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 불어판 완역 청소년 모던 클래식 4
가스통 르루 지음, 박찬규 옮김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여년전 뮤지컬에 대해 1 모르는 문외한이 단지 여자친구에게 보이고

싶은 생각에 거금을 들여 티켓을 예매하고 떨리는 가슴으로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아닌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신경을 집중하면서 보았던 '오페라의

유령' 책으로 만났다. 20여년전 이후 몇번 공연을 기회가 있었는데

놀라운것은 볼때마다 느낌이 달랐다는 점이다. 물론 연출자의 성향이나 제작자의

제작의도와 배우들이 표현하는 깊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각각의 공연이

주는 감동은 매번 새로웠다. 


알다시피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과 크리스틴 그리고 라울의 삼각관계를 다룬

전형적인 멜로 물이다. 그런데 단순한 멜로 물이 아니라 작가인 가스통 르루가

추리소설작가 출신이기에 극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추리 소설적 기법이 더해져서

스릴과 흥미를 충분히 살린 추리소설에 가까운 멜로물이다. 

저자의 말처럼 애써 뮤지컬을 잊어 보려고 했지만 장면들마다 이입되는 뮤지컬의

장면들은 오히려 정독을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책을 읽으며 크리스틴이 펜텀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I am the mask you wear' 찾아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고, 마지막 부분에서 모두를 떠나 보내고  펜텀이 나지막히 부르는

'Christine, I love you' 결국 찾지 못했지만 팬텀의 유년 시절과 얼굴에 상처가

이유와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에 머무르게 사정들을 그리고 라울이라는

존재의 실존 여부마저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고 무엇보다 팬텀(에릭) 크리스틴은

향한 집착과도 같은 사랑은 뮤지컬에서 보다 오히려 가슴 절절히 전해져 왔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오페라의 유령을 보겠다고 한다면 나는 책부터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 일본 개항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때를 시의적절하게 사용하면 그야말로 난세의 영웅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만고의 역적이 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우리보다 훨씬 강력한 쇄국정책을

펴던 일본 역시 개국 쓰나미를 맞게 되는데 서구 열강의 물밀듯이 밀려오는

새로움이라는 거대한 폭풍 앞에, 그동안 소유했던 집단의 권력 소멸에 대한 위기감과

권력에 대한 집착때문에 더욱 강한 저항을 해보지만 이보다 앞서는 시대적 열망과

변화의 흐름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변혁을 선택하게 된다. 

과정에서 당연히 개항파와 항쟁파는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는데 이보다 주목할것은

막부 이후 권력이 집중 되었던 막번 체제의 균열과 쇼군 후계 구도를 둘러싼 암투와

파벌 갈등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아수라장이 되어 버려 변혁의 물결을 재촉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흥미로운 두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첫째는 1853년형 강선 머스킷 이라는 라이플의 변천사다. 부싯돌을 사용하던 플린트락

격발 방식의 불편함과 오류를 수정한 퍼커션 형식의 라이플을 개발하는데 이때

사용된 총선의 모양이 강선형이다. 사거리의 확대는 물론 정확도까지 높인 라이플은

향후 일본의 한국 정벌과 대륙 침략의 선봉이 되기도 한다. 

하나는 세계의 흐름과 변화 그리고 쇠퇴하는 일본을 인식하기 시작한 젊은 사무라이들에

의해 싹을 틔운 국학과 중국으로 부터 흘러 들어온 당시 대세였던 유학은 막부 말기

사무라이들이 신봉하는 이념체계가 되었고 이는 향후 자신들의 역사를 하나로 엮는 일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여년 동안 미토번에서 제작 중이었던

'대일본사' 허점투성이인 당시 정권의 정통성과 통일된 국민의 일체감 조성에 일조하게

되는데 이를 '미토학'이라 부른다. 미토학의 핵심은 '존왕양이' , 임금을 받들고

오랑캐를 몰아내자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 소리 같은 주장은 그들 나름의 포기

없는 가치와 존재감을 입증하고 자신들의 존재 목적에 충실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사무라이 다운 선택이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우리보다 빨리 개항을 하고 서구의 문물을 받아 들인 일본은 섬나라

칼잡이에서 대륙 정복의 대망을 품은 진짜 사무라이들이 되어 동아시아를 집어 삼킬

준비를 하게 된다. '머물것인가, 변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서 자의든 타의든 변화를

선택한 그들은 분명 옳았고 그들은 어쨌든 동아시아 전체를 집어삼켰던 거대 공룡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책은 만화로 되어 있고 문체가 지극히 요즘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어투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녹녹치 않다. 나에게는 격변의 시기를 쉽게 이해하고 정리 있는

기회가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우 이야기 -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피엘 드 생끄르 외 지음, 민희식 옮김 / 문학판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 지성인의 정서로 인간사회의 모습을 풍자하고 동물을 의인화하여 만든

'여우이야기' 12세기경 사람의 시인이 의해 8음절 2압운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쓰여진 글인데 한시 형식인 5언율시와 7언절구가 생각나게 하는

표현 방식이다. 물론 역본에서는 그러한 운율을 느낄수는 없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여우 르나르는 이야기가 시작되고 한참 동안 이름이

없이 그냥 여우로 불리워지다 후반부에 가서야 슬며시 흘리듯이 이름이 거명이

되는데 행적을 보면 얼핏 지혜롭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약삭빠르고 교활하고

이기적이고 탐욕스럽다. 늑대를 상대하는 방법에서 보여주는 그의 악랄함은

놀부를 연상케하고 새를 상대하는 탐욕스러움은 탐욕의 극치를 보여 주고, 사람들을

상대함에 있어서 치밀함은 탄성이 나온다. 이에 비해 등장하는 동물과 인간들의

모습은 치졸하고 우스꽝스럽고 자기 눈만 가린채 ' 안보이지'하는 어리석음 마저도

보인다. 

