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무루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
무루(박서영)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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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집사, 프리랜서, 채식지향주의자,
그림책 읽는 어른..
세계의 가장자리를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이 마음에 들어 오래 간직하게 되는 이유는 각자마다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제목이 좋아서, 표지가 예쁘거나 독특해서, 출판사나 작가가 유명해서....
이 책은 쉽게 읽어지는 그림책에 작가의 일상과 생각들을 꿰어 만든 진주 목걸이 같은 단상들이 무척 귀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책이 도착했을 때부터 출판사의 정성에 감동을 받아 다른 책을 제끼고 먼저 읽었다.
사실은 제목이 궁금해서 읽고 싶기도 했다.
한장씩넘겨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수원, 그리고 행궁동이나 학교 이야기가 왕왕 나오기 시작하며 글은 풍경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싶어
나는 정해진 틀과 통제 안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기르거나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모범생이었고, 그렇게 배운대로 시키는대로 착한 아이로 자라는 것이 바르고 올바른 삶이라고 배운 탓도 있지만, 타고난 나의 온순한 성향도 한몫 차지하고 있었으리라.
내가 나에 대해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부터이다.
때때로 나와는 달리 틀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기의 신념을 올곧게 마주하며 사는 사람이 부러웠는데 작가 무루/박서영이 그런 사람이었다.
단정하고 가지런한 글밥 속에는 자신만의 결이 있었고, 남들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주도하고 즐기며 자족하는 향기가 퍼지는 기분좋은 책이었다.
더불어 곳곳에 필사하고 싶어서 접은 페이지가 수두룩하게 많지만 다 적을 수 없어 아쉬운 책..


"다른 것을 배척하지 않고,
낯선 것을 포용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 속에
어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하는 마음이 좋다."

나는 이제 이렇게 살고 싶어졌다.
자유롭고 이상하게...^^
어쩌면 조금 오래 전부터 굳어져있던 나의 삶을 탈피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이전의 나에게는 반듯하게 살아야만 하는 기준이 있어서 좋은 엄마, 착한 딸 콤플렉스가 있는 것처럼 살기도 했다.
나이가 들고,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내려놓는 것들이 생겼다. 매일 쓸고 닦던 방안은 정리가 안되고 있어도 그냥 실컷 놀고 한번에 치우는 것이 마음 편해졌고, 둘이 살면서부터 설거지는 바로바로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몇 개 되지 않는 그릇을 두끼 정도 모아지면 마음먹고 음악과 함께 쌓인 설거지를 하기도 한다.
완벽하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조금은 흐트러지고 있는 모습도 즐기며 살아간다.
이상하다는 말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기준과는 조금 다르거나 별나다는 말로 인식된다.
정상이라는 기준도 사실은 누군가 정해 놓은 가치이므로 이상하다는 기준 역시 그저, 조금 색다를 뿐인거다.
비혼이라서 외롭거나 행복하지 않을거라는 기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결혼이 행복하다는 사회적통념이 빚어낸 정상과 이상한 사람의 모호한 경계를 통쾌하게 부수고 이상하고 오해받는 삶을 원하는 사람이다.
"경험은 한번도 열어보지 못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 때마다 세계가 한 칸씩 넓어진다. 새로 문이 열리면 세계의 모양도 크기도 달라진다.
열리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세계."
"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책을 단 한권만 읽은 사람'이라는 말이 맞다.
이제 막 하나를 알게 된 사람,
혹은 남들보다 하나를 더 안다고 빋는 사람의
확신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일가.
무지하다는 겸손을 상실한 인간의 오만이란 얼마나 폭력적인가."
"자라는 동안 내 인생에 쏟아졌던 어른들의 충고 가운데 지금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그때도 대개는 듣는 시늉만 하거나 그마저도 참지 않고 싫은 티를 잔뜩 내버렷다. 어른의 충고란 늘 위계 속에 있어서 권위적이고 무레했다.
어른이 되고서야 그 마음을 짐작한다. 살아보니 경험의 총량에 비례하는 지혜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나를 어딘가로 움직이게 하고,
다시 설 수 있도록 일으켜 주었던 말들은 언제나 나를 잡아끄는 말이 아니라 나를 안아주는 말이었다. "
아이를 단속하는 어른들의 말들은 대부분은 각종 불안에서 기인한다. 조금의 실패와 좌절은 모두 부모의 탓인양 자식의 인생의 모두 간섭하고 끼어들어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 애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단단한 울타리에 서로가 불안하고 마음이 위축된다. 모험이나 도전, 실패와 경험들을 충분히 천천히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어쩌면 아이들의 꿈은 어른들이 가두거나 든든하게 만들어 놓은 울타리 너머에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고 싶다. 이모는 자주 엉뚱한 일들을 하고 낯선 것들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여기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가족, 집안, 어른에 대해 나는 조카들이 태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진진하게 고민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의 내 역할은 아마도 행복의 변수가 되는 일이 아닐지.
세상의 언저리에서도 재미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것이 아이들과 가족으로 인연을 맺은 내 몫의 책임이라고 는 믿고 있다."
나는 세상에서 오해받는 일이 제일 억울하고 싫었다. 잘못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일일히 찾아다니며 제대로 나를 이해시킬수도 없을 뿐 더러,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줄 수도 없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모든 사람을 이해하거나 모두를 좋아하지 못하면서, 나는 그들에게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사람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내가 나로 온전히 살아가면서, 그런 일들에 무디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어떤 생각을 하든 자유니까, 나만 아니면 되니까..하는 배짱도 부리면서 살아간다.
그러지않으면 살얼음판처럼 힘든 세상을 혼자 부딪혀가며 살기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나와 다른 독특한 사람이 좋다.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니 색다른 모험을 즐기는 사람, 같은 말을 할 때 다른 의견을 내놓은 사람, 어쩌면 사소하게 오해를 받는 사람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쉽게 이해받기보다는 오해받아도 좋다는 쪽을 선택하는 모험심이 가득한 세상을 나는 살아가기 위해 날마다 조금씩 도전하고 용기를 낸다.


