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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게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네가 와서 집이 참 환해졌지. 우리한테 와 줘서 고마워.”
이 한 줄에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안녕달 작가의 10주년 기념 그림책 『별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감정과 고마운 마음이 잔잔하게 번지는 이야기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불이 켜지는 기분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아이는 길에 떨어진 ‘별’을 집으로 데려온다. 별을 잘 키우는 방법은 달빛을 잘 쬐어주고, 산책을 시키고, 정성껏 돌보는 것. 그렇게 아이는 별을 정성껏 보살피고, 별은 점점 자라 달처럼 커진다. 결국 하늘로 돌아갈 만큼 빛나는 존재가 되어 간다.
바닷가에 별이 떨어졌다는 설정과 아이가 별을 집으로 데려오는 장면에서는 학교 앞 병아리 아저씨가 떠오르기도 했고, 야광별이나 반려동물을 떠올리게도 했다. 누군가를 돌보고, 함께 성장하고, 이별을 맞이하는 이 모든 과정이 우리 삶과 꼭 닮아 있다.
아이와 별은 함께 자라지만, 어느 순간 아이는 별을 두고 집을 떠나고, 별은 엄마가 이어서 돌본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다시 돌아와 엄마와 함께 별을 떠나보낸다.
그 순간, 마음이 찡해졌다. 왜 눈물이 핑 도는 걸까. 사랑했던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기억 때문인지, 곁에서 자라나는 내 아이 때문인지, 아니면 부모님 곁을 떠나 살고 있는 내 모습 때문인지 모르겠다.
만남과 성장, 이별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마음 한가득 포근함과 아련함이 머물렀다. “저기서도 반짝반짝하네.” 이 한마디는 이별은 끝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빛나는 삶이 있다는 위로처럼 느껴졌다.
우리 집의 작은 여름별도 언젠가는 온 집안을 환히 비출 만큼 자라나 내 곁을 떠나겠지. 그때가 오면 쓸쓸하겠지만, 그 별이 어디서든 반짝이며 살아가길 나 역시 기도하게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별들에게,
지금처럼 반짝이며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