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 눈사람 펑펑 3 팥빙수 눈사람 펑펑 3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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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궁금한 것이 가득하다. 함께 지내는 친구가 궁금하기도 하고, 선생님이나 일하는 엄마 아빠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알고 싶다. 혹시 누가 내 잘못을 알아챈 건 아닐까 전전긍긍할 때도 있다. 눈사람 펑펑과 북극곰 스피노가 만드는 안경은 그런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이 안경은 안경 제작을 요청한 이가 ‘정말로 알고 싶은 장면’을 보여준다.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결과와는 사뭇 다르다. 별일 아닌 것 같아도, 혹은 내가 바랐던 모습이 보이더라도, 그 장면은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잘못을 감추고 싶었던 아이들이 스스로 사과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고, 쉽게 알 수 없던 선생님의 진심도 비로소 들여다보게 된다.

“네가 잘못했잖아!” 하고 지적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선택지를 주었을 때, 아이들은 스스로 더 나은 방향을 택한다. 그렇게 아이가 바른 길로 나아가기까지, 나는 곁에서 그 과정을 잘 지켜볼 수 있을까?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묵묵히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면 싫어하는 일까지도 참을 수 있게 되는지 몰라.”
이 문장은 좋아하는 일이라 해도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 마음 하나로 어려움을 견딜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요즘 아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진짜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불편함도 참고 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길 바란다.

이제는 꽤 오래 함께해 온 눈사람 펑펑과 북극곰 스피노. 두 친구가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 함께 지내는 모습이 더욱 정겹고 보기 좋다. 앞으로도 안경을 만들러 오는 손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나누어 주기를 바란다.

물론, 다양한 안경값인 토핑을 가득 얹은 팥빙수를 함께 나누며 말이다.

아이가 무척 사랑하는 팥빙수 눈사람 펑펑 시리즈. 벌써 세 번째 책이 우리 집의 보물이 되었다.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추운 겨울나라에 사는 눈사람 펑펑과 북극곰 스피노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아이들의 곁에서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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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렌디 이야기 1 : 스펠호르스트의 꼭두각시 인형들 노렌디 이야기 1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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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 땅, ‘노렌디’ 이야기는 마음을 끄는 힘이 있었다. 책에서 “사랑했다가 잃고, 사랑했다가 잃는 이야기는 세상에서 언제까지나 반복되는 이야기예요.“라고 말한 것처럼, 모두가 무언가를 가지거나 잃으며 인생은 계속 흘러간다.

여자아이, 남자아이, 늑대, 올빼미, 왕의 다섯 꼭두각시 인형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서로 다른 꿈과 바람을 품은 채, 언젠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을 소망한다. 하지만 꼭두각시 인형이라는 처지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온전히 펼칠 수 없다.

길을 가다가 사랑했던 연인이 떠올라 사게 된 꼭두각시 인형들은 선장의 죽음과 함께, 그의 옛 사랑에 대한 편지를 남기고 고물상에 넘겨진다. 그렇게 다섯 꼭두각시의 여정이 시작된다. 인형들은 우연히 한 남자에게 팔려 자매에게 전해지고, 그 집에서 뿔뿔이 흩어진 뒤 각자의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다시 만나 멋진 공연을 펼치며 감격에 젖는다.

어쩌면 별 탈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서 다섯 꼭두각시들은 자신이 꿈꿔왔던 것들을 조금씩 해보게 되면서 마음속에 더 넓은 세상을 품게 된다. 언젠가 마음속에 품은 바람은 꼭 이루어진다는 듯한 흐름에 나도 모르게 그들을 응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원하는 바가 생기고, 계속 살아가면서 이야기는 이어지는 것이다.

읽는 내내 동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고, 작가 특유의 말투는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각자의 역할에 몰입한 다섯 꼭두각시가 무척 귀여웠다.

