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2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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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본격적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한 오르르!
그리고 또 한 번, 새로운 사건이 펼쳐진다.
이번 이야기 속 오르르는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더라도 주눅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한다. 자폐를 가진 아이라는 점이 오히려 오르르에게는 강점이 되기도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다름’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다. 그 기질이 특별함이 아니라 이상함으로 비춰져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아팠다.

오르르의 상상 속 세계인 ‘참깨 세상’에서 드가와 모네의 작품이 등장할 때, 그 그림들이 처음에는 기존과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장면에서 ‘보통’이나 ‘정상’이라는 말이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겐 낯설고 낯선 것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상’이라는 주관적인 기준을 절대적인 것처럼 여기며 선을 긋고 있진 않을까? 나 역시 그런 잣대를 무의식중에 들이대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런 세상 속에서도 오르르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에게조차 손을 내밀고, 마음을 닫은 사람에게도 조심스레 다가가 말을 걸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그 기다림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그 다정함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느끼며 오르르의 행동을 본받고 싶어졌다.

책을 읽는 내내 오르르의 용기와 따뜻한 시선에 감탄했고, 또 부러웠다. 나는 과연 그런 상황에서 오르르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적어도 누군가를 내 기준의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해보자고 다짐하게 된다.

오르르가 다음 편을 예고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얼른 세 번째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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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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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아이, 세상을 조금 다르게 만나는 아이 오르르.
오르르는 말을 하지 않고 태블릿에 글을 적어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오르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어느 날, 오르르는 친구 루시와 함께 수영장에 갔다가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잔혹이들’을 만나 또다시 괴롭힘을 당한다. “코끼리”라 놀림 받으며 위축되는 순간, 루시는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경찰이 수색에 나서지만 단서는 나오지 않고, 오르르는 결국 자신의 비밀스러운 능력을 꺼내어 사건을 풀기 위해 나선다.

사람들은 오르르를 향해 왜 말하지 않느냐고, 왜 다르냐고 묻는다. 이상하다는 시선을 던지고, 낯선 방식의 소통을 불편해한다. 나도 문득 생각했다. ‘왜 다르면 안 되는 걸까?’ 세상에는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왜 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틀렸다고 여길까?

오르르는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지만, 그것을 자랑하거나 남을 휘두르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도와주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그런 오르르를 보며 ‘배려’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다정함과 배려가 중요한 능력으로 여겨지는 지금, 오르르야말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능력을 가진 아이 아닐까.

이제 학교에 다니게 된 오르르가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걱정되기도 하지만, 분명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 헤쳐나갈 거라 믿는다.
오르르의 조용한 용기와 다정한 마음이, 세상을 조금 더 부드럽게 바꾸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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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담 1 : 자라지 않는 소년 동화로 읽는 웹툰
김영리 글, 다홍 원작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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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폐허로 변해버린 세상에서 홀로 숲에 사는 아이, 담이.
담이는 숲을 만들고 생명을 자라게 하는 힘을 가진 아이이자, 14살의 몸에서 더 이상 자라지도 늙지도 않는 소년이다. 그런 담이가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다, 버림받은 여러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숲속의 담 1』은 세계관 소개의 성격이 강해 처음엔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읽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에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실제로 아이가 책을 읽기 시작하자 손에서 놓지 않고 집 안을 돌아다니며 계속 읽었을 정도였다. 아이도 나도 완전히 몰입해 함께 빠져들었다.

자신은 자라지도 늙지도 않는데, 가족은 나이를 먹고 죽어가는 모습을 반복해서 지켜봐야 했던 담이는 결국 스스로 숲으로 들어간다. 먹지도 않아도 되고 며칠씩 잠을 자기도 하는 담이 곁에는 어떤 동물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 담이는 예전에 버려진 아기에게 손을 댔다가 그 아이가 며칠 만에 늙어 죽는 것을 겪은 뒤로, 인간에게 더 이상 마음을 주지 않는다.

숲이 사라진 세상, 이해보다는 착취가 앞서는 각박한 사회에서 벗어나 살아가는 아이들이 담이와 만나게 된다. 어쩌면 어른들이 잘못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가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른과 사회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은 서로를 보듬고, 격려하고, 다투고, 화해하며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간다. 그러는 사이 담이 역시 조금씩 변화한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던 담이는 스스로 능력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고, 과거 친했던 코나의 흔적을 찾아 나서며 세상으로 조금씩 다가선다.

