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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 삶의 연습이 끝나고 비로소 최고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버니 S. 시겔 외 지음, 강이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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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몸을 치료하는 외과의사인 저자에서 몸의 병과 마음의 아픔을 함께 치료하고자 애쓴 저자의 인생의 따뜻한 조언들로 채운 글!

조언을 받아들이면 스스로의 인생이 멋지고 살만하고 행복하다고 할 것이나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저 한낱 좋은 글로 가득한 그저 똑같이 읽히는 책이 될 것!

이 책을 본다면, 읽는다면

읽는다는 감상에 젖지 말고

읽고, 듣고, 행하는 오감을 활짝 열어 둘 것!


작년에 이어 이어진 전염병의 한파라는 강추위 속에서 우리네 몸과 마음은 꽁꽁얼어붙어 다른이들의 잘못을 더 없이 가혹하게 비판하며 비난한다.

동정과 비난은 늘 그렇듯 한눈금 차이지만

동정과 이해보다는 비난을 하는 것이

더 쉬운가보다.

하지만 역설적인것은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비난을 통해 통쾌함을 겪기보다 이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이 시대를 겪고 있는 그들에게 저자가 따뜻함을 건네고 있는 말들로 가득하다.

이 글의 각 장마다 주제가 되는 누군가의 말 혹은 글이 서두를 장식한다. 그리고 그 말글은 저자의 생각과 삶과 경험속에서 새로이 창조된다. 그 창조된 언어는 곧, 위안의 글이며 공감의 글이 되어 빈 가슴에 내린다.

그리고,

세상에 떠돌아 다니는 현자들의 위대한 말들 속에서 저자가 발견한 공감과 위안의 말들은

어쩌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명언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다.


내가 찾아낸 공감, 혹은 위안의 말글 속에서


첫번째,

십대, 자녀, 혹은 그 얹저리 즈음 헤매고 있는 이들에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고통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아예 모른다.(중략) 아이들은 자기만 그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기에, 힘든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문제의 '원인'을 없애야지 자기 자신을 없애려 하면 안된다고 가르쳐야 한다. 자해 또는 자가 치료처럼 건강하지 못한 대처법은 어린 나이에 시작되어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

p.76

자신을 파괴하는 삶의 부스러기를 버려야지 자기를 버리면 안 된다. 부디 자녀들에게도 자존감과 자부심을 심어주어라. 그아이들이 삶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지 않도록, 아이들이 혐오 하는 삶의 조각들을 없앨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죽을 '예정'이었지만 죽지 않은 환자들은 모두 자기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났는지 내게 이야기해준다.

p.251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내 삶을 오롯이 자녀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내 자녀 뿐 아니라 내 자녀를 둘러싼

이 환경속에서 내 자녀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내'가 먼저 '보임'을 행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사회복지사로서 근무할 때 만났던

벌점을 채우기 위해 봉사를 왔던

아이들의 대부분이 학교에서 가정에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중1, 겨우 14살이었던 한 중학생 소녀였다. 초등학교 2학년때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그 이후 할머니와 둘이 살던 이 자녀는 할머니에게 '너때문에 니 엄마가 그렇게 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결국 스스로를 탓하기 시작했고 중학교 들어가면서 소위 날라리라 불리는 불량학생들과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으며, 집에가기 싫어 남자들을 만나 모텔에 가거나 친구와 길거리에서

밤을 새거나 하며 학교생활을 등지는 행위를 일삼다가 학교에서 벌점을 받고 봉사를 왔던 아이였다.

이웃하여 살던 아이였기에 그 아이의 사정을 대충 알고 있던 나는 아이에게 이리 저리 마음을 열어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마지막 봉사를 오던 날

나에게 팔뚝을 보여주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자해의 흔적이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주어야할지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기에

그저

" 많이 아팠겠다. 아픈거 싫지 않아?"

라고 물었다.

"그냥, 괜찮아요"

라고 말하며 베시시 웃던 그 아이에게

내 전화번호와 이메일과 집위치도 알려주었다.

꼭 다시 오라고.

갈데 없으면 나한테 오라고.

하지만 그 후 소식을 알 수 없었다.

나중에

건너건너 소식을 접했을땐 그 아이는 장기 가출상태였다.

