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문학 - 자연에 에너지 본질 긋기
유호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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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론은 생각이다. 말은 실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론에 너무 얷매이지 말고 실제를 돌아

보아야 제대로 있고 제대로 보아야 정확히 있다. 실제를 본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보는 것을 포함해서 그것이 가진 내면까지 들여다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면과 실체를

모두 보는 그것이 실제이다. 동양의 자연(실제) 중시하는 것과 다르게 서양은 생각(이론)

중요성을 강조하고 동양이 생각의 세계(이론 언어의 세계) 허점을 강조한 것에 비해 서양은

정제된 생각(본질) 찾는 역사이다. 


에너지는 자연에서 눈으로 있는 대상이 아니다. 에너지는 만들어진 개념이고 우리가 직관하는

거리, , 시간 등의 1차적 감각을 가공해서 속도(거리/사건)처럼 만들어진 개념 위에 비로소

에너지라는 개념이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개념이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물을 움직이는

힘인 에너지인 것이다. 에너지는 플라톤의 이데아 이론에 의하면 '가지계'(intelligible world) 속한다. 

에너지라는 개념은 힘이라는 개념 없이 형성되지 않고, 힘의 개념은 가속도의 개념없이 설명할 없고

속도라는 개념은 직관적으로 보이는 거리와 시간을 머릿속으로 재구성해서 만든 개념이다. 이와같이

현대인의 일상적이고, 원래 있던것 처럼 느끼는 속도같은 초보적인 개념도 인간의 사고작용을 통해

가상세계에 만들어 놓은 가상공간의 종류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뇌는 오류 투성이의 근거를

가지고 세상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뇌는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기준으로 세상을 그려낸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처음 보는 고양이라도 그것을 고양이로 파악할 있는것은 우리 머릿속에 고양이의 이미지가

이미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알아보기 단계및 종류에서 에너지에 대한 슈퍼 데이터 없이 에너지에 대한 지식 만으로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가 있다고 여기는 것을 정성적(Quantitative)앎이라고 하고 개념에

수치까지 제시하는 것을 정량적(Qualitative) 이라고 한다. 이와같이 근대적 에너지는 뉴턴 이후

구성된 이론을 사용해서 해석한 수치를 우리 앞에 드러내는 것이다. 


기존의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신재생에너지만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을 제로에너지 건물이라고 한다. 건물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건물 스스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춰서 외부로부터 에너지 공급을 받을 필요가 없는 건물인데 실제 에너지 자급율이 80%

이상이었다고 하니 미래형 주택의 좋은 모델이라 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서

자족하는 능동적 건물이 있는가 하면 에너지 노출을 최대한 방지하여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막는 패시브 건물도 있다. 단열 공사비 때문에 일반 주택보다 평당 건축비가 15% 정도 비싸지만, 겨울철

난방비는 95%이상, 여름철 냉방비는 50%이상 절약 있으니 역시 좋은 대안 이라 하겠다. 일례로

독일 프랑크프루트의 경우 패시브건물로 설계해야만 건축 허가를 내준다고 한다. 이를 통해 보면

패시브에너지건물은 제로에너지건물로 가는 필수 경로라 있다.

 

책은 저자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에너지의 발생과 전달과정과 효과적인 사용법과 향후 에너지

활용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에너지라는 알고는 있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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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 한강의 기적에서 헬조선까지 잃어버린 사회의 품격을 찾아서 서가명강 시리즈 4
이재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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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의 눈으로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내것이 아닌 남의 것처럼 들리는 국민소득3만불시대, 민주주의, 촛불혁명과 같은 거창한

구호만 난무할 정작 피부에 닿는 것은 점차 확대되는 소득 불균형과 거꾸로 민주주의와

몰가치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저자는 먼저 사회의 품격이 대해 말한다.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와 품위' 말하는 ''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듯이 사회의 가치를 평가 하는데에도 사용되는데 이를 연성권력(soft power)이라고 표현한다.

