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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만 모르는 한국의 보물 - 2020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고영주(고산)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0년 1월
평점 :
우리가 과거에 대해서 배우고 연구하는 것은 우리의 어제가 아닌 오늘과 내일을 위한 일이다.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가 과거에 대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사실 그 자체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를 통해서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기고자 했던 유산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이다.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밝히기 위해서 연구를 하는 나에게 우리 학자들이 연구한 우리의 어제는 내가 아는 우리의 어제와는 너무나도 달랐기에 다가가려고 하면 점점 더 멀어져만 갔으며, 이런 왜곡된 연구들이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만을 안겨주는 연구가 대부분이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고산 공저의 『한국인만 모르는 한국의 보물』 우리가 잘 몰랐던 우리의 우수한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한국 학자들은 말한다. 서구화 이전에는 교육을 통해서 신분 상승이 불가능했고, 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는 인간 대접도 받지 못했다. 조선의 인권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고.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저자는 동시대의 세종과 명의 영락제를 비교해서 이를 반박하면서 책의 서문을 연다. 어디 인권뿐인가? 우리의 문화도 우수했다.
저자는 여러 가지 한국의 우수한 문화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그 극치는 바로 한글이다. 도시의 번화가에 나가보면 대부분 간판은 영어로 표시되어 있다. 어디 그뿐인가? 미용실이나 폐션 샵을 가보면 사람들도 서양식 예명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영어 좋아하기로 유명한 일본을 가보면 외국인으로 항상 만운인 돈키호테, 유명 맛집, 각종 드럭 스토어의 간판은 일어로 되어있다. 대만과 동남아도 자국어 간판을 쓰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어떠한가? 한글을 쓰면 촌스러워 보인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시자와 그 의도가 기록으로 남아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이를 제러드 다이아몬드 등의 다른 학자들의 글을 함께 인용해서 설명하고 있다. 외국인이 저자가 보기에도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한글은 딱해 보인다.
이 책은 한글 외에도 사라져 가거나, 소외되고 있는 우리 문화의 참된 가치를 일깨워 준다. ‘등잔 밑이 어둡다’, ‘업은 아이 3년을 찾는다’ 우리는 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모른다. 서구의 문명 이후에야 우리가 개화되었고, 문화와 사고가 발달했다는 인식은 이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게 되면, 우리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우수한 문화유산을 가진 문화강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BTS, 한류, K-POP의 우수성은 이런 우리의 전통을 바탕으로 발전한 것이지, 어느 순간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