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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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와 <자기앞의 생>을 잇는 소설이라니!!
두 소설 모두 나의 생을 흔들어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랑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알게 했던 소설들이기에 기대를 갖고 읽었다.

벨기에의 공쿠르상이라 불리는 빅토르로셀상을 비롯해 14개 문학상을 석권하며 유럽 문단을 사로잡은 <여름의 겨울>은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는 소녀가 동생의 순수한 미소를 되찾기 위해 세상과 싸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우아하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280쪽의 소설은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았지만 남동생 질을 돌보는 4살 많은 누나의 삶은 너무도 고단하고 잔인한 상처들이 많았다.

TV 에서는 항상 그랬다. ​
TV에서만은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특히 광고 속에서.
그들은 함꼐 이야기 하고, 웃었다.
사람들은 아름다웠고 서로 사랑했다.
우리 집에서 가족 식사란, 커다란 잔에 담긴 오줌을 매일 마셔야만 하는 벌과 비슷했다.​
아버지가 소파로 돌아가려고 일어나는 순간에야 비로소 자유가 찾아왔다.
p.26

시작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분노가 고함을 통해 모두 빠져나가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포효에 가까웠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어머니를 삼켜 버리려는 듯 목구멍으로부터 터져 나왔다. 포효로 충분하지 않을 때면 손이 도왔다. 아버지에게서 분노를 완전히 비워 낼 때까지. 어머니는 바닥에서 언제까지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속이 빈 베갯잇처럼 보였다. 그러고나면 그 다음 몇 주 동안은 평화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p.42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의 표정을 살펴야 하는 아이들,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위해 그런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디는 어머니.
그들의 삶은 상상을 할 수 없다. 대부분의 폭력은 어쩌다 발생하는 사고가 아니라 반복적이고 지속적이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생각되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감정을 컨트롤하는 뇌관이 고장난 듯 폭주해간다. 아마도 정신병 중의 하나가 아닐까 요즘 말로는 분노조절장애같은...
가정폭력이 끼치는 끔찍한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는 시작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했다.
마치 엄마 배 속에 있는 것처럼 따듯하고 포근한 짧은 시간. 그 시간만큼은 내가 삶의 여정을 능숙하게 지배하고 있는 듯한 환상을 품을 수 있었다. 마치 하이에나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는 벽이 존재하는 것처럼.

삶이란 믹서에 담겨 출렁이는 수프와 같아서, 그 한가운데에서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칼날에 찢기지 않으려고 애써야만 하는 것이다.
p. 91

그 곳을 벗어나고 싶은 나는 마리 퀴리처럼 과학을 공부한다.
사랑하는 동생이 잃어버린 순수한 미소를 되찾아주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발명해 내는 것이 소원인 아이.
요정처럼 믿고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모니카에게 함께 타임머신을 만들자고 이야기한다.
마침 그날 폭풍우가 몰아친다는 날이 다가오자 모니카는 가장 소중한 물건을 갖고 오라고 한다. 소녀는 아빠의 가장 소중한 전리품인 상아를 몰래 가지고 오는데 모니카는 놀라며 당황한다.

"하지만....이건 그냥 놀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 아니었니?"​
모니카는 어린 소녀와 즐거운 놀이로 시작한 일이었으나 소녀에게는 동생을 구하고 사고로 죽은 아이스크림 할아버지를 구하고 싶은 희망 전부였다. 아이들의 동심을 이용해서 놀이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충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생각과 아이들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속아 넘어가는 재미와 놀이를 즐긴다는 생각을 떨쳐버려야했다.
아이는 간절한만큼 좌절이 커졌다.
믿었던 모니카 할머니는 요정이 아니라는 것을 언제 알게 되는 것일까?

우리가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알고 동심을 잃게 되는 것처럼...

