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터 북 by 문제이 아트 포스터 시리즈
문제이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용을오래 마음에 품게 되는 장면이 있어.
돌이켜보니,
그건 너와 내가 머문
모든 풍경이더라.
from.문제이

아트 포스터 시리즈 by문제이
THE POSTER BOOK

네가 나에게 온 계절
커피향이 짙은 카페가 떠오른다

산책
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
신나게 뒤뚱거리는 너의 엉덩이를 멀거니 바라보는 일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드는 풍경
사륵사륵 눈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
옴팡 발크기만큼 파이던 눈쌓인 겨울을 만나고싶다♥

사이즈가 꽤 큰 책이 왔다. A4 용지 두 장 사이즈의 스케치북만한 포스터 북이다.
문제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엑소 멤버 도경수의 솔로 앨범 작업을 했다는 말에 신청을 했던 책이 당첨되었다. ^^
고요히 머무르는 시선들을 여백과 선 사이를 흐르는 듯 담백한 그림이 편안한 감상을 돕는다. 커피 한 잔과 느낄수 있는 따스함이 가득 전해지는 그림 10매의 포스터 북이다. 인테리어로 활용해도 좋을 듯 하다.
꼬물꼬물 비집고 들어오는 강아지와 나누는 온기가 전해지는 느낌도 좋고 강아지와 산책길에서 만나는 동네친구와 유난히 느리게 걷게 되는 길도 이쁘게 그려냈다. 톡톡톡 내린 커피와 찹찹찹 다가오는 강아지의 소리가 들리는 듯 그림이 말한다.

단조로운 우리 일상에 작은 변화들을 선물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정겹다. 소중한 나의 공간을 전시회처럼 만들어주는 포스터 북. 정말 아트 포스터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나도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창작을 하는 예술가들이 가깝게 느껴지는 책이다.
이 겨울에 어울리는 감성적인 그림을 만났다. 눈이 쌓인 길을 푹푹 빠지며 걷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그림.
우리가 머물던 풍경은 어떤 그림으로 남게 될까?
내가 떠난 자리에 고운 향기를 남기고 누군가 나의 냄새를 품고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끌리는 문장은 따로 있다 -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적 글쓰기 기술
멘탈리스트 다이고 지음, 노경아 옮김 / 반니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끌리는문장은따로있다#반니출판
마음을 사로잡는
심리적 글쓰기 기술

누가 봐도 술술 잘 읽히는 글, 왠지 눈이 가는 광고 카피, 귀에 쏙쏙 들어오는 프레젠테이션, 종일 입에서 맴도는 드라마 대사... 끌리는 문장은 어떻게 쓸까?
이메일, 프레젠테이션, 기획안, 홍보 카피로 고민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고 조정하는 심리 전문가 멘탈리스트가 끌리는 문장 속에 숨겨진 비밀을 낱낱이 밝힌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행동하게 하는 글쓰기의 기술을 요약하고 설명한 책이다.