너무 마음이 아파 한동안 내 잘못이 아닌걸 알면서도

내 탓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아이가 참 많이 생각이 난다.

그 아이에게 나는 따뜻한 어른이 될수는 없었을까.

이 책이 마음이 아프고 갈 곳을 잃은 자녀들에게

그런 아이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이정표가 되어야겠다.


두번째, 삶의 변화가 두려운 이들에게. 나처럼.

지금 여러분의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바꿔라. 변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변화시켜야 한다. 변화를 상위자아가 바라는 모습으로 살기 위해 자신이 좋아서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움도 달아난다.

p.79

인생의 행불행은 처한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생각이 좌우한다. 믿기 힘들겠지만 표현하는 방식을 살짝만 바꿔도 실제로 생각이 바뀐다. (중략) 많은 사람이 승리와 성공, 완벽을 고집하느라 스스로 불행에 빠진다. (중략) 인생관은 그 자체로 생존과 직결된다. 삶에 대한 태도가 인체에 생리학적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중략) 행복은 우리가 태어날 때 받은 선물이 아니라 적극적인 선택, 다시 말해 '긍정성(positivity)참여하기'이다. (중략) 잊지말자. 주위 사람들도 모두 나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

p.87

고민은 가슴속이 아니라 머릿속이 시끄럽다는 표시다. 심란하거나 못마땅할 때마다 자문해보라, '내가 지금 누구의 일을 하고 있지?' 그리고 한 박자 쉬어가라. 통제할 수 없는 일 때문에 조바심치지 말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올바른 결정과 행동이 뒤따르고 평정심도 되찾게 된다.

p.96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그 고민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어떤 시기에, 무엇을 통해 해결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삶은 변화되어간다.

지금 이시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상황은

무수히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이 시대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변혁이며 도전이다.

유수의 전문가들은 새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며 메세지를 던진다.

하지만 메세지를 받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상황을 타계할 타계책을 찾는 이들보다 상황을 한탄하고 분개하는 이들이 많음을 본다.

이 시대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적어도

다음세대를 살아가고 이어나갈 이들에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변화가 두렵다면 두려운 마음을 변화시켜라!

저자의 메세지가 이제 '나' 스스로에 대한 메세지가

되어야 한다.


세번째, 홀로 생각하기를 주저하는 이들에게

하지만 내면의 소리는 기쁜 순간에는 좀처럼 들리지 않고 보통 어려움이 닥쳐 힘겨운 순간에 들려온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때, 그래서 도움을 바라며 내면을 돌아볼 때 들려오기 마련이다.

p.131

깨달음은 단계적 변화라서 그 과정을 인도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때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경험에 동참함으로써 우리가 공감한다는 것을 그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144

공감의 필수조건은

내 감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인정하고, 나를 이해할 때 다른 사람의 상황과 마음을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홀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하기를 적극 말한다.

그렇기에 홀로 생각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씩이라도 느끼고 생각하고 이해하길 바란다.

이 책의 언어들이 그 마음과 결정, 생각에 도움을 줄것이다.


네번째, 스스로에게 부정적 메세지를 던지는 이들에게

지난날의 부정적인 메시지가 계속 생각을 제어하도록 내버려두지 마라. 부정적 메세지는 독과 같아서 타인에게까지 부정적인 감정을 투영하게 만든다.

p.159

내 가까운 이가 매우 부정적인 사고를 한다.

같이 있으면 내가 너무 힘들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기에 멀리할 수 없다.

감싸 안아주고 또 안아준다.

그의 독이 내게도 퍼지지 않도록

이 글을 그에게 보여주려 한다.


저자 #버니S.시겔#신시아J.헌 은 사람의 마음을 펜으로 그려내는 작업을 완성한 듯하다.

그리고 #비긴어게인 이라는 완성된 작품은

내가 알지 못했던 내 마음을 들여다 보게도 하며

내가 피하고 싶었던 내 생각을 파헤치기도 하며

내가 붙들고 있던 내 고민을 쉽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이 글은 분명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을 것이고 사랑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이 얼어붙은 시대에

마음 붙일 곳 없이 혼자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슬퍼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최고로 뽑은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어른인 동시에 아직 내면에 살고 있는

어린 자아의 대변인이다.

p.160

행복지세요, 누구나.