폭풍우에 대해선 거짓말을 했지만, 다른 건 아니야. 마리 퀴리에 대해서도 아니야.
넌 용감한 아이야. 네겐 위대한 일을 해낼 용기가 있어. 오늘 네 얼굴은 무척 단호했단다. 다만....계속 싸워라. 미안해. 나는 오정이 아니야. 그래도 넌, 넌 특별하단다, 꼬마 아가씨.
p.107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그 아기는 벌써 어머니로부터 깊은 사랑을,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 사랑은 내가 존재했던 지난 12년 동안 내 부모님으로부터 그러모아야 했던 것보다 커 보였다. 하지만 보잘것 없다는, 괴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떤 위로가, 안전함이 느껴졌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내가 깃털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p.121

그 아이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었다. 사냥을 즐기는 아버지는 남자 아이들을 불러 모아 자신의 딸아이를 목표로 사냥을 시작하는 부분에서 분노가 치밀어 숨이 막혔다.
아버지라는 사람이 자신의 딸을 사냥의 표적인 먹잇감으로 사냥놀이를 한다니!!
분노과 절망으로 일그러져 어둠을 뚫고 도망다니는 아이를 상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과 손이 떨렸다.

내 생각을기다리지 않고 다리가 먼저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땅을 박차며 달려 나갔다.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대로 이 행성을 가로질러 다른 세상으로 사라져야만 했다. 다른 것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먹잇감이 아니야, 젠장. 절대로.
이제 끝났다. 나는 먹잇감이 아니었다. 포식자도 아니었다. 나는 나였고, 파괴될 수 없었다.
p.210-211

언제 어디서든 나의 잘못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감정에 따라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그리고 그것을 참아내며 온 몸과 얼굴이 흉터와 멍자국인 엄마를 바라보는 남매도 조금씩 변해간다.

환경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든든하게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사람은 올바르게 살아간다.

생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찬 소설로서 자유롭고 똑똑하고 감탄스러운 소녀는 절대 악에게 지지 않는다. 자신을 잃지도 타협하지도 않고 지킨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극한의 두려움과 공포속에서도 살아 용기를 낸다.

"엄마, 엄마는 왜 인생을 놓아 버렸어요?"​
묻지않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내가 정말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다른 누군가에게서 나온 말인 것만 같았다. 그 질문에는 어떠한 악의도 없었다. 저말로 그저 묻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삶은 실패했다. 성공한 삶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웃음 없는 삶, 선택없는 삶, 그리고 사랑없는 삶이 망가진 삶이 라는 것은 알았다.
p.223

어린 동생을 안심시키기 위해, 역시나 어린 아이가 말하는 진짜 삶은 잔인해보였다. 한번이라도 폭력을 겪었거나 폭력에 노출되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공포감일 것이다.
그 상처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아물고 옅어질 수는 있을지언정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이의 어머니 얼굴에서 상처가 눈으로, 입으로, 이마로 옮겨갔던 것처럼 폭력의 흔적은 몸 여기저기서 불쑥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또 나타나길 반복한다.

누구도 섣불리 말하지 못하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유년시절 폭력의 그림자를 보고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들이 종종 그랬지만 가까이에서 겪은 일은 없다. 하지만 이처럼 가정 폭력의 그림자로 멍든 아이들과 가정 문제에는 관심이 많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마땅히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가족이란 관계에서 행해지는 폭력.
온 힘을다해 미워할 수도, 도망갈 수도, 안심할 수도 , 치유될 수도 없을 아픔과 상처이다. 부모의 사랑은 물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어떤 경우에서든 사랑은 남아 사람을 살리는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된다.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자기의 생의 방향을 바꾸어 줄 길을 찾아 가는 여정에 응원을 보내며 뭉쿨한 감동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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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동의보감 - 내 몸은 내가 지킨다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
허영만 지음, 박석준.오수석.황인태 감수 / 시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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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의 <동의보감>을 허영만 만화로 만날수 있다는 이벤트가 있어서 신청했다. 이름있는 만화가인지라 경쟁이 치열해서 기대를 안했는데 나에게 차례가 왔나보다. 천천히 오래 읽게 되니 만화 형태이지만 속도가 나지는 않았다.

병들기 전에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강조되는 말인 것같다. 아는 것도 좋지만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작가 허영만
평생 만화가이고 싶은 것이 꿈인 작가.
<각시탈><날아라 슈터보드><타짜><식객>등 수많은 히트작을 낸 만화작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로 손꼽힌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제작된 많은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두며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허영만의 만화는 정말 믿고 보는 만화였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만화의 주인공들이 떠 오른다.
<허허 동의보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을 재해석한 교양 만화로, 정보와 재미를 섞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건강에는 욕심을 부려라

요즘처럼 의학이 발전한 마당에 대학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병을 침이나 뜸으로 고치는 경우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 몇년 전 <식객>을 그리다가 한의사를 만났다.