끌리는 문장은 따로 있다
멘탈리스트 DaiGo

심리를 알고 마음을 움직여 행동하게 만드는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끌리는 문장을 쓰면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어려운 부탁도 상대가 받아주기도 한다. 문장이란 읽히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일으키기 위해 쓰는 것이다. 길게, 자세히 설명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쉽고 간결하게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메세지만 담아야 한다. 또한 사람은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움직이므로 아름답고 완벽한 예의를 갖추어 쓰기만해서는 안된다. 시나 노랫말처럼 문법적 오류가 많고 소박한 글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것과 같다. 감정이 느껴지는 글을 읽고 마음이 움직인 독자는 그 다음의 것을 상상하고 해석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첫인상이 사람을 좌우하듯 글의 첫머리도 중요하다. 자신을 기억나게 하는 제목과 긍정적인 첫문장, 그리고 본문의 세 줄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본문이 완성됨 후에 핵심내용은 짧은 추신으로 강조하는 방법도 좋다. 미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심리는 짧게 추가된 메모에 관심을 둔다. 드라마나 영화의 예고편이나 다음회 미리보기 등이 더 기억에 남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문장쓰기를 알려주기보다는 심리적 글쓰기로서 상대에게 호감이 가도록 문장쓰기 비법이 담겨있다. 기획서라든지 프레젠테이션, 상사에게 메일을 보낼 때 등등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약한 게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 - 무례한 세상에 지지 않는 심리학 법칙
권순재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 권순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분당서울대학교 병원을 거쳐 현재 세종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및 치매전문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평소 영화와 고전 소설을 즐겨보며 예술 매체에 담긴 여러 작가 및 감독들의 인간에 대한 뛰어난 통찰에 김탄하던 중, 이러한 통찰이 정신적 문제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가 보여주는 인간의 갈등과 주인공이 힘을 주어 강변하는 대사들은 우리의 내면세계 어딘가를 헤매는 우리 감정의 방향을 찾아주고, 이름이 되어주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감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이 되어주기에 우리는 영화에 열광한다. 작가는 틈나는 대로 영화가 대변하는 여러가지 인간의 감정, 영화로 인해 표현되는 수많은 인간사의 갈등들을 글로 묘사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영화에 담겨있는 여러 가지 사건과 상징과 은유들이 닫혀버린 누군가의 마음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책은 영화속 인물들을 소개하며 평소에는 정리하지 못했던 감정의 흐름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다.

스물두 편의 영화 소개와 더불어 그 안에 내재되고 투영되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고 설명해 주는 책이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이해하고 내 안의 감정이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

부서진 마음은 정답을 알면서도 고르지 못한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6, 케네스 로너건
23아이덴티티, 2016, M. 나이트 샤말란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2018, 나가이 아키라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2013, TVA, 나가이 타츠유키
쓰리 빌보드, 2017, 마틴 맥도나

첫 장에서는 다섯 편의 영화를 주제로 치유될 수 없는 상처, 자기분열, 내재화와 성장 그리고 분노의 감정을 끌어낸다. 사실 한 영화만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영화화된 우리의 삶들이 이렇게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는지 몰랐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들여다 본 인간의 마음을 관통해주는 말들은 깊은 공감과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소개된 영화들을 찾아서 보고 싶어진다.

위로는 내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감싸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오래 참고 그렇게 오래 고른 소중한 말들만이 남아 부서진 마음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혹시 여전히 과거로부터 고통받고 있다면, 과거의 무력했던 자신을 너무 미워하거나 무가치하게 보거나 또는 잘라내야 할 어떤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생동안 타인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않은 이의 삶을 선하다고 보지 않는 것처럼 과거로부터 어떠한 상처도 받지않는 인생을 우리는 좋은 인생이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통이라는 이름을 한 극복은 이미 시작되어 있어요. 당신이 과거의 자신을 포기하고 손을 놓지만 않으면, 분명 무언가 달라질 거예요.

영화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를 왜 보는 걸까? 스크린 속 두 시간에 펼쳐지는 한정된 인물들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공감을 할 때 열광하게된다. 등장 인물들의 삶과 행동의 기록인 동시에 감독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그 메세지가 생생할수록 영화는 생명력을 얻게된다. 반대로 메세지가 희미한 영화는 아무리 많은 자본과 특수효과를 투입해도 기억되지 못한다. 그동안 영화보다는 책 속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면 작가의 소개처럼 영화 속에서 많은 메세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나와 달리 감정표현에 거침없는 터인에게 상처받고 잠 못 이루던 그날 밤에도 당신의 마음은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어떠한 언어도 허락되지 않았던 시절, 무엇에 아파하는지도 모르고 단지 조용히 웅크리고 견딜수 밖에 없었던 시절에도 마음은 그 곳에 있었습니다. 스스로조차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마음은 항상 당신과 함께 태어나서 이미 그 곳에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되찾은 당신만의 언어를 통해 마음은 그 형태를 이루고, 남들이 준 옷을 입고 타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하던 당신의 마음이 생애 처음으로 당신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소개된 영화와 문구들이 너무도 주옥같아 일일이 적을 수 없음이 아쉽다. 이제 첫장만 소개했으니 나머지에도 얼마나 벅찬 감동들을 영화속에서 이끌어내고 마음을 이해시켜주는지 모른다. 영화를 보고 또 다시 펼쳐서 읽어보게 될 것같다.