 

우리는 어른인 동시에 아직 내면에 살고 있는

어린 자아의 대변인이다.








- P160


지난날의 부정적인 메시지가 계속 생각을 제어하도록 내버려두지 마라. 부정적 메세지는 독과 같아서 타인에게까지 부정적인 감정을 투영하게 만든다.




- P159

깨달음은 단계적 변화라서 그 과정을 인도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때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경험에 동참함으로써 우리가 공감한다는 것을 그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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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 인류의 재앙과 코로나를 경고한 소설, 요즘책방 책읽어드립니다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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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의 습격이라는 소재는 예나 지금이나 자극적이지만 최근의 전염병 한파 때문에 지나치지 못할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가 되었네요. 이제 읽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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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 인생 후반의 시간을 잘 기획하고 잘 쓰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 유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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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인줄 알았는데 인생을 먼저 살아본 자로써의 #사이토다카시 의 경험담을 바탕에 둔 '인생조언글'이며 '협력글'이며 '자기고백글'이다.

그렇기에 편안하게 읽혔다.

조언이란 내가 꼭 그대로 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까!

사실 제목만 보고는 55세를 향한 글이구나!

그럼 나는 아니네. 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언젠가는 55세를 바라봐야 하는

때가 올 것이기에 미리 인생을 알아두면

지금의 '내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나는 더 '잘', 지금보다 훨씬 '잘' 살고 싶은 욕심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이 책을 통해 인생의 한뼘 정도는 배운 것 같다.


내가 배운 단어 "여유" ,"느긋"

저자는 55세를 지나면서 겪은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반추해가며

느끼는 지점들을 정리해가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행동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지 선진문호들의 글을 인용해가며 적어주었다.

읽는 이들을 위해, 55세를 지나는 이들을 위해, 55세를 맞이할 이들을 위해.

그리고 저자는 글 곳곳에 55세를 지날 즈음 겪게될 다양한 사고방식과 행동과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바로 '여유', '느긋함'이었다.

직장생활에서는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나이이며

전문가로서도 어느정도 역량을 발휘하고 남을 나이이며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실한 루틴을 가지고 있는 나이가 바로 55세이기 때문에

누구의 평가에도 연연해 하지 않으며 누군가의 눈치를 덜봐도 되는 나이가

바로 이 나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50세를 넘어 55세가 되었을 즈음,

나는 내 나이를 약점으로 생각하고

윗사람들 눈치를 보는 일이 사라졌다.

'저도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으니

하고 싶은 말 좀 시원하게 해보겠습니다'

이런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이다.

p.95. 크으.. '부럽다. 나는 언제 이런자세를 가지게 될까?'

사실, 나는 아직 이런 여유와 느긋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내 삶에는 열정, 치열, 쫓김의 단어로 버무려 있으며

지금 바로 해야 할 일

이달 안에 해결할 일

결정해야 될 일

하고 싶은 일 등이 내 삶에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55세에 그렇다면 그렇게 느껴지고

가지게 된 '여유'에 맞춰 시간을 재조절해야 한다고 한다면

나는 지금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하는 약점이 약점으로 느껴지지 않는 그 때에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를 생각하니 '당당하게 내 생각과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을만큼 나도 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속 공감글 "학문의 권장은 친목의 권장"

제 5장 잡담을 나눌 상대가 있다면 매일이 즐겁다

55세에 가장 필요한 기술의 하나를 '잡담력'이라고 말하는 저자.

이 장의 첫음은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의 권장>의 글을 인용한다. 그 중에서 내가 제일 공감했던 글은,

사람이 아무리 다양해봤자,

귀신도 뱀도 아니다.

부러 나를 해치려고 마음먹은 나쁜 놈은 없다.

두려워하거나 꺼리지 말고

내 마음을 드러내어

싹싹하게 친구가 되어보자.

나이가 들수록 낯선 사람을 사귀는 게 어렵게 느껴지는 나로서는 정말 도전이 되는 글이 아닐 수 없었다. 학문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면서 왜 잡담을 위해서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가? 라는 저자의 말에 나는 그럴 시간이 없다고 변명하면서도 잡담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더 많이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실 내게 필요한 것은 내 삶과 내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말상대이다.

