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초분이의 서재 (초분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04 Nov 2026 10:16:33 +0900</lastBuildDate><image><title>초분</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0.gif</url><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초분</description></image><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큐레이터 - [큐레이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54314</link><pubDate>Sun, 04 Oct 2026 20: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543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1577&TPaperId=175543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25/45/coveroff/k6021315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1577&TPaperId=175543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큐레이터</a><br/>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9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반전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소설을 읽고 싶지 않으십니까?<br/><br/>ー<br/><br/>두 개의 절단된 손가락.<br/>현장에 남겨진 정체불명의 메시지.<br/><br/>검은 백조와 # BSC6라는 문자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br/><br/>중범죄수사국 형사 워싱턴 포와 데이터 분석의 천재 틸리 브래드쇼가 수사에 투입되어 사건을 조사하지만 좀처럼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br/><br/>“범인은 피해자들을 어떻게 고른 거죠? 왜 두 사람만 납치했을까요? 그리고 왜 여성 피해자들은 몸속에서 마취제가 나왔고요? 왜 한 사람한테는 수술 도구를 쓰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썼죠? 왜 사흘 연속 신체 일부를 무대에 올리듯이 전시해놓고 그 후에는 조용해졌을까요? 메시지를 보내는 걸까요? 범행은 끝낸 걸까요? 이제 시작일 뿐일 걸까요? 그리고 대체 # BSC6은 뭐죠?“<br/><br/>사건은 끊임없는 질문을 남겼고 그들은 그 답을 찾아야 한다.<br/><br/>“포 경사님, 이쯤에서 제가 ‘큐레이터’라고 자칭하는 남자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할 것 같네요.”<br/><br/>답이 되어줄, ‘큐레이터’를 반드시 붙잡아서 말이다.<br/><br/>ー<br/><br/>큐레이터라는 인물은 쉽지 않다.<br/><br/>그는 사실 살인 청부업자보다는 해결사에 가깝다. 맞는 값만 치르면 어떤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한테든 맞춤 해결법을 제안하는데, 잔인한 살인은 그 해결법의 일부일 뿐이다.<br/><br/>취약한 사람들을 정교하게 통제하고 조작하는, 인간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고들어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한 사람이기까지 하다.<br/><br/>그는 마치 거미 같다.<br/><br/>거미줄을 촘촘하게 쳐놓고 먹잇감이 걸려들기를 기다린다. 먹잇감이 빠져나가려고 하면 할수록 그가 쳐놓은 거미줄에 더욱 엉망진창이 될 뿐이다.<br/><br/>하지만 큐레이터를 잡으려는 영국 수사팀 또한 만만치 않다.<br/><br/>뛰어난 수사 감각으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단서를 붙잡는 포와 천재적인 두뇌로 옆에서 그를 서포트 해주는 브래드쇼는 마치 셜록과 왓슨을 연상케 한다.<br/><br/>『큐레이터』는 쫓고 쫓기는 숨 가쁜 추적극이 아니다.<br/><br/>하지만 상대를 막다른 길로 몰아세우며 도망갈 곳을 하나씩 없애는 사냥처럼 느껴져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br/><br/>반전이라는 덫에 기꺼이 걸려본다.<br/><br/>이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br/><br/>“큐레이터가 뭘 하려고 하는지 알아냈다고 생각할 때가 정확히 놈이 바라는 상황이에요.”<br/><br/>책 속의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br/><br/>큐레이터에게 덜미를 잡히지 않으려면 말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25/45/cover150/k6021315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2254513</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단두대와 욕조 - [단두대와 욕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47240</link><pubDate>Wed, 30 Sep 2026 22: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472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879&TPaperId=175472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7/85/coveroff/89329258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879&TPaperId=175472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단두대와 욕조</a><br/>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9월<br/></td></tr></table><br/>내가 너에게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한 복수를 제안한다면 어쩔래?<br/><br/>ー<br/><br/>혁명.<br/>정말 빛나는 단어다.<br/><br/>지배층의 권력에 맞서 싸운 피지배층이 떠오른다.<br/><br/>마치 옳게 된 정의 같다.<br/><br/>그런데 혁명은 이긴 자에 의해 쓰인 역사이다.<br/><br/>‘전쟁에서 죄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br/><br/>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덧칠된 전쟁의 색깔 또한 빛날까.<br/><br/>ー<br/><br/>프랑스 혁명기, 공화군으로 전쟁에 참전했던 시몽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자신의 고향인 낭트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를 맞이해줄 가족은 없었다. 아버지가 사랑했던 시계 공방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아버지는 총살 당하고, 어머니는 투옥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br/><br/>죄 없는 이들인데도.<br/><br/>시몽의 머릿속을 채운 것은 복수였다. 이 모든 일에 얽혀 있는 권력자 카리에르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에게 총을 겨누지만, 누군가 막아선다.<br/><br/>“내가 너에게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한 복수를 제안한다면 어쩔래?”<br/><br/>시몽은 자신을 창녀라고 소개한 샤를로트, 그리고 혁명 재판소 소장 펠립스와 함께 카리에르를 끌어내리기 위해 손을 잡는다.<br/><br/>그들의 ‘혁명’은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는다.<br/><br/>차라리 카리에르가 용변을 볼 때 머리에 총을 쏘는 게 훨씬 깔끔했을 거다. 그랬더라면 시몽이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끔찍한 참상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만은 않았을 텐데 말이다.<br/><br/>시몽은 전쟁터에서 남의 생명줄을 끊고 다니며 제 생명줄을 이어간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아남았다.