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부자란 자신이 원했던 것이 사실은 필요하지 않은 것임을 깨달은 사람이다

잘 되는 나 - 믿음으로 산다
조엘 오스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07년 10월

레이크우드 교회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로 알려진 윌로우크릭 교회의 목사 조엘 오스틴. 사실 조엘 오스틴은 큰 교회 목회자 이름으로서가 아니라 <긍정의 힘>이라는 책으로 더 잘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교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명이기도 하다.

그가 쓴 새 책 <잘 되는 나>는 출간 즉시 전세계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책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심하게 말하면 자기계발서나 처세서, 자기확신을 위한 책에 하나님을 같다붙인 것같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전작 <긍정의 힘>을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이 책이 무척 궁금했다. 과연 어떤 책이길래,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길래 사람들이 열광할까? 책을 펼쳐 목차를 들여다 보았을 때까도 그저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목들이 너무 교과서적이라는 느낌에서였다.

하지만 내용을 읽어가면서는 "아 이래서 조엘 오스틴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잘 되는 나>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긍정적 에너지가 충만하다. 특히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고, 자신을 자책하고, 하나님의 이끄심에 대한 확신이 없어질 때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인 사고로 자신을 믿고, 사랑하고, 더 높은 꿈을 갖는 것,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 그 비전들을 이루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조엘 오스틴이 강조하는 "잘 되는 나"의 비결이다.

책을 읽고 있자니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듯싶고, 의욕이 충만해졌다. 게다가 문장도 간결해서 이해가 쉬웠다. 사람마다 감동되는 부분들은 다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용기와 비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하나는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뚜렷한 사람은 독단이나 독선에 빠지기 쉽다는 생각이다. 실제로도 조엘 오스틴은 이 책의 곳곳에서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생각이나, 비난, 비웃음들은 멀리하고 무시하라고 전한다. 하지만 표현상의 문제이지 부정적인 생각이나 비난, 비웃음은 다시 말하면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지적일 수 있다. 그것을 어떤 이는 겸허히 수용해서 고쳐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이나 비난으로 치부하고 무시한다. 조엘 오스틴의 경우에는 그것이 후자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한 예로 교회 이전 문제에서 많은 전문가들과 대다수의 사람들이 컴팩센터로 옮기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그는 그 일을 하나님이 주신 비전으로 생각하고 추진해 결국 성공시켰다. 결과론적으로 성공했으니 추진력과 적극적인 마인드가 훌륭한 사람이지, 만일 실패했다면 독단과 독선에 빠져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으로 전락할 뻔한 것이다.

두번째는 책의 내용이 너무 성공지향적이라는 사실이다.  얼마전 읽은 한희철 목사님의 새 책에는 이런 표현이 들어 있다.

"진정한 부자는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원했던 것이 사실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다."

잘 된다는 것, 잘 산다는 것, 성공한다는 것이 물질적인 축복이나 부유를 뜻한다면 이 책은 내게 큰 감동을 주지 못한다. 정말 진정으로 "잘 되는 나"라는 것은 "물질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들이 사실은 욕심이었음을 깨닫는 것"일 것이다.

최근 기독교인들이 사회에서 많은 비난에 직면하게 되는데에는 "물질적인 축복"만 추구하는 잘못된 신앙이 한몫했으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잘 되는 나>는 어떤 관점에서 읽느냐에 따라 아주 훌륭한 책일 수도 있고, 그저 그런 책일 수도 있다.

아쉽게도 내게 <잘 되는 나>는 후자에 속한다.

행복한 가족의 허상

다섯째 아이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도리스레싱. 사실 노벨문학상 발표가 있기 전에는 도리스레싱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그의 작품들을 만나본 적도 없었다.

그저 단순히 노벨문학상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레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그래도 책 한 권은 읽어야지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사서(가격도 최근의 다른 책들에 비해 무척 싸서 마음에 들었다) 읽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은 행복을 추구하는 한 "다둥이 가정"에 다섯째 아이가 탄생하면서 그 행복이 사라져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에서 넷째 아이까지 태어났을 때는 사실 시간의 흐름도 빠르고 등장인물들도 여럿이 나와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섯째 아이 "벤"이 등장하면서 모든 관계들도 명확해졌고 이야기의 흐름도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이야기전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조금 특별한 아이 "벤"으로 인해 완성되어가던 데이비드와 해리엇의 '행복한 가정'은 무너지기 시작된다. 일반적 아이들과는 다른 거부감을 갖게 하는 모습과 행동들, 도저히 그 나이의 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힘, 이런 것들로 인해 사람들은 벤을 기피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친척들과 가족들은 해리엇과 데이비드의 집을 멀리하고, 자신의 자녀들까지도 뿔뿔히 흩어지면서 가정은 파괴되어 간다.

