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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오사카 This Is Osaka (2023년 최신 개정판) -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ㅣ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호밀씨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은 여자 혼자 여행해도 안전할 만큼 치안도 좋고, 딱히 일본어를 잘 못해도 워낙 한국어 안내 표지판이 잘 갖춰져 초보자도 여행하기 수월한 편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한자권에 비슷한 면도 많아 친근감이 든다. 일식이야 워낙 국내에서도 자주 접하다 보니 찐단짠의 향연 속에서 은근히 입맛에 맞는 음식도 많아 맛집 탐방은 신나고 즐겁다. 더듬더듬 겨우 한두 마디씩 이어가는 답답한 외국인의 서툰 일본어에도 눈을 반짝이며 인내심을 갖고 들어줄 만큼 현지인들은 매우 친절하다. 신사며 사찰, 온천, 정원, 고색창연한 목조 건물의 이국적인 매력도 역시 일본 여행의 묘미다.
첫 일본 여행의 추억은 이십 대 중반 때 도쿄의 어느 한 가정에서 하게 된 홈스테이. 막 일본어에 재미를 붙여 공부를 시작하던 시기라 대화도 손짓, 발짓 동원하며 진땀 좀 뺐지만 친절한 분들의 도움으로 일본의 가정에서 즐겁게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구마모토와 후쿠오카, 도쿄 여행도 일본인 지인이나 친척 언니의 가이드로 참 편하게 다녔다. 그러다 6년 전, 진심으로 애정 하는 오사카와 교토를 혼자 다녀왔다. 사실 오사카는 일본 워킹홀리데이로 머물고 싶었던 도시였기 때문에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 세 번 신청, 세 번 불합격의 쓰라린 고배 때문에 결국 호주로 노선을 변경했는데 워홀 덕분에 혼자 국경을 넘나드는 건 다행히 딱히 두렵지 않게 됐다.
일본의 숱한 지역 중에서도 오사카를 정말 좋아하는 건 '천하의 부엌', '먹다가 망한다'라고 일컬어질 만큼 식문화가 발달한 점도 물론 그렇지만, 오사카 사람들은 좀 특별하다.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적당히 거리를 두며 정형화된 사회 규범을 빈틈 없이 지키고 살 것만 같은 일본인들의 국민성에 반기 든 별종들 같다고나 할까. 굳이 따지자면 깍쟁이 같은 일본보단 다혈질 기질이 다분한 우리 민족과 좀 더 한핏줄 같은 느낌이라 정감이 간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코로나의 창궐로 굳게 닫혔던 하늘길도 드디어 열리고 가장 애정 깊은 간사이를 다시 찾을 때가 된 것 같다. :D

이번에는 블로그의 조각 정보가 아니라 찐전문가의 찐정보가 가득한 '#디스이즈오사카' 에 의지해 보려고 한다. 일본 정치, 경제, 문화의 근간이 되는 간사이 지방의 대표 도시 오사카를 위시해 천년의 고도 교토, 사슴이 유명한 나라, 낭만적인 항구 도시 고베, 산 전체가 거대한 사찰이자 일본 불교의 성지 고야산, 시골 마을 속 아름다운 정원이 매력적인 오하라, 윤동주의 숨결이 살아있는 우지, 온천마을의 노천탕과 산꼭대기 테라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더욱 눈부신 비와코, 고베의 리조트 지구 롯코산과 마야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온천 중 하나인 아리마온센, 일본에서 가장 고고하고 아름다운 히메지성까지, 충실하고 상세한 내용에 '와아-' 정말 감탄이 절로 터졌다. 여행안내서도 이렇게까지 진화했구나! 근 3년 만에 접한 해외여행안내서라 그런지 더 감회가 새로웠다.
일본 여행 초보자의 든든한 가이드!
손 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되는 패키지여행은 참 편하지만, 여행의 주도권과 재미를 뺏긴 듯한 느낌에 개인 여행을 선호한다. 하지만 의욕! 만만! 막상 혼자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이 생고생을 왜 사서 하나 싶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이런 찰떡같은 여행 가이드북이 한 권 곁에 있다면 그야말로 그 고생이 보람이란 보상을 안겨준다. 가장 고민스러운 베스트 추천 일정, 이동 방법, 장소별 평균 소요 시간, 이동 시간이 꼼꼼히 계산된 정보를 제공해 나 홀로 첫 간사이 여행자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다.