<br/><br/>전쟁의 참혹함은, 그야말로 ‘전쟁’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해되는 것이었다.<br/><br/>하지만 시몽은 혁명이라는 잘 포장된 전쟁을 마주하게 된다.<br/><br/>살아남기 위해,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면 됐다. 그때까지 시몽은 전쟁의 법칙을 들어 자신의 개인적인 책임을 희석하며 만사를 대하는 그런 세계관에 만족했다.<br/><br/>이 전쟁터 위에는 살육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br/>그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따라 전쟁터를 밟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br/><br/>하지만 그 신념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며 면죄부가 되어주지는 않는다.<br/><br/>그러나 혁명은 이긴 자에 의해 쓰인 역사이므로,<br/>그들의 신념은 정당화되고 면죄부를 받아 기록될 뿐이다.<br/><br/>많은 이들이 흘린 피를 가차 없이 밟고서 이루어낸 혁명은 결국 옳은 일이 되고야 마는가.<br/><br/>우리나라에도 역사에 기록된 ‘혁명’이 있다.<br/><br/>나는 혁명으로 얻은 자유를 거머쥔 채 살아가고 있다.<br/>그리고 그 자유를 거머쥐기 위해 과거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야 했음을 알고 있다.<br/><br/>나에게는 자유가 있는 현재가 ‘옳은’ 세상이지만,<br/>그들의 죽음이 ‘옳은’ 희생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br/><br/>그래서 부끄럽다.<br/><br/>우리는 과거의 참상이 기록되어 있는 이곳에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br/><br/>『단두대와 욕조』는 나에게 혁명이라는 정당한 명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br/><br/>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나를 마주하게 한다.<br/><br/>마음이 참 착잡해진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7/85/cover150/89329258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678560</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영겁관 초연속 살인 사건 - [영겁관 초연속 살인 사건 - 마녀는 X와 죽기로 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33782</link><pubDate>Wed, 23 Sep 2026 22: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337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1960&TPaperId=175337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1/13/coveroff/k2321319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1960&TPaperId=175337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영겁관 초연속 살인 사건 - 마녀는 X와 죽기로 했다</a><br/>미나미 아소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09월<br/></td></tr></table><br/>“내 눈을, 마지막까지 바라봐 줘.”<br/><br/>ー<br/><br/>히스클리프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3년 만에 가족과 함께 살던 저택 영겁관으로 오게 된다. 그는 장례식에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다 어머니와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릴리주디스 에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날 밤, 히스클리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기로 했던 동생 코델리아가 참혹하게 죽어 있는 현장을 발견하게 되고, 릴리 또한 누군가에게 총살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br/><br/>그리고 히스클리프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br/><br/>믿을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br/>마녀 릴리주디스 에어의 세 가지 저주를 믿어야 하지만 말이다.<br/><br/>하나, 회귀의 저주이다.<br/>릴리의 사망과 동시에 발동된다.<br/><br/>둘, 동반의 저주이다.<br/>마지막으로 릴리의 눈을 마주친 사람을 강제로 회귀하게 한다.<br/><br/>셋, 불로불사의 저주이다.<br/><br/>히스클리프는 눈앞에 버젓이 살아 있는 릴리에게 이 모든 사실을 듣게 된다.<br/><br/>그리고 히스클리프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릴리는 유언장의 내용을 듣기 위해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내기로 한다.<br/><br/>ー<br/><br/>거대한 폭풍우로 고립된 섬은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을 준다. 밀실 살인 때문일까, 이 집에 살인범과 함께 있다는 점 때문일까, 아니면 마녀의 존재 때문일까. 불안한 분위기는 저택 영겁관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br/><br/>“.......난 피도 눈물도 없는 마녀가 아니야.”<br/><br/>회귀를 반복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온 마녀는 많은 비밀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 비밀을 쉽게 꺼내면 안 된다. 그야 히스클리프 또한 많은 비밀을 품고 그 비밀을 꺼내 보여주지 않으니까 말이다.<br/><br/>이 둘은 진범을 찾는다는 목적 아래 서로를 이해하고 믿는 것처럼 보이지만, 섣불리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서로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이 소설에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br/><br/>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마녀와 회귀라는 소재를 결합한 것은 꽤 독특하고 위험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추리라는, 완벽하게 증명해 내야 하는 소설에서 마녀와 회귀라는 증명할 수 없는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걱정이 앞섰다.<br/><br/>그러나 나의 걱정을 우습게 여기기라도 하듯, 작가는 이 설정을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사실 소설에서 등장하는 마녀는 세 가지의 저주를 가진,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일 뿐이다. 판타지 소설의 마녀처럼 도마뱀 꼬리와 비늘로 마법 약물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아니기에, 오히려 이 소설에 어딘가에서 일어날 법한 현실성을 만들어냈다.<br/><br/>죽기 직전, 그 하루를 반복하며 진범을 찾아내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하지만 목적을 위해서라면 죽음을 불사할 수 있는 건 오랜 세월을 살아온 마녀이기에 가능한 선택 같았다. 그래서 소설을 이루고 있는 이러한 설정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br/><br/>저택의 내부 평면도와 살인 현장과 같은 삽화가 독자가 사건을 상상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그려져 있는 점도 좋았다.