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1968년 미국에서 출판된 미국의 아시아정책에 관련된 책입니다.

Beyond Vietnam: The United States and Asia(Alfred. A. Knopf,1968)


위의 책이 오늘 소개할 책으로 출간된 지 53년이 되었습니다. 이런 고서를 소개하는 건 1968년 당시의 상황을 당시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당시의 상황이 현대사로 포함되어 있어 현재시점에서 비교가 가능한 것도 고서를 읽는 이유입니다.

1968년이면 아직 베트남전쟁(1960-1975)이 종결되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은 1961년 군사쿠데타로 박정희 군사정부가 들어서 있었고, 1965년 한국과 일본사이에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졌고 베트남전에 한국군이 파견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의 저자 라이샤우워 교수는 1961-1965년 기간동안 주일미국대사를 지낸 분으로 책에는 언급이 없지만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아직 농업국가였고 경제개발계획이 진행중이었으며 아직 경부고속도로도 완공되기 전이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국공내전(Chinese Civil War, 國共內戰,1927-1950)을 숭리로 이끈 마오쩌뚱(毛澤東)이 아직 살아있었고 1966년부터 문화대혁명이 시작되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미국은 1965년 북베트남에 대규모 폭격을 했지만 전쟁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고 남베트남 지역에서 베트콩의 게릴라 전술에 밀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발을 뺄 수 있는 방법을 찿는데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전문가인 저자는 일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데 일본이 명치유신(明治維新)을 통해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근대화/서구화애 성공한 나라로 다른 저개발된 아시아의 나라와 다르고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정책 파트너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이 아시아에서 한국과 만주에서 식민화를 시킨 역사는 고스란히 설명이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제2차세계대전 패전이후 미군이 일본을 점령하고 일본에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식시켰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언급합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군정을 실시하면서 일제 시대 전범과 친일파들을 그대로 중용시켜 두 사회의 체제붕괴를 막고 러시아와 중국의 공산세력에 대응하는 봉쇄정선을 구축했습니다. 미국입장에서 패전이전까지 일본이었던 한국에서 친일파들이 일제 당시의 직무를 그대로 해방 후에도 하는 건 미국이 묵인하고 당시 아시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미국입장에서 취할 단기적 해결책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일본과 한국에서의 미국 점령군(occupied force)이 행한 군정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세계대전 당시 육군정보 계통에서 일을 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연구를 한 미국의 제1세대 일본/동아시아 전문가로서 1961-1965년까지 주일대사를 지낸 분이라서 아무래도 친일적인 성향이 보입니다.

당시 일본은 한국전쟁 특수로 패전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1965년 도쿄올림픽도 치루고 해서 아시아에서 선진국 반열에 든 유일한 나라라는 자부심이 컸던 시기였습니다.

미국은 공산주의 세력인 중국을 봉쇄하는 차원에서 서태평양에서 일본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당시는 미국이 중국을 인정하지 않고 장개석 (蔣介石) 총통이 다스리는 타이완을 유일한 중국으로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50년 전에도 국공내전에서 패해 타이완으로 쫓겨간 장 총통의 타이완이 미완의 내전의 결과인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고,현재 중국-타이완 관계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정책과 타이완의 ‘독립정책’이 충돌하는데다가 타이완 해협과 타이완 자체의 전략적 중요성(미군 해군기지 존재+세계최대 반도체 와이퍼 생산국)으로 인해 미국-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50여년 전 중국의 경제규모가 보잘 것 없는 후진국이고 중국의 군사력과 해군력이 고려할 바가 없는 정도라고 생각된 것인데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중국의 경제력은 이미 일본을 넘어섰고 군사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와 미국과 서구유럽권에서는 현재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고 있고 중국과의 전쟁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사안입니다.

중국에 대한 적대감은 거의 황화(黃禍, yellow peril)로 생각될 정도로 매우 무자비합니다.

서구유럽권과 영미권 선진국들이 18세기 이래 처음으로 중국의 힘을 인식하게 되고 헤게모니 자체가 흔들리게 되자 위기감이 증폭된 것으로 보입니다.

