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피그
J.K. 롤링 지음, 짐 필드 그림,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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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것들이 있다. 나에게도 20년 동안 내 곁을 지킨 소중한 인형이 있다. 이 인형은 이제 나만의 보물을 넘어 온 가족의 친구로 자리 잡았다. 만약 이 인형을 잃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그런 순간이 온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 같다.

잭에게도 그런 소중한 존재가 있다. 바로 둘도 없는 친구, 돼지 인형 ‘디 피그’다. 크리스마스이브, 잭은 누나 홀리의 실수로 디 피그를 잃어버리고 깊은 절망에 빠진다. 가족들은 잭을 위로하기 위해 디 피그와 똑같이 생긴 봉제 인형 ‘크리스마스 피그’를 사오지만, 잭은 더 큰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그날 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장난감들에게 이끌려 잭은 크리스마스 피그와 함께 디 피그를 찾아 ‘분실물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잭은 갑작스레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도 디 피그를 되찾기 위해 망설임 없이 분실물 세계로 향한다. 자신의 안전을 뒤로한 채 디 피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낯선 세계를 헤맨다. 그곳에는 무서운 괴물이 잭과 크리스마스 피그를 집요하게 쫓아오지만, 잭은 포기하지 않고 디 피그를 향한 간절한 마음으로 모험을 이어간다.

분실물 세계를 탐험하는 동안, 어린 시절 장난감을 어떻게 다뤘는지, 무심코 잃어버린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은품으로 받은 물건들을 얼마나 하찮게 여겼는지 등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모든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 같아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이야기와 잭과 크리스마스 피그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여정을 지켜보는 동안 흐뭇하고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J. K. 롤링의 책답게,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울림과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였다. 책을 읽는 내내 빠져들어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전작 이카보그는 나와 잘 맞지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피그는 훨씬 더 좋았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선물과 물건의 가치,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꼭 추천하고 싶은 따뜻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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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시장 - 맛있고, 재밌고, 독특한 베스트 지식 그림책 13
마리야 바하레바 지음, 안나 데스니츠카야 그림, 최현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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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시장을 통해 만나는 식재료, 언어, 화폐, 요리법, 생활 모습까지. 여기에 유용한 회화 표현과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더해진 ‘맛있고, 재밌고, 독특한 전 세계의 시장’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손에서 놓기 어려운 책이다.

특히, 이 책의 그림체는 단연 돋보인다. 실물에 가까운 정교한 묘사는 과장이나 변형이 적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다른 나라를 소개하며 여섯 페이지에 걸쳐 펼쳐지는 시장의 구성은 흥미롭고 알차다. 특히, 각 나라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그림 찾기 미션’은 독자의 눈길을 끌며 책을 더욱 꼼꼼히 살펴보게 만든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각 나라의 식재료를 구경하고 간단한 회화 표현을 따라 읽는 과정은 이 책의 큰 매력 중 하나였다. 책 속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고, 마치 12개 나라를 가볍게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부 요리는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책을 읽으며 “다음에는 이 나라를 가보자”라며 아이와 함께 세계여행의 꿈을 키우는 즐거움도 있었다.

여행을 갈 때마다 시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그곳의 특징과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화도에서는 순무를 팔고, 튀르키예에서는 각종 신선한 농산물과 특유의 직조 기술로 만든 머플러나 카페트를 만날 수 있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채로운 음식은 그 지역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해준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시장의 매력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를 친근하게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세계 여러 나라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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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반달문고 43
김태호 지음, 이영림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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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야기에 어떤 놀이가 숨어 있을까하는 기대감에 벅차서 읽어본 ‘오늘의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는 반전에 반전이 가득한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였다. ‘놀이’를 주제로 하는 짧은 이야기가 7개나 들어 있는 이야기책은 읽으며 왠지 뭉클해지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배우기도 했다.

