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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중학생
타무라 히로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다 큰 성인들도 돈이 없다, 빽이 없다, 환경이 받쳐주질 않는다면서 남의 탓을 하기 마련인데 어떻게 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집이 없을 정도의 가난을 이겨냈는지 <홈리스 중학생>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홈리스 중학생>의 첫장은 충격적인 가족 해산극으로부터 시작된다.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내집이 내집이 아니게된 어느날, 아버지는 "각자 알아서 살아주세요. 해산!"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소풍이 끝난 귀가길도 아니고 해산이라는 말로 간단히 상황을 정리해버리고 사라진 아버지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올정도로 어이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날부터 주인공은 형과 누나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이유로 혼자 공원에서 노숙 생활을 시작한다.
공원의 미끄럼틀에 살면서 초등학생들에게 돌팔매를 맞기도 하고, 비가 올때 샤워를 하고, 잡초를 뜯어먹고 심지어는 골판지까지 먹기도 하는 눈물겨운 홈리스 생활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나라면 도저히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어린 나이지만 그 강인함에 존경심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티어낸 주인공의 모습만큼이나 감동적인 부분은 내 일이 아닌데도 솔선해서 도와주고 이끌어준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이었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메말라간다해도 아직 인정은 살아있고, 또 그렇기에 세상은 살만한 곳이 아닐까...
지독한 가난도 어떻게 웃음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에피소드 한가지. 배가 너무 고파서 적은 밥으로 배불리 먹기 위해 끊임없이 씹다가 발견해낸 맛의 저편... 사실 웃어야할 상황이 아닌데도 한입에 10분이상, 밥한공기에 2시간씩 씹어가면서 맛의 저편을 발견해 낸 세형제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런 경험을 겪은 덕분에 개그맨이 된 뒤 그의 해산개그, 맛의저편 개그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었다고 한다. 이처럼 힘든 상황에서 절망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때가 많았다.
<홈리스 중학생>은 졸지에 노숙자가 된 중학생의 시련 같은 거창하고 무거운 내용이라기 보다는 그런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않았던 한 소년의 성장기이다. 그리고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며 위기를 극복해나간 세형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게도 하면서 읽는 내내 나를 울리고 웃겼다. 일반적인 소설의 평가관점을 떠나서 마지막장을 덮고나서도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더 읽고 싶어지는 오랫만에 만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