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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ㅣ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아이가 손에서 놓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린 동화책이라 더 마음이 간다.
눈사람 펑펑이가 운영하는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안경점’에는 늘 손님이 가득하다. 이 특별한 안경을 주문하려면 눈사람 펑펑에게 빙수를 만들 수 있는 토핑 재료를 가져가야 한다. 푸딩, 딸기, 개껌 등 다양한 손님들이 가져오는 재료들을 보는 재미가 있고, 각 손님들이 들려주는 사연들이 따스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하고 보드라워졌다.
차가운 눈사람 펑펑이 만든 안경을 쓰면 보고 싶었던 장면을 볼 수 있고, 다 보고 나면 안경은 녹아버린다. 영원하지 않고 단 한 번만 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안 그러면 해리포터에 나오는 거울처럼, 그 안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할 테니까.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소풍 날의 날씨나 바뀔 짝꿍과 같은 것들, 반려견은 함께 사는 친구의 마음을 궁금해한다. 그들이 바라는 장면이 하나같이 작고 소중해서, 이들이 그 장면을 보고 어떻게 행동할지 무척 궁금했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순수한 모습에 더욱 응원하게 된다.
특히 “내 이야기만 해서 힘들다”는 은이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우리 아이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었는데, 이 이야기 덕분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이 책은 이야기의 즐거움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상상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준다. 아이가 이 책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대화의 중요성을 배웠으면 좋겠다.
초등 저학년부터 중학년까지, 친구 관계에 대해 고민이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에 푹 빠져 읽을 것이다. 우리 아이도 책을 다 읽자마자 곧바로 2권을 찾았다. 얼른 2권도 나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