"그림은 글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감정에 닿는다. ​
설명하는 대신 보여주기 때문이다. ​
색, 크기, 음영, 구도, 비율, 질감까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온다. 나에게 익숙한 것들이 더 강조되는 방식으로, 그래서 그림책은 종종 줄거리를 요약하기가 곤란하다. 요약하면 한없이 시시해진다. 나를 눈물쏟게 한 이야기들 조차 그 시시함을 피해갈 길이 없다. 다 아는 이야기, 어디서든 한버는 들어봤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이 그림책이라는 제한된 형식 속에서 여전히 새롭게 만들어진다.
시를 닮은 그림의 언어로. "
그림책을 읽는 의미를 잘 나타낸 문단이 와닿는다. 때론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전해준다.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상상하고 이야기를 지어낸다. 그림책을 읽는 어른이 전해주는 다양한 배움과 철학이 녹아있는 울림이 잔잔한 책이었다.
하나씩 빼어 먹는 알사탕같은 재미도 있고, 하나씩 꿰어내면 소중한 나만의 목걸이나 팔찌가 되는 반짝이는 비즈같다.
접어놓은 페이지가 너무 많고 인용하고 싶은 책과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 다수 나오는....
나에게 소중한 책이 하나 늘었다.
"훌륭한 열매를 맺지 않아도.."
좁은 화분에서 싹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제대로 자리지 못하는 식물을 바라보며 기대가 곧 체념으로 바뀌는 나를 본다.
가장 좋은 상태가 되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것보다 지금 가장 행복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때로는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것을 다시 사랑하고 돌볼 수 있는 마음을 식물에서 배운다는 작가의 말을 이제는 나도 이해를 하고 공감하게 된다.
조금 다르게 사는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속닥거리며 내 마음에 정원을 하나 만들어 주었다.
내가 할머니가 될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조금씩 내가 원하는 모습의 할머니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가꾸며 살고 싶다.
"사는 것이 무엇을 향해 가는 일인지
조금씩 더 선명해졌으면 좋겠다.
다른 것, 낯선 것,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 오해받는 것
그러나 그 속에 선명한 아름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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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 딸의 우울증을 관찰한 엄마의 일기장
김설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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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으니 딸이 놀라서 내 눈치를 본다.
제목 때문인 모양이다^^;;
그래서 대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엄마도 힘들고 처음이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아이와 함께 꾸는 꿈이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어느 순간 너무 크게 불어버린 풍선처럼 터져 버렸다.