그리고 저자가 또 하나 강조하는 것,

술을 마시지 않는 나로서는 술친구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술에 기대지 않는 사교력 또한 매우 중요함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술먹고 친해졌다가 술깨고 서먹해 지지 말자는 말이다. 웬지 내 주변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배우자

이제 잡담을 배우자

너무 무겁지 않게

너무 가볍지 않게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왔던 저자의 글솜씨!

55세 중년 남자 사이토다카시!

그가 언어로 툭툭 내뱉은 55세 중년 남자로서의 삶이

왜이렇게 짠하면서 웃긴지.

글들을 보면서 울 아부지가 많이 생각이 났다.

울 아부지도 십몇년전에 이러셨겠구나.

안타깝게도 55세가 되면 멀뚱히 있기만 해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좀처럼 호감을 얻기 힘들다. 특히 55세 남자는 가만히 있기만 해도 주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든다(중략) 평범한 55세 남자를 나서서 좋아해줄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p.118. 부장님, 싸장님,,정말 가만히 계시면 넘 어렵습니다. 어른 공포증이 생겨나요.

전시회장에서는 모든 작품 앞에 멈추어 서서 지그시 감상하는 고령층 남성들이 여럿 보였다. 점점 전시회나 음악회에 가는 남자들이 늘고 있는 듯하다.

p.136 . 울 아부지도 그러셨겠다..씁쓸.. 같이 가드려야함..

 

남자는 자기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가 자신을 상대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중략) 55세가 넘은 남자와 적극적으로 잡담을 나누고 싶어하는 여자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p.188. 많이 챙겨드리고 있습죠.. 네네..

결혼식이든 파티든 인사말이 긴 사람은 흔하다. (중략) 대부분 인사말이란 주변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이 듣는 말'이다. 짧게 줄이지 못한다면 사교력 기르기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p.191 냉철하십니다!

무슨 말을 꺼내기만 해도 그 자리를 무겁게 만드는 55세에 꼭 필요한 지향점은 '가벼움'이다. (중략) 적절한 농담이 어려운 사람은 남들의 농담을 듣고 제대로 웃는 연습부터 시작하면 좋다.

p.192-193 게제글을 인용하여 편집

사실 씁쓸하게 웃으며 읽긴 했지만 나도 이런 모습이 될까 두려움이 앞섰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고를 유연하게 하고 농담과 제스처에도 실수하거나 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노력하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깨닫지만

잘 안되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도전'글이다.

55세에도 시간을 다시 쓸 수 있다면

아직 한참을 더 가야 55세가 되는 나는

얼마나 시간을 다시 쓸 수 있는 것일까?

그렇기에 나는 '멋진 은퇴'를 준비하기 위해서

언제나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떤 소재든 대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잡담력이 강한'사람이 되기 위해서

오늘도 도전한다.

도전! 내 인생!

‘저도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으니 하고 싶은 말 좀 시원하게 해보겠습니다‘
- P95

사람이 아무리 다양해봤자,

귀신도 뱀도 아니다.

부러 나를 해치려고 마음먹은 나쁜 놈은 없다.

두려워하거나 꺼리지 말고

내 마음을 드러내어

싹싹하게 친구가 되어보자.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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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공의 힘 - 스스로 해내는 공부의 폭발력
송인섭 지음 / 다산에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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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가 송인섭교수님의 책 #혼공의힘

이 책은 비법책이면서 #자기계발서 혹은 #자기자녀계발서 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 송인섭교수님은 2020년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다시한번 '스스로 혼자 공부하기'에 대한 열망과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열정으로 널리 그에 대한 지식을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

그리고 프롤로그에서 그는 ?'공부는 대상이 무엇이든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자기를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과 상통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 '혼공의 힘'에서 밝히는 혼공을 만드는 9가지 핵심원칙은 공부를 하고 있는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의 글이며 권유의 글이며 다짐의 글이다. 그 중 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제 1원칙이다. '진실한 시간'을 투입하는 것!

원칙 1 공부는 진실한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다.

코로나 19시대 이후로 온택트에서 언택트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모든 사회생활이 변경되어 갔고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부분은 바로 교육이다. 이런 교육에 있어서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대혼란에 빠졌다.

