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속의 영원 - 저항하고 꿈꾸고 연결하는 발명품, 책의 모험
이레네 바예호 지음, 이경민 옮김 / 반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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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간적 한계를 초월하고, 다가올 시대를 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 고전은 매일 매일 시험받는 과정에서 온전히 출현한다. 암울한 시기를 지나도 그 지속성은 깨지지 않는다. 역사적 전환점을 극복하고, 심지어 파시즘과 독재에 의해 봉헌된 죽음의 입맞춤에서도 살아 남는다.“


★★★



이 책을 사면서도 들지 않던 의문이었다.
‘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항상, 당연히 옆에 존재했기의 책의 태초가 궁금허지 않았다.

이 책은 책의 시작을 이야기 한다. 책의 시작 뿐 아니라 도서관, 문자, 종교,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이야기는 당연히 파피루스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도서관의 시작이다. 한 왕의 욕심으로 시작된 책 모으기가 지금의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절 책의 취약성과 정치적 억압으로 인해 사라진 많은 이야기들. 그 과장에서 <오디세이아> 와 <일리아스> 등 작품 자체를 외워서 보존한 많은 학자들의 열정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어서 정신없이 탐독했다.


시대와 역사에 관한 이야기의 자료를 얼마나 많이 조사했는지 부록을 통해 확인했지만, 이 많은 자료를 읽고 고증하고 정리해서 출판했을 저자의 시간과 열정이 대단하다.


사람들이 왜 고전을 좋아하는지 여러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고전이 대단한 이유가 하나 늘었다. 그 어려운 시기에 훌륭한 작품을 쓴 것도 모자라 그 작품을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읽기까지 유지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고전은 더 빛나보인다.


집에 모시고 있는 많은 고전 작품과 <일리아스> <오디세우스>가 더 빛나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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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못 버린 물건들 - 은희경 산문집
은희경 지음 / 난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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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들을 버릴 수 없게 만드는 데에는 거기 깃든 나의 시간도 한몫을 차지한다. 물건에는 그것을 살 때의 나, 그것을 쓸 때의 나, 그리고 그때 곁에 있었던 사람들의 기억이 담겨 있으며 나는 그 시간을 존중하고 싶은 것이다.“



다양한 소설 작품을 쓴 저자의 산문집을 구매했다. 얼마 전 개정판으로 나온 <새의 선물>을 구매하며 저자를 알게됬고 뒤이어 출간된 산문집은 제목부터 공감해서 구매하게 되었다.

저자의 작품이 처음이라 그런데 원래 이렇게 유머러스 하신건지? 소설에서도 이런 위트함이 나오는 건지…? 😁😁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서랍에 이토야 연필이 몇 다스나 남아 있으니 그곳에서 나의 흥분과 낭비의 규모를 짐작 할 만하다.“ p53


이런 부분에서 작가의 tmi를 알 수 있으면서도 공감되는 것이 나를 웃기게 한 것. 잡다한 물건에 관심이 많으면서 그것을 버릴 수도 없고 그것을 구매하려는 이유를 묻는다면 명확하게 설명할 수도 없는 부분이 왜 이렇게 공감되고 웃픈지..🤣
작가님… 입덕할래요. 에세이 더 써주세요, tmi도 많이많이🫶🏼


