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웅크리고 있어도 괜찮아 - 복잡다단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길을 잃은 너에게
김단 지음, 이영채 그림 / 빌리버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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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 보면 "지금까지 읽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뭐야?"라는 질문이 나온다.

과연 나는 어떤 책일까 생각해 보았다. 저자처럼 역시 잠간 정말 아주 잠간 잘난척 해보고

싶었지만 역시 나에게 가장 감명 깊은 책은 '이솝 우화'였다. 아주 어렸을때 읽고 읽었던

책인데 굉장히 쉽지만 안에 삶에 대한 통찰과 깊은 고민과 지혜가 들어 있는 책이라 지금의

나에게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종이를 꺼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 커피, 비오는 본네트와 양철

지붕에 들리는 빗방울 소리, 짙은 녹음에서 주는 숨막힐듯한 풀냄새,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

바다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다이빙, 가슴을 울릴것 처럼 쿵쾅거리는 베이스 앰프 소리,

최고의 높이에서 내려오는 활강, 융프라우의 광활함과 북해도의 눈과 함께하는 온천, 조용한

저수지에서의 밤낚시..... 이런것들을 써내려가며 하나 하나의 추억을 끄집어 보았다. 

저자는 열등감을 이기기 위한 간단한 방법을 제시한다. "내면을 살찌우기". 그러면서 벌거벗은

임금님을 소개한다. 능력이 없어 존경받지 못하는 왕이 겉모습의 화려함으로라도 권위를

내세우고 싶어하는 열등감을 보여주는 이야기. 어쩌면 많은 지도자들이 걸어왔고 걸어가는

그런 길이 아닌가 싶다. 만약 내면이 풍부하다면 다른 사람의 말이나 시선에 흔들리지 않을것이다.

고집과 아집과 독선이 아니라 충만함으로 인한 여유로움과 관용의 말이다. 


"비비디바비디 ".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신적 존재를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신적 존재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주문을 가지면 훨씬 힘이 될것이다. 어렵거나 힘들일이 닥쳤을 의지하고

기댈만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누군가가 자신만의 주문일지라도 말이다.

웅크리면 어떤가. 잠시 쉬어가면 어떤가. 어차피 우리가 가야 길은 멀다.

그리고 길다.

길가에서 쳐진 어깨를 하고 힘없이 웅크리고 있는 모두에게 주문을 걸어 본다. 

"비비디바비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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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 나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안드레아스 크누프 지음, 이덕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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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행복해 지길 바란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

어떻게 사는것이 행복한 삶인지 알지 못한채 행복이라는 신기루를 찾아 오늘도

여기저기를 기웃 거리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모습에 감정에 대처하라는  주문을 내어 놓는다. 단순하게

감정에 대처하라는것 밀쳐내거나 무조건 발산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그대로 바라보지만 판단하거나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열어주는 마음챙김(mindfulness) 하라는 것이다. 물론 마음챙김이 감정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나 문제로부터의 완벽한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렇게 하므로 조금은 완화시키고 조금은 누그러 뜨린다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영원히 지속되는 파도는 없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이지만 하나도 같은 모양과 같은 크기의 파도는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의 순간도 하나의 같음도 용납하지 않는 굴곡과 높낮이가 존재한다. 우리가 파도에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는것은 감당할 없는 파도의 위엄을 직접 경험해서 만은 아니다.

지식으로 혹은 상상으로 알고 있기에 그것이 현실에서도 두려움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마치

레몬 한조각을 혀로 핥는 상상을 하면 입에 침이 가득 고이듯이 말이다. 이렇듯 나쁜 기운과

싸우려 들면 들수록 감정이 증가하는 흰곰효과(white bear effect)처럼 특정한 기억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려 하면 할수록 점점 감정에 몰입해 간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감정에 위장막을 씌우고 솔직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느꼈다. 누군가의 시선 때문에 혹은 자신의 지위나 체면 때문에 우리 스스로 허위로 만들어 감정을 통해 스스로를 얽어매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것에 익숙해 지려면 연습이 필요하듯 자신의 감정에 지배당하거나 감정을 어쩌지 못하는 감정노예의 삶이 아니라 감정을 정복하고 그것을 유연하게 타고 넘을 있도록  감정의 파도 타기를 위한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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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 전집 (양장 스페셜 에디션)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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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막연히 파란 자켓을 입은 토끼 정도로 알고 있던 피터 래빗.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삶의 의미와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적절히 의인화하여 읽는 내내 ' 그래 이런 인물도 있지!'내지는

'그래 이런 모습도 있었지'하고 스스로에게 답을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는 . 특별히

속에 삽입된 옅은 수채화풍의 삽화들은 보는 내내 눈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책의 제목은 피터래빗 전집이지만 전체의 주인공은 피터가 아니다. 각기 챕터의

주인공이 따로 존재하는 27가지의 이야기를 묶은 일종의 옴니버스 형식의 책이다.

