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ain Alone : The Path from Suez to Brexit (Paperback, Main)
Philip Stephens / Faber & Faber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제가 아는한 아직 한국에 소개된 적도 번역된 적도 없는 책입니다. 페이퍼백이 2022년 출간되었으니 좀 오래된 책이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가자 전쟁, 트럼프 2기 출범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소위 특수한 관계( Special Relationship)으로 알려진 영미관계의 부침과정과 영국과 EU와의 관계를 추적하는데는 도움을 줍니다.

저자 필립 스테판스 ( Philip Stephens)는 영국의 보수 신문이 Financial Times(FT)의 정치면을 책임지는 기자입니다 (Chief Political Commentator). 총 12장과 저자후기( afterword)까지 본문 426쪽에 이릅니다.

저자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책은 영국 주류 보수입장에서 영국의 국력과 영국정치, 그리고 영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과의 관계를 추적합니다.

내용을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느끼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나오는 구절들의 의미는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고,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영국 파워엘리트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듯 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는 ‘제국’입니다. 영국의 주류엘리트들은 영국이 과거에 세계를 지배하던 제국이었다는 사실에 집착하고 이에 따라 현재 영국의 위상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의 처칠수상이 미국의 루즈벨트, 소련의 스탈린과 함께 Big Three로서 전후질서확립에 기여한 사실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처칠은 철저한 제국주의자였고, 영국의 지배엘리트 계급은 아직도 제국으로서의 영국을 잊지 못하고, 영국이 세계질서확립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향수(Nostalgia)’입니다. 즉 영국의 지배엘리트들은 과거의 화려했던 제국으로서의 영국에 대한 향수에 빠져있고, 니 때문에 국제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특히 보수(Tory)당의 의원들의 경우 과거에 대한 향수가 심하고 이는 영국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우를 범합니다. 최근 영국정치를 뒤흔든 영국의 EU탈퇴( BREXIT)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세번째는 ’영국 예외주의( British Exceptionalism)’입니다. 한마디로 영국이 제일 잘나고 우위에 있는 문명국이라는 입장입니다. 영국인 특히 영국지배엘리트 계급의
오만(Arrogance)으로 보아도 무방한 표현입니다.

유사한 미국산으로 고립주의(isolationism)가 있습니다. 자원이 풍부한 미국은 다른나라와 교류 필요없이 혼자서도 잘 살수 있다는 입장으로 미국은 사실 20세기 들어와서도 이 입장을 고수한 적이 많았습니다. 미국이 두 세계대전에 참전을 꺼려했던 배경도 바로 이 고립주의입니다.

문제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한 영국 예외주의에 따라 영국이 유럽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현실적으로 세계를 선도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유럽과의 관계가 단절된 영국은 미국에 더 밀착할 것이고,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 영국을 미국이 달가와 할 일이 없기 때문이죠.

미국관련해서 미국과의 ‘특수관계(Special Relationship)’도 주목할 용어입니다. 영국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이후 미국과의 ’특수관계‘를 지렛대로 유럽에서 발언권의 우위를 점해왔고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특수한 관계의 이면에는 미국이 유럽의 방위를 책임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있고 미국은 유럽에 핵우산 뿐만 아니라 방공망과 각종군사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945년 이후 종전체제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영국은 이후 국방예산을 지속적으로 삭감해 영국의 상징이던 해군의 군함의 수도 줄이고, 전투기의 숫자도 줄어들고 병력역시 줄어든 중간정도의 국가가 되버렸습니다.

미군의 지원이 없이는 단독해외파병이 불가능한 국가가 된겁니다.

유럽의 자체방위능력 문제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나토에서 빠지겠다고 하고 유럽방위는 유럽국가가 책임지라고 하면서 발등의 불이 된 상황입니다.

러시아 푸틴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이미 위협을 느끼던 유럽국가들은 미국이 러시아 편을 들고 유럽에 대해 자체방위를 요구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존재론적 위험( existential risk)을 느끼는 상황입니다.

