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책도둑 : 슬립케이스 한정판
브라이언 퍼시벌 감독, 제프리 러쉬 외 출연, 로저 알램 목소리 / 20세기폭스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2016.1.2. 새해 첫 영화

독일의 어두운 시절에 대한 이야기.
당시 히틀러는 공산주의자와 유대인을 무차별하게 배척했다.
그 와중에 해븐가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스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공산주의자가 뭔지 유대인이 왜 미움받아야 하는지 모른다.
그저 부모가 공산주의자이기에 굶어 죽어가야 하는 아이들이 가여웠고
자신을 구해 준 유대인의 은혜를 갚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화자인 `죽음`은 열심히 일을 한다.
`죽음`은 아주 가까이 있다.
죽음에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 그래도 죽음과 무관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엇갈린 운명들이 영상으로 깔끔하게 그려져 있다.

무엇보다 글씨를 알지도 못 했던 주인공 리젤이 책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 인상 깊다.
맥스 아저씨와 대화를 통해 기록의 중요성을 깨우친 리젤은 점점 삶의 중심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깨달아 간다.

히틀러는 독일에서 사상을 점령했다.
사람들의 생각이 다 자신과 같게 만들어 버렸다.
그중에도 한스와 같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스는 웬만하면 독일의 사상을 따라가려고 했지만
자기가 가진 양심 앞에서는 양심을 선택한다.
히틀러가 책은 불온한 것이라며 자신 말만 들으라 응집했을 때도
시장 부인은 자신의 책을 버리지 않았다.
그 책은 리젤의 삶이 된다.

무엇이 옳은 걸까?

역사라는 권력의 핵심 앞에서 죽음은 이렇게 얘기한다.

˝누구나 죽습니다.
예외는 없죠.˝

시간은 가고 옳지 않은 것 또한 사라진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기록과 그 안에 들어간 사랑이 아닐까.

마지막 장면 `죽음`의 내레이션을 들으며 눈물이 주책맞게 흘러내렸다.

꼭 책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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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5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6-01-15 00:10   좋아요 2 | URL
책을 싫어하는 정권은 일단 의심을 해봐야할 것 같아요.

지금행복하자 2016-01-15 0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이 더 감동적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마커스 주삭의 최고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책한엄마 2016-01-15 07:15   좋아요 1 | URL
꼭 읽어봐야겠어요.추천 감사합니다.^^

살리미 2016-01-15 05: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재미있게 봤는데, 책이 더욱 감동적이라니... 또 리스트에 올려봅니다 ㅎㅎ

책한엄마 2016-01-15 07:16   좋아요 1 | URL
같이 읽을 분이 생겼군요!요즘 북플 덕분에 독서가 외롭지 않습니다.^^

mira 2016-01-15 0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포스터가 몽환적인데요

책한엄마 2016-01-15 07:49   좋아요 1 | URL
영화를 잘 설명해주는 포스터죠.^^

서니데이 2016-01-15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책한엄마 2016-01-15 17:58   좋아요 2 | URL
오늘은 금요일이에요.tvn덕분에 설레이는 날이네요.^^서니데이님도 즐거운 불금이 되시길 바래요!

2016-02-09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9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 아이 러브 유 - 아웃케이스 없음
리처드 라그라베니즈 감독, 제라드 버틀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2015.12.31. 새해가 되기 전에 본 마지막 영화.

친정 식구들이 모여 있는 시간.
나는 잠시 아이들을 맡겨놓고 소파에서 혼자만 있듯 집중해서 이 영화를 봤다.
예전에 보고 싶던 영화이기도 했고
친정엄마네 집 C&M 케이블 티브이에서 무료 영화인데다가
무료 영화 기간이 공교롭게도 12월 31일까지였다.
한마디로 우연처럼 만난 영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보기에 좋은 영화였다.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다.

