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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언어의 온도를 읽고 많이 망설였다.
그리고 망설임 끝에 책을 열었다. 언어의 온도보다는 멈춤이 있었다.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건, 내가 그때 어떤 생각으로, 어떤 상태로 하루를 살아내고 있느냐가 글을 대하는 기본이라는 것이다. 내 삶과 이어진 단어들 하나하나에 멈춤이 있었던 글도 어느 시간이 흐른 뒤에 대면하면 왜 내가 여기에 멈추었는가에 대해 의아할 때가 많고, 그때의 깊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말의 품격을 대할 때 내가 '말'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언어의 온도를 읽을 땐 내 삶의 무게에 비해 언어의 온도에서 들려주는 삶은 너무 가벼웠는지 모른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되 다른 흐름과 멈춤이 있다는 것은 글이 아니라 내 시간이 변했기 때문인지도....
언어는 이어지기 위해 생겨난다고 한다. 이어짐을 위한 말의 품격...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햇살이 부서져내려 바닥을 치고는 다시 나를 때리던 오후... 나는 내가 쏟아낸 말들에 대해 이 책을 통해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다. 오늘은 잠시 말을 접고 귀를 열어도 좋은 날. 그리고 내가 지진 말들에 쉼표를 찍고 싶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그리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