위기감이 커지자 서구의 국가들은 자신들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저술과 강연들을 지속하면서 공산주의 체제의 미개함을 강조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서구 자본주의 체제가 점점 소수의 엘리트와 부자 중심의 과두정치체제(oligarchy)로 변해가고 있고 불평등이 심화해 가고 있는데 한가하게 아직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만을 강조하는 건 좀 어딘가 어설퍼 보입니다.


아무튼 이 책은 철저히 미국 국무부 담당자 입장에서 쓰여진 미국의 국익 극대화 방안에 따른 책이고 1968년 당시 미국은 국공내전 이후 중국의 공산화를 막지 못한 사실과 19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의 경험이 당시 최대 이슈였던 베트남 전쟁 참전에서 미국의 국익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찿을 수 있던 역사적 교훈이라고 설명합니다.

1960년대 미국의 외교정책을 평가하면서 아직도 미국외교가 19세기의 외교를 답습하고 있고 서구중심적 외교로 일관하여 비서구권인 아시아에 대한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1968년 당시 미국에는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등 아시아 언어에 능통한 지역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불안정한 저개발국이 대부분인 아시아 지역은 당시 전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던 지역으로 결국 미국입장에서는 이 지역이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결국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보았으며 아시아의 유일한 선진국인 일본이 그 선도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일본우위는 2021년 현재까지도 유효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분이 말하지 않은 행간에 결국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가 잠복해 있는 셈입니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본을 선택해 중국의 해양진출울 봉쇄(containment)하는 교두보로 삼았고 한국전쟁을 통해 중국 본토를 압록강을 넘어 진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이후 일본이 한국과 중국 타이완에 행한 식민지 지배 역사를 묻어둔 체 아시아 지역의 경제발전에 몰두하게 한 셈입니다.

당시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 민족주의(nationalism)가 확산되고 민족분쟁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것은 지역의 문제로 관여하지 않고 미국은 단지 은행가처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조를 각국의 경제개발 계획에 맞게 자원분배의 역할만 하는 것이 더 맞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아시아 각국의 독자적 결정은 각국이 하고 미국은 단순히 지원만 해야 미국에게 전가되는 책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일본학을 연구한 저명한 학자이기 때문에 이분의 주장이 상당부분 실제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에 반영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확인을 해보지 않아서 아직 뭐라 더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습니다.

요새 1960년대에 나온 책을 몇 권 읽어보니 왜 사람들이 고서를 찿아 읽는지 알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사적 사실로서가 아니라 당대의 현안으로 그 당시 사람들이 어떠한 평가를 내렸고 어떤 의견을 내는 지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이 어떠한지 생생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외교와 각국 국제관계 상황은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20세기 역사의 한 부분입니다. 외교의 한 장면이 역사화되는 과정을 1968년 출판된 저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586세대를 전후해서 1980-1990년대 20대 청년시절을 보낸 세대에게 ‘유시민’이라는 이름은 ‘작가’,’지식소매상’,’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보다는 ‘항소이유서’를 쓴 1980년대 운동권의 한 인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그 항소이유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종편채널의 예능프로인 ‘알쓸신잡’에서 언급되어 다시 화제가 되었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글은 그가 정치인이 되기 전 약 30여년 전에 출간되었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푸른나무,1992)’을 읽은 것이 첫번째입니다.

이 책은 원래 2011년 출간된 초판본의 개정판으로 특이하게도 작가는 초판을 이미 읽었을 경우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고 개정판 서문에서 언급했습니다. 이책이 홉스와 로크, 루소, 마르크스 등 서양의 대표적인 ‘국가이론 ‘에 대해 서술한 입문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개정신판이 출간된 것도 2016년 겨울에 있었던 ‘촛불시위’와 그 이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그에 따른 ‘대통령 탄핵’이후 작가가 문장을 손볼 필요가 있어서 개정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징을 몇가지 요약합니다.

첫째, 내용이 충실한 ‘국가론’ 입문서라고 생각합니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홉스의 국가론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읽으면 좋을것으로 생각됩니다.