<br/><br/>미스터리와 추리, 그리고 약간의 판타지가 균형 좋게 맞물린 소설을 읽고 싶다면 『영겁관 초연속 살인사건 마녀는 X와 죽기로 했다』는 좋은 선택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1/13/cover150/k2321319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11362</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인간 판박이 - [인간 판박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31213</link><pubDate>Tue, 22 Sep 2026 18: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312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1679&TPaperId=175312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26/5/coveroff/k8721316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1679&TPaperId=175312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간 판박이</a><br/>아베 코보 지음, 곽형덕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09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일그러진 거울에 일그러진 모습이 비치는 것은 오히려 도리에 맞다.<br/><br/>ー<br/><br/>“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보통의 인간이 아닙니다. 화성인입니다.”<br/><br/>솔직히 말하자면,<br/><br/>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 도망친다. 사람들이 상대를 안 해주니까 도를 아십니까,에서 저는 화성인입니다로 노선을 틀은 사이비인가 싶으면서도 그저 미친 사람인가 생각도 할 것이다. 사이비든 미친 사람이든 상종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므로 사람들 틈으로 섞여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러고는 만난 친구에게 야야,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앞서 화성인이라 지칭한 이의 말을 따라하며 깔깔 웃어댔을 것이다.<br/><br/>그런데 소설 속 ‘나’의 상황은 좀 달랐다.<br/><br/>화성인이라고 주장하는 남자의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가 시발점이었다. 남자는 정신병원에서 퇴원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가 성인 남성 세 명이 달라붙어도 막을 수 없는 난폭한 사람이라고 했다. 절대 집 안으로 들여서는 안 되는 미친놈인 게 분명한데, 30분 안에 반드시 데리러 오겠다는 보험을 약속받았다. 게다가 남자는 ‘나’의 라디오 방송 ‘안녕하세요 화성인’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었다. 결국 ‘나’는 남자를 집 안으로 들이며 그와 대화를 한다.<br/><br/>『인간 판박이』는 ‘나’와 남자의 대화로 전부 이루어진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한데, 그들의 대화를 천천히 읽다 보면 정신을 제대로 붙잡아 둘 수가 없다.<br/><br/>자신이 화성인이라며 정체를 밝혀온 남자는 화성협회 토지 분양 촉진과의 다나카 이치로라고 했다. 명함까지 반듯하게 준비하는 미치광이라니. 그가 ‘나’와 대화를 하며 언급하는 단어들 또한 심상치 않다. 작가가 독자적인 세계관을 꾸려 만들어낸 세계관 설정처럼, 들어본 적 없는 낯선 단어에는 그럴듯한 의미가 담겨 있다.<br/><br/>한 편의 잘 만들어진 SF 세계관 속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 같다. A가 사실은 A가 아니라 B라고 해도, 그 세계관에서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만 같았다.<br/><br/>그러니까 소설 속 ‘나’뿐만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나까지도 화성인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꽤 그럴듯한 궤변에 설득되고 있었다.<br/><br/>가스라이팅이 이렇게 무서운 법이다.<br/><br/>나는 내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어렸을 때 마법 소녀가 되고 싶어 그 행동을 따라 한 적은 있어도, 스스로를 인간이 아닌 존재라고 믿으며 살아본 적은 없다.<br/><br/>그런데 내가 동경했던 마법 소녀도, 화성인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도 ‘인간’처럼 생겼다. ‘인간’처럼 생겼으니 인간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미친 사람처럼 보일 뿐이다.<br/><br/>“거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인가요?”<br/>“맞아. 완전히 판박이야.”<br/><br/>인간 판박이.<br/><br/>어떤 존재는 인간이 아님에도 인간과 똑닮은, 인간 판박이이다.<br/><br/>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인간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br/><br/>이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할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며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답을 늘어놓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스스로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참 이질적이지 않은가.<br/><br/>의심, 혼란, 그리고 불안으로 ‘미치광이’가 된다면,<br/><br/>...들키지 않기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26/5/cover150/k8721316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2260534</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측백나무성의 라푼젤 - [측백나무성의 라푼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23393</link><pubDate>Fri, 18 Sep 2026 10: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233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0445&TPaperId=175233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77/coveroff/k32213044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0445&TPaperId=175233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측백나무성의 라푼젤</a><br/>배명은 지음 / 고블 / 2026년 08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나는 겁이 없는 편에 속한다. 공포 영화에서 큰 소리와 함께 귀신이 깜짝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 공포 영화를 보는데 슬퍼서 눈물을 흘린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br/><br/>공포 영화에서 귀신은 사람들에게 해를 입힌다. 귀신이라는 것 자체가 현실과는 거리가 먼 존재인데, 해를 입히기까지 하니 우리는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br/><br/>그런데 가끔 이 귀신이라는 존재가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br/><br/>내가 왜 이런 말로 서두를 열었냐 하면, 배명은 작가님의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또한 나로 하여금 복잡한 감상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br/><br/>일곱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호러 단편집은 각 단편마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다채롭다.