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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퍼킨스Francis Perkins

학년 대표가 된 퍼킨스는 동기들과 함께 모토를 선택했다. 
"형제들아 견실하라." 
이 말은 퍼킨스가 동기들과의 마지막 기도 모임에서 낭독한 고린도 전서 구절의 일부였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돼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라."
마운트 흘요크는 여자로 태어난 데다 사회적 배경 때문에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고 여기던 퍼킨스와 여학생들로 하여금 자신도 뭔가 영웅적인 일을 해낼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갖도록 가르쳤다. 그러나 그방법은 역설적이었다. 아무도 그녀에게 대단한 존재라고도, 영웅이 될자질을 갖췄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대신 퍼킨스가 타고난 자신의 약점을 직면하도록 했다. 그녀를 내리누른 것이다. 그런 다음 그것을 이겨내고 위로, 밖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가르쳤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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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그리고 창씨개명
도항증명을 위한 창씨개명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慣悔錄)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웨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라나온다.
<참회록(참회錄)> (1942. 1. 24)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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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거리
<돌아와 보는 밤>

이제 창(窓)을 열어 공기(氣)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房) 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는 길이 그대로 비 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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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그리고 어머니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小學校) 때 책상(床)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異國少女)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도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 짬><라이넬 · 마리아 · 릴케 >이런 시인(詩人)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우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별 헤는 밤>윤동주1941.11.5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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