둘째, 2011년-2017년 기준 한국의 현실정치 상황과 이 서양의 학자들이 주장한 국가이론이 어떤 면에서 현실설명이 가능하고 어떤 면에서 한국에 적용될 수 없는지 적절하게 설명됩니다. 알수없는 용어와 정의를 그대로 직역해서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책과는 차별되는 점입니다.

셋째, 이 책의 논조와 작가의 시각은 분명하게 ‘중도적 자유주의’의 시각으로 보입니다.

이승만 박정희 등 대한민국 초기의 통치자들과 1-5공화국꺼지의 정부가 극단적 국가주의 전체주의적 성격이 있다고 밝혔고 저는 이 평가에 동의합니다.

대통령을 ‘국부’로 떠받들거나,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보고 국민이 국가의 일부로 국민 ‘개인’의 삶을 인정하지 않고 국가의 목표에 매진하도록 한 박정희 군부정권 모두 전형적인 전체주의, 국가주의 정부였습니다.
한국 군부정권의 통치스타일은 서양과 비교하면 나찌독일의 히틀러, 구 소련의 스탈린과 통치스타일이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제국주의 자체가 비스마르크 시절의 프러시아로부터 법률체계와 군사제도 등에서 영향을 받았고 일제가 세운 만주국 출신 엘리트들과 군인들이 초기 대한민국 정치권을 장악한 역사적 사실이 있기 때문에 1945년 해방이후 1980년대에 이르는 긴 기간동안 한국의 정치와 국가를 보는 시각이 ‘국가주의적’이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초기의 지배 엘리트들이 아직도 민주주의/ 자유주의 대한민국을 만든 지도자들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한국 현대사를 좀더 세밀하게 보셔야 하고 이 책도 읽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최소 역사적 사실마저 부정하지는 마시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책의 내용은 유시민 작가의 주장이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미국의 철학자들이 오래전에 주장했던 국가에 대한 이론에 비추어 두 보수정권의 성격이 전체주의, 국가주의적 성격이 크다는 겁니다.

냇째, 과거의 보수정부 뿐만 아니라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 정치세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들 진보세력이 ‘신념’에 의거해 무책임한 정치를 해왔다는 지적은 뼈아픈 지점입니다.
평소 진보정치세력이 구호만 외치고 일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결과를 이룰때까지 끈길기지도 않고 약속을 지키지도 않고 변절하는 행태 모두가 바로 이들이 ‘책임정치 ‘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한 때 진보진영에 몸담고 정당대표도 한 작가의 지적이기 때문에 이들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와 같은 제3자가 보기에 진보세력이 책임을 망각하는 건 바로 ‘무능’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다음으로 이 책과 관련하여 현 보수야당세력에 대해 한마디 말할 것이 있습니다.

한국의 보수세력은 역사적으로 국가주의를 추구해 왔던 ‘이념형 보수’내지 자유방임적 자본주의, 즉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시장형 보수’ 두 부류 밖에 없는데 두 부류의 공통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법치주의’와 무관하다는 점입니다.

고위관료와 사법부 출신들이 기득권층을 형성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가와 재벌을 끌어들여 극단적 저유방임적인 시장주의와 작은정부’만’을 추구합니다.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말입니다.

이들이 늘 주장하는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이들의 뿌리를 역사적으로 보나 이들의 행태를 보나 전혀 자유민주주의와 맞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일관성조차 상실한 사실이 한국의 ‘보수’세력에 대한 불신의 원인입니다.