<br/><br/>소설에서 한국의 토속적인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데, 그 토속적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단편을 하나 꼽아보자면 가장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는 「매혹」이라는 이야기다.<br/><br/>정우는 친구에게서 농사일이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내 서은과 함께 천룡리라는 마을로 귀농을 하게 된다. 이 천룡리에는 마을의 안녕을 위해 천 년 묵은 지네에게 처녀들을 제물로 삼았다는 전설이 내려져 오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보물님이라는 천녀님을 믿고 있었다. 정우는 그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고, 온순했던 아내 서은이 제게 반항하는 이유가 그 천녀님이라는 여자 때문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분노에 사로잡힌다.<br/><br/>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제사. 그리고 ‘천녀님’.<br/><br/>이 이야기를 읽으며 느끼게 되는 불안과 초조, 그리고 ‘천녀님’이라는 존재에 대한 공포심은 우리가 이 토속적인 정서에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br/><br/>알고 있기 때문에 공포를 느낀다니, 기이하기까지 하다.<br/><br/>배명은 작가님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인 망사랑이 담겨 있는, 이 단편집의 제목이 되어준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br/><br/>동해는 부광시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그곳으로 귀농하게 된 교수의 집에서 며칠 묵기로 한다. 그는 마을 외곽의 측백나무들 사이에 있는 붉은 벽돌집과 함께 교수의 딸이 집에 있는지, 있다면 잘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도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교수는 이 말을 동해에게 듣게 되면서, 자신의 딸이 며칠 휴가 내고 여행을 갔다며 도해를 스토커 취급한다.<br/><br/>ー우리 다시는 떨어지지 말자. 절대로.<br/><br/>내가 공포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고 했던가.<br/><br/>측백나무로 둘러싸인 붉은 벽돌집은 음울하고 습한 분위기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때로는 이 축축한 풀 내음이 코를 찌르며 눈물을 흘리게 만들 때도 있는 법이다.<br/><br/>가을의 바람과 함께 읽은 이 책의 이야기는 서늘한 감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77/cover150/k32213044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27778</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 [[세트] 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2 세트 - 전2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14869</link><pubDate>Mon, 14 Sep 2026 02: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148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130357&TPaperId=175148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7/coveroff/k0321303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130357&TPaperId=175148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2 세트 - 전2권</a><br/>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08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구니타치 경찰서의 형사과에 근무하는 젊은 형사 호쇼 레이코에게는 비밀이 있다. 이 비밀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모른다. 물론 레이코의 직업이 경찰인 점을 고려했을 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눈치가 상당히 없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어쨌든 레이코는 자신이 저녁으로 고급 푸아그라 소테를 먹는 재벌집 영애라는 비밀을 아주 잘 숨기고 있었다.<br/><br/>그는 업무가 끝나면 고급 외제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긴다던가, 고급 음식을 즐기며 재벌집 영애로서 남은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br/><br/>하지만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난다.<br/><br/>재벌집 영애 호쇼 레이코는, 사건 현장을 바쁘게 뛰어 다니는 형사 호쇼 레이코가 되어 우리에게 즐거운 미스터리 추리극을 들려준다.<br/><br/>ー<br/><br/>이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나는 개성 있는 등장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br/><br/>레이코는 가자마쓰리 경부와 신참 형사 와카미야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째서인지 ...쉽지 않다.<br/><br/>보통 직장 상사라면, 경부라면 노련하게 사건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믿음직스러운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가자마쓰리 경부는 여자를 밝히고 추리만 했다 하면 적중률 0%라는 기적을 보여주는 아주 무능한 사람이다.<br/><br/>내가 즐겨 보는 만화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모리 코고로‘라는 캐릭터와 똑 닮았다.<br/><br/>사실 상사가 저렇게 무능하면 화가 나야 하는데 제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사건을 해결하려는 모습이나, 끔찍하면서도 깜찍한 연기력으로 사건을 재연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게 된다.<br/><br/>신참 형사 와카미야는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미숙한 탓인지, 아니면 타고난 성정이 천진난만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흔히 말하는 MZ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 MZ력 때문에 옆에서 듣고 있던 레이코가 당황하며 츳코미를 거는 모습은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다.<br/><br/>가자마쓰리 경부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직 서툰 추리 실력을 보여주면서도 열정만큼은 가득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귀여워할 수밖에 없게 된다.<br/><br/>“자기 잘난 맛에 사는 상사와 푼수끼 넘치는 천진난만한 후배. 그 두 사람 사이에 끼어서 고군분투하시는 아가씨. 그 씩씩한 모습을 마음속에 떠올릴 때마다 이 가게야마, 저도 모르게 가슴이, 훗.......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후훗.”<br/><br/>물론 이들을 신랄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 레이코에게도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집사 가게야마가 매력으로 따지자면 단연 최고다.<br/><br/>가게야마는 레이코가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면 자신의 방식으로 조언을 해주곤 하는데, 그 방식이 재벌가 영애에게 벌일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머리는 모자를 쓰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는 둥의 독설도 서슴지 않는다.