"동의보감을 보면 섭생이 건강을 좌우한다"는 말을 듣고 <동의보감>을 가슴에 품고 지내던 참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인연을 설명한다. <동의보감>은 단순한 의학 서적이 아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습관에 대해 알려준다.
"건강을 지키는 지혜서이자 안 아프고 오래 사는 비결"을 적어 놓은 실용적인 책이다.

허준 선생은 돈과 명예를 내려 놓더라도 건강에는 욕심을 부리라고 말한다.

<허허 동의보감>
"허허"의 3가지 의미
첫째, 양천 허씨 20대손 허준과 31대손 허영만 두 분의 작품임을 표함
둘째, 호방하게 웃는 의성어로 긍정의 에너지를 나타냄
셋째, '허허로움'은 도가에서 신선의 경지에 이른 것을 뜻함

탄생과정

동의보감을 허준이 만들었다는 것은 역사시간을 통해서나 상식적으로 많이 아는 부분이다. 하지만 허준이 언제 태어났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1575년부터 궁궐의원으로 일하면서 선조의 병을 치료하기도 했다. 천연두에 걸린 세자의 치료에 성공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허준은 1596년 의학서적 편찬 임무를 명받는다. 당시 중국에서 가져온 의학 서적이 많았지만 어렵고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 보급에 무리가 있으니 우리 것으로 다시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의학 서적을 참조했으나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우리 실정에 맞게 재수정했다. 특히 중국 약재 이름과 우리 약재 이름을 함께 기재해 누구나 쉽게 약재를 찾아볼 수 있게 잘 편집했다. 병들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예방 의학을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동의보감은 의사가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책이다.

마음에 집착을 없애고
병들기 전에 요인을 없애고
너무 많이 먹지말고
무리하게 일하지마!

쉬우면서 어려운 습관들이다.

같은 병이라도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사람에 따라 병도 처방도 다르다. 한의학은 춘하추동, 남녀노소, 체질, 건강한 사람, 약한 사람, 빈부귀천, 사는 곳 등을 따져 처방한다
"부자는 몸이 편하되 마음은 불편하고
부자가 아닌 사람은 몸은 고달프되 마음은 편하네. 어찌 같은 약을 쓸 수 있겠는가.
높은 곳은 건조하고 낮은 곳은 습하고 기압과 음식이 다르니 달리 써야하지 않겠는가"
참으로 지혜로운 방법이다. 한의학의 기본은 인간을 환경에 적응시키고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건강을 지키는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적당히 마셔야지 너무 많이 마시면 지방으로 축적되어 되레 살이 찌는 사람도 있고, 물을 많이 마시면 땀이 많아지고 오줌을 많이 누는 사람도 있다. 신진대사가 좋지 않은 노인들이 물을 많이 마시면 배출되지 않아 오히려 물먹은 스펀지가 된다.

<동의보감>의 구성

동의보감은 정, 기, 신이라는 세 기둥 위에 세워진 집이다. 제1권에서는 정기신이 흐르는 몸 안의 풍경(내경)을 살펴본다. 제2권에서는 몸 밖의 모습(외형)을 살핀다. 이를 바탕으로 제3권에서는 다양하게 변화하는 병(잡병)을 살핀다. 제4권에서는 병을 진단하는 법과 치료에 쓰는 약(탕액)을 다루었다. 마지막 제5권에서는 침 치료에 관한 내용(침구)이 들어있다. 이로써 몸의 안과 밖, 온갖 질병, 치료에 쓰이는 약과 침을 모두 다루었다. 참으로 정연한 체계가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도 인정한 최고의 건강 만화답게 무병장수의 해답을 찾아 재밌는 만화로 그렸다. 역사 속에 묻혀있던 고전의서를 재발견해 해학과 정보를 곁들여 재구성한 책이다보니 흥미롭고 친근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많으나 행동으로 실천해야 얻어지는 것이 건강인 것 같다.