과연 우리 사회는 품격이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잠시 생각에 잠겨 본다. 


'신뢰의 적자'

지금 현재 한국 사회를 표현하는 말이 '불신사회'이다. 신뢰가 부족하다 보니 서로 협력해야만

이룰 있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정치권은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고

국민은 정부가 하는 일에 냉담하고 한때는 중재자 기능을 했던 시민사회도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남을 돕는데도 인색하고 나의 어려움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형편이고 새로운 위험에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모래알 사회'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모두가 불안해 하지만

함께 문제를 해결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타인에 대한 배려, 공론화를 위한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아픈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국민들은 몸도 아프고 마음은  상처입고 스트레스도

많고 그러다 보니 화병이 생긴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시원히 풀어줄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이런 현상에 대해 학자들은 스톡(stock) 플로(flow)라는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여 접근한다.

각각은 고정자산과 유동자산을 가르키는 말인데 저량 (貯量, stock) 유량(流量, flow)으로 불린다.

쉽게 설명하면 저수지에 고여 있는 물이 스톡이고 흘러 나오면 플로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원에도 스톡과 플로가 있는데 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일방적이거나

포화상태거나 전무이기에 정상적인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과몰입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을 가진 집단은 절대 그것을 양보하거나 타협하려 하지 않고 규제를 담당한 정부는 규제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기에 성장동력이 동맥경화 처럼 서서히 막혀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터져 버리면 그대로 위기가 되는 것이다. 결국 행복이란 스톡과 플로의 선순환을 바탕으로 아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1991 9 케이프타운 몽플뢰르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몽플뢰르 시나리오 컨퍼런스' 대화

원칙은 반대를 위한 반대와 정당이나 계파 논리에 의해 휘둘리는 우리나라 정치와 소통이 아닌

불통의 쓰나미를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들이라 소개해 본다. "자신이나 지지

단체가 원하는 미래를 말하지 않기,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라거나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돼등과 같은 단정적이고 속단이 내포된 어법 금지, 앞으로 일어날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만 말하기, 그런 일이 일어 나는가,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등의 질문만

하기" 인데 결국 남아공은 일을 기점으로 변화의 기류를 타기 시작한다. 적극적인 소통과

설득에 의한 합의가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는 역동적인 조화와 상생을 이루게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는 좋은 예가 된다. 궁극적으로 좋은 사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넘치고,

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고, 현실에 만족하며,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해 창업과 혁신적 노력을

하며, 참여를 통해 능동적 변화를 끌어 내려는 공동체 의식이 높은 사회이며 이런 사회라면

국민들의 행복감은 높아질 것이다. 비록 우리에겐 요원한 일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아주 오랜만에 강의실에 앉아 명쾌하고 깔끔한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나온 기분이다

 책은 그런 책이다. 이런 수업을 들을 있는 그들이 부럽다.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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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빼앗는 사람, 내 인생에서 빼버리세요 - 적당히 베풀고 제대로 존중받기 위한 관계의 심리학
스테판 클레르제 지음, 이주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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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뱀파이어'

함께 있으면 괜히 힘이 빠지고 우울하고, 항상 본인이 피해자인냥 징징대고, 매사 나를

비판하면서 자기의 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필요할때만 연락하고 정작 내가 도움을

청하면 사라져 버리는 그런 사람, 분명 있다. 저자는 이런 사람을 나의 좋은 기운을 쪽쪽

빨아 먹는 멘탈 뱀파이어라고 부른다. 이들은 상대방을 고통스럽게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상대를 파괴하려는 나르시스트와는 달리 상대에게 의존하여 기를 빨아 먹고 필요한

것이 채워지면 사랑할 줄도 알고 버림을 받으면 괴로워하다가 새로운 숙주를 찾아 나서는

변종 뱀파이어들이다. 저자는 이들을 숙주를 죽여봐야 얻는 것이 하나도 없기에 '기생'이라는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기생충으로 비유한다. 