책상에 앉아서 온라인수업을 듣는 줄 알았던 아이가 멍때리고 앉아있거나

온라인수업을 들으면서 열심히 필기하길래 공부를 잘따라가는 줄 알았는데 그저 들리는 말을 받아 적었을 뿐이라던가

학원수업을 온라은으로 진행할때 학원선생님이 말하는 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던가

하는 다채로운 자녀들의 모습들이 드러났기 때문에 그동안 자녀의 공부에 대하여 알지 못했던 부모의 입장에서는 큰 혼란이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제 저자는 혼자공부할 줄 모르는 아이를 어떻게 혼자 공부시켜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을 가진 부모에게 이렇게 말한다.

부모들이 가장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를 간섭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점이다. 그러면서 부모는 아이가 과연 혼자서 공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해 한다. 하지만 혼공은 아이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부모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다만 관심과 지도를 하는 방식이 어디까지나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이 다르다. p.20


'공부 주도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학원과 과외 수업은 수업일뿐 '공부'가 아닌 것이다. 내것이 될때 내가 스스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공부'임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제 1의 원칙이며 기본인것이다.

?
그리고 내가 눈여겨 봤던 지점 또 하나, 바로 8원칙이다

원칙 8 시간을 다스릴 줄 알면 시간이 남는다

흔히 올빼미형이라고 부르는 공부방식에 있어서 그리 현명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컨디션과 생활방식에 맞지않게 억지로 새벽형이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굳이 새벽에 일어나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려면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굳이 자신에게 안맞는 사이클을 선택해서 능률을 떨어뜨릴 필요는 없다. 아침 등교시간에 맞춰 일어나 등교준비를 하고 학교에서 안정감 있게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낭비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p.46

최근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한다]라는 책이 유행하며 시간관리에 대하여 다시한번 재고해봄을 시도해보려는 시류가 일어났다. 공부하는 자녀들 혹은 시간관리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꽤 도전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새벽에 일어나면 많은 시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기에 유용하기에 나도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 '내'경험이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내 자녀 혹은 공부하는 누군가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자신의 삶의 습관을 바꾸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동기부여와 행동력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저자의 말에 따라 독려를 해주자.

좋은 방법임을 알려주되 그것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실 원칙을 읽어내려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내용인 [유형별 혼공의 12가지 전략]을 살펴보면 내 이웃의 혹은 내 자녀의 유형을 찾아 끼워 맞추게 된다. 그렇다보니 자신이 생각했던 유형에 해당되는 챕터는 조금 더 깊이 유심히 읽게 된다.

특히, 장별로 마련된 체크리스트가 여러모로 유익하게 다가오는데 자신 혹은 자신의 자녀가 직접 체크하게 해봄으로써 '혼공'에 대한 대화의 문을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략적으로 자녀의 유형을 파악한 후 제시된 부분은 부모가 알아야 할 원칙이다.

이 책에 제시된 5가지 원칙에 있어서 사실 그간 자녀양육서 혹은 자녀양육에 대한 강의등을 들어본 부모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원칙이라 여길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들어봤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저자는 세심하게 지침을 제공하고 있기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 너무도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상담해왔기 때문에 돌발상황과 자세한 자녀양육상황에 올 수 있는 다변적인 상황에 대비한 지침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친절한 학습법제시자가 아닐 수 없다.

?

아이를 관찰하는 것은 부모, 즉 양쪽에서 시도하는 게 좋다. 혹시 그럴만한 상황이 못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엄마와 아빠 양쪽에서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관찰하도록 시도한다

p.228

관찰은 새로운 발견을 가져다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이 무너지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아이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아이의 혼공의 시작은 자신을 발견하고 내부로부터 끓어오르는 동기다. 그 동기를 붇돋워 주는 것은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부모의 인정이다.

p.230

이 책은 훌륭한 학습코칭책이다.

많은 아이들이 우왕좌왕하는 부모의 학습법 혹은 방치된 학습태도에 이끌려 자신의 꿈을 찾아가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공부가 앞으로의 살아갈, 미래의 힘이 될 수 있음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부모와 자녀에게 '혼자 공부하기'에 대한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한다.

?