우리 몸 전체와 마음까지 생각하는
<허허 동의보감>을 읽고 나니 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근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몸의 건강도 마음과 뿌리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니 항상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감정을 너무 심하게 낭비하지 않아야겠다.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는 말이 옳은 말인듯하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자기의 몸을 제대로 돌볼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병을 무서워하고 건강을 간절히 바라는 것 만큼 몸과 마음을 관리하며 소홀했던 것을 점검해본다.

선조들의 건강에 대한 지혜와 마음 가짐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책이며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아 교육적으로도 읽기 편하다. 요가처럼 따라할 수 있는 도인체조도 여러장 있어서 마지막까지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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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상처만 남진 않았다
김성원 지음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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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의 내 자신을 만난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정말 끝이란 것이 있어. 내 말을 믿어봐.
이 상태로 네가 소멸하지 않아.
너는 더 행복해지고 더 기쁘게 살게 돼.
내 말을 믿어줘. 더 이상 울지 않게 될 거야"

프롤로그에서 '내가 보았던 빗물은 누군가의 눈물이었을까?'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고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의 아픔에 민감했던 작가의 이야기에 살짝 의아했었다.
이 글을 처음 읽을 때만 해도 '김성원'이란 작가를 남자로 알았으니 꽤 감상적인 남자분이셨구나,,착각을 했다.
이름에 대한 편견이 아직 있는 모양이다. 김성원. 남자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글을 읽다보니 여자 작가 분이셨다.
언제쯤 이름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인생이 누군가가 쓰고 있는 소설이라면,
그 작가에게 무엇을 부탁하고 싶은가?
나는 플롯을 너무 복잡하게 짜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헷갈려 한다.
과연 선이 악을 완전히 이길 수 있을지를.

우리의 인생이 누군가가 쓰고 있는 소설이나 시나리오라는 생각을 못해봤기 때문인지 상상력이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작가들의 말을 수용하는 편인데 이 작가랑은 공감대도 있었지만, 생각의 어긋남이 몇 군데 있었다. 누군가의 부탁대로만 수동적으로 살던 내가 얼마 전부터 '인생의 주인공이 나'라고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살아야한다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잡았다.

누군가 내 삶을 조정하고 있다는 생각이나, 누군가의 플롯대로 내 인생이 풀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은근히 짜증이 났다.
작가는 단지 상상이나 가정을 했을 뿐인데... 대상이 없는 누군가에게 왜 내 인생의 스토리는 이렇게 구성했는지 따지고 싶어서일까?^^

당신에게 꽃을 준 사람은 그 전에 누군가에게 꽃을 선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다.

우울한 맛 바질 파스타
어쩌다 파스타를 만들게 되었다. 소중한 친구가 파스타를 같이 먹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파스타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우울해. 우울한 맛을 원해.

우울한 파스타의 맛은 어떤 맛일까? 오일과 바질 만으로 우울한 맛을 냈다고 하는데 궁금하다. 문득 나의 우울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우울할 때는 뭔가 이쁘고 맛잇는 음식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슬픔을 경험하는 것은 인간을 숭고하게 만든다. 우울한 감정은 인간답게 만든다. 그런 감정을 겪어내고 이겨낸 사람의 위로와 공감 능력은 따뜻하고 섬세하다. 혼자 이겨내야 한다고 몰아 세우기보다는 함께 보듬어 갈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존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 생각해본다.

넘어지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넘어지지 않을 수는 없지만, 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근육의 힘은 키울 수 있다. 넘어짐과 일어섬의 과정을 통해, 이전의 나보다 더 큰 사람이 되어간다.

같은 돌부리에 계속 넘어질 때​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반복한다. 왜 어떤 사람은 계속해서 나쁜 파트너를 만나서 고생할까? 왜 어떤 사람은 믿었던 친구에게 사기 당하는 경험을 반복할까?
비슷한 문제를 반복해서 겪는 사람을 볼 때마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실수의 원인이 되는 문제가 치유의 기회를 간절히 기다리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는 해결할 수 있을테니 좌절하지 말라고.

나 역시 이런 경험이 있어서 마음에 와 닿았다. 자꾸 비슷한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상처를 받고, 정에 약하고 사람을 잘 믿고 경계심이 없어 사기 당하거나 거짓말에 잘 속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경계를 가져야 할 것 같아 날을 새우게되고, 내가 상처받기 싫어서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어른이 되었다.