'정말 피곤한 인간이야'

멘탈 뱀파이어와 함께 시간을 보낸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온통

그에게 신경을 써야하므로 '심신의 피로' 찾아 온다. 가장 흔한 증상이 두통이고 소화불량,

배뇨욕구, 긴장, 호흡장애, 흥분들 처럼 즉각적으로 찾아 오는 증상도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찾아오는 피부이상증세, 결막염, 관절통 같이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계의

교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 생활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유독 사람을 만나고 나면

정신도 멍하고 몸에 기운이 빠져 나가버린듯한 그런 느낌이 드는 사람은 되도록이면

아니 일부러라도 피하고 싶은 사람이다. 


저자의 멘탈 뱀파이어를 이기는 전략 마음에 드는 단어가 두개 있다. 첫번째는 '어설픈'이다.

쉽게 거절을 못하고 소심하고 정도 많기에 상대방의 불편과 하소연을 그냥 넘기다 보니 쉽게

상대방의 상황에 개입하고 상대하는 과정에서 여지없이 그들에게 기운을 빼앗겨 버린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다고 어설픈 개입과 어설픈 관심은 뱀파이어들의 좋은 먹잇감이고 기생하기 쉬운 숙주가

되는 지름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설픈' 동정심으로 자신의 기운과 맨탈까지 탈탈

털린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지지 말라. 돼지가 진주를 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갈기갈기 찢을

있다' 신약성경의 말처럼 어설픈 행동은 나에게 부메랑처럼 돌아 온다. 

두번째는 '적당히'이다. 얼핏 들으면 형식적으로 내지는 대충대충이라고 들을 있지만 사실 적당히는

정말 어려운 말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중용을 지키며 치우치지 않는 행동이 '적당히'이고

상황이나 형편에 들어 맞는 것이 적당히이다. 베품과 나눔과 개입도 적당히 해야 한다. 오지랖 넓게

과도하게 개입해서 너무 퍼주면 뱀파이어들에게 공략 당하기 좋은 대상이 된다. 물론 베푸는 삶은

좋은 것이지만 여기에도 '적당히' 필요하다.


저자는 글의 말미에 조금 특별한 뱀파이어를 소개한다. 우리 각각의 내면 속에 잠자고 있는 멘탈

뱀파이어들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책을 읽는 동안 어쩌면 나도 그들 하나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모두는 멘탈 뱀파이어 기질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가능성이 충분하며 어쩌면

이미 그렇게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그들이 되기도하고 그들에게 당하기도 한다.

멘탈 뱀파이어에게 쉽게 당하지 않으려면(이건 일상생활을 사는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신에게 일어나고, 시작하고, 경험하는 모든것에 책임을 지려는 책임의식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독립 주체로서 생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습관이 면역력이다. 


'자유를 지켜라. 자유가 나머지를 지킨다' 빅토르 위고의 말처럼 자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뿌리가 깊은 나무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잠재력을 믿고, 자신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나의 기운을 빨아 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뱀파이어들에게 맞서는 용기있는 자유인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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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온다, 나노봇 와이즈만 미래과학 2
김성화.권수진 지음, 김영수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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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가 나타났다'

죽같이 걸죽한 고온의 우주가 점차 식기 시작하고 우주의 온도가 3000도로 내려갔을때

소립자들이 뭉쳐 수고를 만들어 내고 우주에 있는 물질의 90% 수소이고 우주는 수소에서

우라늄까지 92개의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들을때 마다 신기하다. 우주를 이루는

92개의 원자에는 수소(H), 산소(O), 헬륨(He) 같이 익히 아는 것도 있지만 비스무트(Bi),

프라세오니뮴(Pr), 디스프로슘(Dy) 같이 생소한것들도 있어 항시 궁금증을 유발했지만

파고들면 골이 띵해질것 같다는 선입견에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나에게 책은 새로운

도전이고 흥미로운 출발이다. 