<br/><br/>하지만 이 모든 건 레이코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함이다.<br/><br/>운전기사부터 식사 준비, 사건 해결까지 못하는 일이 없는 가게야마의 유능함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다. 가게야마라는 캐릭터 하나로 모든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하게 하면 더 시원시원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역시 독설을 날리는 집사와 재벌가 영애 형사의 티격태격 콤비가 없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br/><br/>사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단서를 제공하고 함께 추리하며 범인을 맞히는 정통 미스터리 추리 수사물은 아니다.<br/><br/>하지만 이런 정통 추리물에 조금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 소설은 꽤 괜찮은 피로회복제가 될 수 있다.<br/><br/>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유쾌하게 웃고 있게 된다. 등장인물만큼 범인의 트릭 또한 개성 있으며, 그 트릭을 간파하는 추리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는 소설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7/cover150/k0321303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040741</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안 치우는 게 아니라 못 치우는 거야 - [안 치우는 게 아니라 못 치우는 거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12705</link><pubDate>Sun, 13 Sep 2026 04: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5127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130747&TPaperId=175127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29/coveroff/k2221307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130747&TPaperId=175127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안 치우는 게 아니라 못 치우는 거야</a><br/>클로버 지음 / 책들의정원 / 2026년 08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인생도 게임처럼 리셋된다면 얼마나 좋을까.<br/><br/>ー<br/><br/>에세이의 작가는 히키코모리가 되어 쓰레기 집에 갇혀 있었다. 대체 어떤 이유로 그는 쓰레기 집에 살게 되었을까.<br/><br/>ー<br/><br/>‘쓰레기 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컵 하나쯤이야, 봉지 하나쯤이야, 내일 버리면 되지. 그런 하루가 쌓여 어느 날 문득 바닥이 보이지 않게 된다.’<br/><br/>이 에세이에서는 우울로 인해 무기력해진 사람의 모습을 아주 잘 담아내고 있다. 누군가는 너무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간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는 다큐멘터리 속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들을, 다른 누군가는 일상에 스며들어 눈을 뜨면 매일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라는 것을.<br/><br/>물론 작가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br/><br/>그는 스물두 살에 검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br/><br/>하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하게 된 사회생활은 어렵기만 했다.<br/><br/>게다가 임용 후, 그의 일상은 ‘술’이라는 단어로 요약됐다. 지독한 술 냄새, 낯선 남자, 찢어진 스타킹, 그리고 믿었던 선배의 말은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다.<br/><br/>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는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답답했다. 심장도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다음은 위가 말썽이었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도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br/><br/>‘병이 없다는 말은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 내 고통을 설명할 이름이 없다는 뜻처럼 들린다. 그래서 모순되게도 병명 하나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br/><br/>언젠가부터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모든 것에 경계를 하고, 그 불안이 그를 지치게 만들자, 그는 결국 휴직계를 내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쳤다.<br/><br/>그렇게 그는 쓰레기 집에 살게 됐다.<br/><br/>작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앞서, 이 에세이는 극적인 반전은 없다고 말한다. 인생을 게임처럼 리셋하고 싶어도 끝내 리셋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다.<br/><br/>하지만, 좋아졌다 나빠지고, 한 걸음 나아갔다 두 걸음 물러설지언정 그는 제 자신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주 천천히, 아주 작은 변화지만, 절대 작지 않은 결심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인정하기로 했다.<br/><br/>이 에세이의 소제목에 집중해 보자.<br/><br/>‘나는 왜 이것도 못할까.’<br/>‘참고 견디는 게 답인 줄 알았다.’<br/>‘나를 가장 괴롭힌 사람은 나였다.’<br/>‘사실은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br/>‘나를 미워하는 일은 그만두기로 했다.’<br/><br/>숨만 쉬어도 벅차서 스스로를 돌볼 힘조차 남아 있지 않던 그가 딛고 일어서기까지의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것만 같다.<br/><br/>“살아 있길 잘했다.”<br/><br/>이 한마디를 쉽게 뱉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br/><br/>이 에세이는 살아갈 수 있는 거창한 동기 부여를 주는 아주 잘난 사람의 이야기는 분명 아니지만, ‘그럼에도’ 살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나온 모든 계절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29/cover150/k2221307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542967</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목소리가 들린다 - [목소리가 들린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67492</link><pubDate>Sun, 23 Aug 2026 20: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674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1765&TPaperId=174674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00/48/coveroff/89364317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1765&TPaperId=174674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목소리가 들린다</a><br/>최정원 지음 / 창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나무병.