슬픔은 사라진다. 콘서트 홀에서 흐르던 디베르티멘토의 우아한 멜로디 속으로 슬픔이 사라져갔듯이. 우리를 아프게 하는 기억들은 사라진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 아픔은 사라진다.

나는 이 문장과 문단의 내용에 반대한다. 콘서트 홀에서 우아한 멜로디를 듣지 못해서 슬픔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슬픔의 크기나 무게가 줄어들고, 농도가 옅어질 수는 있으나 사라진다는 것은 슬픔은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해서는 안될 말이다. 사라지는 슬픔은 없다.​
마음에서 인정하고 조심씩 내려놓을 뿐이고 참아내고, 살아내는 것 뿐이지 다시 떠올려보면 그 때의 슬픔이 그대로 올라온다.

융의 심리학을 공부한 이후 작가의 그림자는 무엇일까 생각하며 그런 속성들을 억압하는 자신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프로이트나 융의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아서인지 이런 심리학자들의 전문 지식이 나오는 부분들도 무거웠다.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어떤 틀과 이론에 맞춰 사람을 구분짓고 판단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심리학 공부나 정신분석 포럼에 참석하고 강의 들은 내용과 영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보지 않은 영화들의 이야기라서 흥미롭지 않았다. 작가의 영화 성향과 나의 성향이 다를 뿐이니까^^

영화보다 책은 읽고 싶어서 목록에 적어 두었다. 읽고 나면 작가의 마음이 이해가 될 지 모른다. 아니, 책과 더블어 그의 슬픔에 함께 마음을 담궈보고 싶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학창시절의 일화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고등학교 앞 분식집에 유행하던 즉석 떡볶이는 정말 최고였다^^
팅팅 불은 학교앞 떡볶이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냄비에 이것저것 담아 야채와 당면을 넣어 끓이는 즉석 떡복이의 추억에 잠시 잠겼다.

작가는 우주에 관심이 많았나보다.
나도 어릴 때 아빠가 광화문 근처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주셨는데 문학소설을 고른 기억이 난다.
나에게도 아빠는 우주였다.

작가는 아빠에게로부터 받아 누린 우주의 공간이 너무 크고 지배적이었다. 사업의 곤란함을 겪으시던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고, 두 분의 죽음을 견디면서 스스로 심리학을 공부하며 치유받은 작가의 모습이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치유받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끌어다 쓰는 피땀어린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디오에서 직업적으로 매일 글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의 삶에서 느껴지는 표정들이 읽혀지면서 함께 일어나 걸을 수 있는 근육이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모두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넘어져도 일어나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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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속의 한국사 - 가뿐하게 읽는 역사
박강리 지음 / 북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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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도(세종대왕), 퇴계 이황, 신사임당, 율곡 이이.
네 인물의 공통점은 모두 지폐 속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친숙한 화폐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폐에는 역사 위인의 초상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과학, 정치, 철학, 예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지폐를 따라 세종대왕과 천문 과학을, 퇴계 이황과 철학을, 신사임당과 예술을, 율곡 이이와 정치를 탐방해가는 역사 이야기 책이다. 지폐와 함께 엮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호기심을 끌었다.
읽다보니 한번에 읽을 수는 없어서 네 인물을 나누어서 한 인물씩 읽어 나갔다.

세종 이도(1397~1450)​
경복궁에서 조선의 천문과학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라. 그 길에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도는 운명처럼 세자가 되었고, 왕이 되었다. 할아버지 태조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고, 아버지 태종은 길을 닦았다. 백성들이 편안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나라, 어진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드는 일이 왕으로서 자신이 짊어진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 세종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앞으로는 힘이 아니라 덕으로 다스리는 정치를 겠노라고.

해시계는 구조가 간단하고 설치도 쉽고 사용이 편리하지만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초기 물시계는 사람이 매일매일 물을 채워주어야 했기에 '스스로 타격하는 물시계'인 "자격루"를 만들게 된다. 장영실과 세종의 학구열이 대단해 보였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세종은 백성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시계와 천문 관측기구를 만든다. 앙부일구는 그 시절에 한양의 위도까지 읽어낸 과학적인 시계였다. 세로선은 시간을 나타내고 가로선을 24절기를 읽어낸다. 그림자의 위치로 시간과 절기를 알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조상의 지혜였다.

