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오늘도 일하시는 아버지
정영애 지음 / 호밀밭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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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입장' 에서 본 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이런 건 보통 아버지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이야기인데라고 생각하는데, 뭐 정해진 틀 안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 예상했던 내용이 나왔고 그래서 쭉쭉 넘어갔다. 그래도 이 책은 시대상을 반영해주는데 그 이유는 2가지로 통해서 알 수 있다.

1. 제목이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에서 이런 일들은 빈번해질 것이다. 지금 시대에서 90대에 일하면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90대에 일하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구글의 칼리코 프로젝트가 성사가 된다면 90세에 일하면 인류 평균 수명의 18% 사는 지점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지금 평균 수명이 85세 정도면 16세 정도에서 일을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영원한 삶을 산다면? 90/무한대에서 사는 것이다. 즉 이런 책은 안나올 것이다.

2. 그리고 이 책이 가능했던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 나오기 전 이야기라서 가능했다고 생각했다. 4차 산업혁명, 5차 산업혁명, N차 산업혁명 (N은 6 이상)이 이어진 상황에서 이런 책을 쓰면 수긍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시기는 2017~2018년에 90년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 그 사람의 가족 이야기이다. 태어날땐 일제 치하에였고, 젊었을 때엔 625 를 겪었으며, 독재 정권때엔 자식을 두기 시작했고, 환갑일 시점에선 88 서울 올림픽, 그리고 칠순때엔 IMF, 팔순때엔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었고, 90이 되서야 4차 산업혁명 시기를 겪은 것이다. 한 마디로 모진 세월을 겪었다.

미래의 내 일은 어쩌면 맞을지도,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모진 세월끝에 얻은 단단함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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