10년 동안 잘 사는 케네디 부부.
케네디 부부가 싸우는 장면이 이 영화의 시작이다.
여자는 말없이 삐졌고 남자는 왜 그런 건지 물어본다.
여자 홀리는 자신의 엄마에게 자기 때문에 애를 안 낳는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한 듯한 남편에게 화를 낸다.
남편 제리는 언제든 아이를 원하지만 당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맞지 않냐며..
여자는 더 돈을 모은 다음에 아이를 낳자는 것뿐이라며 반박한다.
남편은 당신이 사 모으는 명품 구두 때문에 돈이 모이지 않는다고 하고 여자는 당신이 사업하겠다며 빌린 돈 때문이라며 무섭게 싸운다.
그런 평범한 부부.

그런데 사진이 몇 장 나오더니 그 인자해 보이던 남편이 죽었단다.
여자는 정신이 나가있고 끊임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홀리의 서른 번째 생일날부터 제리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편지는 제리의 고향이자 둘이 처음 만난 아일랜드 여행권을 선물하기에 이른다.
홀리의 친한 친구들인 두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제리의 친한 친구였다는 윌리엄을 만나며 새로운 로맨스를 만들기도 한다.

어쩌다 홀리는 여행 중에 한 친구는 임신했다는, 다른 한 친구는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여기에 홀리는 무너져 버린다.
이해할 수 있다.
홀리는 결혼을 했었다. 그리고 아이도 가질 수 있었다.
이 두 친구보다 우월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순식간에 남편의 부재는 어떤 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었다.
친구를 순수하게 축하해줄 수 없는 자신이 한없이 찌질해 보였을 것이다.
그 이전에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에 대해 처리하는 것 또한 힘든 일이었다.
다시 홀리는 숨어버린다.

그리고 떠나간 제리의 편지를 곱씹으며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찾았다.
창조하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갖는데서 끝내지 않고 만들기로 결심한다.
홀리는 신발 만든다.
그리고 힘을 얻고 결혼하는 친구에게 나타나 웨딩슈즈를 선물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자상한 남편이 죽기 전에 남긴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단순한 멜로로 볼 수도 있다.

나는 일단 그렇게 보지 않았다.

홀리의 좌절은 사랑하는 남편이 떠난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홀리 아빠는 가족을 버리고 홀리 엄마는 홀로 두 딸을 키워냈다.
왜 하나님을 내 남편을 데려가셨냐는 홀리의 분노에 홀리 엄마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나도 똑같다며 같이 화를 낸다.
남편의 부재는 죽음뿐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없어져 버리거나 믿었던 그 무엇에 좌절하는 상황을 포괄한다.
그런 좌절 안에서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죽는 날만 기다린다.
그럴 때 죽은 남편의 편지는 아니지만 우리에게 뭔가 메시지가 날아온다.
하나님을 믿으라는 전도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책에 적혀있는 어떤 문장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이런 영화를 통해서일 수도 있다.

너만 그렇게 상처받은 게 아니야.
넌 괴로운데 주위 사람은 행복해 보여서 상대적 박탈감에 더 깊게 힘들어하는 것 너만 겪는 게 아니야.
넌 소중해. 다시 힘내보자.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봐.
그리고 열정을 다해서 후회 없이 살아봐.

영화는 이렇게 내게 얘기해주는 듯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라드 버틀러가 고향인 아일랜드를 버리고 뉴욕에 살게 한 치명적 여인이 힐러리 스웽크라는 거다.
아마도 레이챌 맥아담스 정도의 사랑스러움이라면 납득을 조금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마지막 계속 주위에 있던 `솔직 증후군`을 앓고 있던 청년이 아닌 남편의 고향 친구인 윌리엄과 로맨스로 여지를 준 것은 마음에 든다.
아마도 친구란 비슷한 취향과 느낌을 공유하는 사람일 테고 그러니 둘의 로맨스가 더 설득력이 있다.
이 영화의 인연과의 만남을 보니 `미 비포유`에서 약혼녀가 주인공의 절친과 결혼하는 것
요즘 빠져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 택이와 정환이가 삼각관계에 빠진 이유도 납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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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검은 꽃’을 읽고 바로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었다. 김영하 작가님의 글을 몰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에. 전에 어떤 이웃님이 서평을 써 놓으신 것을 보고 뭔가 ‘살인자’이야기라 무서워서 꺼려진다고 얘기했더니 살인이 이 소설의 주는 아니라고 읽으면 짧고 잘 읽힌다고 하시면서 추천해주셨다. 또 ‘힐링 캠프’에서도 이경규 mc가 영화감독으로서 이 소설이 탐난다는 얘기에 영화로 각색도 괜찮은 이 소설에 대해 궁금증이 점점 커져있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때 부담 없이 펼쳐들고 2시간 만에 뒤에 평론과 김영하님의 소설에 대한 후기까지 후루룩 읽을 수 있다.