<br/><br/>감연된 사람을 나무 같은 형태로 변형시키는 바이러스.<br/><br/>세상을 끔찍하게 만든 바이러스가 퍼진 이곳은, 정이세가 알고 있는 세계로부터 몇십 년이나 떨어진 미래였다. 분명 병원에 있어야 할 자신이 왜 물속에 빠져 있던 건지, 어째서 이런 세상과 마주하게 된 건지. 기억에 공백이 있는 그는 자신을 구해준 서지헌과 함께 셸터 ‘세종’으로 향하게 된다.<br/><br/>그곳에서 정이세는 자신이 인간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신이 인형이라는 것도 충격적인데, 그 인형의 몸에 배터리가 없단다.<br/><br/>게다가 자신을 구해 주었던 서지헌은 나무병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서지헌은 사람들 몰래 셸터를 떠나 약을 보급하기 위해 도시로 향하고, 정이세는 그의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br/><br/>하지만 그들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br/><br/>인간과 괴물의 대치,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대치.<br/><br/>인간은 나름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살아남기 위해 움직일 뿐,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콕 짚어 말하기에는 안타까운 상황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런 선택의 순간에도,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하는 이들이 있다.<br/><br/>“선의, 사랑, 믿음 같은 것들. 세상이 이 꼴이 나기 전부터 인간이 가치 있다고 여겼던 것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미덕들 말이다.”<br/><br/>소설을 읽다 보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br/><br/>그도 그럴 게 믿음이라니, 너무 낭만적이지 않은가.<br/><br/>모든 것이 망해버린 세상에서 낭만을 찾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믿음은 배신으로, 선의는 악의로 돌아오는 어둡고 캄캄한 곳에서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어리석은 선택일지도 모른다.<br/><br/>하지만 인간은 가끔, 말도 안 되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br/><br/>“그럼 난 믿음, 믿음을 고르련다.”<br/><br/>망가진 세상에서 우리 모두가 사실은 그것에 기대고 싶었을 테니까.<br/><br/>희망은 희미하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무병으로 나무가 된 인간들이 있다. 누군가의 가족이고, 누군가의 연인이고, 누군가의 친구겠지.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내고,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하며 마음이 베여나간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재난은 그들을 멈추지 못하게 만들고, 지치게 한다.<br/><br/>그럼에도 불구하고.<br/><br/>선한 선택을 하는 이들은 대체 어떤 찬란한 빛을 가지고 있는 걸까.<br/><br/>이 어둡고 캄캄한 세계를 밝게 비추는 그 빛은, 그들이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그냥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두려워하고 의심하면서도 결국 누군가를 믿고,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놓는 선택은, 그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br/><br/>『목소리가 들린다』는 최정원 작가님의 전작 『허밍』과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전작을 읽고 이 소설을 읽는다면 보다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소설에 흩뿌려져있는 『허밍』의 흔적들을 찾는 재미는 덤이다.<br/><br/>이 소설은 세상이 인간에게 다정하지 않을 때에도 서로를 끌어안는 이들의 이야기다.<br/><br/>지금 우리의 세상에, 가장 필요한 소설이 아닐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00/48/cover150/89364317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004816</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알리바이의 해부학 - [알리바이의 해부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66454</link><pubDate>Sun, 23 Aug 2026 07: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664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239&TPaperId=174664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5/30/coveroff/k9721302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239&TPaperId=174664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알리바이의 해부학</a><br/>애슐리 엘스턴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8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알리바이: 피고인이 범죄 실행 시각에 다른 장소에 있었으므로 공소 사실에 해당하는 범죄를 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하는 방어 논리.<br/>ー루이지애나주 변호사협회<br/><br/>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을까.<br/><br/>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의 알리바이조차 완벽하게 증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범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어내야 하는 범인은 과연 자신의 알리바이를 완벽하게 증명해낼 수 있을까.<br/><br/>캐밀은 자신을 통제하는 남편 벤과 이혼하기 위해 그의 외도를 증명할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캐밀은 오브리라는 인물을 알게 된다. 분명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캐밀은 그가 일하는 곳을 찾아갔지만, 오브리는 남편 벤이 누군지도 모르고 있었다.<br/><br/>하지만 그들은 10년 전의 어떤 사고와 관련이 있었고, 그 사고의 진실에 벤이 얽혀 있다고 확신한다.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계획을 세운다. 오브리가 통제를 받는 캐밀을 대신해 휴대폰을 들고 차를 운전하며 신용카드로 쇼핑을 하는 동안, 캐밀은 남편의 비밀을 밝혀내려고 한다.<br/><br/>하지만 사고의 진실을 알아내기도 전, 캐밀은 남편의 시신을 발견한다.<br/><br/>그리고 그 순간부터 본격적인 알리바이 증명이 시작된다.<br/><br/>10월 10일. 그날 벤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br/><br/>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사건 발생 당일을 전후로 각 등장인물의 시점과 상황을 번갈아 보여준다는 점이다.<br/><br/>ー배우자는 항상 첫 번째 용의자다. 배우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건 역사가 말해준다. 그래도 내 눈에 캐밀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그 참담함, 그 공포감, 그 비통함은 진짜였다.<br/><br/>어디 용의자가 캐밀뿐일까.<br/><br/>10년 전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오브리, 그리고 동업자이지만 사업을 두고 갈라설 위기에 놓인 행크까지.<br/><br/>모두가 벤을 죽일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br/><br/>추리 소설은 결국 ‘누가 범인인가?’