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아저씨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 꿀꺽 책을 먹어 치운다. 그러다 글을 잘 쓴다는 재주를 발견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여우 아저씨의 소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우 아저씨는 다른 사람이 보면 쓰레기인 것들을 이야기 소재로 잘 모아 지하창고에 보관하는데 그것들을 몽땅 도둑맞고 만다. 이 재료들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흥미롭고 재미있다. 책을 무척 좋아해서 다 읽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 꿀꺽 한다는 설정이 무척 흥미롭다. 아이는 책을 먹는다는 부분에서 으악 하는 표정이면서도 푹 빠져서 내용을 읽었다. 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어떠한 것을 보았을 때 그 속에서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잘 발견하고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엔 여우아저씨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올 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무조건 똑같이 나눈다고 해서 공평한 것일까?다수결의 원칙이 무조건 좋은 걸까?무조건을 붙이면 뭐든 다 맞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주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 초등사회 대비 시리즈라 그런지 아이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상황별로 적절히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공평과 평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명한 이야기인 여우와 두루미의 초대 이야기도 하면서 뭐든지 똑같다고 공평한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 나누었다. 이렇게 작은 일들이 켜켜이 쌓여 더 나은 방향으로 아이가 자라기를 바라며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아직은 못하는 것이 훨씬 많고 방향을 많이 잡아주어야 하지만 이런 책들을 자주 접하면서 점점 더 나아지기를 바라본다. 책이 무척 괜찮아서 똑똑똑사회 시리즈에 관심이 생겼다.
직접 수집한 씨앗, 열매, 꽃잎, 나뭇잎과 색종이를 오리고 모아 만든 동화책이라 작품집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이번 봄에 수집한 꽃들을 잘 말려 책갈피로 만든 다음에 만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림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며 이건 어떻게 입을지, 우리의 꽃은 어떻게 표현되게될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 시간들이 좋았다. 어찌나 섬세하게 표현했는지 자세히 보느라 아이와 책에 들어갈 지경이었다. 마침 말린 꽃과 나뭇잎들이 있으니 우리도 옷장을 만들어 보아야겠다. 숲속 재봉사의 옷장이 다음 해에는 또 어떻게 차곡차곡 쌓이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부모님이 싸울 때 마다 자신의 감정을 지우는 지움이는 어떤 감정이 차오르면 손가락을 튕기며 감정을 지운다. 부모님의 다툼은 점점 잦아지고 더이상 차오르는 감정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어느날 선생님이 알아차리고 상담소를 가게 되는 지움이는 우연히 감정 레스토랑을 발견한다. 또 다시 부모님의 싸움이 시작되고 자신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소원을 빌다가 감정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지움이는 감정 레스토랑에서 감정을 다루는 법을 잘 배울 수 있을까. 부모님의 싸움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나역시 잘 알고 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싸우시면 이어폰을 귀에 꼽고 크게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곤 했는데 내 모습이 지움이에게 투영된다. 내 아이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 배우자와 싸우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데 어찌되었든 싸우면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어떻게 풀어가는지도 아이가 배워야하기 때문이다. 계속 감정을 참고 지우기만한 지움이는 마음이 공허하다. 자신의 마음을 마음껏 어딘가에 펼쳐 보여줄 수 없으니 차라리 감정이 없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감정 레스토랑에서는 감정은 충분히 느낀 후에 흘려 보내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감정을 느끼고 나를 온전히 바라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바라본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 아이가 잘 연습하기를 바랄뿐이다. 요즘 인사이드아웃2가 흥행하면서 감정에 나쁨은 없고 모든 것들이 켜켜이 쌓여 내가 된다는 것을 공감하는 때에 이 책은 글로써 아이들에게 큰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새로운 도시로 이사 오고 텃밭이 생긴 형은이네 가족이 농기구 사는 것 부터 해서 한가득 수확하기까지 일년의 농사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라 더 마음이 간다. 흙 고르고, 두둑을 만들어 비닐을 씌우고, 새싹이나 모종을 심고 물을 듬뿍 주며 시작하는 농삿일에 온 가족이 들뜬 얼굴이다. 아이는 나와 책을 함께 보면서 우리도 농사를 짓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 매주 가서 물도 주고 잡초도 뽑고 하는걸 보더니 다시 안한다고 했다. 역시 고생스러운건 아나보다. 이렇게 어렵게 정성으로 키워서 우리 식탁에 오르는거라고 이야기하니까 사뭇 얼굴이 비장하다. 소중하게 키운 것들이니 싹싹 긁어 먹고 야채도 잘 먹어야 한다니까 조금만 먹는다고 한다. 남기는게 미안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안남기고 많이 먹기를 바라는건 엄마의 욕심이겠지 ㅎㅎ사계절 텃밭 가꾸기를 모두 간접 체험하며 채소의 소중함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주말 텃밭이든, 베란다 텃밭이든 시작할 예정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시작하면 무척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