항소이유서를 섰던 유명한 586 정치인 출신이지만 분명 유시민 작가는 한국진보세력의 아픈 면을 알고 있고 적절히 지적했으며 책 내용이 결코 과격하지 않다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끝으로 한국의 복지제도에 대해 설명한 부분은 꼭 읽어보기기 바랍니다. 특히 복지에 보수 진보가 없다는 점과 한국의 복지제도가 보수정권인 박정희 정권과 김영삼 정권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밝힙니다. 약육강식의 경제적 경쟁체제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가 복지제도이고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국가의 도움으로 남들보다 우위에 선 보수 정치권과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능력만으로 현재의 위치에 왔다고 주장하는 것도 터무니없고, 무턱대고 작은 정부만 주장하는 몰상식을 이번 기회에 버릴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risoners of Geography: Ten Maps That Explain Everything about the World (Paperback) - '지리의 힘' 원서
Tim Marshall / Scribner Book Company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교분야에 정통한 영국 출신 언론인이 집필한 지정학(Geopolitics) 입문서입니다.

총 10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고, 마지막 결론이 이어서 나옵니다. 깊이는 없지만 지정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독자들이 일독할만한 책입니다.

이 책의 번역본이 왜 베스트셀러에 올랐는지 이유는 알겠네요.

정치가 사회를 이끄는 리더들과 정치가들의 의사결정에 의해 결정되지만 그 결정은 지리적 환경에 결정적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물리적 환경( Physical Geography)의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다는 점을 이 책은 강조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에 대해 관심이 있는 현재, 이책을 읽지 않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책에 언급한 지역 중 러시아, 중국, 미국, 한국과 일본, 그리고 북극지역이 특히 흥미롭고 가치있는 분석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러시아의 역사는 얼지 않는 부동항을 얻기위해 노력한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북유럽 평원지역에서 기원한 이 슬라브 민족의 나라는 북해에서 에게해를 통해 대서양으로 진출하려 했지만 불발되었고 이 와중에 크림반도를 두고 서유럽 그리고 오스만투르크 세력과 전쟁을 벌였습니다( 크림전쟁,1853-1856). 러시아는 이후 북해의 관할권을 두고 터키와도 전쟁을 벌였고, 제1차세계대전(1914-1918)에도 유럽의 동부전선에서 터키와 전쟁을 벌였습니다. 우랄산맥 서쪽 지역에서 부동항 확보가 어렵게 되자 이후 러시아는 부동항을 얻기 위해 청나라와 조선에 접근합니다. 러시아가 연해주 지역을 장악하고 시베리아 철도를 완성한 것도 모두 부동항 확보의 일환입니다.

일본과도 연해주와 만주지역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러일전쟁(1904-1905)을 벌였지만 한반도를 통한 부동항 확보에 실패하고 그 결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밀어낸 후 일본은 조선을 식민화하게 됩니다.

러시아는 동해와 쓰시마해협을 통해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교역루트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19세기 이 동남아시아 지역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영국이 거문도를 일시 점령하면서 러시아의 남하를 막습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한국 근현대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열강입니다.

중국이 아프리카와 파키스탄 등 친미적이지 않은 국가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세계의 초강대국 자리를 노리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경제발전에 매진하고 있는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며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미국과 대만문제로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반면, 아프리카에 철도를 건설하고 나일강에 댐을 건설하는 등 영향력을 겅화하고 있습니다. 세계교역의 핵심 교통로인 말라카 해협과 파나마 운하가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자 경제발전에 중요한 자원 수입을 위해 아프리카 남미의 나라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에 도로를 연결하고 항구를 조차해 말라카 해협을 우회할 구상을 하고 있고 파나마운하를 대신할 니카라과 대운하를 건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외교파트너로 이미 한국의 교역에서 중국은 최고의 위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받지 않을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전쟁 당시 전쟁 휴전을 위해 38도선을 긋고 한국을 분단시킨 것도 결국 당시 공산주의 세력이던 중국과 러시아를 한반도를 기점으로 봉쇄(containment)하기 위해서였고, 제2차세계대전의 전범국이던 일본에 재무장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처럼 태도를 바꾼 것도 결국 일본을 방패삼아 태평양에서의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저지가 발칸반도, 중동지역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런던에 거주하다보니 사실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상입니다.