용기있는 엄마의 자아 성찰이 담긴 일기장이었다. 나는 힘든 시간에 나를 돌아보며 일기는 커녕 어떤 메모도 남기지 않았다.
어느 순간 흔적을 남기는 것이 쓸모없음으로 전락해버린 기억때문에 한동안 끄적이는 것을 등한시 하던 때가 있었다.

작가는 아이가 우울함을 호소할 때 자신을 뒤돌아보며 일기를 썼다. 마음으로 함께 힘들었던 시간과 예민하게 겪어냈던 시간은 사랑의 이름으로 덮어진 어리석음이라는 것을 매번 각인시킨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은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이 말은 진리지만 위험한 말이다. 무심코 바라본 거울 속에서 허황된 욕심을 꿈꾸다가 숱한 좌절을 겪고 끝내는 심신이 허약해진 부모의 얼굴을 그대로 닮은 아이를 만나다면 그것만큼 큰 형벌이 어디 있을까. 자신과 자녀를 동일시하고 마음대로 조종하는 부모에게서 양육된 자녀는 마음 속에 지옥을 건설하며 살아간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형벌이라는 말에 가슴이 쿵하고 철렁했다.
작가님에게 그런 말은 가당치도 않다고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부모로서,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으므로...
그리고 지금은 딸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는 엄마이므로.

부모가 아이에게 가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들에 아이들이 병들어가는 모습을 나는 지켜보았다.
학원생활을 오래 하기도 했고 교회에서 청소년 상담도 했고, 일찍 아이를 키운 내 친구들이 헬리콥터맘으로 아이들을 지극정성으로 감옥살이 시키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간접경험이 되었다.

아이들은 울었고, 엄마가 원하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가 힘이 들고 등을 돌리는 일들에 가슴치며 후회하는 일을 보았다.
내 딸에게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가이드 라인이 형성되었다.

남들보다 10년 정도 늦게 키우는 딸이지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구분을 지어주는 것 외에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대화를 하고 의견을 조율해 나간다.
사실, 작가님이 말하는 딸의 고통은 고스란히 나의 것이라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도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울증세를 심하게 앓았다. 하지만 나는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했다.
불평불만을 누군가에게 드러내고 소리를 내지를 곳이 없었다.

심장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감과 불안감, 밀려드는 걱정에 날밤을 새운 날이 허다했고, 100미터 달리기를 끝낸 사람처럼 심장은 시도때도 없이 심하게 두근두근 떨려서 내 심장을 부여잡고 울던 날이 많았다.

가끔 친구들에게 말을 하면 듣고 있는 친구가 기진맥진해질 정도였다고 나중에 들었다.
우울증은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면 된다.
들어주는 사람이 강건하게 들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고 무언가 바른 소리를 하면 더욱 힘들어진다.
바른 말은 때론 폭력이 된다는 것을 나도 직접 경험해 보았다.

우울증을 겪는 딸의 마음도,
나도 어떤 것이 옳은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모르는 게 아니다.
지금 잠시 힘들 뿐이고 쉬어가는 시간이고,
그저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아픈게 아니라 그냥 힘든 것 뿐이라고 이해해주는 사람은 적었다. ​
작가님과 딸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힘들었던 시절이 겹쳐졌다.
그래도 나,,혼자 바닥에서 잘 올라왔구나 토닥여본다.
들여다보면 아직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상처를 내 멋대로 숨기고 서둘러 봉합해 버린 억눌린 것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나를 돌보는 것이 사치였던 시간이었으므로,,,
작가님도 아픈 몸과 마음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아픈 딸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해가 되어 함께 아팠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우리 딸아이와 나의 대화가 떠올랐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낭비하는 시간이라고 여겼다. 채워지지 않는 탐욕에 열중했고, 작은 기쁨에는 만족하지 않았다. 지혜는 점점 멀어져가고, 내리막길에도 굳이 달려가는 미련한 삶을 살았다. 내 고통의 원인은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엄마' 나 키우기 싫어?"​
지금에서야 그 질문에 답을 한다.
"아니,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키우고 싶어. 네가 태어났던 그때부터 다시."