쥐를 초대해서 골탕을 먹이려다 정작 골탕을 먹는 '엉큼 늙은 고양이' 누군가가 너무

싫어서 어떻게 하면 괴롭힐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던 나의 마음을 조금 누르러 뜨리는 분노

감소제 역할을 했고,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토끼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그려낸 래빗네

크리스마스 파티이야기 읽으며 가슴이 따뜻해졌고, 우비를 걸치고 번들거리는  장화를

신은 개구리 제러미 아저씨와 숄을 두르고 챙이 넓은 보닛을 쓴 오리 제미마는 각박한

세상에서 미소를 잃지 않게 만들어준 고마운 친구들이다.

특별히 위험한 곳에는 가지 말라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밖에 나가서 고생하고 돌아온

피터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모마일차를 주시는 엄마 모습은 어릴때

보았던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각각에게 주어진 성격, 특징들을 의인화한 책은 1902 초판이후 30여개국에서 2억부가

넘게 판매된 베어트릭스 포터의 작품들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4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적당히 고풍스러운 양장본의 겉표지는 책꽂이의 부분을 차지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마침 동명의 "피터래빗"이라는 실사판 영화가 개봉 중이라 영화

피터래빗다운 대사 마디를 적어 본다.


"무리하게 무모해도 무사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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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사이트 - 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는 혁명적 기술과 비즈니스 전략의 발견
정태경.박세원 지음 / 성안당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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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loT, 블록체인, 챗봇.... 들이는 보았으나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나  앞으로 대세가 아니 이미 대세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단어들이다. 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 계속해서 발전하고 바뀌는 기술들로 인해 편리함과 두려움이 같이 엄습한다. 그러면서

어마어마한 변화의 물결 앞에 여기서 나까지는 어떻게 넘어가기 주길 바라며 일단 사회적

문화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책은 디지털이라는 바탕을 두고 하나씩 그림을 그려가듯 영역을 확장하여 미래의 디지털

산업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던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부분은 전문적인 지식은 아니지만 앎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중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라고 하면 IBM

Bluegne 혹은 구글의 AlphaGo정도를 생각할 텐데 의외로 중국의 텐허-ll이며 그의 연산 능력이

수만 petaflop(1초당 1000 번의 수학 연산처리속도를 말한다)이라는 사실은 놀라움 자체였다.

책을 읽는 내내 소위 디지털 강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기업이나 시스템의 이름이 나올까하고

기대하고 보았으나 거론된 대부분의 기업은 외국기업들임에 약간의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아마존이나 구글로 대표되는 디지털 거인들의 비지니스 전략이 스스로 가치를 전달하는 차원이

아닌 플랫폼과 같은 영역을 개방하여 안에서 각자의 필요를 찾고 사고 파는 새로운 비지니스

생태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의 변화를 가져갔고 이러한 디지털 기술 플랫폼은 디지털

비지니스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인데 이에 대한 필수적인 5가지 핵심 요소는 코어 ICT

시스템, 고객경험, 분석및 인텔리전스, IoT, 비지니스 생태계이며 대부분의 기업집단은 요소의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다. 비록 일반인에겐 낯선 단어이고 이론이지만 이미 우리 모두는 현실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는 더욱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것이다. 이러한 생태계를

사용, 유지하는 대표적인 후발 기업은 Alibaba, Uber, Amazon등이 있다. 

물론 '플랫폼 비지니스' 모델은 오래된 개념이다. 그러나 디지털이 장착된 그들은 강력하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쫒지 못한다면 분명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다. 이에 본서는 "민첩성(Agility)" 요구한다. 단순한 적응이 아니라 속도와 진화를 의미하는 민첩성이다. 적응과 변화와 진화라는 측면에서 최대한 다용도적으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피터 드러커의 말이 적절하다. "계획은 즉각적이고 열심히 수행된다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작은 시작이라도 오늘 바로 시작하는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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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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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마음이 설렐것이고 상대방과의 행복한 것들을

떠올리기에 바쁠것이며 감정을 감추기 어렵듯이 너무 과장되지도

않고 천박하지도 않으나 진행이 경쾌하고 흥미로운 프랑스의 작가

마르크 레비의 "P.S. from Paris" 읽는 동안 책장을 넘기며 설ˠ고

장면들을 떠올리며 미소가 지어졌다. 


글은 소설가이자 건축가인 파리에 사는 미국 작가 폴과 그의 한국인

여자친구 경이, 여배우인 미아의 만남과 헤어짐과 행복과 아픔등 사랑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한국의 로맨스 소설과는 다르게 저자는

한쪽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재벌2세가 등장하여 순간적인 신분 변화를

이루지도 않고 극단적 상황으로 인해 어쩔 없는 선택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적당한 긴장감과 적당한 유희와 적절한 선택들이 이어지며

작가만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 간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마음속 생각을 짙은 글자로 표현하면서 독자의

시선을 잡는다. "어럽쇼, 이남자, 미치기까지, 근데 여기 앉아

있는거야" 하는 미아의 소리는 언젠가 정말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자리에

앉아있던 나의 소리와 같아 미소가 지어졌다. 또한 " 하나의 변함없는

사랑은 자만이다"라는 문장은 사랑의 낭비와 불필요한 소모전을 하고 있는

현실 속에 여름날 얼음냉수 마냥 시원하다. 누군가를 만나고 어디에선가

부딪히고 그러다 헤어지고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현실 앞에 하나의

사랑을 말하는 것은 지독한 오만일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던진다.

"우린 각자 외로움과 싸우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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