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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들의 세계사 - 2014년 제47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ㅣ 죄 3부작
이기호 지음 / 민음사 / 2014년 7월
평점 :
사실 이 소설을 읽어보게 된 것은 제목이 그 이유의 반은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역사를 원체 좋아하는 데다가 차남이라는 뭐랄까 아웃에 있다는 느낌의 어휘가 이 작품에게 저를 끌어들인 원동력이 되었지요. 우선 '차남'하면 드는 생각? 둘째 아들? 둘째 아들의 세계사란 무슨 뜻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읽어 나가면서 처음에는 차남이 멍청하 사람이란 뜻인가? '치'는 그런 뜻이 있긴 한데 '차'에는 없는 것 같은데..하면서 읽다가 그 의미를 불현듯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두려운 한 명의 형이란 독재자를 뜻하고, 차남은 그 독재자를 두려워 하는 일반 시민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따라서 차남들의 세계사란 독재자를 무서워하다가 숭배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은 장면 전환의 방법이 아주 독특합니다. 이 소설 내내 작가는 자, 로 시작하는 한 문장을 사용해 장면을 전환한다. 특이한 장면 전환 방법은 읽는 내내 독자를 즐겁게 해주지요. 이런 식으로 장면 전환이 진행되니까 실제로 작가가 시키는 대로 감자 칩이라도 우물거리며, 맥주라도 한 캔 마시면서 읽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작가님이 쓰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독재정권에 관해 이렇게 다루는 소설도 무척 흥미롭다는 것을 제게 알려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