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으로 읽는 용선생 세계사 1 : 고대 문명의 탄생 - 4대 문명과 아메리카 고대 문명, 전면 개정판 교양으로 읽는 용선생 세계사 (전면 개정판) 1
이희건 외 지음, 이우일 그림, 김경진, 김병준 외 감수, 박기종 삽화, 정지윤 구성 / 사회평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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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좋은 책이 있을까 싶다. 용선생 특유의 재밌는 수업 화법과 알찬 역사 지식이 어우러져,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용이 술술 머리에 들어온다. 가볍게 펼쳤다가 어느새 빠져들게 되고, 지도를 통해 지리적 위치를 비교하며 익히고, 다양한 사진과 삽화가 이해를 돕는다. 많은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크게 와닿는 것처럼, 시각 자료는 학습의 흥미를 높여준다.

책은 ‘1교시’, ‘2교시’처럼 수업 시간표 형식으로 나뉘어 있다. 각 단원 앞에는 연대표가 있어 배울 내용을 간단히 짚고 넘어갈 수 있고, 본문 중 어려운 한자어나 용어는 옆에서 바로 설명해주어 이해가 쉽다. 예전에 EBS 다큐멘터리에서 본 것처럼, 수업 전에 핵심 단어를 미리 익히는 방식이 떠올라 반가웠다.

또한 한 문명이 끝나면 ‘나선애의 정리노트’가 핵심을 한 페이지로 정리해주고, 이어지는 퀴즈로 내용을 점검할 수 있다. 본문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부분은 용선생 세계사 카페코너에서 내용을 추가로 제공해주니 지식의 폭이 더 넓어졌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 새롭게 제공하는 QR코드를 통한 영상 자료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도 있어 배움의 깊이가 한층 더해진다.

고대 문명을 다시 읽으며 세계사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가지게 되었다. 몰랐던 사실을 새로 배우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사진들을 보며 문명이 지금까지 이어져왔음을 깨닫는 경험도 했다.

세계사를 처음 배우는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 성인까지 모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풍부한 정보와 재미 덕분에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총 15권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는 고대 문명부터 현대 세계 질서까지 세계사의 큰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훌륭한 교양서다. 세계사에 첫 발을 내딛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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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땃쥐입니다
미야코시 아키코 지음, 박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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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땃쥐의 일상이 세 가지 주제로 펼쳐진다. 평범한 하루, 주말의 하루, 그리고 연말의 하루.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땃쥐를 따라가듯 몰입하게 된다. 그림책 형식의 짧은 동화를 읽는 기분인데, 내용이 꽤 많은데도 후루룩 읽힌다. 부드러운 그림체는 눈길을 머물게 하고, 따뜻한 글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무엇보다 성실하고 진심 어린 땃쥐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내기를 함께 바라며 책장을 넘겼다.

땃쥐의 일상은 얼핏 쳇바퀴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소중한 하루의 축적이다. 일상이란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아 반복 속에 편안함을 만들어가는 일인데,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땃쥐는 그 어려운 일을 성실히 지켜내며 자신의 하루를 충실히 살아간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하루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버겁고 힘든 날일 수 있기에, 땃쥐의 일상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주중의 규칙적인 삶 뒤에는 주말의 특별한 순간이 기다린다. 우연히 들른 벼룩시장에서 TV를 들여오는 작은 사건처럼, 소소한 변화들이 쌓이며 일상은 더 즐거워진다. 연말에는 오랜 친구들과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따뜻한 대화를 나눈다. 오래 연락하지 않았어도 같은 시기에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서로를 잊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소중히 여겼다는 마음의 표현이어서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지금처럼 성실하고 따뜻한 땃쥐의 하루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언젠가 땃쥐가 꿈꾸는 넓고 푸른 바다에 닿기를, 그리고 매년 친구들과 지난 시간을 나누며 따뜻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함께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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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다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초 신타 그림, 오지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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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울음을 잘 참게 된 것 같다. 어느새 잘 울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눈물이 많아졌다. 눈물의 이유는 참 다양하다. 좋아서, 슬퍼서, 아파서, 속상해서, 기뻐서, 행복해서, 가슴이 아파서… 그렇게 우리는 수많은 감정의 이유로 눈물을 흘린다.

그 다양한 눈물의 이유가 고스란히 담긴 그림책 『울었다』 속에는 아이들이 우는 모습이 알록달록하게 그려져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눈길이 머물렀다. “어른이 되면 나도 울지 않게 될까?”라는 마지막 독백처럼, 나이를 먹을수록 눈물이 줄어든다고들 한다. 아파도 참고, 슬퍼도 참고, 기뻐도 참고, 속상해도 참는다. ‘울면 진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서일까. 사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울음을 참는 걸까.