아이가 7살이 지나 학교를 보내야 할 시기에는 더욱 극심해졌다. 남들에게 기죽이고 싶지 않게 키우고 싶었기에 내가 정신을 차려야지 하면서도 힘들고 벅찼다.
아이를 간신히 등교시키고 나면 커튼을 치고 어두운 방에서 오전내내 잠을 잤다. 그리고 겨우 일어나 공부방을 하고 ,내가 수업을 하는 동안 아이는 학교 돌봄교실에서 6시까지 지냈다.

어느 날 함께 밥을 먹다가 어린 딸이 말했다.
"엄마, 밥은 함께 먹어야 오래 산대"
"그럼~~~ 즐겁게 함께 먹으면 그렇게 되지^^"
"나는 혼자 먹는데??"
"........."​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공부방 시간에 밀려 아이는 챙겨준답시고
방 안에 밥을 넣어 주었다.
내 딴에는 아이 식사를 거르지 않게 챙겨 준다는 명목이지만 아이는 혼자 먹는 밥이 싫었나보다.
엄마와 함께 먹고 싶다는 말을 그렇게 말하는,
고맙고 영민하고 지혜로운 딸이었다.
그 이후로는 조금 늦게 먹더라도 꼭 딸과 함께 밥을 먹었다.
아이를 통해 배우고 엄마도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기쁜 건 더 기쁘고 슬픈 건 더 슬퍼지는 일 같다"고 한 어느 작가의 말처럼, 기쁨도 힘껏 느끼고 슬픔도 온몸으로 받아 들인다. 불행의 그림자를 피해 도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와 딸에게 닥친 고난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계속해서 말할 것이다.

정말 아이를 키우는 일은 작은 것에 더 많이 기뻐하고, 반대로 작은 슬픔에 더 크게 슬퍼한다. 어떤 작가의 말인지 모르지만 너무 공감되는 말이었다.

아이가 행여 아빠의 자리에 슬퍼할까 기죽을까 싶어 작은 일에도 미리 더 아프고 슬퍼했다.
딸의 감정을 내가 대신 다 겪으려 했다.​
어리석은 시간으로 나는 더 힘들고 병들었다.
나의 웃음 뒤에 슬픔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독립된 개체로 바라보는 연습을 시작했던 것 같다.
작가님처럼 내게도 책과의 만남은 참으로 커다란 선물이고 축복이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대단한 일을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언제나 부모들이다. 엄마에게는 존재만으로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럴듯한 뭔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늘 자식에게 미안함을 품고 산다. 부모로서 자신이 바라는 일을 자녀도 똑같이 원한다고 여기는 건 착각이다. 아이의 애정 결핍은 이렇듯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는 엄마의 모습이 애처롭다.
우리에게 이런일이 일어나다니...
세상이 아이에게 부여한 나이는 23살.
아이는 그 숫자를거부하고 3살로 살고 싶은 것 같다.
업어주고 싶어도 이젠 아이 몸집이 커져서 업기가 벅차다. 지금에 와서야 마음껏 업어주지 못한 시절을 후회하고 있다.
그때가 정말 좋았었구나.
딸의 내면에는 두 개의 다른 자아가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리광이 많은 아기와
힘겹게 우울을 건너는 이십 대의 여자.

"이젠 병원에 안 오셔도 됩니다"

엄마인 작가님이 듣고 싶은 이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꿈같은 이야기며 매일 소망하는 일일 터이다. 곧 그런 날을 맞게 되길 함께 기원하고 바라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는다.

"우리는 함께 아팠고, 아팠던 만큼 성장했다. 이제는 고통을 말하는 것도,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아직은 꿈꿀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희망과 꿈꿀 권리를 찾아내는 것.
참으로 귀한 일이다.


**이담북스 서포터즈에서 제공받은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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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이달의 장르
가랑비메이커 외 20인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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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모성애에 대한 책이나 글을 많지만
아빠, 아버지에 대한 글을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렵거나 표현하지 못했거나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서일까.