를 알아내는 과정이 가장 큰 재미라고 생각한다. 나는 추리 소설을 꽤 읽었고, 그때마다 범인을 곧잘 맞추고는 했는데, 『알리바이의 해부학』에서는 끝내 범인을 추리지 못했다. 그 점에서 작가의 치밀한 구성에 혀를 내둘렀다.<br/><br/>부검을 하는 이유는 죽음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위함이라고 했던가.<br/><br/>그렇다면 알리바이를 해부하는 이유는 진실을 정확하게 알기 위함이 아닐까.<br/><br/>이 소설에서 알리바이는 단순히 범행 당시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숨겨왔던 진실을 밝혀내는 것까지 포함된다. 아주, 아주 오래된 진실 말이다.<br/><br/>제목이 『알리바이의 해부학』인 이유를 충분히 즐길 수 있던 소설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5/30/cover150/k9721302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53080</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낯선 집 - [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39388</link><pubDate>Sat, 08 Aug 2026 17: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393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813&TPaperId=174393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34/79/coveroff/k3421308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813&TPaperId=174393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a><br/>조경희 지음 / 사계절 / 2026년 07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경계는 항상 누군가를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유지된다.<br/><br/>나는 한국 사람이다. 그리고 나에게 ‘한국 사람’이란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말을 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두꺼운 쌍꺼풀을 가지고 있다거나 눈동자가 밝다거나,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사람들을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외국인’이라고 불렀다.<br/><br/>물론 차별할 의도는 없었다. 하지만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차별이 아니게 되는 건 아니다. 나는 재외국민과 이주민을 구분하지 않았다. 자이니치와 조선족, 고려인을 구분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저 ‘외국인’이라고 묶어버렸다. 이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했다.<br/><br/>『낯선 집』 은 어쩌면 그런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해 쓰인 책인지도 모르겠다.<br/><br/>재일조선인인 조경희 작가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디아스포라와 이주민이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한국 사회가 만든 제도 안에서 그들이 어떻게 배제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기저에 깔린 여성 혐오를 짚어낸다.<br/><br/>그중에서도 제주 난민 문제를 다룬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20대 여성의 난민 반대율이 높았던 현상을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젠더 불균형과 여성이 경험하는 일상적 공포 때문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br/><br/>나는 당시 난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공포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것이 타자에 대한 배제와 혐오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작가의 말은 나를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들었다.<br/><br/>이 책이 던지는 질문, ‘집’에 대해 고민해 본다.<br/><br/>나에게 집은 돌아갈 곳이자 내가 머무르는 곳이다.<br/><br/>그렇다면 디아스포라에게 집은 어디일까.<br/><br/>디아스포라는 흔히 고향을 떠나 타지로 흩어진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에게 집은 단순히 돌아갈 고향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br/><br/>우리는 아직 제도적으로도, 사회적 인식에서도 디아스포라의 삶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미숙하다. 우리가 그어놓은 경계 밖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존재한다.<br/><br/>그 경계를 드나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낯선 곳’이 아닌 ‘언제든지 돌아가고 머물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줄 수 있을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34/79/cover150/k3421308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347966</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 - [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34317</link><pubDate>Wed, 05 Aug 2026 20: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343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116&TPaperId=174343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7/coveroff/k05213011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116&TPaperId=174343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a><br/>정보라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07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귀야옹이라는 이름이 귀엽다. 그래서 마음이 이끌렸던 책이었다. 귀야옹? 귀여운 고양이 이야기일까 하고 가볍게 펼쳤던 책에는, 정보라 작가님의 단단한 마음으로 써 내려간 세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br/><br/>「내 이름을 불러줘」<br/>혁명이 끝났다. 여자는 성과 이름을 잃었고, 손목 안쪽에 박힌 작은 칩과 그 옆에 새겨진 초록색 여섯 자리 숫자로 불리게 되었다. 내 이름을 불러줘. 처형된 시신이 속삭이던 그 소리를, 자신이 낳은 아이를 국가에 빼앗긴 뒤 다시 듣게 된다.<br/><br/>인권이 사라진 끔찍한 세계였다. 나는 다정하게 불러주는 이름 대신 딱딱한 숫자로 불리게 되는 날이 온다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여자에게는 이름이 있었고, 그 이름을 불러주는 가족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무엇도 남아 있지 않다.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갓 태어난 아기마저 빼앗기는 세계에서, 여자가 작게나마 불러보았던 이름은 자신이 낳은 아이가 살아 있기를 바라는 소망이자, 자신 또한 살아 있는 존재임을 증명하려는 발버둥처럼 느껴졌다.<br/><br/>「바늘 자국」<br/>20년마다 요물에게 가장 아름답고 순결한 처녀를 공물로 바친다. 죽기 위해 살아 있는 소녀에게 다가오는 것은 그의 몸종뿐이었으니, 두 소녀는 서로에게 유일했다. “나는 요물의 것도, 저자들의 것도 아닌, 네 사람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건 제물로 바쳐졌던 소녀였다. 