여행 플러스 문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단순히 관광지, 먹거리 위주의 정보만 집약해 둔 안내서가 아니라 일본의 문화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읽을거리가 가득 포진된 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Special Page'에는 일본의 역사, 역사 속 인물, 신사, 온천, 사찰 정원, 연호, 마이코, 이자카야 입장 시뮬레이션 등 흥미로운 일본 문화 이야기가 실려 배경지식을 흡수할 수 있다. 각 관광지나 명소, 맛집, 즐길 거리 및 매너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더해져 한 페이지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지 않았다. 여행객들이 알아야 할 깨알 정보가 가득해 즐거운 간접 체험이 가능했다. 그리고 각 관광지와 명소, 음식점, 메뉴 등 모두 일본어가 병기되어 있어 일본어 학습자로서 읽어 보는 재미도 있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생생한 간사이의 현장!
간사이 하면 또 먹거리와 쇼핑을 빼놓을 수 없다. 오사카 사람들은 각 가정에 기계 한 대씩 갖추고 구워 먹는다는 오사카의 명물 타코야키부터 오코노미야키, 초밥, 우동, 라멘, 소바, 쿠시카츠, 우나동, 오반자이, 텐동, 스테이크, 치즈케이크, 규카츠, 스테이크동, 오므라이스, 함박스테이크, 롤캬베츠 맛집 정보와 뒷골목의 숨은 맛집은 물론 특히 한국인에게 핫한 편의점 투어! 일본 3대 편의점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추천 먹거리와 저자의 애정 넘치는 오코노미야키 맛집 레시피까지 공개한다. 드럭스토어 쇼핑 꿀팁, 현지 대세템, 간사이 마트 정보, 기념품, 잡화 체인점, 백화점, 쇼핑몰, 공항 추천 기념품, 면세 여부까지 챙기는 똑똑한 소비 정보도 주목할만하다. 뿐만 아니라 쇼핑 탐구영역과 같은 페이지도 저자의 빛나는 센스를 확인할 수 있었고 계절별 추천 명소, 간사이 축제 캘린더도 유용했다.

우리와 달리 교통비가 어마 무시한 일본에서 가성비 높게 여행 가능한 교통 패스와 교통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한 점도 마음에 든다. 특히, 대중교통 무료 탑승은 물론 무려 40여 곳의 관광시설 무료입장 특전이 주어지는 오사카 주유 패스를 이용해 똑소리 나게 현지 여행이 가능하니 눈여겨보자. 각 도시의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둘러보는 하이라이트 도장 깨기의 경우 짧은 시간에 굵직하게 주요 스팟을 둘러볼 수 있어 유용할 것 같다. 여행안내서의 필수 항목, 지도 또한 굉장히 상세하며 휴대성 좋게 미니 맵북으로 별첨 되어 있어 작은 휴대폰 화면보다는 역시 가독성이 좋다.
우리의 템플 스테이같이 산사에서 보내는 슈쿠보 체험이나 일본 예능의 본거지 난바 그랜드 카게츠 극장 코미디 공연에 관해서 처음 알게 되어 다시 오사카에 가면 꼭 이용해 보고 싶다. 지난번 여행에서 시간이 맞지 않아 이용하지 못했던 리버 크루즈도 기대되고, 100년 넘은 낡은 민가를 개조한 카페며 잡화점, 고서점 등 나카자키쵸의 아기자기한 가게를 찾아 느긋한 뚜벅이가 돼 보는 것도 무척 설렌다.
이 책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니 끌리는 스팟이 너무 많아서 일주일로는 어림도 없을 지경이다. 지난 10월 개인 여행이 허가되면서 일본 간사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도 무척 많을 듯한데 최신 여행 정보 안내서와 함께 최고의 간사이 여행이 되길 바란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