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끝난다고 해서 그 고통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야, 그래서 고통에는 끝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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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봄을 잃은 줄도 모르고 잃었듯이, 나는 내 삶을 잃은 줄도 모르고 잃었다.
(92p)

어떤 삶은 이유 없이 가혹한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련한 벌레처럼 가혹한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 (p.145)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내 짐작이 모조리 사실이라면,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그 해에 일어난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언의 삶이 끝날 때까지, 어쩌면 다언의 삶이 끝난 후에도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끔찍한 무엇을 멈출 수 없다는 것, 그게 한 인간의 삶에서 어떤 무게일지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p.190)

나는 궁금하다. 우리 삶에는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걸까. 아무리 찾으려 해도, 지어내려 해도, 없는 건 없는걸까. 그저 한만 남기는 세상인가. 혹시라도 살아 있다는 것, 희열과 공포가 교차하고 평온과 위험이 뒤섞이는 생명 속에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의미일 수는 없을까. (p.198)

 이제 그들은 죽고 없다. 한만우의 죽음을 경유함으로써나는 비로소 언니의 죽음을 애도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삶과 마찬가지로 언니의 삶 또한 고통스럽게 파괴되었다는 것을, 완벽한 미의 형식이 아니라 생생한 삶의 내용이 파괴되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은 죽었고, 나는 살아 있다. 살아 있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면 그밖의것은 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살아 있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엄마와 어린 혜은, 아무도 모를 죄책감과 기나긴 고독이 내 곁에 있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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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무척 슬프고 괴로운 의혹이었다.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것. 과거형이라 이제는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것. 그대로 결정돼버린 것.
(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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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그림자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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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스와 낭만이 어우러진 고딕풍 소설.
탄탄한 플롯, 유려한 문장 덕에 오랜만에 책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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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책은 다르다. 내 생각과, 내 상황과 같은 책을 약을 찾듯 찾아 헤매고 종이가 닳을만큼 읽고 또 읽고, 줄 치고 또 친대도 책은 날 외면하지 않는다. 싫증내지 않는다. 결국 긴 시간을 딛고 해결책을 얻고, 치유가 될 때까지 조용히 오래 기다려준다.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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