과연 담이는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2021년 네이버 SF어워드 만화/웹툰 부문 대상 수상작인 『숲속의 담』이 동화로 재탄생하며 더욱 흥미롭고 깊이 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웹툰에서는 다 담기지 못했던 장면들이 글로 섬세하게 풀려 있어 이해가 쉬웠고, 감정의 결도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만남과 선택이 기다리고 있을지, 계속해서 담이의 여정을 따라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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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동그라미의 여행 고래뱃속 창작동화 (작은 고래의 바다) 21
김율희 지음, 슬로우어스 그림 / 고래뱃속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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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생쥐 동그라미는 ‘둥글게 살아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그 의미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길 위에서 만난 소나무와 다람쥐, 별꽃과 바람, 개미와 올빼미, 그리고 강물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둥글게 사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소나무는 묵묵히 버티는 것이, 다람쥐는 떼굴떼굴 구르며 살아가는 것이, 개미는 함께 협력하는 것이, 별꽃은 세상에 평화를 전하는 것이, 바람은 세상을 여행하며 배우는 것이, 올빼미는 그저 살아남는 것이, 강물은 아름답게 흐르는 것이 ‘둥글게 사는 삶’이라고 말한다. 동그라미는 그들 모두에게서 각자의 자리에서 출발한 진심 어린 답을 듣는다.
우리도 늘 “둥글게 살아야 한다”고 배운다. 모나게 굴지 말고, 부딪히기보다 유하게 넘기며, 남을 배려하고 상황을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태도. 어쩌면 그것은 살아가며 켜켜이 쌓이는 삶의 지혜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예전보다 훨씬 더 둥글둥글해진 나 자신을 느낀다. 나이를 먹으며 모난 돌이 조금씩 깎여나가듯,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더 나은 모습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과거의 모난 행동으로 겪은 아쉬움이 나를 변화시켰고, 그래서 아이에게도 ‘둥글게 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면, 아이는 이미 자기만의 방식으로 둥글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배워가고 있는 것이다.
강물 할머니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나무처럼 잘 버티고, 개미처럼 협력하며, 바람처럼 보고 배우고, 올빼미처럼 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둥글게 사는 것’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아이도,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둥글게 사는 법’을 스스로 찾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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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최후의 날 일공일삼 115
박상기 지음, 장선환 그림 / 비룡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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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을 덮고 작가의 말을 끝까지 읽은 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우리가 아는 역사는 이긴 자의 역사이며, 사라진 나라들의 이야기는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예전에 역사시간에 들은 이야기가 문득 머리 속을 멤돈다.

고조선이 세워진 뒤 부족국가, 삼국시대를 거쳐 신라가 통일하고 동쪽 위에 발해와 함께 있었던 시기, 이후 후삼국, 고려, 조선, 대한제국, 그리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는 수많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겪으며 역사를 이어왔다. 우리는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은 비교적 익숙하게 알고 있지만, 고구려의 마지막 왕과 그 최후의 순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이 책 『고구려 최후의 날』을 통해 내가 알고 있던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보장왕이라는 인물조차 낯설었는데, 그는 마지막 왕으로서 온갖 수모를 겪으며 결국 나라와 함께 운명을 다했다. 고구려인들은 기백 넘치고 용맹하며, 말을 잘 타고 사냥을 즐기던 민족이었지만, 당나라의 침입과 오랜 지배 속에서 억눌린 채 살아가는 모습은 무척 안타까웠다. 나라가 존재하지만 지배당하는 현실, 왕이 조롱받는 장면은 읽는 내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책 속에는 고구려인의 기상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이들이 바로 광개토대왕의 후손이구나’싶을 정도로 강인한 정신이 느껴졌고, 덕분에 책을 놓을 수 없이 한숨에 읽게 되었다. 전쟁과 배신, 진심을 숨긴 채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들까지, 어느 한 부분도 쉽지 않아서 더 몰입하게 되었다.

그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은 인상 깊었다. 용맹함과 용기, 도전정신이 느껴졌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에게 “이제 뭐 해야 해?“라고 묻고, 하라는 대로만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주체적인 마음을 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구려와 발해의 후손인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그 기백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 깊이 와 닿은 부분은 ‘발해’라는 이름이 사실 당나라가 붙인 것이고, 발해인들은 스스로를 ‘고구려’라 칭하며 외교를 했다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끝까지 나라를 잇고자 했던 그들의 의지가 진하게 전해졌다. 이제라도 우리는 발해에 대해 더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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