거칠게나마 책에서 저자가 여러번 언급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영국의 문제는 영국의 지배엘리트들이 ‘대영제국’의 향수에 이끌려 현재 영국의 처지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특수관계’라는 미명하에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자체국방력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 된 겁니다.

전후 영연방국가들이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영국을 이전처럼 따를 것이라는 착각도 영국의 국력축소에 한몫했을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영국파워엘리트들의 무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BREXIT 당시의 수상이던 테레사 메이나 그녀의 뒤를 이는 보리스 존슨에 대해 저자는 영국의 공무원들이 수차례 조언을 해도 듣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고 스스로의 세계에서 환상속에 사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합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 ‘무능’의 일면이라고 봅니다.
에를 든 두 사람 모두 옥스포드를 나온 사람들이지만 무능한겁니다.

비행기로 14시간을 날아가야 닿는 먼 나라이고, 솔직히 한국에서 영국에 관심을 갖는 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영미권의 중요한 두축을 이루는 나라이고 의회민주주의의 발상지라는 의미를 가진 나라이기도 합니다.

미국이 한국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동맹국이라면, 영국은 미국과의 특수관계를 유지한 유럽의 중견국가로서의 위상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72년도에 발간된 이책을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읽기 시작해 얼마전 완독했습니다. 출간된지 53년된 책이고, 어투도 고루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인류학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선구적인 여성 인류학자로 알려진 마가렛 미드가 직접 쓴 자서전(Autobiography)입니다.

자서전이나 평전같은 분야의 책들이 별로 나오지 않고, 나와도 자화자찬(自畫自讚) 일색인 현실에서 그나마 영미권은 양도 많고 다양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특히 평전분야는 사계의 전문가들이 연구서로 집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객관적이고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자가 한 개인의 일생을 재구성해냅니다.

이글을 쓰기 위해 잠시 검색을 해보니 ‘마가렛 미드’라는 인류학자의 저서는 한국어 번역본이 전혀 없고, 그녀의 평전에 대한 번역서와 어린이용 위인전 등에 이름이 나옵니다.

아무튼 인류학( Anthropology)이라는 학문이 한국에서는 생소하긴 합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 유럽에서 서구이외의 사회를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문이기도 하고 다른 학문분파인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보다 방법론이 생소하기도 합니다.

이 유명한 여성 인류학자는 그야말로 20세기 초에 태어나 1978년까지 살다 돌아가신 분입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프란츠 보아 ( Franz Boas)밑에서 공부하고 같은학교의 여성학자인 루트 베네딕트 (Ruth Benedict) 와 교류했던 학자입니다.

1920년대 당시 사모아(Samoa)에서 사춘기의 소녀들을 관찰해 쓴 연구로 이름을 얻은 그녀는 이후 뉴기니아 (New Guinea) 와 인도네시아(Indonesia) 발리 ( Bali) 에서 관찰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현장연구( The Field Study)에 사진과 영상을 이용해 부족사회를 기록한 선구자로 꼽힙니다. 서태평양의 원시사회를 관찰 연구할 때 항상 남성학자들과 함께 했는데, 현장연구를 떠나기 전에 한번 결혼한 것을 포함해 연구 파트너들과 두번을 포함해, 총 세번 결혼하고 세번 이혼한 분입니다.

물론 개인사보다 주로 본인의 현장연구와 세번째 결혼에서 태어난 외동딸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근간을 이룹니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한 학자로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비상근 교수로 일했고 이후 로드아일랜드 대학에서 교수로 일했으며, 오랜기간 미국의 자연사박물관(the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에서 오랫동안 큐레이터로 일했습니다.

원시사회의 성과 기질 (Temperament)을 연구했고, 인류학 이외에 심리학도 공부하신 분입니다. 이분이 심리학으로 시작해 프로이트와 같은 학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Coming of Age in Samoa, Margaret Mead (William Morrow,2001)

Sex and Temperament In Three Primitive Societies, Margaret Mead (Harper Perennial,2001)

1972년에 발매된 이 책은 구하기 쉽지 않겠지만 위에 소개한 저자의 책들은 아직도 출판이 되는 책들입니다. 50여년 전 세상을 뜬 학자의 책이 2000년대에도 발간된다는 건 아직도 책을 구하는 수요가 있다는 말이니 기회가 된다면 일독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국 일본의 프로파간다
기시 도시히코 지음, 정문주 옮김, 조명철 감수 / 타커스(끌레마)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은 책자는 일본의 학자가 미디어와 전쟁의 관계를 1894년 청일전쟁부터 1945년 일제의 패망과 그 이후 연합군의 일본 점령통치시기까지를 연구한 책입니다.