나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순식간에 몰입해 울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다가도 펑펑 울곤 한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히 감성적인 성향(F)인 것도 아닌데, 공감이 잘 되는 걸 보면 아이를 키우면서 남의 일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작가 나카가와 히로타카는 ‘금세 울 수 있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는 굉장한 사람이 된 걸까? 잠시 그런 생각이 스쳤지만, 아마도 그저 감정이 풍부해진 것일 것이다.

책의 마지막 그림처럼, 어른이 되면 아이였던 마음이 가슴 속에 작게 남아 울음을 참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하지만 나는 아이가 커서만큼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잘 웃고 잘 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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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믿나요? 큰곰자리 중학년 3
여연 지음, 김지인 그림 / 책읽는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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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같은 도깨비 이야기에 나도 홀려버렸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문제로 제주도 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된 진주 앞에, 선물처럼 도깨비가 나타난다. 도깨비는 진주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우려고 애쓴다. 물론 자신의 정체는 숨긴 채로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언제나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만 같은 제주도의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마치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을 여행하고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에 책을 덮을 때는 진주가 앞으로 잘되길, 그리고 막내 도깨비 깨비가 의젓한 도깨비로 성장하길 바라게 된다.

비앙도에 사는 도깨비들과 외로운 소녀 진주의 이야기는,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서로의 안녕을 바라는 순수한 우정의 이야기다. 물질하는 해녀들의 숨구멍 ‘테왁’처럼, 아이들에게도 마음껏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속마음을 다 드러내면 안 될 것 같아 혼자 앓는 아이들에게, 그런 ‘테왁’ 같은 존재는 꼭 필요하다. 부모가 그 역할을 해주길 바라지만, 그것이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도깨비 이야기를 이렇게 쉽고 편안하게 풀어낸 동화가 또 있을까. 도깨비의 기원과 그들을 모시는 풍습을 알게 되면서, 제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도깨비를 믿나요?”라는 순수한 질문에, 나는 믿는다고 답할 것이다. 간절히 바라며 보내는 마음이 닿는다면, 도깨비는 우리 곁에 머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여름날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 동화를 만나 무척 행복했다. 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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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 스콜라 어린이문고 45
윤슬빛 지음, 차야다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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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의 주인공 린아는 친구들 앞에 서면 온몸이 작아지고, 뱃속에 돌멩이가 굴러다니는 것처럼 불안해진다. 목소리도 점점 작아져, 한 학기가 지나도록 친구를 사귀지 못한다.

이 모습은 우리 반에 있는, 목소리가 작은 아이를 떠올리게 했다. 우리 아이는 그 친구에게 일부러 다가가 말을 걸고, 목소리를 조금 더 크게 내도록 도와주었다고 했다. 그렇게 여러 번 대화를 나누며 이제는 겨우 들릴 만큼 목소리가 커졌고, 선생님께 칭찬도 받았다. 책 속 린아처럼, 목소리가 작아 쉽게 소외되는 아이였다.

린아는 휠체어를 탄 같은 반 친구 강윤하와 그 동생, 그리고 바닷속 친구 민꽃게와 망둥이를 만나 ‘숨길’을 통해 바닷속 학교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민꽃게가 괴롭힘을 당했던 이야기를 듣는데, 그 장면에서 나는 학교가 때로는 정글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힘이 약한 아이는 괴롭힘을 당하고, 힘이 센 아이들은 스스로 만든 규칙으로 자신을 무적으로 만들며 놀곤 한다. 우리 아이의 반에서도 덩치 큰 아이가 만든 게임 규칙 속에서 마음에 드는 친구들만 특혜를 누리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불리한 조건에서 놀아야 한다고 했다. 나는 아이에게 친구 사이에는 위아래가 없고, 공평하게 놀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아이 역시 알면서도 쉽게 나서지 못한다.

책 속에서 린아와 민꽃게도 마음속으로는 할 말을 가지고 있지만, 움츠려든 마음 때문에 쉽게 꺼내지 못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내게 된다. 그 순간이 참 기뻤다. 아이들이 이렇게 조금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의 ‘안녕’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반가움의 인사이자, 누군가를 보내는 작별의 말. 그리고 매일 전하는 ‘안녕’에는 서로의 하루가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 나는 오늘도 아이가 용기를 내어 자기만의 ‘안녕한’ 하루를 만들어 가기를, 그리고 그 삶이 언제나 평안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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