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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된 아이 ㅣ 사계절 아동문고 99
남유하 지음, 황수빈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평점 :

‘나무가 된 아이’ 서평
어린 시절 나무가 되고 싶었던 기억이 있었다. 천진난만했던 시절 꾸꿨던 늘푸른 나무의 세계! 이 책의 정보를 전혀 모르고, 아니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은 채 내 속을 어린시절 나무의 세계로 가득 채워놓고 펼쳐보았던 순간! 상상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펼쳐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세상의 반 이상을 살아온 연륜도 조금도 눈치 못챘던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또 다른 시선의 이야기들
'나무가 된 아이'는 따돌림을 당하는 필순이가 나무로 변하는 슬픈 이야기다. 오래전부터 난무한 일이었지만 최근 학폭 논란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책속에 나오는 가해자, 피해자, 모두 우리의 본모습이자 우리들이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따돌림과 폭력이라는 이름 아래 오랜 시간 나무가 되어 살아왔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 이 순간에도 나무가 되어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나무가 된 필순이에게 물을 주는 친구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길 기도해본다. 그렇게 된다면 친구를 나무로 만드는 친구들도 하나 둘 모두 사라지지 않을까?
어린 시절 내가 꿈꾸었던 나무, 나무가 된 필순이, 온 세상이 평화속에서 밝게 빛나는 나무들의 기적을 꿈꾸고 싶다.
기발한 스토리로 엮어낸 여섯 편의 모든 이야기들은 정말 나를 어린시절
나무가 되고 싶은 때의 시간으로 돌려 주었다. 가슴 아픈 나무가 아닌
늘푸른 나무로 하늘 아래 서서 행복을 느끼는 나무로.............
40p 본문 마지막 부분이다.
‘ 미처 흡수되지 않은 물이 내 실내화에 스며들었다. 실내화가 젖는 줄 알면서도 나는 그 자리에 뿌리 내릴 듯 서 있었다. 아주 작은 연두색 나뭇잎이 내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러면서 필순이는 다시 조금씩 사람이 된 필순이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나무가 된 아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파 마지막에 이 한 줄을 넣고 싶었다.
엄마의 마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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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 나무가 된 아이』중 첫 번째 이야기 ‘온쪽이’는
오로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1. 온쪽이
24p ‘온쪽이인 내가 그들의 눈에는 마냥 신기한 존재일 것이다. 상관없다.
창문을 열어 젖히고 밖으로 나왔다. 따사로운 겨울 햇살이 내 몸을 온전히 감싸 주었다. 두 발로 짚은 땅이 어느때보다도 단단했다.
살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온 기억이 많지 않다. 어른들까지 읽어봐야 할 정도로 공감되는 내용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참 따뜻하게 담아냈다. 나 역시도 내가 서 있는 땅 위에서 두발의 단단함을 새삼 느꼈다. 작가의 기발한 시선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 외에 4편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스토리로 마음을 사로잡아 한숨에 책을 읽었다. 남유하 작가의 시선에 놀라움과 찬사를 금치 못했다. 한동안 나만의 나무가 되어 초록빛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깊은 사색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