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로운 방가네입니다 - 웃음과 눈물 사이 그 어디쯤의 이야기
방효선.방효진.방철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궁금해졌다.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 프로그램도 잘 모른다. 방효선, 방효진, 방철용 이렇게 놓고 보면 분명 모르는

사람인데 고은아, 엠블랙 미르라고 하니 얼핏 들어 본 이름이다. 여튼 전남 장성군

약수리 출신 삼남매의 피튀기는(?) 삶이 진득하니 그리고 재미있게 넘쳐나는

이 책을 펼쳐든다.

지금 이들은 '방가네'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미르방이 시작했고 누나 둘이

가세해 구독자 수는 60만을 넘었다. 이 책에서는 영상의 날 것 가득한 압담과는 달리

조금은 정제된, 조금은 순화된 속내를 보여주는데 은근 슬쩍 끼워 넣은 막말이 정겹다.

욕 같으면서도 막말 같고, 막말 같으면서도 가슴 따뜻해지는 그 진솔함이 매력이다.

누구나 꿈을 가진다. 그리고 그 꿈은 노력하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 직업으로든

감정으로든 각자의 꿈은 존재한다. 큰딸(방효선)은 '제 꿈은 방효선이 죽을때까지

방효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이다. 자신을 사랑하기에 자신에게 당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 꿈을 향해 자신은 물론 가족의 행복까지 꿈꿔야 하기에 분명 그녀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 걸음은 길이 되고 삶이 될 것이다. 그녀의 당당함은 분명 그녀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무엇이 되어도 '나 답게 되는 것'. 어쩌면 우리 모두가 꿈꿔야 될

미래가 아닐까. 물론 미르에게 꿈은 'dream'이 아닌 'sleep'였던 적도 있었지만.

글 속의 QR 코드는 암호와 같다. 풀려고 노력 '쬐끔'만 하면 해당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

나온다. 글과 영상을 같이 보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은아가 고은아 잠옷을 만났을때

어땠을까 상상하며 슬쩍 웃음이 나왔다. 그렇다고 이 책에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삶의 순간의 롤러코스터들이 존재하고 헤어나올 수 없는 늪도 있고 아픔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도 있다. 그것들을 마주하는 방가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가족을, 형제를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호평동 치타의 귀여운 그림은 깔끔한 양념이다. 포인트를 딱 집어 표현하는 그림 보는 재미도

적지 않은데 일러스트 작가로 데뷔를 했다고 하니 앞 길이 기대된다. 연예인인 동생들은

민낯으로 나오는데 메아크업을 굳이 하고 나온다는 대목에선 웃음이 빵 터졌다.

'누군가의 마음을 가리고 있는 커튼을 힘껏 걷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들을

마음으로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숨에 읽는 호주 소설사
장 프랑수아 버네이 지음, 장영필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로움은 늘 신선하고 설렌다. 호주는 몇번 가 보았지만 호주 소설에 대해선

그리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쉰들러리스트의 원작이 토마스 캐닐리(Thomas

Keneally)의 쉰들러의 방주라는 정도와호주 문학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있다는 것이 내가 아는 전부이니무지하다고 할만도 하다. 아 또 있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맥킬로도 호주 작가이다.

문화는 그 나라를 대변한다. 그리고 그 문화 중 문학은 그나라의 정신 세계를

보여준다. 물론 문화는 생활모습, 지형적 변화, 전통과 관습에 의해 결정되고

이어진다. 이 책은 영국 식민지 시대부터 시작된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분리해

호주 문학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특이하게도 저작권 중개상의 실체와 그로인해

피해 받아 온 호주 문학사를 드려다 보는 과감성도 보인다.

문학적 다원주의는 호주에서도 드러난다. 전통적이며 정형적인 영국문학과

자유로움으로 대표되는 미국문학 거기에 자생적으로 발생한 호주문학이 결합하여

새로운 종의 문학을 탄생시켰고 그 궤를 호주문학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인종과 믄학의 경계성이 모호하며 결합의 정체성은 여전히 포스트모던 시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비주류의 문학적 변방이 존재한다. 호주가 그랬다. 변방의

소외감은 작품속 영웅의 서사와 상징적 인물을 통해 구현되고 독자들의

대리만족으로 이어진다.

이 책의 뒷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소개는 호주 소설에 대한 막연함을 어느정도

고개 끄덕임에 가깝게 해준다. 아쉽게도 가시나무새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작가

콜린 맥컬로가 나오지 않는다. 책을 여러번 뒤적여 보았지만 호주 출신인 그에

대한 소개는 역시 없다. 물론 이유가 있겠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남는다.