분자가 분자를 끌어 당겨서 점점 복잡하고 거대한 분자를 만들고 분자덩어리와 분자덩어리들이

서로 결합하여 스스로 점점 크고 복잡한 구조물을 만드는데 분자들의 이러한 능력을

'자기 조립'이라고 한다. 인간의 세포는 60 정도인데 각각의 세포에는 리보솜이

수십개가 들어 있고 세포의 가운데 핵이 있고 속에 DNA 들어 있는데 여기에 각각의

유전자 정보가 그대로 들어있어서 DNA 나노컴퓨터의 역할을 하는데 우리 속에는

2760 개의 나노 컴퓨터가 들어 있다는 설명은 그냥 신기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무지했나' 라는

자책을 하게 한다. 한편 10x10억개의 단백질로 구성된 DNA 가닥을 모두 이으면 대략 1000km

(명왕성 보다 거리) 된다고 한다.

 

다이아몬드와 연필심의 재료가 같다면 믿어 질까? 놀랍게도 세상의 모든 동물, 식물, 화학물질의

90% 탄소를 가지고 있고 탄소는 우주 속에서 세번째로 많은 원소이며 미래에 가장 중요한 원자

하나이다. 탄소 원자 60개가 모이면 만들어지는 버키볼은 지름이 겨우 1나노미터(먼지 보다

100만배 작은 크기) 불과하지만 안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훌륭한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하며

가장 얇은 그물인 그래핀은 두께가 겨우 0.35나노미터에 불과하지만 종이 보다 100만배 얇고, 강철보다

200 강하며, 유리보다 투명하고, 구리보다 100 많이 전기도 통하고, 실리콘 보다 100

빠르다. 생각해보라. 유리보다 투명하고 강철보다 단단한데 종이 보다 100만배 얇은 그래핀으로 만든

자동차를. 아마 너무 가벼워서 가방에 넣고 다녀도 되지 않을까.

물론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노봇이 나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거나 전쟁 무기로 쓰이게

되는 경우 심각한 문제가 초래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위험한 것은 스스로 복제 있는

나노봇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무한증식할 경우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로

미친기계들에게 지구가 잠식 당할 수도 있는데 끔찍한 재앙을 '그레인 시나리오'라고 하는데

우리가 영화에서 익히 보았던 그런 상황을 의미한다.

 

책은 분명 어린이용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어지간한 성인이 보아도 만큼 풍성하고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특별히 수학이 싫어 문과를 택했던 같은 사람에게는 마치 처음 만나는

신세계처럼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역시나 믿고 보는 와이즈만북스답다. 

끝으로 루이 파스퇴르의 마디를 전한다. 

'무한히 작은 것의 역할은 무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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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낙원 세계기독교고전 32
존 밀턴 지음, 귀스타브 도레 외 그림,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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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리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오류가 지배할 것이요'

19세기 미국의 정치가이자 언론인인 다니엘 엡스터의 말이다. 진리마저도 무참히 짖밟히고

기본적인 가치 마저도 퇴색해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밀턴이

 '실낙원' 썼던 그때와 같이. 

인간의 불순종과 불순종으로 인해 낙원을 잃어 버리게 되는 인간, 인간의 타락의 원인이

되는 뱀의 모습으로 위장하는 사탄,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천국과 지옥, 신에게 도전하는

사탄 그리고 추방, 신의 권위를 가볍게 여기는 인간 그리고 범죄함, 결과 벌어지는

낙원에서의 추방. 방대한 역사관과 깊은 통찰과 성서적 지식을 기반으로 나간 책은

520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한번 압도하고 끊임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설명으로 다시한번 기를 죽인다. 아마도 주해가 없었다면 정말 읽기 힘든 끔찍한 책이거나

솔직히 베개 용도로 사용할 법한 두께이지만 친절한 설명은 책에 깊이 빠지게 하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사탄과 졸개들의 역시 언변이 뛰어나다. 적절히 상대의 감정을 고조시키며 수위 조절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훔쳐낸다. 사탄이, 몰록이, 벨리알이, 바알세불이 그랬다. 분명 자신들은

천국에서 쫒겨나 지옥에 있음에도 여전히 기세는 꺽이지 않았고 언제라도 천국과 권력을

되찾을 있을듯이 이야기한다.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이 지옥인데도. 