특히 인형들이 주어진 운명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꿈꾸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꼭두각시라는 한계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원하는 바를 멈추지 않으며 꿈꾼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갈망과 상실, 그리고 다시 용기를 내어 마음을 펼치는 과정이 이들의 여정과 많이 닮아 있는지도 모른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변화해가는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노렌디 이야기‘가 어떤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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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은 어른 취미는 그림책 - 어른이 되어 그림책을 펼치다
권해진 외 지음 / 보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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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가운데 두고 다섯 어른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알쓸별잡’을 책으로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림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모습은 단체 서평단 같기도 하고, 언젠가 나도 저런 모임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시선으로 그림책을 바라보는 이야기는 때로는 선생님의 마음에, 때로는 작가의 마음에 이입하게 만들며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그림책을 대하는 시선이 다양하고 진지한 점이 인상 깊었다. 어른이 그림책을 ‘제대로 된 책’으로 바라보는 태도 또한 무척 반가웠다. 누군가는 “뭐야, 그림책이야?”라며 아이들 책이라 무시하기도 하지만, 나 역시 그림책이야말로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림책 한 권은 작가의 작은 전시회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다듬어진 글은 어른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나 역시 그림책을 읽고 눈물을 흘린 적이 여러 번 있다. 그건 그림책이 마음속 깊은 무언가를 건드리는 힘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책 속에서 주인공이 아빠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현대 사회에서 ‘아빠’의 위치에 대해 나누는 장면에서는 씁쓸함도 느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림책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 책이라는 편견을 내려놓고, 그림책 고유의 가치와 매력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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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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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정식 한 세트를 주문해서 따끈한 밥을 먹고 싶어졌다.
크로켓, 돈카츠, 가라아게, 햄카츠, 카레, 주먹밥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메뉴들이 부제처럼 이어지며, ‘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혼을 통보받은 30대 여성 사야카와, 오랜 세월 홀로 ‘자츠’라는 정식집을 지켜온 70대 여성 조우의 만남이다. 사야카는 남편이 간혹 이 가게에 들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 내연녀가 있는 건 아닐까 의심하며 자츠를 찾는다. 생활비가 부족해 일을 시작하면서, 그녀는 어느새 이 작은 식당의 일원이 되어간다.
처음엔 서로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던 사야카와 조우는, 자주 찾아오는 단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식당을 꾸려나가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사야카와 자츠, 식당을 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사연으로 책이 이어진다. 무겁지 않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나누는 그들의 이야기들은 친구와 마주 앉아 소곤소곤 나누는 대화처럼 따뜻하게 다가온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내가 자츠의 단골손님이 된 것처럼, 익숙한 얼굴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함께 시간을 보낸 듯한 친밀함이 남는다.
그러다 주먹밥쯤에서 등장하는 ‘코로나’라는 시대의 그림자는, 자츠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운영해오던 조우와 사야카에게도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온다.
이 책의 매력은 소소한 일상 속에 비치는 진지한 고민과 현실적인 문제들이다.
결혼한 자녀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는 부모의 모습, 층간소음에 지쳐 결국 늙은 부모의 집으로 돌아가 늙은 부모를 내보내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 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주한 사회의 민낯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대부분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배려라는 이름 아래 감정을 숨기고 말을 삼킨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주 작은 계기로 깨닫고 변화하며 한 걸음 나아간다. 그 과정이 쌓이고 쌓여 결국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 역시 그런 작은 변화들의 결과는 아닐까 되돌아보게 된다.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들되 지나치게 가까워지지는 않는, ‘적당한 거리감’은 오히려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관계의 모습,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만약 우리 동네 어딘가에 자츠 같은 식당이 있다면, 나 역시 일주일에 몇 번씩 들러 인사를 나누고 밥 한 끼를 함께하며 살아보고 싶다.
그렇게 소박한 온기가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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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화성에서 살 수 있을까요? - 지구를 살리는 환경 이야기 마인드맵 그림책
자일스 스패로우 지음, 엘 프리모 라몬 그림, 박정화 옮김, 엘리자베스 램피 감수 / 바나나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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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을 보며 ‘정말 저렇게 화성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던 우리는, 이 책 ‘우리가 화성에서 살 수 있을까요?’를 통해 그 호기심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이 책은 원형 다이어그램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화성과 관련된 개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설명한다. ‘화성은 어떤 행성일까?’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부터 ‘화성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지구처럼 바꿀 수 있을까?’, ‘그 다음은 어디일까?’ 같은 질문까지, 화성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단계적으로 확장해가며 알려준다.
예를 들어 ‘인간이 화성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정착’과 ‘지구와의 연결’이라는 큰 틀로 나뉘고, 그 아래에 관련 개념들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이렇게 개념들이 하나의 큰 그림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다 보니,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과학 정보들도 훨씬 쉽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화성에 극관이라 불리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 화성을 지구처럼 만들기 위해 대기를 변화시키고 식물을 심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 것, 그리고 화성뿐 아니라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처럼 또 다른 거주 가능 행성도 탐색 중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미래가 머나먼 이야기일지라도, 언젠가는 인류가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바로 화성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조망하며, 한 가지 상상을 더한다. 오래도록 화성에서 살게 된 인류는 결국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여 오렌지색 피부를 가진 ‘화성인’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흥미로운 과학 지식과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는 이 책은, 단순히 화성에 대한 정보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맞이할지도 모를 미래의 지구인, 그리고 우주 시대의 삶에 대해 한층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화성이라는 한 행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과학 여행은, 그 너머의 우주와 기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독자를 자연스럽게 이끈다.
지구 너머의 세상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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