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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ㅣ 스토리콜렉터 122
우제주 지음, 황선영 옮김 / 북로드 / 2025년 5월
평점 :

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 우제주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에 날개를 단 두 아름다운 소녀들의 모습과 다르게 소설의 설정은 디스토피아다. 기후위기로 인해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토지가 침수되기 시작한 미래 정부는 국민을 팔찌로 등급제 한다. 가장 안전한 초록색 구역, 조금은 안전한 노란색 구역, 언제 잠길 지모르는 빨간색 구역이다. 땅은 이미 바닷속에 잠겨버린 검은색 구역까지 나타내지만 이미 여긴 사람이 살 수 없으므로 제외.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건강수치, 똑똑함, 가임가능, 체중 등 다양한 생체적 평가항목으로 팔찌를 부여받는다.
여기 당장 초록색 팔찌를 겨우 부여받은 두 여학생이 나온다. 이름은 장리팅과 린위안이다. 1부는 장리팅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2부는 그동안의 내막과 린위안의 마음속, 그리고 반전이 숨어있다.
장리팅은 통통하고, 자신들이 살았던 (지금은 물에 잠겨버린) 자오얼섬을 그리워 한다. 아마 초록색 구역의 수직농장과 학교에서 기후난민이라는 꼬리표와 장리팅의 엄마가 수시로 내뱉는 가스라이팅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새로 배정된 기숙사에 들러붙는 다는 표현을 쓰는 리즈주를 무시한다. 자기를 위해서 학교의 지도까지 손수 그려주고, 학교 땡땡이를 치는 자신을 챙겨주는 데도 말이다.
학교에는 수직농장의 뒷배인 진씨 일가의 진유롼과 진유훙 자매가 있다. 이들 자매도 어머니에게 상당한 외모 가스라이팅을 받는다. 언니인 진유롼이 이 구역의 미친년이라고 하면 될까. 후반을 보면 늘 전교 1등을 맡아하는 마커웨이를 성적으로도 누르는 신에서 다가진 여신이구나 싶었다. 단지 그 타이틀을 누구에게 줄지 역량이 되는 진정한 여신이다. 그렇지만 그런 진유롼도 어머니에게는 가슴이 작다, 엉덩이가 빈약하다 등의 외모지적에 시달린다. 그래서 소녀들은 더욱 더 외모 강박을 가지고 있다. 오죽하면 공부를 하면서 운동하는 시간을 뺄 수 없어 먹토를 하고, 안먹기도 안먹는데 그래도 더 무리한 다이어트 생각 뿐이라 약물복용을 하는 친구도 있다.
장리팅과 함께 자오얼섬에서 자자지섬으로 같이 온 린위안은 이 모든 캐릭터들과 다르게 엄마가 없다. 엄마의 부재가 그녀의 부채감이다. 할머니가 계시지만 이미 등급으로 나뉠 때 빨간색 구역으로 가셔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리팅은 꽤나 솔직한 캐릭터이고, 사람도 잘 믿고, 교활해서 금세 동화되었다. 내가 실제로도 잘 모르거나 친해지지 않는 사람은 린위안 같은 사람이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
디스토피아와 소녀들의 성장과 암투를 즐겁게 그려냈다. 지금같은 시대가 아니라 나의 능력을 매월 입증해내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는 지역으로 보내진다는 강박이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