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자모 변신 감자 다산어린이문학
김태호 지음, 보람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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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글자로 바꾸는 변신 감자 ‘자모자모’는 엄마와 놀이하던 중 엄마를 글자로 바꾼다. 그런데 엄마의 글자 ‘ㄱ, ㅏ, ㅁ, ㅈ, ㅏ’ 중에서 ‘ㄱ’을 까마귀에게 빼앗기면서, 엄마는 남은 글자로 ‘모자’가 되어 버린다. 엄마를 다시 ‘감자’로 돌려놓기 위해 자모자모는 모험을 떠난다. 과연 그는 사라진 ‘ㄱ’을 되찾아 엄마를 원래대로 돌릴 수 있을까?

엄마를 되찾기 위해 떠나는 자모자모의 이야기는 마치 실수로 엄마를 곰으로 만들어 버리고,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던 메리다의 여정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은 때때로 사소한 행동으로 엄마를 곤경에 빠뜨리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닮아 있다.

특히, 자모자모가 흩어진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가장 필요한 글자를 만들어 나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순간적인 재치와 창의력이 돋보였고, 나도 저런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꼭 맞는 글자를 떠올릴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곰’이라는 글자를 뒤집으면 ‘문’이 되듯, 같은 글자 조합으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놀이가 흥미로웠다. 실제로 우리 아이가 한글놀이에 푹 빠져 있을 때, 누가 더 많은 단어를 만들어 내는지 경쟁하며 놀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자모자모는 모험 속에서 여러 위기를 맞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비록 무섭고 어려운 순간도 있지만, 엄마를 꼭 되찾겠다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 주변 친구들에게도 전해진다.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할 때 더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모두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자모자모처럼 용기를 낼 수 있기를!

어떤 글자로든 변신할 수 있는 자모자모 변신 감자의 앞으로 더 멋진 모험을 기대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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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옆 만능빌딩 - 제14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이현지 지음, 김민우 그림 / 비룡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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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건너 들은 높은 학원 빌딩이 있다. 그 안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배울 수 있는 학원이 가득하다고 했다. 각종 스포츠부터 영어, 음악 등 모든 수업이 빌딩 안에서 이루어지고 점심 저녁도 식당에서 해결이 가능해서 엄마들이 그 학원에 못들어가서 난리라고 한다. 학원에 들어가면 대학교처럼 수강신청을 해서 수업을 짜고 아이들은 학교 끝난 뒤부터, 방학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쭉 그 곳라고. 대체 이게 무슨 기괴한 일인가 싶었는데 이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요즘은 초등학생이 학원 뺑뺑이로 어른보다 바쁘고 놀이터에는 노는 아이가 없다. 아이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이 너무나 위험해진 시대라 부모들은 아이들을 혼자 있지 않게 하기 위해 학원으로 보낸다.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다 보면 저녁 먹을 시간이 되고 그제서야 집에 갈 수 있다. 아이들 어깨에는 언제나 학원 가방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 아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 학원 두개를 다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마가 없는 시간에 너무 오래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 부모가 공부에 열의가 많아서라기보다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서 학원을 돌리게 된다. 물론 더 배우게 하기위해서 다니는 아이들도 많겠지만 부모의 근무 시간이 늘어날 수록 아이들은 더 학원에 갇히게 된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학원일까. 정부는 아침 늘봄을 하면서 아이들을 학교에서 7시부터 맡아주겠다고 한다. 부모가 근무 시간을 안정되게 줄일 수 있고 아이들을 직접 돌볼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주지 못할 지언정 아이들을 학교에서 맡아줄테니 나가서 돈을 벌라고 하는 것이다. 과연 이게 맞는 정책인가. 나는 늘봄 정책을 보고 화가 났다. 아이들이 부모 품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게 바른 정책이 아닌가.

똥구멍이라 놀렸다고, 어깨에 손이 닿았다고 해서 학교폭력 또는 성폭력으로 신고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장난이 지나쳤어, 미안해.“ ”손을 올려서 불편했구나. 미안해, 앞으로 안할게!“ 하고 아이들은 바로 진심어린 사과하고 사과를 받고 서로 배려하며 지내는 법을 모른다. 모든 것은 가정과 학교에서, 매일 친구들을 만나고 직접 부딪혀보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인데 그럴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책에서 재이는 용기를 내서 싸웠던 친구에게 먼저 물건을 빌려주기도 하고 친구 자리도 함께 정리하며 남의 일을 먼저 도왔다. 배려를 받은 고마운 마음은 나에게 또 사뿐히 날아와 같이 이야기하고 간식 먹는 시간으로 피어났다. 그렇게 우정이 조금씩 자라났다.

아래는 본문에서 꼭 가져오고 싶었던 문장 들이다.

”때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학원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들은 말이다 꼭 스스로 배워야 해. 남에게 돈 주고 쉽게 가르쳐 달라고 할 수가 없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용기, 친구 사이의 우정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것들은 엄마 아빠한테 배우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배우고, 친구한테 배우고, 때론 동물이나 식물에게서 배워야 하는 것들이지.“

책을 읽고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더 초등 현실을 제대로 본 책이 있을까 싶었다. 아이들 보다 어른들이 보고 더 배웠으면 하는 깊은 마음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내껏만 지키기에 급급하지 않고 서로 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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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마녀와 마법 도서관 행복한 책꽂이 30
정란희 지음, 한호진 그림 / 키다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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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렇게 떼쓰면 도깨비가 나타나서 잡아 간다!”는 우리 옛이야기처럼, 《단추 마녀와 마법 도서관》 속 단추 마녀는 못되게 구는 아이를 단추로 만들어 버린다.