작가님은 분명히 책을 쓰기 엄청 어려웠을 거다. 내용은 치매에 걸린 살인자가 기억한 내용을 적은 노트를 기본으로 소설이 전개된다. 살인자에다 알츠하이머라니! 일단 그 사람이 되어서 감정을 적어야 하니 분명히 자신이 살인자와 알츠하이머라는 질병 안에 들어가 부유했을 거다. 내가 읽기에는 이 책은 소설이라는 포맷의 한 편의 긴 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와 같은. 한 마디로 얘기해 보면 미친놈의 헛소리를 늘어놓은 게 바로 이 소설이다. 그러나 미친놈에 천하의 나쁜 놈인데 이상하게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그것은 바로 내 안에 어쩌면 미친 부분과 나쁜 부분이 분명 꿈틀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계속 연쇄살인을 했었고 25년이 지난 지금은 한 가족을 죽이고 살려놓은 수양딸 은희 만을 키우고 수의사로 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박주철이라는 사나이를 만나는데 느낌이 꼭 주인공과 닮은 살인자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친한 안형사는 근처에서 연쇄살인범을 찾고 있지만 그는 주인공을 의심하지 않는다.

놈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처음으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뱀의 눈이었다. 차갑고 냉혹했다. 나는 확신한다. 그때 우리 둘은 서로를 알아보았다.(20-21)

가끔 자신이 살인자의 삶을 살았던 것에 대한 생각을 한다.

30년 동안 꾸준히 사람을 죽였다. 그땐 정말 열심히 살았다. 공소시효는 다 지났다. 나가서 떠들어도 된다. 미국 같으면 회고록을 출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욕하겠지. 하려면 하라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생각해보면 나도 독한 놈이다. 그렇게 오래 하던 살인을 딱 끊었다. 어떤 기분이냐면, 글쎄, 배를 팔아버린 뱃놈 혹은 퇴역한 용병 같은 기분이다. 모르긴 해도 6.25나 월남전에서 나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 놈들도 있을 것이다. 그놈들이 다 밤잠을 설치고 있을까? 아닐 거다. 죄책감은 본질적으로 약한 감정이다. 공보나 분노, 질투 같은 게 강한 감정이다. 공포와 분노 속에서는 잠이 안 온다. 죄책감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인물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나는 웃는다. 인생도 모르는 작자들이 어디서 약을 팔고 있나.(44)

십계명 중 처음 하지 말라는 그 살인을 밥 먹듯 저지른 정말 최악의 사람. 그러나 자신을 정당화한다. 나보다 더 못된 사람이 있다고. 그리고 딸만 살려달라는 그 말을 듣는 자신은 일말의 양심이 있어 은희라는 딸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박주철은 결국 은희와 결혼하겠다고 하고 이 말에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치매에 걸린 노인네는 자신이 끊임없이 살인을 했던 젊은 시절의 기억 덕분인지 은희라고 생각했던 자신에게 오는 요양보호사를 죽였다. 은희는 원래 은희 엄마를 죽인 그 때 어린 은희를 죽였었다. 한 마디로 정말 의심의 여지없는 극악한 놈이었던 것이다. 공소시효가 다 된, 수없이 많은 시체가 대나무 밭에 밑에 있었다. 다행히 최근에 죽인 요양보호사의 죄로 아마도 그 치매 노인은 벌을 받게 될 거다. 다 늙어서 그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것. 그게 무슨 소용인가? 기자와의 대화가 인상깊다.

