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책 표지부터 무언가 하얀 겨울을 생각하게 했다. 반 정도 되는 하얀색과, 추움을 생각하는 색깔이 들어있다. 즉. 이 책은 '겨울'을 상징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아날로그 틱한 냄새가 나오면서도 트렌드를 잊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하얀색 종이와 검은색. 그리고 나눔고딕과 명조체의 조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다름이 아닌 마지막 부분이 아닐까 싶다. 추운 2월의 어느날이라는 시를 보면 호주에서 사는 사람들이나 지금이 여름인 사람들에겐 기가 막힌 반어법이 될 수는 있지만 다행이 여기는 꽤 매서운 추위인 지역이다. 특히 4번째 연 '난 그래도 오늘에 감사하며 눈물을 삼킨다' 이 부분이 정말 맘에 든게, 지금 밀레니얼 세대에는 공감하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취업에 준비하는 사람들이 형편없는 결과를 들고, 수능을 치르는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에 일희일비 하는데 '비' 로 끝나면 그야말로 재수학원에 눈물을 머금고 오늘에 감사하며 지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아직도 살아 있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하루를 보낸다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음 파트인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로 이어진다. 난 첫번째 연에서 희망을 봤다. 아무것도 아닌 뜻도 없는 무의미한 시간이 흐르는 법이다. '무' 라는 것을 '유' 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봤고,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무것이라도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고 본다.

정말 겨울에 알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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