최고의 동맹국으로 알려진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서진을 계속하면서 프랑스에게서 루이지애나를 포함한 미시시피강 유역을 구입하고, 멕시코와 전쟁을 해서 캘리포니아,아리조나, 뉴멕시코 지역을 빼앗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진을 계속해 하와이 왕국을 미국으로 통합시키고, 괌과 필리핀까지 식민화하면서 중국해안지역까지 영향력을 확장합니다. 19세기 초부터 산업화관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들여와 목화농장(cotton plantation)을 기반으로 면화를 영국 등지에 공급했으며 태평양으로 진출해 포경업을 시작해 러시아 연안인 오오츠크, 배링해 그리고 일본과 조선사이의 동해 근해까지 진출합니다. 그리고 중국에 모피를 교역하기 위해 수달과 바다표범 등을 남획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이들 상업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태평양상의 조그만 군도들을 식민화하고 교역로 확보를 위해 필리핀을 식민화한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 전쟁 당시 미국은 자신들이 19세기 이후 100년 이상 누려온 태평양에서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해양으로 진출하려던 중국과 러시아를 봉쇄할 수 밖에 없었고 그들에게 잘 알지 못하고 알아야 할 이유가 없던 조선의 사정에 관심이 있을 턱이 없었습니다.

한국은 1945년 해방 당시 일본에 속해 있었고 미국이 일본을 점령( occupation)하고 통치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남쪽을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한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이런 점령통치를 하기 전 이미 하와이와 괌 쿠바 필리핀 등을 점령통치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1910년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전에 이미 청일전쟁 이후 대만(1895)을 식민화했고, 현재 홋카이도 지역인 에조치의 경우 도쿠가와 막부시절부터 이미 식민화가 되었습니다.
이미 2번의 식민통치 경험을 가지고 조선을 식민화켰고, 이후 중국을 본격 공략하게 된 것입니다. 제1차세계대전의 승전국 중 하나였던 일본은 패전국이었던 산동의 청도지역을 지배하던 독일세력을 몰아내고 본격 대륙침략을 위해 만주국을 세웁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혁명(1917)이후 지속된 러시아 적군과 백군과의 내전에 참여해 시베리아 출병을 합니다. 러시아 백군을 지지하기 위해 시베리아에 출병한 제1차대전동맹국은 일본 뿐 아니라 미국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역사적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북극지역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와 얼음이 녹아 생길 수 있는 저지대 침수와 기후변화 등 부정적 영향에만 집중하던 이전의 시각과 다르게 이 책은 북극에 얼음이 녹아 생기는 각국의 국익다툼과 경제적 효과에 집중합니다.

우선 얼음이 녹아 중국과 북미를 잇는 북극항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과 아직 극한의 환경으로 탐사를 못해 개발되지 못한 자원에 대해 이미 거대 에너지 기업들이 상업적 이용을 위한 탐사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미 냉전시대부터 북극지역에 도시를 가지고 있던 러시아가 이지역의 이익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고 있고 북극지역에 영토가 있는 캐나다와 덴마크(그린란드)가 이 지역의 주권과 이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주시해야 합니다. 특이하게도 미국은 북극지역의 이권에 대해서는 러시아만큼 적극적이지 않고 무관심합니다.

물론 이책이 2015년 저술되었으니 현재도 그와 같은 입장인지는 확인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자연지리적 환경요인 그리고 정치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 사실 어느정도 기반지식이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를 읽으면 늘 대하는 것 중 하나가 지도이며 역사적 사건에 대한 원인과 과정을 추적하다보면 국가가 처한 정치적 상황과 그에 대응해야만 하는 통치자를 비롯한 정치가들이 보입니다.

외교정책, 경제정책 등 국가 정책이 결국 정치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이 와중에 국가간 충돌이 일어나고 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공식적 의사결정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정치를 알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정치와 지리환경을 동시에 고찰하는 지정학이란 새로운 학문영역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10년대는 현재의 세계를 구성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입니다. 한국에서도 중동에서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작년에 읽었던 권보드래 교수의 ‘3월1일의 밤 (2019)’는 식민지 조선에서 일어났던 3.1만세운동이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와 1919년 열렸던 파리평화회의 (the Paris Peace Conference )’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일어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중동지역의 국경선과 이로 인해 촉발되는 아랍세력들과 서방세력간의 분쟁 그리고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간의 분쟁 역시 파리평화회의 그리고 제1차세계대전에서 그 원인을 찿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 중동지역이 성립하게 된 것은 발칸반도와 북아프리카 지역 그리고 아나톨리아 반도를 지배하던 대 이슬람 제국인 오스만 제국이 제1차세계대전에서 독일과 함께 패전한 결과입니다.