자신을 평범한 사람들과 하위계급(주로 유대인과 호주 원주민)에 공감하는

사회주의자라고 자평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호주에서 가장 재미없는

소설가라는 명성을 동시에 가진 패트릭 화이트(Patrick White, 1973. 폭풍의

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책의 제목이 '한숨에 읽는 호주 소설사'인데 읽으면서 조금의 한숨이 나왔고

무지에서 지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문틈으로 조금 엿본 기억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커먼스 - 유전자에서 디지털까지, 인류 빅 히스토리를 통한 공간의 미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도서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이 공동체를 만들고 사회적 행동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는 유전자 보관과 전달에 대한 생물학적 동인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집단화를 이루는 것이다. 물론 집단화는 과정과 결과에 의해 평가되어 지므로 쉽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집단화는 발전과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은 분명하다.

이 책은 문명시대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방대한 시간을 그 흐름에 따라 쫒아간다. 생태계와인간의 공존과 공생, 공유성을 바탕으로 한 자연과 사회의 공진화(Coevolution,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는 둘 이상의 종이 상대 종의 진화에 상호 영향을 주며 진화하는 것)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현생하는 문제들에 접근한다.

우리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는 학습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이기에 마치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생각을 여지없이난도질한다. 인간의 유전자 또한 다른 종과 연결된 '공유 성장'을 해왔기에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닌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하며 '유전자와 같은 유전 물질이 인간을 이루는 생물학적인 기초라고 한다면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로 출현했을 때 이미 다른 종과 생물학적인 기초의 상당부분을 공유한 것이다.'고 이야기한다. 자연선택의 과정을 통해 인간의 뇌 구조에 변화가 나타났고 인간은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종이 될 수 있었던 것이지 주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지구는 지금 살고 있는 인간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미래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함께 살아야 할 터전이며 공간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나이를 약 46억년으로 보고 이를 하루라는 개념으로 볼때 지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호모 사피엔스는 마지막 1분을 남겨 둔 시점이고 농업으로 문명을 만든 것은 0.2초전이고 오늘날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의 시간은 마지막 0.1초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는 지구의 역사를 축으로 볼때 한 점의 흔적도 안되는 부분을 살아가는 것이며 그 찰라의 순간의 흔적을 위해 아둥바둥 몸부림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길에 서 있고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이 책은 인간과 디지털의 공유를 이야기하며 현대 사회의 공간 개념을 지역 사회, 문화, 지식 자유에 까지 확장시키며 '공동경영'을 제안한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공진화'를 통해 다시한번 강조하는데 설득력이 있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사회 모델은 공감을 기반으로 한 자유와 공정, 그리고 공동체의 번영이 축이 되는 지속가능성이 가능한 사회인 것이다. 생명과 생태계, 자연의 모든 것들이 '공유'라는 큰 원 안에서 각기 그 삶을 뽐내면서 진화하고, 발전하고, 소멸해 가고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월이 흐름을 느끼게 하는 글과 흑백사진의 조화가 멋진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를 쓴다는 것은 출산의 고통과 같다. 특별히 시를 쓴다는 것은 그 자신의 마음을 함축된

글자로 표현해야 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깊은 울림과 긴 여운을 남긴다.

마치 시인이 나그네가 되어 보내 온 시간들을 뒤돌아 보며 갖게 되는 그런 시간 말이다.

저자는 일상의 모든 부분을 통해 그런 여운과 울림을 가지며 우리에게 그 아우성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시에는 자신의 삶이 뭍어 난다고 한다. 저자의 글을 보고 있자면 시골집 어머니의 밥짓는

모습이 떠오르고 먼지가 뿌옇게 오르는 신작로를 걷는 할머니의 모습이 연상된다. 시어

하나 하나에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글을 읽는 이라면 누구나 시인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고

그 나그네는 그렇게 나이가 들어 간다. 그래서인지 '어둠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져

갑니다'라는 구절에 먹먹해진다. 누구나 피할 수도 없는 그 길이지만 아쉽다. 언젠가는

우리도 빗물이 되어 떠나갈 것이다.

길 위의 쉼은 안식이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그 순간 무조건 쉬어야

한다. 기계도 쉬어야 하고 사람도 쉬어야 하고 나무와 땅도 쉼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은

완주에 목적에 있는 것이기에 쉼은 필연이다. 저자는 '힘들고 고된 여정의 길이라면 걷는

길 위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자'고 말한다. 쉬고 다시 걸으면 된다. 가야만 하는 길이고 가고

있는 길이기에 우리는 그 길 위에서 반드시 쉬어야 한다. 예수도 석가도 '쉼'을 강조한다.

세상을 휩쓸듯이 다니는 모든 '철인 로봇 23호'들이여, 이제는 쉬어야 한다.

자칫 지루 할 뻔한 책에 사진은 신의 한 수다. 심폐소생술이다. 흑백으로 담아낸 풍경들은

시를읽고 난 후의 여운을 그대로 받아 준다. 생각에 잠긴다. 익숙한 풍경에 반가움이, 낯선

풍경에궁금함이 생긴다. 흑백으로 표현되는 풍경은 명암이 색이된다. 그 색의 조화로움은

또다른 생각과 마음을 불러 온다.

 

커피를 좋아 하는 내가 자주 쓰는 말이 이 책의 말미에 나온다. '오늘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행복한 우리의 삶의 향기입니다.' 그렇다. 우리는 그런 행복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