이에 반해 하나님과 그의 아들과의 대화는 절절한 연애편지 같다. 서로를 향한 믿음과 절대적

신뢰를 바탕으로 아들의 생명을 요구하는 절대자와 그런 아버지의 어쩔수 없는 선택의 아픔을

알기에 인자(사람의 아들, 구약에서 예언하는 메시아) 되기로 결정하는 아들의 선택은 숨기기

어려운 고통이다. 스스로 낮아져야 하며 비천함과 굴욕을 당해야 함에도 ' 일을 있는

이는 오직 너밖에 없다' 아버지의 간청을 뿌리치지 못하는 아들의 마음은 과연 어떠했을까? 


천국의 대군과 사탄의 대군의 전투 장면은 스펙타클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글에서 표현하는대로

영상화 한다면 어떤 전투신보다 훌륭한 장면이 될것이고 지금 외화 관객수 1위를 차지한

어벤저스 앤드게임을 능가하는 대작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상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미카엘이 찌른 칼에 처음으로 고통을 알게되는 사탄, 가브리엘이 휘두른 칼에

허리 부분까지 둘로 갈라져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고통에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도망가는

몰록. 사실 전쟁은 상대가 없는 이와 벌이는 무모한 전쟁이다. 오판과 교만은 철저한

패배를 가져 오지만 여전히 사탄은 틈을 노린다.

 

글이 쓰여질 당시의 상황은 30 전쟁이 종결되고 이어 발발한 영국 내전을 마친 만신창이가

유럽사회와 기나긴 전쟁으로 기본적인 인성마저 상실하고 그저 살기에 급급한 군상들, 여기에선

'' '정의' 존재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 남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시대 앞에

밀턴은 잃어 버린 가치를 찾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자신들의 '' 대해 변명과 당위성만을

주장하며 합리화시키기에 급급한 이들에게 던지는 경고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들을

사랑하는 이의 관용의 메세지를 구약 창세기 1장에서 3장까지의 사건을 기반으로 1만행에 달하는

대서사시를 통해 전한다. 어릴때부터 당대 최고의 신학자인 토마스 영에게 지도를 받아서 쌓은

탄탄한 신학적 지식과 날마다 경건 생활을 하며 터득한 경건한 종교적 영성과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의 결정체가 책이다. 


밀턴은 책에서 강력한 상상력과 섬세한 묘사, 탁월한 표현, 장중한 흐름등을 마음껏 구사하여

세익스피어 다음 가는 시인이라는 지위를 얻기도 한다. 수사학적으로 고양되는 격조 높은 문체로

일상적 언어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둠으로써 영웅적 주제와 웅대한 구성과 양식성에 알맞는

의식적(ceremonial)문체인 장엄체를 사용하여 품격을 더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실낙원의 주인공은 영웅이 아니라 미약한 인간(아담과하와)이라는 점과 용기와 명예와 같은

전통적인 서사시의 덕목이 아니라 복종과 고난이라는 기독교적 덕목이 주제라는 점에서 고전

서사시와는 다른 길을 걷는 비전통적 서사시이기도 하다.


책은 '인간이 금지된 나무의 열매를 먹음으로써 세상에 죽음이 들어왔고' 시작해서

'그들은 손을 잡고서 유랑의 발걸음을 서서히 옮겨, 에덴을 지나 외롭고 고독한 길을 갔다'

글을 맺는다. 비록 하나님이 보낸 천사 미카엘에 의해 낙원에서 쫒겨나지만 언젠가 오게

메시아가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으로 인간의 죄를 속하고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구원의 희망' 전함으로 하나님의 절대 속성인 '사랑' 기억하게 한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결코 홀로 두지 않고, 결코 내버려 두지 않는 사랑 말이다. 어쩌면 밀턴이 희망도 의지도 잃어 버리고

지쳐있는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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