그는 제 연인의 사람으로서, 제 연인을 위해 살고자 했다.<br/><br/>나는 사랑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원래라면 죽었을 목숨, 제 연인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처절하게 느껴진다. 작가님이 담담하게 써 내려간 문장은 그들의 사랑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고, 읽는 내 마음도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왜 제목이 ‘바늘 자국’인지를 깨닫는 순간에는 모두가 바늘에 찔리는 듯한 아픔을 느낄 것이다.<br/><br/>「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br/>귀야옹 씨는 길고양이다. 여섯 마리의 새끼를 잃고 지쳐 길에 쓰러진 그는 한 여자의 집에 입양되어 안정되고 평온하고 쾌적한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집에 찾아온 한 남자의 ‘냄새’가 귀야옹 씨의 일상을 비집고 들어온다.<br/><br/>사람들의 스마트폰에는 알려달라고 하면 무엇이든 알려주는 친절한 인공지능 어플이 깔려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들은 인간을 학습한다. 하지만 인간은 인공지능처럼 프로그래밍된 대로 행동하지 않는 존재이다. “인간을 지배하는 건 감정이야.” 이 소설 속 인공지능이 학습한 ‘인간’은 섬뜩한 인상을 준다. 귀야옹 씨의 상실이 인간과, 그 인간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사실은 내 마음을 오래도록 무겁게 만든다.<br/><br/>정보라 작가님은 등장인물들의 삶을 빌려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작가님이 이야기 속에 남겨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나 또한 같은 생각을 품게 된다. 짧은 이야기지만 여운만큼은 길게 남는 소설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7/cover150/k05213011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420735</link></image></item><item><author>초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 - [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31906</link><pubDate>Tue, 04 Aug 2026 14: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7158101/174319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229&TPaperId=174319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8/15/coveroff/k5121302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229&TPaperId=174319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a><br/>정해연 외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07월<br/></td></tr></table><br/>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br/>대체 XXX가 뭘까?<br/><br/>내가 XXX였던 건에 대해서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br/>하지만, 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해서는 모두가 궁금해할 것이다.<br/><br/>‘최애’니까.<br/><br/>우리는 최애에 대해 늘 알고 싶어 한다.<br/>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아주 사소한 것조차 궁금해지는 존재가 최애이지 않나.<br/><br/>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최애의 비밀을 엿보는 기분이 들었다.<br/><br/>최애와 나, 둘만 아는 비밀 말이다.<br/><br/>「아이돌 그룹 러비쥬 살인사건」 정해연<br/>아이돌 그룹 러비쥬는 음악 방송 1위를 기념해 여행을 떠난다. 기쁨도 잠시, 다음 날 그룹의 리더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밤새 펜션에 드나든 사람이 없었기에 살인자는 함께 여행을 온 멤버들 가운데 있다.<br/>『홍학의 자리』를 집필한 정해연 작가님답게 미스터리의 색채가 짙게 묻어난다. 반전을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제발 제목의 XXX에 살인자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기를 바라며 읽었다. 짧은 분량임에도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강렬한 시작이었다.<br/><br/>「엔딩 요정의 비밀」 김아직<br/>이번에는 아이돌과 SF가 만났다. 팀을 알리기 위해 출연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촬영지가 외계 행성이다. 열심히 이리 뛰고 저리 뛰어보지만 좀처럼 분량은 확보되지 않고, PD가 그리는 그림은 '악마의 편집'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는 없다. 네 편 가운데 가장 현실적으로 아이돌의 고민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br/>백 명이 넘는 연습생이 경쟁하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모두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무대에 섰지만, 이름을 남긴 사람은 소수였다. 하지만 이 소설 속 굳세고 당찬 아이돌 선유만큼은 내게 확실히 이름을 남겼다.<br/><br/>「PMC 아이돌」 정명섭<br/>‘군필돌’이라는 콘셉트로 데뷔하게 된 아이돌 그룹 PMC. 민간군사기업(Private Military Company)의 약자를 그룹 이름으로 지었다는 데에서 콘셉트 참 지독하다 느껴지는데, 밀리터리 콘셉트를 확고히 하기 위해 아프리카까지 건너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한단다. 그런데 현지 사람들이 오해를 한 모양이다. 그들은 평범한 아이돌일 뿐인데. 상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는지 집중했던 소설이다. 대한민국 남자 아이돌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군 복무 소식에 눈물 흘리던 친구들이 떠오르기도 했다.<br/><br/>「눈물을 마시는 요괴」 박지선<br/>무대 위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걸그룹의 메인 보컬이지만, 무대 밖에서는 인간 사이에 숨어든 요괴를 찾아 퇴마하는 퇴마객 아이돌의 이야기다. 무려 투잡을 뛰는데, 아이돌도 퇴마객도 무엇 하나 대충 하는 법이 없다. 네 편 가운데 가장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단군신화를 차용한 설정이 흥미롭다. XXXX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도 바로 이 이야기일 것이다. 내 최애가 사실 퇴마객이었다니. 이렇게 기특할 수가 있나!<br/><br/>소설은 우리에게 최애의 사적인 모습을 보여준다.<br/><br/>실제로 우리는 화면 속에서 반짝이는 최애의 모습만을 알고 있다. 화면 뒤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그들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지 상상해 본 적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의 XXX는 하나의 대답이 되어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br/><br/>당신이 생각했던 XXX는 무엇이었는가.<br/><br/>이 책은 ‘최애’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파고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8/15/cover150/k5121302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8158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