이 과정에서 작가 레싱은 자신이 앞에서 제시했던 "행복한 가정"이라는 어떤 형상화 된 인식을 비웃는다. 작은 이물질(? 실제로 이 책에서는 벤을 하나의 이물질처럼 그리고 있다) 하나로 인해 와해될 수밖에 없는 "행복한 가정"은 그저 허상이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야기를 중간쯤 읽어가다가 나는 혼자 미리 결론을 내려버렸다.

"이야기의 끝에 가면 벤은 사실 괴상한 아이가 아니었을 거야, 가족들, 특히 해리엇(벤의 엄마)의 망상 속에서 조금은 다른 아이가 특별하고 괴상한 아이로 형상화된 것일거야."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의 결말은 특별한 반전이나, 자극적 요소가 없다. 그저 그렇게 성장한 벤이 그 또래의 나쁜? 친구들을 만나 사회의 아웃사이더가 되면서 끝나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은 뒤에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행복한 가정의 허상을 말하려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사회 마이너리티(벤)의 소외? 그도 아니면 다자녀 가구의 사회적 편견이었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영국에서 한동안 살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도 조금은 있지 않았나 싶다. 

정치화, 권력화 되어가는 종교에 대한 경고!

종교 근본주의와 종교분쟁
빌프리트 뢰리히 지음, 이혁배 옮김 / 바이북스 / 2007년 11월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나 테러에는 많은 부분 종교적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십자군 전쟁에서부터 이스라엘과 중동의 전쟁, 이라크 전쟁,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 등 상당수의 전쟁이 그렇다.

어떤 전쟁은 정치적, 사회적 이유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종교적 갈등이 큰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전쟁에는 종교적 이유를 내세우지만 정치적 욕심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종교는 핑계가 되었든, 그 근본 목적이 되었든 전쟁이나 분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종교로 인한 전쟁과 분쟁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전쟁의 책임을 단순히 종교에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근본주의로 변질되어가는 종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일반적으로 근본주의는 그 종교의 보수성과 완고성을 나타내는 데 반해,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근본주의화된 종교란, 종교가 그 본질적 요소를 잃어버리고 정치화, 권력화되어가는 것을 말한다. 좀 특별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적으로 보았을 때는 세계의 5대종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를 모두 아우르면서 그 종교들이 정치화, 권력화 되어가는 과정과 그 변질된 근본주의가 어떻게 분쟁과 전쟁을 일으키는지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모든 종교를 비슷한 분량으로 다루려다보니 좀더 구체적이거나 상세하게 다루었으면 싶은 부분들도 뭉뚱그려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현대 세계의 전체적인 구조와 상황을 알 수 있고, 종교에 대한 개략적인 인식이 가능하게 하는 것 같아 좋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마지막 결론으로 정치화된 종교 근본주의로 인한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각 종교 간의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결론은 물론 옳은 이야기이며,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종교 간의 대화는 분쟁을 막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정치화, 권력화 되어가는 종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을까?

분쟁을 막는 결론보다는 근본주의화 되어가는 종교를 저지할 수 있는 결론이 있었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1982년과 삼미슈퍼스타즈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1982년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처음 시작되던 해 봄,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프로야구의 개막보다 더욱 중요한 순간을 맞이했다. 바로 초등학교 입학. 물론 당시에는 국민학교라고 불렀다. 왼쪽 가슴에 하얀 가재손수건을 달고 내 몸집에 비해 과도하게 큰 가방을 메고 학교 운동장에 선 것이다. 입학식을 하기 위해 운동장에 서 있던 내 마음은 삼미슈퍼스타즈 선수들이 프로야구 첫 경기를 위해 운동장에 섰을 때만큼 엄숙하고 떨렸을 것이다. 