이 책은
긴 세월, 그늘로 비켜섰을 아버지에 대한
글들을 차곡차곡 담았다.
읽는 동안 각자의 이야기들이 뭉클하고
나와 아빠의 기억들이 선명해지면서
눈가가 촉촉해진다.

서툴고 이야기하지 못해 오랜 시간 신음하며 지내온 서로의 이야기들이 나즈막히 위로해 주며 가슴에 강이 흐르는 기분으로 읽었다.

<문장과장면들>대표 고준영의 딸, 고애라부터 시작하는 아빠의 단상으로 시작해 잔잔하게 향수를 불러온다. 때론 원망하고 때론 이해하지 못해 침묵이 곧 단절로 이어지는 시간도 있었다. 그런 딸과 아들들이 목소리를 내어 부르기 힘든 이름을 낡은 일기장에서 꺼내온다.

"내 삶의 조각인 줄 알았던 당신이
내 삶의 바탕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긴 침묵을 깨고 말을 겁니다. "

서로가 멀어지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이 길어질 수록 감정의 골은 깊어져서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몰라 맴맴 돌다 서로의 등만 바라본다.

아빠가 되기 하루 전에 기대와 설렘으로 썼던 아빠의 작은 메모지 한 장으로 아빠라는 사람의 무게를 짐작해본다. 그것은 가장의 시작이므로...

쌍둥이 아빠, 노동하는 아빠, 술을 매일 마시는 아빠, 사업으로 힘들어하는 아빠, 무능력한 아빠..
우리가 기억하는 아빠의 모습은 다양하고 그들의 삶의 굴곡 역시 누구나 다른 모습이지만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은 감추어 있을 뿐 다르지 않다.

커다란 나무라고 생각하며 쓴 딸의 일기도 읽으며 감동을 받았다. 힘들어 보이지 않던 아빠의 모습은 어느 순간 우리에게 내어주고 점점 힘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우리가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일 수 있을까?
우리의 보호자였던 아버지는 점점 자리를 잃고 우리가 그의 보호자가 되어간다.

치열한 삶은 서로 원망과 존경과 사랑과 애중이 뒤섞인 채로 굳은 감정이 고인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그리운 이름이 되고,
어느 누군가에게는 기억에서 지워진 이름도 된다.

나는 아빠와 참 좋은 부녀지간인 특이한 경우이다. 독서모임을 하며 나와 같이 부모님께 사랑받고 평범하게 살아온 것에 감사를 드린 경험이 있다. 가깝게 내 딸은 아빠를 일찍 잃었으므로 자주 말할수 있는 말이 아니라서 마음이 아프다.

인순이의 <아버지>라는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한걸음도 다가설 수 없었던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얼마나 바라고 바래왔는지
눈물이 말해 준다

점점 멀어져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그래 내가 미워했었다

점점 멀어져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그래 내가 미워했었다

제발 내 얘길 들어주세요
시간이 필요해요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 싶다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긴 시간이 지나도 말하지 못했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미워했지만 그것은 사랑받고 싶다는 절규였고, 우리는 서로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말을 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채 살아간다.
자식들이 부모가 되어서야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 책에는 어떤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은지, 아버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아버지에게도 어떤 꿈이 있었는지,
아버지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는지..
등등의 인터뷰 질문과 답변도 실었다.
그리고 20명의 자녀들이 아버지를 향해 쓴 편지글이 빼곡하다.

나의 아빠를 생각해본다.
23살 엄마와 30살 아빠는 결혼을 하셨다.
엄마는 대학을 2월에 졸업하고 3월에 결혼이니 무척이나 이른 결혼이었지만 아빠는 꽉 찬 나이셨다.
일찍 혼자 되신 할머니를 큰댁에서 모시지 못해서 아빠와 엄마께서 임종까지 모시고 살았다.