퇴계 이황(1501~1570)​
한 방울 한 방울의 물방울이 모여 끝내 바다를 이루듯 꾸준히 공부하여 뜻을 이루라

선조가 왕위에 오르자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봄철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디. 학문과 인품이 뛰어나 널리 명망을 얻고 있던 퇴계는 선조 임금에게 <성학십도>를 지어 올렸다고 한다. 이제 열일곱 살에 접어든 임금을 위해 신하로서 학문의 길을 안내하고자 하였다. 성리학의 체계와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고, 나아가 성군이 되어 바른 정치를 펼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았다. 퇴계는 죽음 앞에서도 매화를 챙기는 일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매화에 물 주어라"
아마 지금으로 살아계셨다면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학자로 기억될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도산서당의 현판이다. 직접 쓰며 도산서당을 짓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느껴진다. 글자에서 봉우리 세 개인 산과 새 한마리를 찾을 수 있다.
천원권 앞면의 건물은 성균관 안에 있는 명륜당이다. 퇴계는 젊은 시절 성균관 유생으로 입학하여 공부하였고, 관직에 올라서는 성균관 대사성도 여러 번 지냈다. 성균관 대사성은 오늘날로 치면 국립대학교 총장에 해당한다. 도산 서원을 하나하나 사진과 함께 설명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신사임당(1504~551)
시는 그림이 되고, 그림은 시가 된다

신사임당은 워낙 좋아하던 인물이고 현모양처로서만 조명되어 제대로 예술적인 면을 살펴보는 자료들이 부족했다. 사실 역사에는 그다지 폭이 넓지 못해서 이 책만으로도 모르던 지식이 풍부해지는 기분이다.
사임당은 중국의 '태임'이란 여인을 롤모델로 삼아 자신이 호를 '사임'으로 스스로 지었다고 하니 얼마나 의지가 확고하고 야무진 여인이었을까 싶다. ('사임'이란 태임을 본받는다는 뜻이다.)

신사임당의 아버지는 사위 이원수의 품성을 보고 조금 처지는 살림에도 장가를 들였다. 과거 공부를 게을리하지는 않았지만 벼슬길에 오르지 못해 10년 이상을 시부모와 아이들을 건사하는 신사임당이었다. 그러다가 벼슬길에 오르니 가장 좋아하던 신사임당을 두고 두 아들과 서울로 갔다. 그리고 신사임당은 병이 들어 남편과 두 아들이 돌아오기 전에 숨을 거둔다는 설명에 안타까웠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된 것이 아니니 서울에서 강릉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는 모른다. 신사임당이 병을 앓으며 유언처럼 자식들을 위해 재혼을 하지말아 달라는 당부를 했는데도 이듬해 바로 재가를 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포도 그림과 초충도의 실력이 최고였던 문인이다.

율곡 이이(1536~1584)
글을 읽는 이유를 기억하라. 옳고 그름을 알아 차리고 실천하도록 노력하라

율곡은 어머니를 잃고 임종도 못지킨 슬픔에 시묘살이 후 외가로 가서 공부를 했고 장원급제를 9군데나 했다고 한다. 모든 학문과 예술은 어머니 사임당으로부터 배웠다. 율곡은 어머니의 명복을 빌고, 삶과 죽음이라는 실존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서모 권씨와 부부의 관계를 맺었으니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마땅했다. 하지만 마음엔 소용돌이가 일었다. 집을 떠나 불교를 공부하며 학문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율곡은 우주 자연의 질서와 이치 안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재와 삶을 깊이 성찰하며 많은 저서를 남긴다. <동호문답>,<성학집요><격몽요결>을 집필하며 사람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깊었다.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사회를 개혁하고, 나아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도리를 가르치는 교육에 헌신했다.