즉 메이지유신(1868) 이후 제국 일본이 대외전쟁을 수행할 때마다 국민들에게 어떤 미디어를 동원해 전쟁열 (戰爭熱)을 고조시켰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 미디어를 이용한 선전전이 얼마나 치열한지는 최근 일어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가자 전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총력전 체제에 접어든 1930년대 전쟁을 위한 프로파간다의 정점을 찍었고, 일제의 군부는 모든 종류의 미디어에 대한 사전 검열과 사후 검열을 단행했습니다.

최악의 군국주의 체제를 언론 검열 및 통제를 통해 이어가고자 한 겁니다.

이 책에는 일제의 미디어 정책과 선전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쟁 상대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이 침공하고 점령했었던 대만과 만주국 그리고 몽골에서의 선전전 상황도 나옵니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천황제 군국주의 국가의 미디어 통제정책을 보면 독재국가에서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를 얼마나 억압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민간신문의 보도사진 기자들이 결국 모두 군부에 소속되어 군부의 명령과 검열에 따라 내용과 형식 모두를 통제당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보도검열과 관련해 현재 한국의 상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직 검사출신 대통령과 육사출신 경호실장( 후애 국방장관)은 ‘입틀막’으로 대변되는 비판세력 탄압을 공공연히 벌여왔습니다. 정권의 정책을 비판하는게 언론의 본연의 임무인데도, 무지해서 이를 모른체 TBS방송을 거의 파산지경으로 이끌었고, 검찰출입기자출신 방송문외한을 KBS사장에 앉히기도 했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언론의 자유인데 검찰주의자이자 친일극우 독재자인 대통령은 스스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왕이 되기를 자처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사법적 탄압을 해온 야당이 계속 정부인사들과 검찰권을 남용한 검사들을 탄핵하자 이를 빌미로 지난 12월 3일 군사쿠데타를 일으킵니다. 그리고 2시간 이후 소위 비상계엄은 해제되고 내린을 일으킨 대통령은 아직도 현직에 있습니다.

속히 내전상태가 종식되고 주모자에 대한 법적처벌이 있어야 합니다.

독재적 대통령의 고리는 이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총력전체제의 군국주의 제국일본이고 대통령주위의 뉴라이트 인사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의 후예들을 포함한 일본극우와 동일한 생각을 가졌고, 일본의 전쟁범죄를 부인하고 한국의 후진성을 인정하는 이들입니다. 더구나 검찰은 일제가 만든 조직으로 모르긴 해도 오랜세월 조직문화 자체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긍정하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도 천황제를 폐기하지 않은 일본은 근대적 민주주의 국가로 보기 어렵습니다.

중일전쟁 당시 미디어를 통제하고 검열하는 일제의 정책은 만주국 장교출신 군사독재자 박정희도 따라했고, 박정희를 추종했던 12.12 군사내란의 수괴인 전두환도 따라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출신 독재자도 따라하고 언론을 탄압했습니다.

민주주의를 모르고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몰라 무력을 동원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담집인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일본의 극우까지는 아니어도 일본 보수세력의 지식인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한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대놓고 ‘친북’이라고 주장해 놀랐습니다. 북한과 대화를 추구한게 친북으로 불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극히 일본적인 사고방식으로 쓰여졌고, 전근대적인 천황제를 고집하는 극우 아베 정권의 민낯도 볼 수 있었습니다. 최소 헤이세이라는 시기를 알기 위해 첫째로 볼 책은 아닌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미있는 내용의 책이 출간되어 소개합니다. 역사학자 김종성씨가 2024년 출간한 책으로 그동안 소홀하게 취급되어온 친일파(親日派) 매국노(賣國奴)들이 그들의 부역행위로 얼마나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책입니다.