젊은 우리 아빠는 테니스를 잘 치셨다.
주말이면 테니스코트에서 테니스를 치는 아빠가 멋있어서 대학가면 꼭 테니스를 배워서 언젠가는 아빠와 함께 공을 치고 싶은 꿈도 있었다.
대학생이 되어 아빠에게 테니스를 배우려고 하니 아빠는 웃으며 채송화 같은데 무슨 테니스냐며, 탁구를 치라고 하셨다. 아빠의 눈에 나는 아직 작은 아이였던 모양이다.

무거운 테니스 라켓 대신 탁구채를 권하시던 사랑하는 우리 아빠의 자랑이었던 나는 별로 큰 소리를 내는 아빠를 보았던 기억이 없다.
친구들이 오는 날이면 손에 한가득 샤프라도 들고 오셔서 하나씩 나눠 주셨다.

약주를 좋아하셔서 들어오시면 나에게 검문을 받기도 했고, 고등학교시절에 늦게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오면 아빠는 밤마다 학교 앞에 오셨다. 아침에 버스를 탈 일이 있으면 내 손을 잡고 함께 뛰어주시던 아빠.
그런 아빠를 실망시키고 힘들게 했던 건 결혼시작부터였다.

아빠가 걱정하시는 힘든 환경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무모한 일을 저질렸다. 여튼,,오랜 시간 고생했지만 나는 기쁨으로 교회일을 오래 하면서 노숙자 식사는 물론, 새벽반주, 주일학교, 성가대..등등 감당하기 힘든 일을 어린 나이에 하며 살았다.

내가 혼자 되던 해에, 아빠는 수술을 하셨다. 마음 고생이 크셨는지 끙끙 앓으셨는지... 말씀도 없는 분께서 내겐 말도 없이 병원에서 수술 마치고 연락이 닿았다.
탈장수술을 하셨는데 내가 걱정할까봐 말도 없이 수술까지 마치신 아빠 병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었다. 지금처럼 몸도 마음도 환하지 않았다. 내 몸과 내 마음 하나 제대로 건사하고 추스를 여유가 없었다.

어느 날, 술도 못마시던 나는 아빠와 소주자을 기울이며 저녁에 시작한 술을 천천히 야기하며 새벽 2시까지 식탁을 추우고 엄마가 과일을 주시고, 아이스크림으로 입을 달랠때까지 함께 속깊은 이야기를 했다. 아빠의 힘든 시절을 내가 어른이 되니 이해할 수 있었다. 전쟁을 겪은 피난시대를 살아오면서 가난했던 그 시절에 참고 포기해야했던 아빠, 이해하지 못한 순간에도 아빠는 아빠의 삶을 살고 고민하고 힘들게 버티고 오셨을 터이다. 나도 내색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온 세월 눈물을 흘리지 못했던 시간..

술한잔도 못하던 내가 힘들 풍파를 거치며 아빠와 처음으로 술잔을 기울이던 날, 아빠는 함께 대작을 하는 날이 온다며 무척이나 기뻐하셨다.
그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여러 감정이 파고들었다. 딸의 아픔과 시름을 술 한잔에 담아 내려는 것,
혹은 그렇게 함께 술자리를 하는 그 자체의 온기.
지금은 내 딸이 받지 못한 아빠의 사랑까지 넘치게 주고 계시다.

우리는 누구나 처음으로 부모가 되어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낸다.
그 안에 묻어놓은 진실은 꺼내야 비로소 빛을 낸다.
어둠에 감추인 말들을 꺼내기 쉽지 않지만 소원해지는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대화가 필요할 때가 온다.

아빠가 아버지가 되는 순간
하지만 나는 아직 아빠라고 부른다.

글을 쓰다보니 너무너무 죄송한 마음이 커서 눈물이 난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은 꺼내면 글을 되고 문장이 되듯이, 책 속에 모은 글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큰 산처럼 든든한 우리 아빠의 모습이 야위고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대신 아직도 해주실 게 남았다고, 아직은 아빠가 필요하다고 애교좀 부려야겠다.
아빠께서 좋아하시는음식을 싸들고 어버이 날에 찾아간다.
당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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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새움 세계문학
버지니아 울프 지음, 여지희 옮김 / 새움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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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은회색의 은은한 빛이 감싸고 있어서
꽤 분위기가 좋은 느낌의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는 어릴 적부터 로망같은 이름이었다. 나에게도 여성의 번영은 기분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나이팅게일과 퀴리부인의 전기를 읽으며 그들의 뒤를 따르고 싶었고, 신사임당처럼 살던 조선시대를 안타까웠다.