한 남자가 찾아와 만났다. 기자라고 했다. 그는 악을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 진부함이 나를 웃겼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악을 왜 이해하려 하시오?”
“알아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는 말했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악이 아니오. 그냥 기도나 하시오. 악이 당신을 비켜갈 수 있도록.”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그에게 덧붙였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144-145)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극악과 극광기에 대한 경계가 애매해 진다. 나는 예전에 솔직하고 올바른 것이 최대한 바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종의 윤리에 대한 결벽증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법이 권력을 뒷받침해주는 용도로 사용된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 그냥 정의와 자유에 대한 번드르르한 보기 좋은 말을 섞어서 권력의 이익을 아주 멋있게 포장한다.
죽이는 것은 나쁘다. 남을 사라지게 하는 사람은 정말 나쁘다. 나의 기준도 다른 관점으로 돌아보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것은 내 친구 할머니의 이야기였다. 내 친구의 큰 아빠는 돌아가셨다. 그것도 10년 전에. 근데 할머니는 아직 그 아들이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다만 그 아들이 시간이 없고 바쁘기 때문에 안 온다고 생각한다고 하신다. 그 얘기를 듣고 몇 번을 물어보았다. 정말 큰아버지가 살아계신다고, 죽음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고 계시냐고. 그렇다고 했다. 과연 이건 나쁜 행동인건가. 기억에 대한 평화가 옳은가 아니면 현실의 충격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여기에서 주인공 살인마는 이야기한다. 원래 나에게 시를 가르치는 선생의 시집이 형편없어서 죽이고 싶었다. 그렇지만 살려주었다. 그 선생은 자신이 나의 자비로 인해 원래보다 더 오랜 인생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고 있겠지. 하지만 살인마는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만난 사람도 인연이라며 은희 엄마를 죽인다. 그리고 은희 또한 죽였다. 그리고 다 늙어서 보험을 가입하며 내가 죽으면 은희에게 상속해주겠다고 했지만 보험설계사는 죽을 위험이 아닌 “너무 살” 위험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어쩌면 죽는 것도 재앙이지만 살아가는 것도 재앙일 수 있다는 새로운 시점의 변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본 많은 영화가 떠올랐다. 최근에 봤던 잠깐만 기억하는 여인의 일을 그린 ‘당신이 잠든 사이에’ 좋은 배우들과 좋은 원작이 있었지만 어느 화면의 씬 때문에 긴장이 다 풀려버려 아쉬웠던 영화. 요즘 핫 했던 ‘인터스텔라’를 만든 천재 감독의 출세작 ‘메멘토’(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름답지만 슬픈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 영화와 이 소설은 확실히 다르다.
마지막으로 김영하 작가는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이야기를 만들면서도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자신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다 쓴 후에 내 내면에서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고 고뇌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고. 어쩌면 글쓰기가 그래서 매력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라는 존재는 의외로 자율성이 적다. 첫 문장을 쓰면 그 문장에 지배되고, 한 인물이 등장하면 그 인물을 따라야 한다. 소설의 끝에 도달하면 작가의 자유성은 0에 수렴한다. 마지막 문장은 앞에 써놓은 그 어떤 문장에도 위배되지 않을 문장이어야 한다. 무슨 창조주가 이래? 이럴 리는 없다.(17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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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4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꿀꿀이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책한엄마 2016-01-14 22:00   좋아요 1 | URL
네!한 번 열면 끝까지 읽어야 하는 ..그걸 영어로 뭐라고 하던데 생각이 안 나네요.그런 책이었어요.서니데이님 안녕히 주무세요.^^

살리미 2016-01-14 2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이 책 읽으며 영화로 나와도 재미있겠다 했는데 올 해 아마 영화로 개봉할 것 같아요.. 설경구 주연이라는데... 제가 요즘 설경구에게 많이 실망하는 중이라 그닥... ㅎㅎ <용의자>를 감독했던 원신연 감독 작품으로 나온대요.