이솝 우화의 변종이긴 하지만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는 오히려 이솝 우화를

뛰어 넘고 당시 봉건 사회의 종교 도덕과 사회적 악랄함에 대한 사실적 묘사는 훨씬

현실적이다. 책에 등장하는 여우는 분명 교활하고 악랄하고 뛰어난 처세술을 지닌

아첨꾼이다. 그러나 그가 그림을 그리며 살아감에 있어서 그건 분명 지혜다. 지혜가

여우를 죽음의 위기에서 살리고 위험과 위협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을

끄는것은 책에 등장하는 여타의 등장인물들의 모습이다. 역자도 설명했듯이 그들의 사상

기조에 깔려있는 '관용' 정말 배우고 싶다. 그렇게 악랄하고 교활한 여우에게도

'한번 '라는 기회를 부여하는 그들의 관용은 미련하리만치 분명하다. 여우가 수도 없이

죽을 위기를 맞지만 결국 살아 남는 것은 여우의 지혜보다는 그들의 관용의 결과일 것이다.


도무지 관대함과 관용과 너그러움을 찾기 어려운 현실 앞에 던져진 '여우 이야기'

사라져버린 혹은 감춰둔 우리의 '관용' 끄집어내는 마중물이 될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는 법을 배운 날 - 조나단의 인생 수업
로랑 구넬 지음, 김주경 옮김 / 열림원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어느날 우연히 마주친 사람에게 '당신은 죽을 거에요'라는 말을 듣는 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는 의문이다. 곧은 언제인지

어떻게 죽을지도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시한부의 삶을 산다는것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고 죽음을 경험해 보니 않았기에 기분이 상상이 안되지만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희미한 상상력을 총동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갑작스러운 죽음. 과연 죽음 앞에 누가 초연할 있고 당당할 있겠는가.

그리고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이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적절한 충고와 조언으로 삶의

방향과 시각을 바꿔 있는 멘토마저 없다면 삶은 허무 것이다. 

빨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빨간 세상이, 파란 안경을 쓰면 온통 파란 세상이 보이는 것을

우리 모두 알지만 안경을 벗기가 쉽지 않다는 역자의 말처럼 자신의 고착화 시선과

사고를 조금 바꾸는 역시 쉽지 않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평소에 안하던 행동을 한다고

하듯이 죽음을 앞둔 조나단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둥근 보름달만 멋진것이 아니라 사과를 쪼개놓은듯한 반달도

손톱의 하얀색의 조반월을 닮은 상현도 여인네의 눈썹을 닮은 상현도 각기 나름의 아름다움을

가지듯 현재 우리의 마음이 조금 힘들고 지치고 어려워도 안에 내가 존재하며 여전히

삶은 내가 운전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진면목과 숨겨진 가치를 발견 한다는 자체가 이미 삶이다. 평생을

정말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채 익숙해져서 편한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데 그에 비하면 죽음 앞에서라도 자신의 길을 걸어 있다면

그것은 다행인 것이다. 


깊게 저물어 가는 가을에 저자는 우리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 

" 살고 계십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과 이별하는 28가지 심리 상담
마음달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툴고 타인을 사랑하는 일엔 인색하다.

삶의 잣대 역시 나에겐 인색하고 타인에게는 야박하다. 저자는 이렇듯 기형적인

삶을 사는 우리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들을 가르쳐 주며 인생을 멋지게

운전해 나가라고 주문한다. 


스캇펠의 거짓의 사람들에 나오는 (evil) 산다(live) 거꾸로 늘어 놓은 단어라는

말처럼 악은 삶을 넘어 생명을 무너뜨린다. 섯불리 대항하려 다가는 오히려 내가

괴물이 되어 버린다. 성경에 나오는 말처럼 '악을 선으로 이기라' 자세로 버텨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오른뺨을 사람에게 왼뺨까지 내어 아량이 내겐 없고

겉옷을 입은 이에게 속옷까지 벗어 친절도 내겐 없다. 그런데 저자는 여전히

이해와 관용을 구한다. 


죽음을 위해 살아가던 베로니카가 일주일이라는 시한부의 삶을 살게 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파울로 코엘류)'처럼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며 후회하지 않기 위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매일 죽는 것은 어떨까?날마다 죽음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면 매일을 삶이 분명 지금보다는 좋은 삶이 될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죽고싶어' 아니라 '살고 싶어' 외치고 '죽겠어' 아니라 

'행복해' 이야기하면서 지금이 아닌 미래를 꿈꾸며 최선을 다하는 그것이 사는

길이다. 


둥근 보름날만 멋진것이 아니라 하현도, 상현도 반달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듯이

우리 마음이 지금 비록 어렵고 힘들고 지쳐있어도 안에 내가 존재하며 여전히

삶은 내가 운전해 나간다.

저자의 멋진 말을 하나 소개한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평생 나와 함께 나라는 동반자와 걸어 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