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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인 엄마는 어떻게 대표가 되었을까 - 스터디 카페와 고시원 운영으로 인생을 바꾸다
빛날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6월
평점 :

내향인 엄마는 어떻게 대표가 되었을까 - 빛날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지만 결혼 후 12년 동안 아이를 키우며 전업주부로 일했다는 빛날애 작가의 새로운 인생2막 이야기다. 나도 서두에 대학병원 간호사였는데, 다시 파트타임도 간호직으로 안하시고 어떻게 생소한 사업을 하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굉장히 금 자격증인 간호사다보니까. 지금은 간호조무사 학원이나 내가 땄던 요양보호사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시는 간호사분들도 많다. 이래서 강의를 추천받지 않으셨을까.
그렇지만 과감하게 창업을 추진하는 기백이 멋있었다. 처음 스터디카페를 인수하는 파트에서는 매출 체크조차 해보지 않고 인수한 초보였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인수하고 나서 첫날 3천원 매출 찍힌 것을 보고 통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인생경험도 쌓이고 나니 책의 말미에는 준 프로 느낌이 났다. 사장님 다운 느낌이랄까.
처음 스터디 카페의 경우에는 입지와 종목이 가진 진심을 잘 꾸려나가라는 팁이 좋았다. 부동산과 장사는 아무래도 입지가 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적당한 입지에 입소문이 늘어나면 스카(스터디카페)의 경우에는 커버할 수 있을만한 힘이 보였다. 특히 처음에는 중고교생을 잡으려고 수제 간식을 준비했으나 이내 정숙 이라는 모토 아래 스터디 카페 본질을 찾으려 노력했단다. 나도 간식으로 꾀는 것은 조용히 공부하러 온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텐데 생각했는데, 역시 맞는 방향성으로 가셔서 다행이었다. 나처럼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은 가끔 책만을 읽기 위해서 스카도 방문하는 편이다. 동네에 있는 스카 몇 군데를 가봤는데, 나도 성인인지라 연령대가 너무 낮은 친구들이 가는 스카는 잘 가지 않게 된다. 아직 면학 분위기가 덜 조성된 것의 이유가 크다.
이후 고시원을 인수하기 위해 작가 부부가 임장을 다닌 이야기도 피와 살이 되었다. 강남의 고시원들은 대부분 임차인에게 불리한 <화해조서>가 들어가는구나 하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 사이에 중개사의 거짓말과 농간. 전담 물건 소개비 날림 등의 이야기도 좋았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이라면 작가의 인간미가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자신도 어렸을때 고시원에 살아본 역사가 있어서 지금은 수익형 부동산이라 생각치 않고 각자의 삶이 녹아있는 쉼터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스카든 고시원이든 더 좋은 곳으로 잘 되어서 나가면 더 좋겠다는 말을 늘 하면서 사신단다. 이 얼마나 따뜻한가.
책에는 고시원 원장으로 지내면서 무인 창업에 대한 꿀같은 이야기만 들어있지는 않다. 무연고자가 사망해서 유품정리를 해야했던 사연, 쓰레기집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사연, 복도에 대변 실수를 한 입주자와의 사연 등 드라마틱 하다. 그 중 제일 엄지척 했던 것은 쓰레기집을 만들고 떠난 입주자의 실제 방모습을 고시원 하고싶은 사람들에게 예방주사 격으로 룸투어를 해준 프로그램의 일이었다. 역시 사람들은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편향적으로 보는데 이런 일들도 비일비재 하다는 걸 알려준 친절한 선배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굉장히 전문직이었지만 지금은 사장님으로써 완벽히 변신한 작가님의 앞날에 함께하는 사람들은 꽤 복이 많아 보인다. 이웃도, 임대인도, 다 복인 세상.
작가는 월 소득이 늘어나면서 제일 행복한 점은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낼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전에는 회사일 때문에 가족이 다 모이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역시 가장이 가족을 먹여살리는 일이니 뭐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훨씬 더 큰 가치가 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의 행복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