그랬거나 말거나... 1982년의 나는 그만큼 어렸기 때문에 프로야구 시대의 개막이라는 감개무량함은 내겐 없었다. 실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원년 우승이 OB 베어스였다는 사실 조차도 난 몰랐다. 대학에 오자 서울 놈들, 부산 놈들, 광주 놈들, 대전 놈들이 여기저기서 모여 제각각 자기 연고의 팀 자랑을 해댔다. 다행이 그 시절 나의 인천을 대표하는 구단은 삼미도 아니고, 청보도 아니고, 태평양도 앙닌 현대 유니콘스였다. 만년 꼴찌 팀은 아니었다. 물론 현대는 인천을 버리고 도망가긴 했지만...

그랬거나 말거나... 어린 시절 내가 프로야구를 알게 된 것은 3학년 때부터였다. 그때는 이미 삼미가 한차례 폭풍을 몰고온 뒤였기 때문에 인천 사람들은 너도나도 삼미 슈퍼스타즈 이야기를 해댔다. 게다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아들이 바로 삼미슈퍼스타즈의 영원한 4번 타자 김진우 선수였다. 학교에도 몇번 왔다고 하는 소문은 들었지만 얼굴을 직접 본 것은 교장 선생님께서 은퇴하시던 5학년 겨울뿐이었다. 

그랬거나 말거나... 내가 삼미슈퍼스타즈를 알게 된 1984년 3학년 때, 나는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이 되고 싶었다. 친구들 중 몇몇은 진짜 팬클럽이 되어 야구 잠마와 모자를 쓰고 학교에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시절 박민규씨는 회원 가입비가 5천원이라고 말했지만 그 돈을 주고 야구팀 팬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특혜받은 아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물론 우리집도 넉넉하지 못한 형편 때문에 리틀 슈퍼스타즈는 일언지하에 거절 당했다.

그랬거나 말거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나로하여금 많은 향수와 기억을 되새기게 한 책이었다. 내고향 인천에 대한 이야기, 당시 프로야구에 대한 이야기, 시대적 현실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든 책이 아닐 수 없다. 0.125의 승률로 대표되는 삼미슈퍼스타즈와 자신의 모습과의 오버랩 시키는 것은 작품을 쓴 작가이겠지만 삼미의 팬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모두가 자신의 모습속에 삼미슈퍼스타즈를 오버랩시켰을 것이다. 물론 나역시 그랬고......

그랬거나 말거나... 독특한 문체와 기발한 사고, 글솜씨, 글을 풀어나가는 독특한 능력...... 박민규 님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당시 삼미슈퍼스타즈(작가는 삼미슈퍼스타즈 이후 야구계를 떠난 듯싶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삼미 팬들은 후신인 청보 핀토스와 태평양 돌핀스, 현태 유니콘스 까지 이어지는 모든 팀들을 목청 높여 응원했다.)를 응원했던 사람뿐 아니라 프로야구를 사랑했던 사람들이면 누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책일 것이다.

그랬거나 말거나... 하지만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가장 감명 깊은 부분은 아마도 0.125의 승률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미 사라져버린 야구팀에 접합시킨 점일 것이다. 그 점이 가볍고, 해학적인 글에 무게감을 주는 장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 읽고 나니 왠지 삶의 의욕이 사라진다...... 그래도 재미있어서 다행이다.

조그만 소원 성취가 기적을 만드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 책!

I Wish - 작은 기적을 만드는 희망이야기
이혜경 지음 / 바이북스 / 2007년 9월

장애우들의 안타까운 이야기, 가난한 이웃의 마음 아픈  이야기, 난치병 어린이들의 슬픈 이야기 들은 사실 왠지 마음 한 구석에 멀리하려는 마음이 있다. 읽으면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 wish>는 조금 달랐다. 읽는 동안 순간순간 뭉클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지긴 했지만, 마음이 답답해지거나, 마음을 짖누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랄까?

내용이 쉽고 한장 한장이 길지 않아 이틀만에 다 읽었지만 그 여운은 아직까지 남아 있다. 어쩌면 그 어린 아이들이 하나같이 어른스럽고, 착하고, 예쁜지.... 특히 마지막 하늘나라로 간 아이가 엄마아빠에게 보낸 편지는 남겨진 부모에게 주는 난치병 아이들 모두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가지 더!! 난치병과 투병하는 아이들에게 조그만 소원 하나를 들어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큰 용기와 희망이 되는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그 용기와 히망이  바로 기적을 만드는 힘이 된다는 사실과 함께...... 긍정의 힘, 희망의 힘이 가진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나는 믿고 싶다.

예전에 TV에서 연예인들이 나와 난치병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이야기인 것같다. 좋은 일에 힘쓰는 위시재단에 감사와 고마움을 함께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