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터스위트 - 불안한 세상을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힘
수전 케인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평점 :
우리는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갈망하기 마련이며 그 무엇이나 누군가를 향해 손을 뻗고
가까이 다가선다. 갈망을 뜻하는 'longing'의 어원은 'to give long'(길게 기르다)이라는
뜻의 영어 고어 'langian'과 '손을 뻗다, 늘리다'를 뜻하는 독일어 'langen'이며 언어학적
으로는 배고픔과 갈증 뿐만 아니라 바람과도 연관이 있고 히브리어로 '열정(passion)'도
같은 어원에서 유래되었다. 갈망은 소극적이지 않고 적극적이며 창의성, 애정, 신성함을
가진다. 저자는 우리가 갈망하는 상태를 '완벽하고 아름다운 세계'라고 부른다.
우리 대부분은 '잃어 버린 반쪽'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욕구를
채워주고 우리의 모든 갈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완벽한 존재가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우리가 관계에 대해서 저지르는 가장 심각한 실수 중 하나인 관계는 우리가 더 잘
알거나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파트너의 불완전함을 받아
들이려 애쓰며 오히려 자신을 바로잡는데 집중해야 바른 관계가 형성된다. 그토록 찾아
헤메던 잃어 버린 조각을 마침내 찾았지만 슬그머니 내려 놓고 다시 길을 떠나는 이가 빠진
동그라미 처럼 우리도 '완벽'의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것은 지나간다. 죽음은 불가피하고 거부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이다. 삶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는 한 방법으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실천해 보지만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최고의 순간, 숭고한 음악, 예술, 자연 앞에서 일시성의
장엄함을 포착한다. 그 외의 시간은 그저 한시적으로 살아가는 시간이다. 모든것은 한번
가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오래전의 일이 된다. 우리는 '필멸'의 존재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에서 '당신은 지금이라도 당장 생을 마감할 수 있다. 이점을
명심하면서 그에 따라 행하고 말하고 생각하라'고 한것과 세네카의 '매일밤 내일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음을 상기하고 아침을 맞을 때 다시 잠에 들지 못할 수도 있음'을 떠올리라는
충고가 오래도록 남는다.
우리가 음악, 예술, 의학 같은 숭고한 영역에 끌리는 이유는 그것들이 아름답고 치유적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런 영역이 사랑이나 신성을 비록해 우리가 이름 붙이고 싶은 그외
모든것의 구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잃어버린 것과 갈망하는 것 사이에 서 있다. 프랑스의
작가 폴 부르제(Paul Bourget)가 자신의 작품 '정오의 악마(le Demon de Midi)'에서 남긴
문장이다. '생각하는 대로 설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One must live the way
one thinks or end up thinking the way one has lived) 우리는 우리의 삶과 서로서로를
귀한 선물처럼 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