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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름 ㅣ 큰곰자리 82
윤슬빛 지음, 남수현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8월
평점 :
처음엔 태권체조하는 아이들이라는 부분에서 호기심이 일었고, 뒷 표지에 적힌 문장이 마음을 흔들었다.
“내가 선택이란 걸, 할 수 있긴 해?”
“당연하지. 네 인생이잖아. 뭘 하든 너는 그냥 너야.”
내가 선택 할 수 있긴 하냐는 말을 얼마 전에 아이에게 들어서일까. 마음이 더 아리게 다가왔다. 고작 책 정리 하나 하는 것인데도 난 나도 모르게 “아 거기는 인물 일부러 모은거야”, “아 거기는 과학 상식” 하고 아이를 막아 세웠다. 출판사별로 모으고 싶다는 아이의 말을 잊기라도 한 걸까. 어른은 이렇게 작은 순간에도 아이의 의지를 꺾는다.
대부분 선택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옭아메는 이는 대부분 부모다. 세찬이도 름이도 아버지께 진짜 속 마음은 이야기 하지 못한다. 어른의 권위에 짖눌린 아이들, 그 가운데 이나가 있다. 이나는 하고 싶은 태권 체조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직접 안무를 짜고 조원을 모집한다. 스스로 마음 먹고 앞으로 도전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다.
태권 체조 조원 6명 중 한 살 많은 진아 언니의 우리 양 여사님 어록은 심금을 울린다.
”좀 망치면 어떠냐? 완벽하게 못 하면 어때. 다시 하면 되지“
“어쩔 수 없는 건 내버려두고 할 수 있는 것이 집중하라!”
“양 여사님 말이 사람은 쉽게 안 바뀐대. 남이 바꾸기는 더 힘들고. 그래도 힘들어 할 땐 얘기 들어 주고. 못되게 굴면 혼꾸멍내기도 하고, 그렇게 옆에 있어 주기만 해도 꽤 괜찮은 친구 아니냐?”
하나하나 가슴에 와 닿아서 마음을 울린다.
모든 것을 다 잘해내려는 무거운 마음은 몸까지 굳어버리게 만든다. 함께 하는 것은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조금 실수해도 다른 사람이 잘 해줄거라는 믿음, 그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
처음 하는 태권 체조는 어렵다. 본문을 빌리자면, ‘끽 해야 2-3분’ 인 태권 체조의 합을 맞추기 위해 6명의 아이들는 여름 방학 내내 구슬땀을 흘린다. 체력이 안되는 아이는 매일 운동장을 뛰며 체력을 기르고, 동작이 헷갈리는 부분은 름이가 그림으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돕는다.
이나의 고모인 사범님은 자신을 걱정하는 조카에게 언제나 “어른들 일은 어른들의 몫으로 두자, 알겠지?” 라고 이야기 해 준다. 어른은 어른답게 어른의 몫을 해야 한다.
태권 체조 뿐만 아니라 친구에게 다가가는 법, 위로를 전하는 법, 친구를 돕는 법, 그리고 잘 하는 것을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세기의 난제 같은 질문에 답이 이 책에 있다.
“예의, 염치, 인내, 극기, 백절불굴! 어이!”
한 번 외치고!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뭘 하든 너는 그냥 너야!
그러니 널 믿고 앞으로 나아가!
모든 어린이들, 내가 언제나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