소설과 다르게 흐르는대로, 작가가 즐기며 가볍게 써내려갔다는데 독자의 그것을 정확히 캐치하신 듯 하다. 미소지으며 읽었고 내가 가진 물건들도 돌아보개 되고 또 버려야지 진짜 마음먹게 되었다.
물건이 지닌 특별한 시간의 마법을 오랫동안 믿고있었는데 이제는 놔 줘야 할 것 같다. 이러다간 집안이 잡동사니 천국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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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최후의 심판 + 두 개의 세계 + 삼사라 + 제니의 역 +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
한이솔 외 지음 / 허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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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실린 작품 모두 신선하고 좋았다. 특히 이 가격에 수상 작품집을 읽는다는게 얼마나 혜자인지…! 작품들 너무 좋았지만 역시 대상이 가장 좋았고 구병모 작가님 심사평으로 깔끔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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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최후의 심판 + 두 개의 세계 + 삼사라 + 제니의 역 +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
한이솔 외 지음 / 허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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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판사 솔로몬과 비할 수 없이 인간은 훨씬 많이 실수합니다. 만약 실수한다는 이유로 나, 판사 솔로몬을 탄핵한다면 (3초간 무응답), 인간이라는 존재에게는 처음부터 판사라는 직책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5편의 단편 모두 주옥같은 작품이다. 특히 대상을 받은 [최후의 심판]은 혹시 모를 미래에 나타날 인공지능과 인간의 갈등을 이런 구성으로 풀어낼 수도 있구나했다. 인공지능이 판사를 맡고 일어난 판결에 실수가 있었고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에 대해 인공지능을 재판하는 내용이다. 검사와 인공지능의 숨막히는 공방이 두드러졌는데 특히 인공지능의 답변이 (당연하지만) 너무 논리정연해서 위험해보일 정도였다.



인간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나무가 된다는 설정의 [두 개의 세계]는 다소 뻔해보이지만 감성적 포인트가 두드러졌고 결국 모두가 멸망하면 지구에 수십만 그루의 나무가 남게되는 지구긍정적(?) 결말이 아이러니했다.

윤회(輪廻) - 죽은 영혼이 새로운 육체에 깃들어 다시 살아간다는 불교적 용어를 이용한 [삼사라] 역시 영혼이 우주를 떠돈다는 (내가 생각해 낼 수 없는) 독창적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농촌에서 살아가는 이주 여성에게 언어적 그리고 다른 부가적 도움을 주는 로봇 제니의 등장과 농촌마을에서 일어난 할머니 살인사건이 이주여성이 용의자가 되며 벌어지는 스토리를 통해 sf를 다룬 내용이지만 사회적 문제도 다룬 것이 인상깊었다.

마지막으로 죽은 아내의 인공지능을 네트워크 클라우드에 등록시켜 육체를 찾아 항해하는 목적을 지닌 발세자르의 이야기는 진부하긴 했지만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서술하며 간절함과 애달픔을 증폭시킨것이 이 소설의 킥이었다.



이 책의 가장 이점은 사실 가격이었다. 7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수상작품을 5편이나 읽을 수 있다니… 요즘 처럼 책 값이 엄청나게 오른 이 시대에 말도 안된다…!
사실 이런 것을 떠나서 작품들 자체가 너무 좋았다. 구병모 작가님의 심사평도 작품들을 마무리하기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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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6
문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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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사람이 아니라 그냥 여기 있는 사람. 누군가 나 왔어, 하고 돌아왔을 때 거기 있는 사람. 아무 때나 연락해도 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세상에 드물고, 주미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얼마전 읽은 <최소한의 최선>을 너무 좋게 읽어서 저자의 다른 작품을 찾았다.
‘Ding’ 보드에 뭔가 부딪혀 상처가 나면 그걸 ’딩‘이라고 부른다는 뜻.
작품은 5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각자의 ‘딩’을 가지고. 모두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작지만 사소한 연을 쌓는다.


서로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서로가 서로에게서 위로를 찾는데 내가 그렇게 사는 것 같아서 몰입했다. 가끔 슬프고 우울한 날이 있는데 집에서 육아만 하는 요즘은 그런 위로를 책을 통해 배운다.
위로를 얻는다기보단 읽고 이해한다.



얼마 전까지 일을 할 때는 그냥 나에 대해 말했다. 내가 상처받은 것과 우울한 것을 누군가에게 떠들기만 해도 나에겐 풀리는 것이었다.

휴직 중인 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여유도 없고 의지도 없기에 책을 통해 위로를 읽는다. 그 과정도 좋다. 마음이 성장하는 것 같아서.


많이 힘들고 지쳤는데 우연히 <딩>을 읽었다. 많은 위로를 읽었다. 스토리엔 극적인 극복이 없다. 그냥 그들의 상처를 읽었을 뿐이다. 그래도 좋았다. 어떤 극복은 정답으로 치부되고 나 또한 정답을 가져야할 것 같은데 그런 느낌은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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