친일 매국의 아이콘 이완용(李完用)을 비롯해 반민특위에 체포되어 재판을 받은 화신백화점(和信百貨店)의 사업가 박흥식(朴興植)에 이르는 30명 친일파 매국노들의 친일행각과 그에 따른 경제적 대가를 기존의 연구를 인용해서 정리해 놓았습니다.

흔히 말하듯 이들이 대중에게 ‘친일은 일제강점기에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주장과 다르게 이들은 철저하게 ‘경제적 이득( economic benefit)’을 고려하고 이를 감안해 돈을 벌 목적으로 친일을 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것입니다.

이렇게 제국일본이 친일파의 도움이 필요했던 이유는 조선 전체를 군사적으로 점령한 상태가 아니었고, 러일전쟁이후 외교권을 침탈하고 이후 한일병합을 실시한 이들의 조선 식민지화 정책 때문에 대한제국 황족을 비롯해 대한제국의 고위관료 기득권 층을 친일파로 포섭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국일본은 자신들에게 협력한 친일파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주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주었습니다.

이책에 나온 거의 모든 골수 친일파들은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의 자문기관이자 현재로 치면 국회기능을 한 중추원(中樞院)에 적을 두고 고액의 연봉을 받아왔고, 대한제국을 팔아먹은 뒤 일본으로부터 거액의 은사공채(恩賜公債)를 받아 거액의 이자를 따박따박 받아먹었던 겁니다.

책은 저자가 오마이뉴스에서 연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것으로 30장이 모두 짤막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이전 한국정부에서 실시한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보고서>가 친일파들의 친일 행위를 역사에 기록하는 중요한 연구자료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하나 중요한 연구자료는 민족문제연구소가 1994년부터 진행해온 <친일인명사전> 으로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식민통치를 찬양해온 친일파들에 대한 사전입니다.

한국은 해방직후 미군정이 친일관료들을 그대로 존속시키고, 이승만 대통령도 사실상 반민특위를 방해하고, 친일파들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어 친일파들이 아직도 한국사회의 기득권층에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법조계는 친일의 영향력이 막강한 곳으로 이 책에 따르면 해방이후 대법원장을 지낸 민복기(閔復基)씨는 친일파이자 외척이던 여흥 민씨이며 민병석(閔丙奭)의 아들로서 그 자신 친일판사로서 경성지방법원에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일제시대 판검사는 여타 다른 분야와 다르게 고등문관시험 합격이후 일제의 사상검증을 통과해야 임용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검증된 친일세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검찰 기득권의 뿌리인 기소권과 수사권 독점도 일제시대의 유산인 이 두 권한을 해방이후 70여년이 지나도록 검사들이 방어해서 그대로 둔 것으로 검찰권 남용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만주 관동군 장교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제국대학 출신 관료들을 임용하고, 일제 당시 제2차세계대전의 전범이었던 당시 수상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를 통해 차관을 들여와 경제개발의 시작을 알리면서 해방이후에도 친일파들의 영향력은 이 사회에 막강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일본의 밀사가 청와대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고, 당시 청와대를 자문하던 소위 사회원로라고 하신 분들이 자신들이 일본어로 아직도 대화한다는 언급을 들어 매우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일본의 돈으로 일본에서 공부한 아버지를 둔 검사출신 대통령과 검사를 아버지로 둔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는 외교안보실장이 노골적 친일외교정책을 추구하는 현실이 너무 황당합니다.

일본과 다른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가진 한국의 역량을 무시한체 스스로 한미일 관계에서 낮은 자리를 찿고, 전범의 후손들인 일본 극우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또는 ‘사과를 언제까지 해야 하느냐’는 둥 몰상식한 주장에 동조해 대법원의 판결도 무시한 체,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국가배상(國家賠償)도 없는 일로 하는 노골적 친일행위를 어떻게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대통령의 무지와 역사적 청산이 되지 않은 체 남아 있는 친일세력들이 ‘역사의 퇴행’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