영향력있으며 능력있던 주요 인사로서의 풍족한 생활을 누리던 그가 한순간에 파산하여 모든 것을 잃고 죄인이 되어버린 몰락이 어떤 배경에 기인했는가 꽤 자세하게 나와 있다.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몰입하여 읽었던 것 같다. 사실 모든 책들이 눈길을 끄는 순간"들을 가졌었지만, '심연으로부터'는 사무쳐서 마음으로 들어오는 면이 있었다. 고통에 싸인 오스카 와일드가 이런 상황에서 조차 버릴 수 없었던 미문으로 써내려간 편지를 읽고 있노라면 안에 담아두었던 자잘한 상처들이 다시금 날을 세워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특히나 문장과 표현들이 쉽게 말하자면 타인을 원망하는 말들을 늘어놓고 있음에도 경솔하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들이 당신한테는 몹시 관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치 크리스털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바라보듯 당신에게 삶의 기이하고 비극적인 형태들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게 한 걸 보면. 당신은 쳐다보기만 해도 사람을 돌로 만들어버리는 메두사의 머리도 거울을 통해서만 보도록 허락받았고 말이지. 당신을 꽃들 사이를 자유롭게 거닐 수 있지. 하지만 나는 색채와 움직임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세상을 모두 빼앗겨버렸어. / 이 편지에서 난 먼저 당신한테 나 자신을 엄청나게 자책하고 있다는 이야기부터 하려고 해. 불명예와 파산을 한꺼번에 감당해야 했던 나는 지금 죄수복을 입고 이곳 컴컴한 감방에 앉아서 나 자신을 탓하고 있어. 잠을 설치고 혼란과 두려움으로 점철된 밤에도, 고통만이 단조롭고 길게 이어지는 낮에도 나는 나 자신을 자책하고 있어. 비지성적인 우정, 그 첫번째 목적이 아름다운 것들의 창조와 관조가 아닌 우정이 내 삶을 전적으로 지배하도록 내버려둔 나 자신을 탓하는 거야." 이처럼 사실 그대로의 상황에 대해서 썼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요소들과 솔직하게 후회와 자책, 원망을 드러내면서도 잃지 않는 아름다운 수식들이 매력적이었다.

 

 관심이 가는 책을 읽고 싶을 때면 읽어보고 난 뒤에 정말 마음에 들면 그 책을 사야겠단 생각 때문에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편이다. -다른 어떤 물건을 살 때도 써보고 결정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책에 대해 인색하기 때문인지 책만큼 경험해볼 수 있는 바탕이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이 없어서인지 모를 일이다.- '심연으로부터'도 마찬가지 였는데,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바로 읽기 시작한 다음날 구매를 했다. 우리는 살면서 때로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일들을 겪지 않는가. 그것이 특히나 인간관계와 같은 문제와 맞닿아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게 될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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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걸음 창비청소년문학 35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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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직장에서의 일을 정리하면서, 챙겨나왔던 책 중 하나 루이스 쌔커의 '구덩이'였다. 뉴베리 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답게 '구덩이'는 놀라운 흡입력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도서관 서가에서, 루이스 쌔커의 이름이 새겨진 '작은 발걸음'을 발견하였을때도 마찬가지로 나는 사로잡힌 듯 이 책을 손에 들고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 펼쳐놓은 이야기 속으로 다시금 빨려들어갔다.

 

 이번 이야기는 청소년 교화 시설이었던 악명높은 '초록호수 캠프'에서 돌아온 시어도어, 일명 겨드랑이에 대한 것이다. 의도치 않게 초록호루 캠프에 들어가게 된 겨드랑이는 돌아온 후에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신과 경계의 시선을 견디며 지낸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약물반응 검사를 하려는 부모님은 항상 그를 불안해하고, 관심있는 여자애는 겨드랑이라는 별명 때문에, 교화 시설에 다녀왔다는 이유 때문에 그를 피한다. 겨드랑이를 믿어주는 것은 맞은편 집의 뇌성마비를 앓는 소녀 지니 뿐이다. 겨드랑이와 지니가 서로를 편견없이 대하는 모습은 위안과 교화를 안겨준다.

 

 겨드랑이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조경일을 시작한다. 초록호수 캠프에서 단련된 땅파기 덕분에 그는 솜씨가 괜찮은 성실한 일꾼으로 점차 인정 받게 된다. 그런 겨드랑이 앞에 옛친구 엑스레이가 찾아와 암표 사업을 제안하고, 엑스레이의 말재간에 넘어간 겨드랑이가 동업을 결심하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인다. 순박하고 우직한 겨드랑이의 생활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대로 그가 다시 한 번 실망을 안겨줄지도 모른다고 낙담하다가도, 자신이 정한 목표를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일 때마다 응원하게 된다.

 

 그를 둘러싼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눈 앞의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것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꾸준히, 멈추지 않고. 그런 겨드랑이의 태도가 감명깊었다. 굳이 크고 먼 꿈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자신이 정한 길을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은 자신 뿐 아니라 주변까지도 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겨드랑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준다. 결국은 그를 자랑스럽게 여길 부모님과, 단편적인 것만으로 그를 평가했던 학교 친구들, 우연히 그러나 아주 큰 사건으로 그와 연결되었던 카이라 역시, 그리고 청소년과 성인 독자까지도.

 

 소년의 성장과, 풋풋한 로맨스 그리고 느닷없이 벌어지는 살인사건 등의 등장까지. 노련한 작가가 잘 짜놓은 판 안에서 한껏 즐기며 잔잔히 감동하며 '작은 발걸음'의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적당한 긴장감과 지루할 틈 없는 속도감으로 누구나 만족하며 읽을 수 있을만한 청소년 도서다. 전편을 읽지 않아도 좋지만, 읽는다면 더 많은 설정들을 이해하고, 또 가끔씩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반가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따로 또 같이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의 매력이 이 안에도 가득하다. '구덩이'를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바탕을 이해하며 읽을 수 있으나,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구덩이' 역시 읽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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