책한엄마 2016-01-14 22:03   좋아요 1 | URL
참 배우 사생활로 선입견을 갖으면 안 되는데..자꾸 그런 선입견을 갖네요.그래도 책과 영화를 같이 보는 재미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 개봉하면 보고 싶어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6-02-24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이지터너 ㅡ를 말하시는걸까나..

책한엄마 2016-02-24 17:4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 : 바닷마을 다이어리 1 바닷마을 다이어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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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집
줌파 라히리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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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이 사람은 인도계 미국인이다. 나랑 만난 적도 없고 나라도 종족도 다르다.
심지어 나이도 다르다.
그런데 첫 이야기를 보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왜?
내가 겪었던 그대로의 이야기가 이 책에 수록되어 있었다. 우리 부부에게도 '잠시 동안 일어난 일'이었던 그 어두웠던 일이.
단편 한 편 한 편이 뇌리를 찌르고 폐부를 건드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이 사람이 내가 겪은 일보다 더 늦게 책을 냈더라면, 한국인이라면, 만약 내 지인이었다면.
난 이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말했을거다.
"어떻게 내 이야길 뻔뻔하게 소설로 쓸 수 있지?"

또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이 소설이 떠올랐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할레드 호세이니.
남자로서 아프가니스탄 안의 선 굵은 일을 연결하며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 온 작가.
줌파 라히리의 단편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산만하게 인물이 얽혀있던 '그리고 산이 울렸다'도 차라리 단편이라면 좋았을 텐데.

줌파 라히리의 이 단편은 그렇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미국에 들어온 신기한 문화를 가진 인도인들.
그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미국만의 특색 있는 문화와 섞여 대작이 됐다.
다른 한 편으로 특수한 부류들에 대한 이야기면서 내 이야기일 수도 있는 보편성이 숨어있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 안 아홉 가지 이야기가 하나로 관통하지만 단편만이 주는 매력을 십분 살린 명작이다.
난 이 책을 '단편 소설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

9편의 단편들

이 책 안에 각 이야기가 주는 흐름을 내 나름대로 분류해 보았다.
첫째, 부부를 포함한 외부와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
'잠시 동안의 일, '축복받은 집', '세 번째 이자 마지막인 대륙'
둘째, 인생을 살면서 겪는 모순.
'섹시(sexy)', '질병 통역사', '비비 할다르의 치료기'
셋째, 말과 마음이 다른 경우.
'진짜 수위(두르완)', '파르자다 씨가 저녁 식사에 왔을 때', '센 아주머니의 집'

1.소통

'잠시 동안의 일'에서 두 부부는 아이를 사산했다.
아픔을 지우고 일상생활에 복귀한다.
우연히 정전이 되고 할 일이 없어진 두 부부는 같은 공간에서 대화를 시작한다.
여자는 사소한 일을, 남자도 사소한 잘못을 이야기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이별을 고한다.
그때 남자는 끝까지 숨기고 싶었던 비밀을 얘기한다. 둘은 같이 앉아서 운다.
읽은 이에 따라 둘의 완벽한 이별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난 이런 경험이 있으니까 이것은 두 부부의 '잠시 동안의 일'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혼자 힘든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던 쇼바. 그녀는 이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모든 책임을 남편 슈쿠마르에게 돌린다. 그가 없어지면 자신이 계속 갖고 있는 고통도 없어질 거란 착각을 한다.
내가 모진 일을 겪고 첫째를 임신했을 때 쓴 글을 같이 올려본다.
http://hg1e.blog.me/130121654896

사실 나는 남편과 이별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남편이 나보다 이 아픔을 더 잘 이겨내고 있어 보인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그런 어느 날 예전 아이들 초음파 사진에 대해서 물어봤다.
난 쿨하게 이걸 폐기해달라고 간호사에게 넘겼었다. 남편이 얘기해 줬다. 사실 우리 애 초음파 사진이 휴지통에 버려지는 게 싫어서 집에 와서 태웠다고 했다. 그때 이 소설 부부처럼 엉엉 울었다. 그리고 곧 우린 다시 임신을 했다.