1910~20년대에 이렇게 페미니즘으로 앞서나간 여성작가가 존재해 여러 작품을 남겼다는 것이 소름끼칠 정도로 존경스러웠다.

최근 들어 읽어 본 그 어떤 에세이 산문집보다 월등하게 품격이 넘치고 자기의 주장에 명료함과 강인함이 배어 있었다. 읽는 동안 제대로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생각과 글에 녹아들어 함께 비탄에 빠지기도 하고, 함께 배열을 깨뜨리기도 하며, 흐릿해진 나의 삶의 기록들을 회상해 보았다.

"또 한쪽 성의 안전과 번영과 또 다른 성의 가난과 불안정함에 대해서, 한 작가의 마음에 전통이 미치는 영향과 전통의 결핍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저는 마침내 저러한 논쟁들과 저러한 기억들, 분노와 웃음으로 표피가 쭈글쭈글해진 하루를 돌돌 말아서, 산울타리 속으로 던져 버릴 시간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광막하고 푸른 하늘 벌판에 수천 개의 별들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불가해한 사회에 마치 홀로인 듯 싶었습니다. "

한쪽에 치우친 것을 번영이라 하고 반대로 기울어진 여성을 가난하다고 표현했다. 그 이전의 시대부터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여성들의 사상에 대한 결핍이 지나쳤던 사회였구나..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홀로 외롭던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에 애달퍼졌다.

"옥스브리지를 방문해 가졌던 오찬과 만찬은 벌떼같이 쏟아지는 질문들로 시작됐습니다.
왜 남자들은 와인을 마시고 여자들은 물을 마시는가? 왜 한쪽 성은 그토록 번창하는데 다른 쪽 성은 그리 가난한가? 가난은 픽션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예술작품 창조에 필수적인 조건들은 어떤 것인가?
천 가지 질문들이 한꺼번에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필요했던 건 답이지 질문들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은 1년이란 기간 동안 여성에 관해 얼마나 많은 책들이 쓰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얼마나 많은 책들이 남자들에 의해 쓰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

이웃의 블로그에서 여성 작가들만의 책 목록을 작성한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남성 작가들의 지분이 월등히 많아서 여성 작가들이 이름을 올릴 자리는 미비했다.

언제나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더욱이 그 오래전 시대에서 자신의 진실을 제대로 글로 써내기 위해서 많은 것들이 부서지고 편견에 맞서야 했던 시기였으리라.
홀로 다른 생각을 앞세우고 주장하는 것은 온전히 세상과 맞서는 일처럼 막막하기도 했을 것이다.

작년에 읽었던 <여성의 글쓰기>라는 책의 저자도 기자로서 글을 써오던 시절에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많은 의지를 꺾어야 했기에 기자아닌 자신의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 바있다.

아직도 여성들은 할 말이 많다. 많은 부조리와 불합리한 상황에서 아닌 척 살아 온 시간들에 파묻히고 익숙해져버린 굳은 기름을 걷어 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여기 저기에서 울리는 여성들의 목소리와 여성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는 서사들이 많아지길 응원한다.

"왜냐하면 걸작이란 혼자 외톨이로 태어나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숱한 세월을 거치며 사람들이 형상화한 공통적인 사고의 산물이고, 따라서 하나의 목소리 뒤에는 집단의 경험이 있는 것입니다. "

"소설은 실제 삶에 이렇게 상응하므로, 그것의 가치 기준은 어느정도는 실제 삶의 가치 기준들입니다. 하지만여성의 가치 기준들이, 다른 성에 의해 만들어진 가치 기준들과는 종종 아주 다른 건 분명합니다. 그건 당연히 그렇지요. 그럼에도 지배적인 건 남성의 가치 기준들입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제도 안에서 위축되지 않고 자신들의 글을 당당히 써낸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논할 때마다 그들의 작품들을 다시 읽고 싶었다.
여성 소설들들은 자신들의 성의 한계를 용감하게 인정해야만 뛰어난 경지에 도달하길 열망할 수 있다.