저는 고통받고 있지 않습니다. 애쓰고 있을 뿐입니다. 이 세상의 일부가 되기 위해.
예전의 나로 남아 있기 위해.

무한히 강해지기만하는 삶이 존재할까?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반드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인생은 어쩌면 잃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건강을 잃고 가족을 잃고 생 자체를 잃어간다. 내 삶의 의미를 세상이 정해준다면 그 의미 안에서만 살아야 한다면, 그 길이 중단되었을 때 우리의 삶도 멈춰버릴 것이다. 우리가 삶에 의미를 부과할 수 있다면 나 스스로 사랑하며 삶의 마지막에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돌려주고 싶다. 우리의 삶은 실존 앞에서 결국 고독한 것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책을 고를 때 제목이나 표지 혹은 작가의 이름이나 출판사 중에 어떤 것에 더 마음을 두게 될까? 그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여러 책 중에서 유독 제목에 끌려서 기다렸던 책이다. 내가 정말 정말 힘들었던 시간에 그냥 들어만 주어도 고마운데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이미 벼랑끝인데 자꾸 말로 더 밀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냥 나는 어떤 사건으로 인해 아팠을 뿐이고 조금 버텨낼수 있게 기다려주면 곧 털고 일어나 다시 나다운 나로 살 수 있는데.. 힘든 그 순간의 단면만을 보고 단정짓는 사람들이 위로라는 말로 가장해서 주는 상처로 더욱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말해주는 의미를 이해할 것 같고 내가 그 때 이 말을 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고마웠다.

우리는 누구나 몸이나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잠시 아플 때는 그대로 아파할 수 있게 옆에서 지켜봐주면 된다. 너는 지금 이렇고 저렇고 그러니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힘들고 아픈 사람도 마음과 머리로는 다 알고 있다. 단지 힘들고 아파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고 할 줄 몰라서 안 하는게 아니라 그조차 할 힘이 없는 것이다. 섣부른 말과 자기의 편함을 위해 남에게 선심쓰듯 하는 일바른 말보다 제대로 된 이해와 공감만이 위로가 된다.
약한게 아니라 잠시 아플 뿐이다.

산다는 것은
서서히 태어나는 것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은 버리기로 했다 - 불편한 사람과 상처 없이 멀어지는 관계 정리법
양지아링 지음, 허유영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편한 사람과 상처 없이 멀어지는
관계 정리법
상대가 존중해 주지 않는다면
헤어짐은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찾기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다.
관계도 집과 같아서 정기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누구를, 어디까지,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최대한 지혜롭게, 심리적 타격을 적게 받으며 정리하도록 돕는 책이다. 관계에서 가장 깊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가까운 사람이며, 고민되는 대부분의 관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요한’ 사람들일 때가 많다. 매일 마주치거나 금전, 이익, 애정 등으로 얽혀 있는 사람들, 즉 싫지만 안 보고 살 수 없는 직장 동료, 얄밉지만 없으면 아쉬운 친구, 도움은 안 되지만 습관처럼 만나는 지인, 너무 미운데 끊어낼 수 없는 가족 등이다. 그래서 관계 정리는 누군가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가 된다. 이 관계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복과 성공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번 맺은 관계는 영원하다는 환상
인간에게는 살면서 마주치는 단계마다 이뤄야 할 성장 과제가 있다. 과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관계도,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도, 소통방식도 달라져야한다.

한번 인간 관계를 맺으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 의리하고 생각하는 뿌리박힌 생각을 전환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이라는 요소를 포함시켜 적절한 조절과 변화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었던거다. 이별을 두려워하거나 배척하고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자연스레 인정하는 것이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만든다.

무조건 넓은 인간관계를 중요시하고 맺고 끊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서 멀어지는 관계에 대해 불안하거나 죄책감을 느낀다. 불필요한 고통을 주고받는 관계라면 잘라내고 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줄여가는 요소이다.