놀이터를 차지하고 못들어오게 하는 아이들에게 맞서는 어른들은 최대한 더러워지지 않고 최소한의 희생으로 아이들을 제압하고자 하지만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다. 학교에 안갔어 놀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현수는 엄마에게 학교를 안가야되는 이야기를 끝도 없이 한다. 유학간 엄마가 그리운 시오와 아빠에게는 왠 산신령같은 할배가 나타난다. 교실 문 앞에 그어 놓은 엑스자를 밟으면 그 사람이 술래인데 다들 0은 술래를 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0은 꼭 술래를 해보고 싶다. 지친 일상에 그만 잠들고 싶지만 불면증에 잠들지 못하는 재우에게 휴대폰이 재워달라며 말을 건다. 동영배씨는 손자와 함께 등산을 하며 수수께끼를 한다. 산에는 있고 바다에는 없는데 학교에는 있는게 뭘까?

일곱가지 이야기는 하나 같이 가볍지만 가볍지 않고 쉬운듯 하지만 쉬이 생각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장애인에게 배려해야한다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장애인은 평등하게 함께 생활하고 싶다. 모든 것을 재우러 다니는 재우를 따라가다보면 아차차 싶은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동영배씨와 손자가 함께 하는 수수께끼는 답을 알다가도 모르겠어서 끝까지 열심히 읽게된다.

분명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주제는 모두 ’놀이‘이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즐겨 하는 스마트폰이나 pc게임이 아니고 모두가 머리와 몸을 써서 함께 즐기는 놀이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쉽게 놀이를 시작하지만 놀이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더 살려서 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이게 놀이의 참 모습인데 어쩌면 우리는 어른이 편하고자 아이에게 스마트폰이나 pc게임을 쥐어준 것은 아닐지 돌이켜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하는 놀이를 언제 해 본 적이 있던가 하는 반성도 더불어 함께 온다.

오늘은 아이를 학원과 숙제에서 조금 벗어나 자유롭게 하루라도 놀게 해 주는 것은 어떨까? 아이가 하고 싶은 그 놀이를 함께 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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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우주에도 있다
한미경 지음, 강나래 그림 / 현암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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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몇 년 전에는 막연히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발명품을 만들겠다고 꿈꿨지만, 이제는 우주에 너무 많은 쓰레기가 쌓여 과연 다 치울 수 있을지 걱정하는 어린이로 자랐다. 우리는 평소에 ‘우주 쓰레기’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그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기는 어려웠다. 영화 속에서 우주선이 쓰레기를 간신히 피하다가 충돌해 큰 고장을 일으키는 장면을 보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우주 쓰레기의 위험성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우주에서는 작은 총알 하나도 지구보다 무려 8배나 빠르고, 충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64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 파괴력은 상상하기 힘들다. 모래 알갱이보다 큰 우주 쓰레기만 해도 1억 3천만 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각종 실험을 하면서 발생하는 쓰레기들은 대부분 지구 저궤도에 머무르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 쓰레기들이 결국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과학자들이 우주 쓰레기를 줄이고 제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배웠다. 언젠가 우주 쓰레기를 없애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아이는 이 책을 읽고 꿈에 한 뼘 더 다가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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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펭귄 생포 작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5
허관 지음 / 비룡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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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런 황당한 발상을 어떻게 했을까 싶었고, 읽어갈수록 인간의 굳은 신념이 얼마나 지독하고 때로는 무모한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기생충처럼 취급받으며 손가락질을 당하던 소년 바탈은 영웅 전사 K1 노인과 함께 남극 펭귄 생포 작전을 실행하며 점차 변화하기 시작한다. 앙상하게 마르고 키만 큰 바탈은 몽둥이만 봐도 트라우마가 떠올라 기절하고, 샤이마는 물 공포증을 가진 상태에서 이 여정을 시작한다. 그들은 남극을 향한 길 위에서 각자의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이 어이없는 모험은 고작 펭귄을 생포하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그 무모하고 황당한 이야기가 오히려 지독하게 현실적이라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단순히 배고픔만 해결하면 될 것이라는 신념은 사실 그 배고픔 하나로 종족이 멸종할 수도 있음을 일깨워주고, 가벼이 여겼던 것들이 실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이런 치명적인 문제를 쉽게 간과하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가슴이 답답해진다.
여정을 이어가며 고집불통 노인 K1과 말을 심하게 더듬는 바탈도 점차 성장해 가는데, 그 변화의 과정이 흥미롭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펼치는 작전이 허무하게 반전으로 나타나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차선책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K1을 보며 인간의 신념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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