단지 그녀가 또다시 임신했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는 행복한 척하기는 싫었다.(47)

이 두 부부는 똑같이 자식에 대한 상실을 경험했다. 분명 같은 아이에 대한 슬픔인데 이 슬픔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따로 부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쇼바의 이별 선언도, 슈쿠마르의 저 생각도 이해가 됐다. 마지막 둘의 눈물은 각자의 아픔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슬픔은 반이 될 것이고 곧 이들에게도 아이가 생기고 이웃처럼 개를 키우며 서점에 가는 일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축복받은 집'에서는 연애 없이 결혼한 커플이 나온다.
새 집을 얻은 신랑 산지브. 그는 예쁘고 출신도 좋은 트윙클이란 아내를 뒀다.
그들은 힌두교도인데 새 집 안에는 기독교 물건들이 숨겨져 있다.
산지브는 그 물건들을 불쾌하다고 생각하지만 트윙클은 매우 좋아한다.
결국 산자브 주위 사람들이 트윙클과 그녀가 관심 갖는 물건들에 대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는 결국 모든 트윙클 부탁을 들어준다. 

그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지 어쩐지 알지 못 했다.
어느 날 오후 팔로 알토에서 그녀가 먼저 물었을 때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294)

이 이야기는 장르로 치면 코미디다. 산자브란 남자는 부자에다 능력 있고 외롭다. 그래서 트윙클이란 조건에 맞는 여자를 만났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들이 싫다. 그래서 후회를 할 즈음 주위 사람이 트윙클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자 자신의 생각을 접어버린다. 남자의 단순함이란! 자신의 신념이 아닌 주위 사람들의 말에 의해 결정하고 행동하는 산자브의 어리석음은 '자신에 대한 소통의 부재'란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이자 마지막 대륙'은 마지막 이야기이자,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다. 작가 아버지의 일대기를 소설화했다고 한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와 대학 도서관에 일을 얻은 '나'. 서른여섯 살에 부인을 얻고 먼저 미국에 와서 자리를 잡는다. 잠시 머물던 집 주인 크로프트 할머니는 백 세가 넘어셨지만 정정해 보이셨다. 6주 후 급히 만나 닷새를 같이 지냈던 신부 말라가 미국으로 온다. 우연히 말라와 산책 중 크로프트 할머니 댁에 방문해 따뜻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인도, 영국을 지나 이곳 미국에서 30년을 지낸 화자는 이렇게 자신을 평가한다.

우주 비행사는 영원한 영웅이기는 하지만 달에 몇 시간밖에 머물지 못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신세계에 거의 30년을 머물렀다. 나는 나의 업적이 평범하다는 것을 잘 안다. 출세하기 위하여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진출한 사람이 나만이 아니고 또 내가 첫 번째로 진출한 사람도 아니다.(392)

그가 낯선 대륙인 미국에서 낯선 신부인 말라와 함께 30년을 살아냈다. 그 살아낼 수 있었던 힘은 그에게 있었던 '소통'능력이었다. 100세가 넘은 크로프트 할머니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끝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 '대단하다고 해'라며 당황시키는 크로프트 할머니의 말에 나중에는 할머니가 얘기하지 않아도 '대단해요'라고 맞장구쳐주는 자상함. 그것이 타인을 크로프트 편이 되게 해 주었다. 서먹했던 말라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아들을 하버드에 보낼 수 있던 것도 바로 그 '소통'이 만들어 준 선물이다.

2. 모순

 '섹시(sexy)'는 유부남과 바람을 피우는 미란다와 남편이 처녀와 바람이 나 버림받은 미란다 사촌 락스미에 대한 이야기다. 락스미가 버림받은 이유는 미란다 같은 애 때문이다. 그러나 미란다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부남이지만 데브는 나를 특별히 사랑한다 착각한다. 락스미 아들 로힌이 이해한 '섹시하다' 뜻을 깨닫고는 관계를 정리한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란 말로 미란다 상태를 설명한다. 사촌 락스미가 슬퍼하는 건 유감이지만 내 사랑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했던 미란다의 모순을 로힌이 한마디로 정리해준다.

