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팀북투로 가는 길 - 서아프리카 전설 속 황금도시를 찾아가는 1,000킬로미터 여행!
키라 살락 지음, 박종윤 옮김 / 터치아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오지여행 전문가 키라 살락이 서아프리카 팀북트로 1,000km를 여행하는 기행문이다.
여성 홀로, 빨간고무보트인 카약을 노저어 1,000km를 가는 여정은
육체적 고통과 극심한 더위, 현지인의 지나친 호기심과 경계심, 구걸과 폭력 등으로 참으로 무모한 고행이었다.
그러나 예측불가하고 지극히 위험해보이는 이 여정을 주인공은 대담성과 기지로 하나씩 격파하듯 넘긴다.
여행지인 팀북트는 아프리카의 최빈국 말리의 작은 도시이다.
여러 부족으로 구성된 국가는 여전히 각 마을마다 추장이 있어 주인공이
밤을 보낼 때마다
가장 먼저 추장에게 들러 선물과 현금을 주면서 하룻밤 안위를 보장 받는다 .
백인 여성은 강을 따라 팀북투로 가는
길에서 호기심과 열렬한 응원의 대상이 되었다가,
수시로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겁탈을 당할 위기에도 처하는가 하면,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동물원의 신기한 동물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200년전의 팀북트 최초의 탐험가, 멍고 파크와 대화하듯 자문하며 책을 써내려간 부분도 인상적이다.
또한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을 상대로 자행되는 너무나도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여성할례의식이나 동물수준의 취급을 당하는 여성의
지위도 짚어낸다.
그녀의 필력과 내공은 대단한 것 같다.
얇은 여행기이지만 한번에 읽어낼 만큼 흡입력이 있었고, 무엇보다 현지 부족들과의
에피소드, 위기상황에서의 대처법 등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또한 각종 오지여행으로 키워진 담력, 그리고 여행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은 노트에 따로 메모해 둘 정도로 공감이 갔다.
“여행을 통해 오랫동안 죽었다
여기는 내 모습을 발견해 진정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여행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재탄생이다.”
모스크 사원을 들어가고자 했으나
이단자라며 쫓겨나며 “비슷한 점보다 차이점에 주목해 돌벽보다 넘기 어려운 마음의 벽을 쌓아올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그녀의 위트와 필력은 마치 ‘빌 브라이슨’의 책을 읽는 듯했고, 한비야의 여행기보단 여행에 대한 통찰력이나 밀도가 높았다.
나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땅을 밟으며 여행을 해보았지만 아프리카는 왠지 심리적으로 참으로 멀고 감히 여행을 가기에 선뜻 나설 수
없었다.
이 여행기를 읽으면 생생히 그녀의 옆에서 함께 여행하는 것 같고,
온전히 그녀의 투쟁에 가까운 모험기에 집중할 수 있어 흡족했다. 그녀가 위험에 처하면 걱정과 조바심에 책을 놓지 못하며, 응원하였다.
아프리카 오지여행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나 아프리카 말리의 생생한 민낯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