공부와 생활이 위태롭게만 느껴지는 지금의 이 시기에

방향을 잃지 않게 제시해주고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비법과 소망과 미래가 담긴 이 책 자녀를 공부시키기 어렵다 느껴지는 부모 뿐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기가 어려운 십대청소년누구나 한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

저자가 말한 대로 이제는

'아는 것이 힘이다'가 아니라

'아는것을 실천해야 힘이다'임을 기억하며

실천해보자. 혼공을!

느껴보자. 혼공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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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13
존 맥그리거 지음, 김현우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이야기이다. 하지만 삶의 여정이며 누군가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아닌 일상을 그려낸, 말 그대로 그리듯 서술해 낸 이야기이다.

8년만에 신작을 발표한 #존맥그리거 의 이야기에 기대감과 호기심과 설레임을 안고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읽어내려갈 수록 상상력을 더해가며 마치 내가 소설속의 주인공들과 이웃한 느낌을 주게 하였다. 13개의 장을 모두 읽은 지금, 이 소설은 내게 더이상 소설이 아닌 나의 삶의 언어가 되고 있었다.


책에서 찾은 첫번째 언어, 마을


책의 처음은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한적한 마을에서 일어난 여자아이의 실종사건은 동네 뿐아니라 방송에까지 크게 알려진 사건이 되었고 마을 곳곳의 사람들은 여자아이의 실종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데서 시작한다.

하지만 곧 마을의 언어는 여자아이에게서 자신들의 일상으로 집중되어 간다. 저자는 마을 구성원들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며 일상의 언어로 그들의 삶을 표현해나가며 마을의 풍경과 그들의 신변잡기를 늘어놓는다.

마을의 언어는 사람에게만 집중되지 않는다. 저자는 마치 내가 그곳에 서서 그 마을을 관찰하는 것처럼 마을의 풍경을 언어로 서술해 나간다.

시멘트 공장이 작업을 재개했고, 도로에는 은빛 먼지가 가득 쌓였다. 언덕 사이를 지나온 화물열차가 가로수가 있는 긴 곡선 선로를 지나고 있었다. 희미한 햇빛이 황무지 위로 느리게 움직이며 물이 넘친 좁은 계곡과 도랑을 비추다가, 다시 구름이 머리 위를 가렸다. 강둑으로 이어지는 기슭엔, 해 질 녘이면 왜가리 한 마리가 서서 강물을 내려다 보았다. 밤에는 낮은 언덕에서 안개가 서서히 내려왔다.
p.19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고 상점을 열고 개를 산책시키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엄마들은 청소를 하고 주일이 되면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다.
이 모든 일상이 반복되는 듯 반복되지 않는 언어로 매 순간이 기록이 된다. 그리고 장이 거듭될 수록 마을의 언어는 곧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묘한 감정선을 넘실넘실 넘치지 않도록 절제된 표현으로 그려낸다.


두번째 찾은 언어, 이웃


작가의 절제된 언어는 마을사람들의 언어를 직접표현하지 않는다, 그들의 말은 작가의 손에서 재탄생된다. 그럼으로 책에는 마침표(.)와 물음표(?) 외에 다른 문장부호가 생략되어 있다. 처음에는 읽어가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적응하지 못했던 작가의 불친절한 듯한 서술적 표현은 책에 깊게 빠져 들게 하는 묘약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저자의 화법에 익숙해진 나머지 다른 책들로 눈을 옮겨가며 읽는 것이 오히려 새롭게 생각되어지기도 하였다. 그 화법을 통하여 저자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스토리 하나에 곁가지를 그리며 서술해 나가고 결국엔 모든 곁가지가 하나로 이어지는 다른 장편소설들과는 달리 [ #저수지 13 ] 안에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웃 한 명, 한 명의 삶이 별개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야기는 여전히 그들의 일상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풀숲에 귀뚜라미가 있었고, 딱정벌레가 린지의 팔을 타고 올라왔다. 양들은 그늘을 찾아 창고를 들락 거렸다. 사람들이 저기도 찾아봤을까? 디팍이 물었다. 당연하지, 리엄이 말했다. 내가 직접 수색했어, 열화상 카메라까지 빌려서 뒤져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디팍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듯 리엄을 가볍게 철썩 때렸다.
p.32