사람의 의지력과 심리적 공간은 유한해서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다 들여놓을 수 없다. 우리는 살면서 맞이하는 각각의 단계에서 그 공간을 깨끗이 청소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인맥의 넓이만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정의해선 안된다. 심리적 공간을 청소하는 것이 폐쇄적이고 냉정한 일처럼 보이지만 그래야만 우리가 진정으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
잃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에 집중해야만 행동할 힘을 얻을 수 있다.

주기적으로 주소록이나 SNS연락처를 정리하고 분류한다. 자주 연락없이 이름만 있는 사람들보다는 자주 연락하고 서로 관계가 편한 사람들에게 집중할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오랜만에 연락해 보고싶은 사람도 떠오른다. 어떤 문제로 삐그덕 거리는 마음이 있었다면 연락을 해서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 편안하다. 나의 인맥에는 넓은 것보다 몇몇에게 집중하는 것이 맞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매몰차게 관계를 끊어버리는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흐지부지 끊지 못하는 관계 역시 다정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인관관계 정리는 필요하고 나를 점검하게 되는 것이다.

부득불 친했던 관계가 틀어지면 우리는 죄책감이나 죄악감을 갖게 된다. 나 역시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갑작스레 태세전환을 해서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
무슨일이지? 뭔가 오해가 있었나?
내가 잘못했나? 기분 나빴던 적이 있나?
내 안에서 문제를 찾으려다보니 예민하고 조심스러워졌다. 나름 예전처럼 지내보고자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 보았지만 예전같지 않고 불편한 기류가 생겼다. 그냥 그 이후로는 서로의 변화를 인정하고 멀리서 응원해주는 관계가 되었다. 억지로 한다고 끊어질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변화로 거리가 생길 때는 그것을 서운하게 생각말고 거리를 두고 변화할 때라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 관계가 소홀해지고 미움의 감정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면 된다.
인간관계 정리에는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을 잘라내는 것 뿐 아니라,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선택해 그런 사람들로 인맥을 구축하는 능력도 포함된다.

관계를 조금씩 조정하면서 자기 생각을 분명히 말하고, 바깥세상에 대한 의존을 줄이며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습관을 줄여가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자아와 타인의 감정을 구분하는 법을 배우고 더는 남의 감정을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다시 말해 상대가 기분 나빠 하는 게 자신의 ‘잘못’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느 쪽이 자신에게 유리한지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자신을 위한 결정을 내릴 때 오롯이 독립적인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다. 세상에 가장 좋은 선택은 없다. 중요한 건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느냐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입장이 있고 타인의 기대와 자신의 정체성이 충돌하기도 한다.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떤 대가를 치뤄야할 수도 있다. 어떤 관계를 정리해야 내가 편안하다면 예전에 좋았던 일에 집착하지말고 갈등이나 두려움도 이겨낼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정리란 어떻게 보면
관계의 재정립을 넘어
자아에 대한 개념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착하고 여려서 손해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준다. 마치 "당신 탓이 아니예요. 서로를 위해 이별이 필요한 관계도 있어요. 이젠 좀 당당하고 편하게 살아도 돼요."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단계별 관계정리법은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이후의 삶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고 관계를 코칭해 온 저자의 진심이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로 섞이고 완벽히 녹아들 시간 - 스탠딩에그 커피에세이
에그 2호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탠딩에그에서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 커피를 만드는 카페 주인.
글쓰는 사람.
에그 2호라는 작가는 사람의 마음이 전해질 때 가슴이 은은하게 따뜻해지는 느낌을 좋아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뭉근하게 섞고 볶아서 찰나의 시간에 뽑아내는 커피향이 뿜어져 나오는 듯해서 행복했다.

작가는 우리나라 곳곳의 카페와 세계를 다니며 마신 커피들을 소개해 준다. 처음 들어보는 장소와 커피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게 되는 매력이 있다. 소개한 커피 중엔 연희동의 도깨비 커피집의 얼음커피가 궁금하다. 여름에 마시는 아이스커피의 맛이야말로 커피를 못마시는 사람도 한모금 마시게 만드는 친절한 악마의 유혹같다.