"창에서 머리를 떼면서, 새삼 마음이란 건 확실히 몹시 신비로운 기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아주 전적으로 거기에 의존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관해 알려진 건 거의 없습니다. 왜 제겐 마음에도 절단과 대립이 있다고 느껴지는 거까요? 명백한 원인들로 인해 몸이 긴장하듯이 말입니다.
분명히 마음은 아무 때고 어느 한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기에 절대 단일한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백년이 지나도유효한 가장 탁월한 페미니즘의 고전이라고 칭송받을 만한작품이었다. 홀로 자기만의 방을 꿈꾸는 모든 여성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기대처럼 찬찬히 생각하며 읽을 행간들이 너무도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멋졌다.

버지니아 울프는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을 위해 끊임없이 글을 썼던 것이 아닐까.

잠자고 있던 무딘 감각들이 촉수처럼 살아 움직이는 듯이 하나하나 건들고 지나는 잔잔하지만 강인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감히 섣불리 감상조차 꺼내기 두려울 정도로 벅찬 언어들이 많아서 가슴에 오래 간직하고 싶을 뿐이다.

"이 모든 한없이 흐릿한 삶들이
기록되어야 해요.
당신이 쓰고 싶은 것,
그것이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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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수채캘리그라피 - 하나씩 쉽게 그려나가는 88개의 행복
임경희 지음 / 밥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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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글씨쓰는 것을 좋아해서 주로
검정펜이나 푸른빛의 만년필로 시를 적거나 독서노트에 필기를 하는 편이다.
수채화 붓을 손에 잡고 무엇을그릴지 고민만 하다가 다시 글자로 채워넣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이런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기초를 키워주는 연습도안을 함께 실었다.
쉽고 간단하게 따라 그릴 수 있도록 수채화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다.

사실 캘리그라피라고 하면 거창해보이지만 나만의 개성 손글씨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캘리그라피이다.
거기에 물과 물감이 만나 투명한 그림을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더욱 화려하고 고급스런 이미지가 될 것이다.
미술 전공자처럼 세밀한 그림은 오히려
글씨의 맛을 해치게 된다.
간단한 그림과 나만의 글씨의 조화가 수채 캘리그라피의 매력일 것이다.

정성으로 눌러 쓰고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그린 그림으로 엽서 하나를 받게 되면 위로와 감동이 된다. 사실 손글씨와 캘리그라피를 하게 되면 선물을 주고 싶어지는 것이 또 하나의 매력이다. 나만의 글씨로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에게
마음을 담은 글귀를 생각하는 것부터가 이미
감동의 시작이라는 것을 받는 사람도 알아주길..

글씨만 주로 쓰다보니
작은 그림이라도 배우고 싶은 터에 이 책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물론 당첨이라는 선물이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어떤 그림을 그릴수 있을까?
쉬운 도안부터 하나씩 도전해 보기로...
부모님께 드릴 용돈봉투부터 시작해봐야겠다.

즐거운 취미생화로 추천하고 싶은 손글씨.
아무래도 좋은 글귀를 생각하고 쓰다보면
내 안에 힐링이 되고 차분해져서 캘리그라피를 접하는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다.

붓과 먹으로 하는 쓰는 정통 캘리그라피를 선호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소품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채화 그림을 꼭 그려보고 싶었다.
나처럼 무엇을 그릴까? 어떤 문구를 넣을까?
고민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캘리그라피 연습용 가이드 북이다.
따라하고 싶은 이쁜 그림들 88가지가 꽉 차있다.

절반은 설명과 완성작품이 실려있고
뒤의 내용은 도안만 그려져 있다.
누구나 따라 그리고 도전해볼 수 있는 그림들이다.
색깔은 아무래도 조금씩 달라도 되지 않을까~
자유롭게 내 안의 예술성을 끄집어 내볼 시간
즐거운 수채화 붓과 물감을 준비해 본다.
초보지만 나도 따라서 하면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준다.
너무 잘 그릴 필요도 없다.
그냥 나만의 그림과 글씨로 전하는 진심이면 받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것이므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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