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가해자.. 진실과 거짓..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소설 속 남자는 과거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을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서 복역한 뒤 현재는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급생의 어머니는 남자를 따라다니며 자신의 아들은 남자를 괴롭히지 않았다고 지속적으로 강하게 주장합니다. 남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따라다니는 어머니가 무섭게 느껴지겠으나, 따라다니는 어머니 입장에서는 자신의 행동은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남자는 자신이 동급생의 어머니에게 살해당할 미래를 알고 있고 그로 인해 그의 행동은 굉장히 초연하다는 느낌을 줍니다.우주의 알이라는 독특한 존재가 나오는데, 이 우주 알은 남자의 몸 속으로 들어옵니다. 남자는 우주 알이 몸 속으로 들어온 이후 자신의 말을 회복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간이 아니라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는 남다른 시간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시간만큼은 한쪽으로만 흐르며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데, 이 소설 속에서는 그 진리에서 벗어나서 살아가볼 수 있는 것이 그 남자의 삶인 것이지요.남자는 결국 자신이 죽을 것도 알고 있지만 그 미래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만날 것이니까요.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것을 겪으라면 그렇게 하겠다는 남자의 말이 가슴 아프게 와닿습니다.장강명의 소설은 쉬운 듯하면서 어렵고, 어려운 듯하면서 쉬운데 이번 작품도 제게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의 흐름, 시간과 세계를 활용해서 흥미롭게 작품이 전개되었지만 중간중간 따라가기 버거울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기에, 소설가 장강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역모로 집안을 말아먹고 노비보다 못한 신세로 추락한 주인공은 고난에서 살다가 우연히 황제를 만나 후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공이 수를 정말 많이 예뻐해줍니다. 다만 공이 황제이다 보니 굉장히 고압적인 부분이 있긴 합니다.
전체적으로 스토리도 좋고 심리묘사도 무난해서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