세번째 찾은 언어, 꿈


저자는 매 장마다 여자아이에 대한 사람들의 상상력 혹은 소문, 혹은 추측에 대한 서술을 아끼지 않았다. 이야기의 처음과 끝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꿈의 내용은 그럴 듯하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꿈의 서술을 통해 마을에서는 '실종된 여자아이'도 그저 하나의 이웃임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였다. 이제 열일곱 살이 됐을 테고, 경찰에서는 현재 모습을 컴퓨터로 합성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중략) 그녀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꿈을 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런던 거리에서 자동차에 쫓기고 있었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녀가 옷에 진흙과 타르를 잔뜩 묻힌 채 동굴 속을 기어 다니는 꿈을 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녀가 지하실이나 버려진 농가에 감금되어 있는 꿈을 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중략) 그런 이야기들을 막을 방법은 없을 것 같았다.
p.124-125



"그런 이야기들을 막을 방법은 없을 것 같았다"
아마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하여 가장 하고 싶었던 한 문장을 손에 꼽으라면 이 문장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꿈을 통하여 표출되는 그런 이야기들은 한 명의 입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으로 상상으로 전이되는 방식을 따라 창조가 재창조가 되어 누군가의 삶에 투영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 찾은 언어, 공감



저자는 굉장히 바쁘다. 이웃들의 집을 하나하나 방문해나가며 그들의 삶을 서술해야하기 때문이며 그들의 감정을 표현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들의 삶을 표현할 뿐 그들의 극단적인 감정을 표출하지는 않는다. 또한, 시간의 순서대로 그들을 서술하지 않는다. 시간과 삶은 병행이 아니라 주객의 관계처럼 때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마을 사람들이 변화되는 것 같지만, 삶이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마련된 것처럼 생각되어지기도 한다.

이내 나는 마을 사람들을 서술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고 공감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안에 동화되게 만들어 내는 저자의 독특한 서술방법을 곧곧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나갔고, 그렇게 얻은 신뢰를 늘 품고 다녔다. 그건 자동차 트렁크에 돌멩이를 채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언젠가 그녀가 주교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머지않아 트렁크가 너무 무거워져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차의 바닥이 땅에 닿게 된다고. 주교는 미소를 지으며 힘든 일임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녀와 함께 기도했고,그녀는 계속 돌멩이들을 지고 다녔다. p.150


신뢰와 돌멩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비유인데 너무 공감이 되어 몇번이고 같은 문단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삶을 공유한다는 것
누군가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
누군가의 삶을 수용한다는 것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
그것은 빈 마음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의 삶을 내가 함께 짊어질 각오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돌멩이가 되어 목사 제인에게 담겨졌던 것이다.

잃어버린 것들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기도를 많이 했지만,아이가 정상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정상'같은 말을 쓰지 않으려고 애썼다.(중략) 앤드루가 일곱 살 때 테드가 죽었다.(중략)테드는 아직 50대 중반이었고 사람들은 비극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녀는 안도감 비슷한 감정이 드는 것만은 끝까지 인정할 수 없었다.p.152

늦게 낳은 아이 앤드루는 또래 아이들과 같은 성장과정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엄마 '아이린'은 불안해 했고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했지만 '소외감'에서 해방될 수 없었다. 아이가 '다르다'고 말하고 싶을 뿐 '잘못됐다'거나 '정상이 아니다'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았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남편 테드와의 갈등을 겪고 힘들었을때 그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하고 드는 안도감을 애써 거부하는 그녀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어떤 사람들도 보여줄 수 있는 불안과 안도라는 양가감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책의 후반부에서 이야기의 훗날인 아이린이 웃음을 찾는 부분이 등장했을땐 나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아마 내가 아이린에게 많이 공감하고 있었기에 다른 이들의 모습보다 아이린의 모습에 더 많이 웃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도화지이다. 저자의 언어로 표현된 [저수지 13]의 그림을 내 맘껏 그려낼 수 있는 새하얀 도화지인 것이다.

실종된 여자아이의 기억과 회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그녀를 찾는 이야기가 아닌 그저 일상이 삶으로 전환되어 가며 나타나는 사람의 이야기들이며 한 마을의 이야기이며 공감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나도 이렇게 이런 삶을 살고 있구나.

특별하지않지만 큰 사건사고도 없지만 혹은 있을 수 있지만 나도 오늘을 살고 있구나 하는 그런 안도감을 바로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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