세종대왕을 처음 읽을 때는 이 분만으로도 쓸 거리가 넘쳤는데 이황과 신사임당, 그리고 율곡까지 읽다보니 제일 생각나는 것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야기였다. 역시 마지막에 읽은 것이 더욱 선명하게 남는 모양이다. 요즘은 지폐를 많이 가지고 다니지는 않지만 친숙한 위인들에 대해 조금 더 세세히 알 수 있었던 역사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하면 좋은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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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 창비시선 439
이영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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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되어가는기분이다#창비시선#이영재첫시집#어나더커버한정판

창비에서 시인의 '첫 시집'발간 기념으로 어나더커버 에디션을 한정 판매한다. 기존 창비 시선의 표지에 색다른 표지를 덧입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받은 이영재 시인의 첫 시집이다. 기존의 표지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지만 핑크빛의 종이로 한번 감싼 표지는 고급스럽고, 정성스레 포장한 분위기로 선물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시를 읽다보면 처음부터 마음에 쏙 와닿는 시도 있고, 어려워서 여러 번 읽어야 하는 시도 만나고, 도무지 길을 찾지 못해 헤매야 하는 난해한 시도 만난다.
이 시집의 시들은 산문시 형태로 서너장 분량의 시가 대부분이라 더 집중해서 읽어본다. 언어의 나열들이 새롭고 투명하며 모호하지만 시를 쓴 시인의 마음, 그리고 그 너머의 감정까지 헤아리고 느끼다보면 삶이 보인다. 깊숙히 내재된 언어들로 시인은 어떤 마음으로 시 속에 삶의 뿌리를 내리려는 것일까?
함께 들여다 보다가 시의 제목이 담겨있는 시 한 편을 찾았다.
시인과 나는 무엇이 되어가는 기분일까?

「슬럼​」
연약한 하늘색을 어슬렁대본 적이 있다.
무결한 사람에 들어 있는 사람을 구출할 수 없다
옥수수와 참치
옥수수와 참치
통조림을 먹으며 구덩이를 파고 싶은 기분이 든다
슬럼프 안에 담겨 있으면 포근하다
삐뚤빼뚤 열린 하늘을 본다 부피를 본다 색을 본다 경계를 본다 무결을 본다 연대로 열린 대로
보이는 걸 보고 있다 올려다보는 사람을 본다
그 사람을 구태여 하지 않는다
보다가
본다
운명을 믿는 사람을 보고 있다
시간이 불타는 걸 보고 있다
포로들은 멈춘 버스에서 단잠 중이다
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

<주방장은 쓴다>은 등단작이라고 한다.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젊은 시대의 막막함을 그리면서
시인으로 새로이 태어나고자 하는
예술가로서의 간절한 바람을 아프게 보여준다.
그래서 주방장은 쓴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시는 연작시로 번호가 8번까지 매겨지며 두장을 메운다.

「미지​」
1. 약속이 아닌​
애인은 이 곳으로 올 수 없고 애인의 애인인 나는 그 곳으로 갈 수 없다 교묘한 지점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우리는 교묘한 약속이어도 , 된다

2. 만남이 아닌​
스테인리스 스틸에 손을 대본다 차갑다 나는 온도가 있다 이 공간은 능동보다 피동은 아닐까 의심처럼
애인이 온다 가면을 쓰고 가면이 웃고 나의 가면도 웃을 수 있다는 사실, 악수는 짧다

5. 비가 아닌​
"물이 쏟아지면 좋겠어" "비가 올 것 같진 않은데" " 비?" " 그래 비" "비가 뭐지?" "비는 물이지" "그러니까 물" "그러니까 그걸 이제 비라고 하자"
한다
기록, 열린 기록, 닫히지 않은 기록, 기록되지 않을 깨끗한 기록, 포옹을 하고자 했는데
포옹을 한다
"차구나!"
"스테인리스니까, 아직."

8. 이별​
조용하고 깨끗한, 그리울 수 없는

<위하여><청사진><흰검정>등 다른 시들도 좋았다. 언어의 한계성과 가능성에서 모순된 언어들이 희한한 조합을 하고 있다. 흰검정?^^
조금은 출구를 못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시들도 있지만 그것이 시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시라는 장르 역시 다른 문학처럼 아름다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은 것도 노래한다.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것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산문시와 짧은 시들이 섞여 있었다. 시처럼 혹은 에세이처럼 읽다보니, 사회의 팍팍한 현실들을 경험한 시인의 새로운 언어로 표현한 작품집이라는 느낌이다.
애인과 만나고 약속하는 것과 포옹하고 이별하는 것들이 미지의 세계에서 열리는 것처럼 모든 시들을 열고 닫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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