그건 당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뜻이에요.(101)

'질병 통역사'도 많은 모순을 보여준다. 먼저 카파시 씨가 하는 직업인 질병 통역사부터. 아들이 병에 걸려 죽었다. 하지만 자신은 병원에서 통역을 하며 사람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카다피 자신의 아내는 별로지만 다스 부인은 좋다. 다스 부인은 매우 우아한 인도계 출신 미국인인 줄 알았지만 씨 다른 아이를 남편 아이로 속여 키우고 있다. 스스로에게 평생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다스 부인이 카다피에게 주소를 물을 때 카타피는 은근히 좋아했지만 결국 그것은 '허례'였을 뿐이란 걸 버려지는 주소 쓴 종이를 보며 깨닫는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그녀에게 너무나 사소한 존재여서 제대로 모욕당할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154)

 '비비 할다르의 치료기'에서 비비의 사촌 힐다르는 비비를 부려먹기만 한다. 비비는 그저 사촌의 푸대접에 말없이 견디기만 할 뿐이다. 주위 사람들은 비비를 걱정하는 반면 무심하다 못해 비비를 박대하는 사촌 힐다르 가게에 대해 불매운동을 한다. 결국 사촌 힐다르는 떠나고 비비는 임신한 채 버려진다. 그러나 비비는 가게를 말끔하게 만든 뒤 돈을 벌고 씩씩하게 살아나간다. 비비 사촌 힐다르는 주변 사람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그럴수록 모든 분노는 비비에게 향할 뿐이다. 한참 꼬인 자신의 내면을 알지 못하는 사촌 힐다르는 결국 동네를 떠난다. 비비가 임신한 것이 누구 짓인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확신할 수 없다. 온갖 구박과 멸시 게다가 임신까지 했지만 그 모든 행동들에 비비는 완치됐다. 모순이 준 가장 행복한 결말이다.

세상은 계단의 바닥에서 시작되는 거야.
난 이제 내 마음대로 인생을 발견할 수 있어.(339)
3. 언행불일치

 '진짜 수위(두르완)' 부리 마는 청소부지만 수위 역할도 겸하는 유용한 관리인이었다. 다만 그녀는 과장이 심했다. 어느 날 건물에서 값이 나가는 물건이 없어진다. 누구도 나이 든 부리 마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부리 마의 거짓말을 이유로 내쫓고 제대로 된 수위를 얻자고 한다. 부리 마의 말이 거짓말인지 과장인지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부리 마는 자신을 과장하기 좋아하는 자존감 낮은 늙은이에 불과하다. 나쁜 일이 닥쳐 오자 결국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부리 마를 해고한다. 부리 마의 말과 행동이 다른게 아니라 다수인 거주자들이 말(무리 마는 거짓말로 배신했다.) 과 행동(해고)이 일치하지 않는다. 차라리 '리 마가 늙고 쓸모없으니 건물에서 필요가 없다.'는 게 맞는 말일 텐데 말이다.

믿거나 말거나.(184)

'센 아주머니의 집'에서 11살 소년 엘리엇과 시터인 센 아주머니가 등장한다. 센 아주머니 남편은 교수다. 하지만 생활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정도로 궁핍하다. 시터 일을 하기 위해 운전을 배운 센 아주머니는 자신이 좋아하는 생선을 사기 위해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다. 그렇게 해고가 되고 엘리엇은 혼자 빈 집을 지키게 된다. 여기서 센 아주머니의 교통사고가 해고의 큰 원인이 됐다. 겉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이제 엘리엇의 엄마는 더 이상 시터에게 돈을 주고 싶지 않았다. 시터를 해고할 궁리를 하다 좋은 기회를 얻어다는 게 맞다. 이 이야기도 인물 행동에 대한 내면적 원인과 표면적 원인이 다르다.