독일의 제1차세계대전에 대한 승전국 보상문제 (reparation)는 독일이 전후 최악의 통화증발을 초래한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폐퇴적인 도시문화를 남긴 체 이후 제2차세계대전의 원인이 되었고 떠라서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전에 읽었던 ‘Lords of Finance (2009)’에서는 1920년대부터 불어닥친 독일의 피폐한 경제상황과 이를 극복해보려는 독일중앙은행의 정책을 다룹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제1차세계대전의 영향을 다룬 이 책은 독일의 전후배상금 문제와 이후 나타난 1929년 대공황과 이후의 금본위제도( Gold Standard)의 붕괴를 다루며 역시 지금 현재의 경제체제가 어디에 기원을 두고 있는지 추적합니다.

이전에도 중동지역의 분쟁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지만 모두 이스라엘이 성립된 이후의 역사이기 때문애 왜 이런 오랜 분쟁이 종교의 성지로 알려진 중동지역에서 일어나게 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책은 중동지역의 분쟁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제시합니다.
전쟁 초기 전쟁참가를 꺼렸던 오스만제국은 동맹국 독일이 참전을 독촉해 이 참혹한 전쟁에 발을 들입니다.
전쟁 이전 이미 쇠퇴한 국력으로 오스만 제국은 발칸지역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었고 영국은 상당기간 이집트를 사실상 식민지배하에 두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영국은 처음 오스만 제국을 우습게 보고 쉽게 전쟁을 끝내려 했지만 갈리폴리 (Gallipoli)전투에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입은체 패배해 전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오스만 군대는 북쪽의 러시아를 힘겹게 막았지만 패배를 지속하고 있었고 오스만 제국내의 크리스천인 아르메니아인들이 러시아와 내통한 것으로 알고 이들을 대량학살(Armenian genocide)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릅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발상지인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같이 살아온 민족들이 오스만 제국의 쇠퇴와 외세와의 전쟁으로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달아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된 것입니다.

영국은 오스만 제국내의 아랍인들과 동맹을 맺고 오스만 제국을 내부적으로 붕괴시킬 계략을 세웁니다. 그래서 아랍인들의 반란 (the Arab revolt)을 통해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에 전기를 마련합니다. 영국은 아랍인들애개 그들만의 새로운 국가수립을 약속하고 이들을 동맹군으로 삼고 군사적으로 이용합니다.

당시 아랍 반란군은 시리아와 레바논을 포함한 시나이 반도와 팔레스타인 지역과 메카와 메디나 지역 등에 아랍왕국 (the Kingdom of Arab)을 세우기로 했지만 전쟁 전부터 시리아 지역은 프랑스가 자국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었고 영국 정부는 제1차세계대전 종전 이전부터 국제금융계를 지배해온 유태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땅에 유태인들의 국가,즉 후일의 이스라엘을 세울 것을 선포합니다.

아랍인들이 영국과 협력해 세우려던 독립 아랍왕국은 결국 영국의 배반과 프랑스의 이해관계에 걸려 좌절되고 맙니다.

이렇게 제1차세계대전 승전국들은 오스만 제국의 영토에 대한 분할계획을 전쟁에 참가한 순간부터 가지고 있었고 지속적인 외교적인 협상이 있었으며 이들은 결국 오스만 제국을 뜻대로 분할하게 됩니다.

가혹한 국토분할과 전쟁배상금 부과에 대해 오스만의 유명한 군인인 무스타파 캐말파샤는 승전국의 배상조건에 항의하면서 오스만 제국의 영토는 1914년 전쟁 이전의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했고 무력투쟁으로 이를 쟁취했습니다. 그리고 케말 파샤는 터키공화국을 설립해 결국 터키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게 됩니다.