한 모금 입 안에 넣자 몽글몽글한 느낌이 적절한 온도로 퍼지고, 혀 깊은 곳부터 잘 익은 포도의 달콤함이 진하게 와닿더니 이어서 화사한 '보라색'이 한가득 확 퍼졌다. 그래, 라벤더의 향이다. 따뜻한 커피가 부드럽게 목을 타고 내려가면 마지막엔 지나간 달콤함과 함께 쌉싸름하고도 화한 허브의 느낌이 입안에 남는다.
p.53

보라색 라벤더의 향기가 퍼지는 달콤 쌉싸름한 커피의 맛은 어떨지 함께 음미하고 상상해본다. 일본 도쿄의 게이샤라는 커피의 맛이 궁금해지는 사진과 글이다.

모두가 뻔하지 않은 각자의 취향을 갖는 세상, 그리고 그 모든 취향이 존중받는 세상은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울까? 커피와 우유의 비율이 조금만 달라져도 새로운 이름이 붙는 커피 세계가 왠지 현재 우리가 사는 이 세상보다 훨씬 더 컬러풀하게 느껴졌다.
각자의 취향을 갖는 세상 p.97

1분만 더 있다가 드세요.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에 섞는 거잖아요. 별것 아닌것 같지만 그래도 물과 에스프레소는 서로 다른 성분이라서, 서로에게 완벽히 섞이고 녹아들 사간이 필요해요. 그제야 진짜 아메리카노가 되죠.
with Americano in 합정동 / p.138

생각없이 아메리카노를 받아 마시던 습관을 살짝 바꾸게 될 것같다. 서로 섞이고 녹아들 시간이 필요한 커피. 서로 다른 성분의 커피와 물이 완벽하게 섞이는데 1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사람과 사람이 서로에게 섞이고 녹아들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나는 안이 훤히 내다보이는 쇼윈도를 통해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미니멀하면서도 스트리트 컬처가 자연스레 묻어 있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인테리어였다. 라머르조코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이고 그 뒤로 위치한 로스터기도 보였다. ' 와아, 이건 기본에 굉장히 충실한 세팅이다. 과시하는 듯한 구석도 없고 억지스럽게 멋을 부리지도 않았어. 여기 커피 진짜 맛있을 거 같네..라이벌이다.
라이벌의 커피, 친구의 커피 in.망원동

이따금 안이 훤히 드러나는 안을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다. 그럼 가게들이나 주방은 가리지 않아도 깨끗하고 은연 중에 내비치는 당당한 자부심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속이 훤히 드러나는 사람을 만나도 반가워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셔도 편안해진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도 기본에 충실한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좋은 커피를 뽑아내듯이 사람이나 일이나 가장 최선의 방법은 아마도 기본에 충실한 것이 정답인 것 같다. '오늘 하루도 여러 가지 일들이 있겠지만, 결국 끝은 달콤하게 마무리되길.'
설탕을 넣은 에스프레소 안에는 이런 의미가 숨겨져 있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니 한동안은 설탕을 넣은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싶어졌다 다만, 언제까지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커피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with Espresso in Rome / p.198

커피보다는 커피향이 좋아서,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가 좋아서 커피를 마시는 나는 커피의 종류는 많이 알지 못한다. 인생커피가 뭐냐고 묻는다면 추억을 잠시 떠올리게 된다. 대학교 다닐 때 친구랑 같이 먹던 롬바트 커피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개인 컵에 커피물을 내려서 마시는 커피. 밀크커피나 다방커피가 대부분이던 그 당시에는 고급진 커피였으니 아마도 지금으로 하면 드립커피 정도였을까? 처음 그 커피를 마셨을 때의 깊은 풍미가 떠오른다.
부드럽고 풍성한 거품과 함께 마시는 비엔나 커피의 달달한 맛도 깊은 추억의 정취가 느껴진다. 커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곳곳에 커피를 소개해주는 커피의 매력을 뿜어내는 책이었고 읽는 내내 커피향에 취할 수 있어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