편식을 하거나 떼를 쓰고, 거짓말을 하거나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아이들을 단추로 만드는 단추 마녀. 이번에는 고양이 스컹크와 함께 도서관으로 향한다. 그녀가 단추로 만들고 싶은 아이는 바로 책을 괴롭히는 아이들이다. 책을 찢거나 낙서를 하고, 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아이들이 그녀의 표적이 된다. 반면, 책을 사랑하고 문제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는 단추 마녀가 가장 싫어하는 존재다. 마법에 걸린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하나둘 사라져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사서 선생님은 지하에 갇혀 망가진 책을 고치는 데 여념이 없다. 과연 아이들은 단추 마녀의 마법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요즘은 예전보다 물건이 흔해졌기에 아이들은 물건의 소중함을 쉽게 잊곤 한다.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살 수 있고, 망가져도 금세 새것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쉽게 배우기 어려운 덕목이다. 나도 아이가 어릴 때부터 책이 약한 종이로 만들어졌음을 강조하며, 함부로 넘기거나 낙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덕분에 우리 아이는 책을 소중히 여기고, 혹여나 실수로 망가뜨리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함께 고쳐 왔다. 이제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훼손된 걸 보면 내 책처럼 속상해할 정도다. 모든 아이들이 책을 아끼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라도 조금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들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진실된 마음을 전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단추 마녀의 마법보다 더 강한 것은 바로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단추 마녀가 또 어떤 아이들을 찾아갈지 걱정되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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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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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도 재밌는 이야기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가 남긴 짧은 한마디. 마음이 슬프기도 했지만, 우정을 보며 즐겁기도 했다는 아이는 얼른 읽어보라며 내게 추천해 주었다.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된 호야는 매일 재활병원에서 걷는 연습을 하지만, 하루하루가 따분하기만 하다. 이름이 제갈호인 그는 ‘가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날 새로 생긴 도서관에서 포스트잇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생긴다. 그는 그 친구를 ‘세로’라고 부르기로 한다. 서로의 이름에서 따온 별명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처음엔 단순히 걷지 못하는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문장을 읽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며칠간 마음을 추스려야 했다. 어릴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아이들, 곁에서 간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주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꾹 참고 끝까지 읽었는데, 읽는 내내 나는 가로이기도 하고 세로이기도 했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는, 과거의 나와 함께했던 모든 이들이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기를, 그러지 못한 이들도 평안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입원한 아이들에게 병원 생활은 무척 무기력하다.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고, 언제 나을지 알 수 없는 채로 그저 하루하루를 견뎌야 한다. 가로와 세로에게 서로의 존재는 그런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큰 힘이었을 것이다. 서로를 응원하고, 포스트잇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는 모습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나 역시 병원 중정을 돌거나, 복도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하루를 견디곤 했다. 아이들은 터널 같은 시간을 지나면서도 스스로 놀이를 찾아낸다. 네모난 천장을 칸칸이 나누어 보며 상상의 놀이를 만들고, 사소한 것에서도 재미를 발견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놀이를 찾는 능력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세로는 길가에 죽어가던 지렁이들에게 일일이 흙을 덮어준다. 그냥 두면 죽을지도,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아니었을까. 가로와 세로도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을 것이다. 꼭 완전히 나아야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하루를 잘 견디고,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이 일을, 세상의 모든 이들이 잘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와 함께했던 이들이 지금은 모두 건강하기를, 혹여 그러지 못한 이들도 평안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언제나 응원의 마음으로. 그리고 세상의 모든 가로와 세로가 “살아가는 것, 그리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것” 을 잘 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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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2 : 어쭈 도사의 비밀 아무거나 문방구 2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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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때? 나랑 재미있는 이야기 한판!”

이야기 내기를 걸기만 하면, 아이들은 마음속 깊이 숨겨둔 고민을 아무거나 도깨비에게 술술 털어놓을 수밖에 없다. 사실은 이렇게 하고 싶었는데 마음과 다르게 저렇게 행동해 버렸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아이들. 도깨비 아무거나는 그런 이야기를 물건 값 대신 받아주며,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준다. 아이들은 이미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지만, 용기가 부족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꺼내어 말하는 순간,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고 한 걸음 더 나아갈 힘을 얻는다. 결국, 아이들은 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고민하고 반성하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나도 매일 많은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한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는 먼저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야기할 준비가 된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친구의 물건을 뺏은 아이도 결국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며 사과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힘이 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들은 점점 더 바르게 성장한다.

아무거나 문방구 2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공감하기 쉬운 고민들로 가득하다. 갖고 싶은 물건이 너무 많은 아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아이, 관심받고 싶어서 일부러 사고를 치는 아이, 작게 시작한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 아이 등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내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처럼 생생하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나도 이렇게 할 걸.” “맞아,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하게되.” 하고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어쭈도사와 아무거나 도깨비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 옛이야기를 적절히 녹여내어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더했다. 특히 “도깨비 이야기 장부”에 적힌 2052년, 3000년 등 먼 미래의 사건들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야기는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까지 이어 준다. 그래서 도깨비 이야기가 오랫동안 전해질 수 있는 것 아닐까. 앞으로도 아무거나 도깨비, 어서옵쇼 고양이, 그리고 어쭈도사가 들려줄 새로운 이야기들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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