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우노메 인형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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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뒷 얘기가 궁금해서 호로록 금방 다 읽어버렸다. 특유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잘 살아있고, 무엇보다도 작가가 꼼꼼하게 심어놓은 떡밥이 잘 회수되어서 좋았다(몇 개는 처음부터 눈치챘는데, 그게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서술트릭’도 하나 숨겨져 있었는데(못알아챔), 와 정말 내가 이렇게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나 싶어서 반성했다.

이 책은 도시 괴담, 그러니까 ‘이 원고를 읽은 사람은 곧 죽는다’는 괴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원고를 읽으면 검은 머리에 후리소데를 입은 즈우노메 인형이 보이기 시작하고 결국 그 인형에 의해 죽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형이 점점 목을 조여오는데 증맬루 미칠 것 같음.

사실 이 책에서 악인의 역할을 맡는 사람, 즉 즈우노메 인형의 발단이 되는 사람이 정해져있기는 하다. 그걸 파헤쳐나가는 것이 책의 주요 골자인데, 좀 찜찜한 감이 없지 않다. 마치 ‘조커’처럼 그 나름의 사정과 안타까운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재 시점에서도 그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책에서는 행복한 것처럼 묘사되지만 본인의 착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약간 B형 성격장애의 면모도 보이는 것 같고.... 주변 사람들은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데 본인만 알아채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결말도 참... 마음이 무거웠다.

+ 앞으로 읽으실 분들을 위해 최대한 스포가 안될만한 내용만 옮겨 적었다. 공포물 좋아하시는 분들 완전 추천(저는 전작인 보기왕도 구입해 볼 예정임)

+ 딴소리긴 한데, 공포/호러 분야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 때문에 무서운 거(예를 들면 ‘싸이코’나 ‘쏘우’) 혹은 귀신 때문에 무서운거(‘링’이나 ‘컨저링’ 같은). 개인적으로 전자가 더 무섭다고 생각하는데, 귀신이나 악령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악한 사람은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근데 솔직히 어젯밤에 침대에 누웠을 때 즈노우메 인형이 생각났다(저는 심각한 TJ형 인간인간이라 인형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를 먼저 생각했음). 그리고 꿈에서 쫒겨다녔다. 진짜 엄청 오랜만에 꿈 꾼건데 매---우 피곤했음😨


[책수집가 활동을 통해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처음에는 멀리서 보였다. 지금은 침대 옆에 있다.
오도카니 서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써도 알 수 있다. 날 리 없는 기척이 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는 나 말고 아무도 없는데.......
머릿속에서 모습이 떠오른다. 어느새 시야 한쪽 구석에 있던 그 모습이. 녀석의 모습이.
그 애한테서 들은 모습과 똑같다. 크기는 고양이만 할까? 검은색 후리소데를 입고 있다. 단발머리에 손을 축 늘어뜨린 채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고 있다.
그리고 얼굴은 새빨간....... - P11

‘저주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거야.’
하필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렸다. 망상이라는 걸 알고 있어도 듣게 된다.
‘우리 눈에는 안 보여. 그래서 골치 아프지.’ - P13

"후지마 눈에는 안 보였어?"
"그래, 안 보였어. 무슨 말이야?" - P132

만에 하나라도 저주를 풀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인가. 그렇다면 이 원고를 쓴 의도는 악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살의다. 사람을 살해할 생각으로 원고를 보낸 것이다. - P319

그들이 버티고 있으면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일하는 시간을. 유타와 놀아주는 시간을. 남편과 보내는 시간을.
비참했던 그 시절과 정반대인 지금의 생활이 위태로워진다.
두 사람이 죽는 것은 안됐지만 나하곤 관계없는 일이다.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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