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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필독서 30 - 조지 버나드 쇼부터 아니 에르노까지 세기의 소설 30권을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4
조연호 지음 / 센시오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던 무지한 시절이 있었다. 실용서 위주의 책을 편독하며 인생이 나름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다. 특히, 두툼해서 선뜻 손이 안 가는 데다 시간의 갭마저 멀찍이도 떨어져 있는 고전문학은 국어시간에 배운 걸로 족하다며 손사래 치던 시절도 있다. 특히 권위자들이 선정한 해외 문학 수상작은 배경 지식의 부족이나 번역의 위화감까지 더해져 행간에서 오랜 집중력을 발휘하기가 힘들었다.
장대한 서사와 수많은 등장인물, 국내 소설도 헷갈리는 이름과 관계를 줄 세워 행간을 쫓아가기도 바쁜데 해외 작품은 특히 지명이나 인물명 고유의 문화와 관련된 단어까지 입력하며 따라가기에는 집중력이 보조를 맞추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일본 소설을 탐독하며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에서 인생을 배우고, 등장인물에 공감하며 마음과 사고의 외연이 좀 더 넓어진 소중한 체험을 했다. 이제서야 독서의 깊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전 읽기는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 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마' 심사평

노벨문학상은 스웨덴의 과학자 알프레드 버나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물리, 화학, 생리학 또는 의학, 평화, 경제 분야와 함께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 중 하나이다. 수많은 문학 작품 중 노벨 문학상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명확한 기준을 가진 명작이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인만큼 한두 작품을 잘 써서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오랫동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독자와 평단에게 모두 검증된 작가만이 상을 수여받을 수 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은 고전이란 바다에 본격적으로 풍덩 빠지기 전에 준비운동을 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준다. 작품 설명, 작가 소개, 수상 배경, 심사평, 작품의 의의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줘 고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 작품당 10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해 고전 입문자들도 부담 없이 접해보기 좋다.
고전을 즐겨 읽지 않는 독자에게도 친숙한 펄 벅의 대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부터 최근 수상작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까지 대표적인 노벨문학상 수상작 30편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작품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이나 작품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흥미로웠고,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작품에 녹여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현대의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점을 엿보며 작품을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 유익했다.
현실을 통찰력 있게 꿰뚫는 동시에
지난 일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하는
뉘앙스가 풍부한 작품으로
인류 전체가 공감할 만한
아랍 고유의 서사 예술을 구현했다.
나지브 마흐푸즈의 '우리 동네 아이들' 심사평
새해가 밝은지 벌써 1분기의 종료를 알리는 시점이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1부는 올해 꼭 읽겠다고 다짐한 지 벌써 70일이 지났지만 아직 먼지도 털지 못했다. 올해는 관심 있는 고전 한두 권씩 읽어가며 시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문학의 즐거움을 경험해 보고 싶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