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 -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저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첫 읽기책 8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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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 놓은 안전한 울타리, 정말로 그들을 위한 것일까?
주인공인 ‘7번 애벌레’는 천적도 없고 날씨도 일정해 언제나 신선한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겉으로는 완벽히 안전해 보이는 공간에서 태어난다. 처음엔 이곳이 행복한 곳이라 믿지만, 점차 자라면서 이 울타리가 사실은 자신들을 가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애벌레들은 얼른 잎을 먹고 네 번의 허물을 벗어 나비가 되어 이곳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손쉽게 잡아 상처를 입히거나, 씻지 않은 잎의 농약 때문에 생명을 잃기도 한다.
책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동물원이 떠올랐다. 관찰과 보호라는 명목으로 갇힌 동물들 역시 더 넓은 세계를 갈망하며 살아가고 있진 않을까? 또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밟히는 개미조차 엄마, 아빠, 형제가 있는 하나의 생명체임을 생각하니, 우리가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애벌레의 삶과 인간이 가둔 동물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 이 작품은 정말 유익한 책이다. 30만 부 판매를 기념한 리커버로 돌아온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를 아이와 함께 읽으며, 생명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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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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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손에서 놓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린 동화책이라 더 마음이 간다.

눈사람 펑펑이가 운영하는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안경점’에는 늘 손님이 가득하다. 이 특별한 안경을 주문하려면 눈사람 펑펑에게 빙수를 만들 수 있는 토핑 재료를 가져가야 한다. 푸딩, 딸기, 개껌 등 다양한 손님들이 가져오는 재료들을 보는 재미가 있고, 각 손님들이 들려주는 사연들이 따스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하고 보드라워졌다.

차가운 눈사람 펑펑이 만든 안경을 쓰면 보고 싶었던 장면을 볼 수 있고, 다 보고 나면 안경은 녹아버린다. 영원하지 않고 단 한 번만 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안 그러면 해리포터에 나오는 거울처럼, 그 안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할 테니까.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소풍 날의 날씨나 바뀔 짝꿍과 같은 것들, 반려견은 함께 사는 친구의 마음을 궁금해한다. 그들이 바라는 장면이 하나같이 작고 소중해서, 이들이 그 장면을 보고 어떻게 행동할지 무척 궁금했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순수한 모습에 더욱 응원하게 된다.

특히 “내 이야기만 해서 힘들다”는 은이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우리 아이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었는데, 이 이야기 덕분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이 책은 이야기의 즐거움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상상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준다. 아이가 이 책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대화의 중요성을 배웠으면 좋겠다.

초등 저학년부터 중학년까지, 친구 관계에 대해 고민이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에 푹 빠져 읽을 것이다. 우리 아이도 책을 다 읽자마자 곧바로 2권을 찾았다. 얼른 2권도 나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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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가게 글월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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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세시간을 이 책을 온전히 집중해서 읽는데에 썼다. 책을 읽으며 나랑 결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오랫만에 편지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정말 많은 편지를 주고 받고, 편지로 위로와 위안, 분노도 얻었었는데 어느 순간 주소를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가며 편지를 쓰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대부분 인터넷이나 가벼이 인사를 전하는 정도라 일일이 편지를 써서 전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어쩌면 삭막해져버린 이런 관계들 속에서 이 책은 따스한 온기를 나누어 준다. 그런 공간이기에 효영은 스스로 위로를 받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일들이 폭풍처럼 몰아친 한 주를 마무리하며 내가 이 책으로 나에게 위안을 준 것 처럼 말이다. 쉽지 않았던 한 주를 보냈던 나에게 이 책은 읽는 내내 괜찮다고, 그저 흘러가는 일이라고 위로를 전해주는 것만 같다.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게된 책인데 몇 장 읽자마자 이건 소장해야 하는 책이라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당장 옆에 두고 싶다. 그냥 일상 어느 순간에 이 책을 펼치고 그 부분을 읽기만 해도 크게 위로가 될 것 같다.

이쯤에서, 누가 내가 힘들 때 하는 말을 가져다 쓴 건가 싶은 본문의 내용을 적어본다.

"오늘의 기분이 영원은 아닐 거야.
영원이 아닌 것들에게
내 소중한 하루를 넘겨주지 않을 거야“

내 소중한 하루를 허투로 쓰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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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10만부 판매 기념 한정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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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의 친구인 두더지, 그리고 여우, 말과의 대화를 통해 듣는 사랑과 우정, 친절에 대한 따스한 이야기였다. 그림과 글이 절묘하게 어우려져 보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정말 이런 세계가 있다면 슬픔과 미움, 절망은 저 멀리에 있을 것 같은데 세상은 그러하지 않으니 더 먼 꿈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보고 읽으며 마음을 위로받았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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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로봇의 탈출 와일드 로봇 2
피터 브라운 지음, 엄혜숙 옮김 / 거북이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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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유닛 7134, 로즈는 어느 농장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농장 일을 하며, 기러기 아들 브라이트빌을 그리워하고, 고향인 섬으로 돌아가기 위한 탈출을 꿈꾼다. 이 이야기는 와일드 로봇이 고향인 외딴섬으로 돌아가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담고 있다.

야생에서 시작해 가족을 이루었던 로즈는 농장 일에 열심히 매진하면서도 꾸준히 탈출 계획을 세운다. 인간과의 삶을 시작하지 않고 동물들과 함께했던 로즈는 인간보다 동물과 더 잘 어울린다. 로봇에게 감정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겠지만, 로즈는 결함이 있는 로봇이다. 그 결함은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인간에게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로즈와 브라이트빌을 이해하고 돕는 사람과 동물들이 그들의 여정을 함께한다.

이 이야기는 모두의 도움과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로즈의 필사적인 의지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읽는 내내 로즈와 브라이트빌을 응원하게 된다. 또한, 농업의 자동화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인간은 점점 더 어려운 작업을 로봇에게 맡기고 있다. 머지않아 로봇이 우리 곁에서 힘든 일을 돕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는 로봇을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지낼까? 생각이 많아진다. 미래가 기대되면서도 두렵다.

본문에 “당신의 감정이 진짜인지 어떻게 아느냐”라는 로즈의 질문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모든 것을 배우고자 하는 로즈의 물음에 쉽게 대답하기 어려웠고, 누군가의 마음을 속단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수많은 질문을 머릿속에 던져주며,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와일드 로봇의 탈출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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