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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백신
스튜어트 블룸 지음, 추선영 옮김 / 박하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백신이라고 하면 잘은 모르지만 막연히 좋은것 혹은 당연히 맞아야 하는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전
(Contagion,2011)을 예로 들며 백신과 국가, 경제, 국제사회, 정치등의 역학관계를
풀어 나가면서 반박한다. 물론 드라마적 요소를 미리 언질하고 전개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라고 치부하기에는 자료를 기반으로 한 사실적 묘사와 사건전개가
현실의 축소판이라고 하여도 무방할 정도이고 단순히 백신을 좋은것, 필요한것으로만
생각하던 우물안 개구리와 같은 근시안적인 안목이 여지 없이 깨뜨리는 훌륭한
촉매제가 되었다.
저자는 글을 통해 백신이 얼마든지 정치적 무기로,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경제적 재화
획득의 방법으로 사용 될 수 있으며 실제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물론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조금씩 성공이라는 끝을 향해 가는 소아마비 백신이나 홍역과 말라리아
백신같은 인류의 기념비 적인 긍정적 효과를 주는 것들도 있지만,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 인유두종백신과 같은 아쉬운 실패작들도 존재한다. 이와같은
공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백신은 개발중이며 개발되어야 하는데 백신의 진실에 대해
이미 알아버린 다수의 사람들은 국가 권력보다 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초국가적 기구가
전세계의 백신접종계획을 결정한다는 사실 때문에 백신에 대한 망설임을 가지게
되었으며 거대 제약회사들의 잇속 챙기기의 수단이 되어버린 백신에 대한 저항감
역시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증폭시켰다.
백신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냈고 앞으로도 구해낼 것이며 적절히 배포되어
사용된다면 앞으로도 충분히 그런 역할을 감당 할 수 있는 좋은 여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백신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상업적 중요성이 커진 상황을 타개하거나 반전
시킬만한 요소를 찾기는 힘겨워 보인다.
결국 이와같은 현실은 신뢰라는 기본적인 베이스가 무너지면서 발생하게된 당연한
결과물이고 그 결과물로 2012년 WHO 백신자문위원회는 수치스럽지만 명백히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백신에 대한 망설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결론적으로 백신은 깊은 산속 옹달샘을 누가와서 먹느냐에 따라 훌륭한 양분이 되거나
독이 되는 양면성을 가진 '괴물'이 되었고 사실 그 결과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이 하게 되었다. 분명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백신들이 쏟아져 나올것이고 우린 그것을 여론과 권력의 힘에 휘둘려
당연하다는듯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조금은 아니 한번은 더 생각 할 여지가
생겼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