영국인들은 식민지인 인도와의 교역선을 지키기 위해 이집트를 35년간 식민통치했으며 바스라지역의 유전을 이미 전쟁 이전 확보하고 있어서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은 유럽전선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해도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었습니다.

100여년 전에도 유럽열강들은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무력행사를 서슴지 않았고 이로인해 촉발된 전쟁은 수십만 명의 목숨을 엇나간 참혹한 전쟁이 되었습니다. 최초의 참호전으로 기록된 제1차세계대전은 머신건을 비롯한 첨단 현대식 무기가 처음 소개되어 수많은 군인들이 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시감( deja vu)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건 2020년 현재도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치를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고 지난 2010년대 내내 중동지역은 내전으로 쑥대밭이 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상황 자체가 100여년이란 시차가 있음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데 두려움을 느낍니다.

인정하기 싫어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 등 국가들은 그들 나라가 아직 제국(Empire)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그대로 말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로마사 이야기
박홍규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남대 박홍규 교수님이 해설해주신 15세기 피렌체 사람 마키아벨리 (Machiavelli) 정치사상 입문서 입니다.

흔히 ‘로마사 논고’로 알려진 ‘ 리비우스 강연( The Discourses on Livy)’에 대한 해설과 더불어 서로 연결되어진 대표저작 ‘군주론 (The Prince)’을 같이 설명하면서 마키아벨리가 추구했던 정치가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알기쉽게 설명했습니다.

저자의 주장을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마키아벨리는 한국에서 일본의 영향을 받은 선대 학자들에 위해 잘못이해된 대표적인 사상가입니다. 즉, 마키아벨리는 현실정치의 교활한 속성을 정당화하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로마의 공화정을 모델로 인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민주공화정’을 주장한 마키아벨리는 당시 피렌체를 통치한 메디치가의 독재적 통치가 피렌체의 인민들에게 결코 도움이 된 통치체제가 아니었다는 비판적 견지에서 이 ‘리비우스 강연 ‘을 저술했습니다. 이책은 로마의 제정( 帝政 )이 실시되기 이전의 역사인 리비우스의 ‘Early History of Rome’ 제 1권부터 10권까지만을 대상으로 마키아벨리가 15세기 당시 피렌체의 정치상황에 대한 정치비평을 한 책입니다.

학계에서는 군주론과 리비우스 강연 모두 비슷한 시기에 저술된 책으로 (16세기 초) 어떤 책이 먼저 저술되었는지에 대한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합니다.

박교수께서 이 책을 저술한 시점이 2017년 1월로 한국은 당시 촛불집회를 통해 대한민국 헌법 1조1항 ( 국민주권조항)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정농단과 기득권 세력의 적폐를 청산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12월 현재 적폐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개혁의 입법을 통한 제도화는 모두 실패하고 있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큰소리를 치는 황당한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원래 경제에 관심을 가지왔던 제가 정치관련서를 읽기 시작한 것도 ‘정치없는 경제’가 얼마나 공허한 말장난인가를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정치이고 정치에 대한 발언을 하지 않으면 승자독식사회에서 매장되기 일수인 현 상황에서 현재 서구의 민주주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마키아벨리의 책을 읽는 것은 따라서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

아울러 지도자의 악행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을 제대로 다시 소개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키아벨리 입문서에 딱 맞게 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별하면,
1. 마키아벨리는 어떤 사람인가? 그가 쓴 책과 르네상스 피렌체는 어떠했는가?
2. 리비우스는 어떤 사람인가? 리비우스 강연은 어떤 책인가? 로마공화정의 성격은 어떠한가?
3. 리비우스 강연의 내용은 무엇인가?
4. 리비우스의 강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따라서 이책을 읽고 번역본이든 영역본이든 마키아벨리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기초 배경지식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고전은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를 가지는 지 생각해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키아벨리는 그가 살았던 시대에 ‘상식’에 기반한 발언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우리 시대 ‘상식’에 맞는 발언을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