엘리엇, 넌 이제 다 큰 아이야.

'파르 자당 씨가 저녁 식사에 왔을 때'에서 소녀 '나'는 부모의 말상대를 위해 초대됐던 파르자다씨와 우정을 쌓는다. 피르자다씨는 파키스탄 디카에 있는 대학교수다. 내전과 교묘하게 겹쳐져 그는 미국으로 1년 발령을 받았다. 말상대를 찾던 '나'의 부모 초대에 파르자다씨와 인연이 시작됐다. 파르자다씨는 매우 언행이 일치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미국의 마음에도 없는 '생큐'를 비꼰다. 그는 파키스탄으로 돌아가고 화자인 '나'는 그의 편지를 받으며 그리워한다. 

아니 왜 생큐라고 말하지? 은행의 출납 계원도 생큐라고 하고, 가게의 점원도 생큐라고 하고, 대출 기간이 지난 책을 돌려주어도 도서관 사서가 내게 생큐라고 하고, 국제 전화 교환원도 내 전화를 다카에 연결하려다 실패하자 생큐라고 말해요. 만약 내가 이 나라에서 죽어 묻히게 된다면, 내 장례식에서도 생큐라고 할 겁니다.(198)

이 말은 뒤에 파르자다 씨가 보내온 편지에서 진심을 담은 감사 인사를 통해 감동을 더 끌어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며

이야기들을 분류한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하지만 각자 주제에는 슬픔, 웃음,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독립된 이야기들이지만 각자 이야기들이 합해져 퍼즐처럼 완성된 주제가 보이는 형식을 취했다. 이 소설을 통해 짧은 이야기에 대한 진한 매력에 제대로 빠졌다.
 '흐르는 강물처럼'에 보면 주인공 아버지 교육방식이 나온다. 한 권의 책을 한 장에 요약하게 하고 한 장을 5줄로, 5줄짜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시키고 그 내용을 찢어 버리게 한다. 그리고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허락한다. 
 내 생각과 스토리텔링이 풍부하다는 전제 아래 장편보다는 단편이 단편보다는 시가 더 창조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장편은 작가가 원하는 방향이 보이고 그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단편은 강렬하게 한 번 왔다 간다. 결말이 무엇인지도 이 이야기를 통해 뭘 말하고 싶었는지도 한참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알아봐야 한다. 시는 더 하다. 제목부터 단어 선택과 운율까지 그 짧은 글자가 어찌나 완벽하게 정돈되었는지, 자주 시를 곱씹다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
 9개의 각 이야기 안에 모두 내가 들어 있다. 내 어려움을 타인에게 모조리 전가할 때도 있었다. 영혼 없는 말로 사람과 진실한 소통 기회를 놓친 적도 있었다. 어떨 때는 내 유치한 마음이 들키기 싫어 결론은 정해놓고 다른 원인을 둘러 내어 억지를 쓴 적도 있다. 어쩌면 인도인이나 미국인이나 나와 같은 한국인이나 똑같은 인간이라면 내면에서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은 만국 공통인가 보다.
 우리에게 너무도 생소하지만 익숙한, 그런 이야기를 만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또 이런 책과 좋은 만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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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3 0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밌게 읽으셨나봐요^^ 저는 희안하게 단편소설은 잘 집중이 안될 때가 많아서 그닥 좋아하진 않는데 이 책은 대부분의 단편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나요^^

책한엄마 2016-01-13 11:02   좋아요 0 | URL
네-정말 잘 읽었어요.
사실 중간에 마치 내 흉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화가 나서 던져버리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그 위기를 넘기니 제게 소중한 책으로 거듭났어요.

mira 2016-01-13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나라이야기인데 우리삶과 비슷한 이야기가 가득하네요

책한엄마 2016-01-13 11:06   좋아요 0 | URL
네,놀라울 정도로요.그런데 인도 영화 보면 우리 나라랑 완전 다른 분위기던데-신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