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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는 홈메이커입니다
크리스티나 피카라이넌 지음 / SISO / 2022년 8월
평점 :
우리 세대의 어머니들이 입버릇 처럼 하시는 말씀이 있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모든것을 희생하면서 오직 자식만을 자라보며 사셨기에 그분들의 아우성은 일견
수긍이 된다. 그러게 말이다. 그분들이 어떻게 키웠는데. 희생은 반드시 대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분들은 그 대가를 삶으로 치뤄 내셨다. 그분들의 노력과 수고를
폄하할 의도는 없다. 다만 그렇게 모든것을 버린 후의 허탈감과 허망함이 문제다.
저자는 이를 '불행'이라 표현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우리에겐 좀 생소한 단어인 '홈메이커(homemaker)'는 전업
가정주부를 지칭한다. 단순히 보이는 건물인 하우스와 보이지 않는 많은 것까지
포함한 홈은 전혀 다른 의미이기에 하우스메이커가 아닌 홈메이커로 부른다.
홈메이커는 멀티태스킹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단순히 집을 아름답게 꾸미거나
가사를 담당하고 다른 사람들의 스케줄을 돕는 사람이 아니라 하우스를 홈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하우스라는 공간 안에 머무는 모든 이들과 자신이 심신의
안정과 보호와 소소하고 따뜻한 쉼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다. 눈에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읺는 것들의 질을 케어하고 보이는 것들과 밸런스를
맞추는 사람이다. 이를 통해 홈은 구성원들의 근본적인 행복과 쉼을 갖는
헤드쿼터(headquarter)가 된다.
미국 표현 중 'elephent in the room'이라는 말이 있다. 방 안에 코끼리가 있는데 아무도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말로, 누구나 인식하는 큰 문제나 이슈가 눈 앞에 있는데 어떤
어려움이나 불편함 때문에 그에 관한 말을 꺼내는 것을 피한다는 뜻이다. 코끼리 주변을
빙빙 돌며 다양한 관점으로 감정적 해석과 불평만 할 뿐, 실제로 코끼리의 정체를
파악하고, 방에서 나가게 하거나 크기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다. 이에
저자는 현실에 직면하기로 하며 자신과의 시간을 내기로 결정한다. 그 결과 코끼리를
멀리 하고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친구가 되었을 때 비로소 외로움과도 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도 저자와 똑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장의 어려움과 불편함 그리고 뭔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내 안의 코끼리를 마주
대하지 못하고 빙빙 돌고 있는 우리에게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는 'You cannot
find peace by avoiding life'(The Hours 중)라고 조언한다.
말은 행동보다 쉽다(It is easier said then done'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의 인생에 꽃이 필
좋은 씨를 심는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은 엄마가 그 삶을 미리 살아주는 것이다.
자신을 보는 객관적인 눈을 통해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큰 틀의 가이드 라인을 주고
능동적으로 잘 선택하고, 시도하고, 성취해 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스스로의 선택과 그 결과다. 저자는 이를 '적정선'이라 표현한다.
저자가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인생이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라'.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인것 같다. 저자는 하우스를 홈으로 만들고 그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가족 간의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것을 통해 인생에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문장 하나를 적어 본다. '부부 간에도 로맨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